지난 3월 3일 오전 11시 05분 김해공항 발 나리타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여행, 뮤클 원정대의 공연관람계획은 일본 국립 요요기 경기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프랑스 뮤지컬 Dix <십계> 관람과, 하마마쵸츠에 있는 극단 사계 <하루>극장의 <라이온킹> 관람이 목적이었다.
먼저 일행은 선발대 뮤클회원 고양이, 박기사, 정희, 찬호, 에스테베즈, 길쭈루미 그리고 이튿날 출발하게 되는 후발대 yasasii,, 동글이, hime, suzy, Graysky, 시골사람님 이렇게 12명이었다.
여행을 위한 사전준비는 우선 일어에 능통한 회원 yasasii가 사전에 eplus.co.jp 사이트를 통해 티켓을 예매하고, 티켓은 현지에 묵게 되는 호텔 프런트에서 수령하는 식으로 티켓작업을 하였다.
다음카페 뮤클(뮤지컬 & 클래식)의 공연 원정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횟수로는 18기, 그리고 첫 해외원정대의 테마는 뭐니 뭐니 해도 뮤지컬이었다.
먼저 여행 첫 날인 3일은 시부야에 있는 타워레코드와 HMV를 찾았다. 타워레코드와 HMV 시부야는 6,7 층 규모의 빌딩 전체가 CD와 DVD 매장일정도로 일본 내 최대의 규모였다. 먼저 찾은 곳은 HMV 뮤지컬음반 코너. 기대만큼 다양한 작품이 구비되지는 않아서 조금은 실망이었다. 특히 DVD 매장은 태양의 서커스 정도도 몇 작품 구비되어 있을 뿐 전무했었다.
HMV는 다소 베스트 셀러작품 위주라는 인상에 그쳤다. 그러나 인근의 타워레코드의 뮤지컬 음반은 벽면 전체를 다 차지 할만큼 그 양이 방대하였다. 마치 Amazon의 뮤지컬 음반 리스트를 보는 것 같이 많은 작품이 구비되어 있었다. 다만 아쉬운 건 2,500~3,500엔 가까이 하는 음반가격이었다.
국내에선 좀처럼 구하기 힘든 음반위주로 몇 고르는데 가장 눈에 뛰는 건 지난 83년 극단 대중, 광장, 민중이 공동으로 제작한 김지숙 주연의 아가씨와 건달들 한국어 음반이 있어서,. 오랫동안 손을 타지 않은 듯 먼지가 잔뜩 쌓인 묵은 음반이지만, CD 한장으로는 만만치 않은 가격임에도 놓칠 수 없는 음반이었다.
이날 마무리는 도꾜도청과 숙소가 이케부쿠로 인근지역을 돌아본 뒤 다음날을 맞았다.
다음날은 동경・하마마츠쵸의 극단사계 전용극장. 일본 연극문화의 거점인 <하루>, <아키>중 <하루>극장에서 <라이온 킹> 관람이다. 초행길이라 일찍 나섰는데 마침 이날은 7 여년만의 3월달 최대 적설량이라 할만큼 동경에 눈이 많이 온 날이었다. 뒤늦게 알았지만 다음날 5일 부산에서는 기상청이 관측이래 40cm라는 최대 적설량으로 온통 도시가 마비되었다 한다.
눈을 맞으며 찾은 사계의 <하루>극장은 아직 개장이라 한산하지만 우리 일행의 부러운 시선을 사기에 충분했다. 중간의 로비를 같이 쓰는 구조로 양쪽 날개에 1255석 규모의 <하루>극장 그리고 907석 규모의 <아키> 극장이 있었다.
특이할 점은 이날 공연은 정오 즈음 12:30분 공연시작임에도 공연은 매진. 참 우리로서는 부러운 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그 이유는 쉽게 풀리었다. 인근 초중등 학교에서의 단체관람이 관객의 8할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석하면 동원 성격으로 볼 수도 있으나 넉넉한 교육재정덕분에 청소년 시기에 좋은 뮤지컬 한편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부럽기도 하였다. 오전 12시반 공연의 존재이유는 극장재정적인 측면에서 우리로서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생각이 들었다.
