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약국 일지3

[ahn402018]

성희는 전화기를 만지작거리고 잇엇다.
토요일이엇다.
먼저 전화를 해볼가..?
하지만 어덯게 ..내가 먼저 손을 내밀면 채일 수 도 있느데..
겨우 두주일 못본 것가지고...
무심한 척 배버려두자...하지만 그러다가 잃으면...
그녀의 가슴이 갑자기 묘한 불안감에 휩싸엿다.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물엇다.
조제실의 창고로 이동전화기를 가져간 그녀는 한숨을 크게 쉬곤 다이얼을 눌럿다.
그래..핑계거리는 잇으니까...너무 좋아하는 티도 내지말고 너무 불쾌해하지도 말자..
"웬일이에요...?"호쾌한 음성이 수화기를 타고 들려왓다.
"저 물어볼게 잇어서요..약국에 전에 환자가 왓는데요...녹용이 맞지 않나봐요...혈압이 높진 않던데..."그녀는 최대한 사무적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건..."다소 거만한 음성이 강의처럼 그녀에게 설명해나갔다.
그녀는 메모에 적는 척햇다.
"수고가 많군요.."
"남의 녹을 받으니까요.."
"나중에 만나죠.."
"고마와요.."
"천만에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전화를 끊엇다.
상대가 내마음을 눈치챗을까..?그녀는 은근히 만나자는 말을 기대하고 잇엇다.먼저 만나자는 말은 못했지만 서운한 것도 사실이었다.어쩐지 그가 날 피한다는 느낌이 들엇다.
왜 피한는 거지..?그렇게 호감을 표시해놓고...?
혹시 다른 여자 만나는 거 아닌가..?하기사 그만한 조건이라면..
어쩌면 그가 날 유희의 대상으로 생각한건가..?하지만 지금 전화받는 눈치는 그건 아닌것 같았다.반가움에 찬 서늘한 테너의 음성...
그녀는 선에서 만난 남자들이 처음에는 따라붙엇다가 언제부턴가 슬금슬금 피한 적이 잇엇던 걸 기억해냇다.
-어렴풋이 내 가정형편을 들엇나..?-
잇을 수 잇는 일이엇지만 기분이 씁쓸햇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렷다.그년느 깜짝 놀라 수화기를 받앗다.
"여보세요..?"그녀의 음성은 기대와 놀람이 묻어낫다.
"영아언니..?"
"오늘 와 줄 수 잇겟니..?얼굴이나 한번 보자.."
"그래요.."하지만 성희의 음성은 다소 기운이 없엇다.



오늘은 데이트 없니?"
"예..."
성희는 습쓸히 미소지엇다.
"왜 전화좀 해보지.."
"먼저 만나자고는 못해요..."그녀의 얼굴은 별로 생기가 없었다.
아까 전화한 내용을 모두 털어놓고 싶엇지만 마침 손님이 들어섯다.
"혹시 마음이 변한 거 아닌지 모르겟어요..하기사 선판에서 그런 인간-조건 찾아서 철새처럼 날라다니면서 돌아다니는 것들 한둘 본거 아니지만.."
"남자나 여자나 그건 마찬가지아니니..?너 그렇게 좋다고 햇다면서.."
"내 집안사정을 들엇는지도 몰라...하기사 그런 인간이면 필요없지만.."성희의 음성은 태연을 가장하고 잇엇지만 그녀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걸 깨닫고 영아가 입을 열었다.
"약국문 일찍 닫고 영화나 보러갈래..?"
한약재를 저울에 달고 잇던성희가 고개를 끄덕엿다.

성희는 영화관 입구의 통로를 빠져나가는 낯익은 남자의 뒷모습을 깨닫고 눈이 휘둥그래졋다.
그녀의 가슴이 일순간 얼어붙엇다.그녀는 어둠속에서 가만히 그의 모습을 응시햇다.
그녀가 두 주전까지 만낫던 남자의 곁에는 짙은 화장을 한 고혹적인 눈매의 늘씬한 아