12시반 공연시작, 첫 노래 Circle of Life 를 시작으로 멋진 무대와 화려한 의상과 연출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은 뮤지컬 <라이온 킹>은 그 명성만큼 이었다. 공연마치고는 4일출발, 후발대 팀과의 합류가 있었다. 그리고 오다이바 지역을 관람한 후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5일 토요일, 우리는 신주쿠 옆 국립 요요기 경기장에서 전체 원정대원이 다 합류 한 가운데 프랑스 뮤지컬 <십계>를 관람할 수 있었다. 얼마전 타계한 일본인 세계적인 건축가 단게 겐조(丹下健三)의 작품이기도 한 요요기 경기장은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었다. 경기장 절반을 무대로 만든 그 규모와 위용은 극장을 진입하자 우리 일행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였다. 무대만 횡으로 족히 8-90m는 되어 보였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점은 관객의 절반 이상이 중 장년층이었다. 이 삼십대 위주의 우리 공연장 관객들이랑은 다소 다른 분위기였다.
공연으로 들어가서 이번 뮤지컬 십계관람의 의의는 초연배우, 즉 DVD에 나왔던 배우들 그대로를(람세스의 Ahmed Mouici, 요게벳, 네페르 타리, 여호수아 등) 본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었던 우리 일행은 첫 곡이 울리자 그 놀라운 가창력과 무대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리지널 맴버가 부르는 Le peine maximum, Laisse mon people s’en aller, 그리고 배우 전체가 객석으로 쏟아져 나와 자유를 힘껏 외쳤던 LIBRE 는 정말 압권이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그 특유의 국민성 때문일까 너무나도 멋진 무대와 장면에도 관객들의 반응은 아쉬웠다. 수천의 관객들 중 막간마다 배우들에 박수를 보내는 이는 우리 일행 12명 뿐이었다. 그리고 가장 기대를 모았던 홍해가 갈라지는 부분은 영상물로 봤던 장면과는 다르게 아주 멋지게 기가 막히게 처리되었다. 부연설명을 하고 싶은 부분이지만, 장면을 말로 설명하기는 좀 모자라는 점이 있을 것 같다. (진짜 부서지는 파도처럼 바다가 갈라진다.)
공연 말미에는 형제애를 과시하는 모세와 람세스의 이중창 Mon frere 에서는 배우들의 목소리가 인간이기를 넘어섰다. 6~7 옥타브를 진성으로 오가는 그들의 가창력에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이제서야 묵묵부답이던 일본 관객들도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 곡 L’envine d’aimer 가 모세의 목소리로 나올 때는 2시간이라는 시간이 언제 흘러갔나 아쉬울 정도였다. 정말 눈 깜빡일 새가 모자랄 정도로 숨막히게 공연은 진행되었다.
우리 일행은 이날 오후에 선발대의 권유로 <라이온 킹>을 보지 못한 후발대를 위해 다시 사계극장으로 갔고, 먼저 받던 이들은 바로 옆 <아키> 극장에서 Evita 를 관람하였다. 그렇지만 지금 와서는 이날 십계 저녁공연을 볼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이 더 크게 남는다.
이튿날은 애초계획대로 황궁에 진입하여 <독도는 우리땅!> 피켓 시위를 끝으로 3박 4일간의 일본여정을 마쳤다.
<팁> 일본의 공연 프로그램은 비싸다. 1,500엔에서 2,000엔 가까이 한다. 그렇지만 하라주쿠 근처의 중고책방을 잘 찾아보자. 지나간 뮤지컬 프로그램을 105엔이라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1996년 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와 <미녀와야수>, <풋루스>, <코러스라인> 등 뮤지컬 프로그램을 저렴한 가격에 십 수여편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가 있었다.
첫댓글 국내유일 뮤지컬 전문잡지 The Musical 원고 부탁을 받고 한시간만에 급히 쓴 초고^^. 후에 사진을 곁들여서 정식으로 올릴께요
잘 읽었어요.역시 대장다운 후기~^^
아무도 숙제를 안해오시나 했는 데 역시 최후의 보루에게서 리포트가 나왔네요~ 그런데 글로만 봐서는 이해가 잘안됩니다만 ^^
우아.. 너무 부럽습니다.. 일본에서 십계 공연하는줄 알았으면.. 어쩜.. 저도 무리해서 갔을지도요..;;희망사항..;; (일본배우들의 미스사이공은 상당히 실망스러웠지만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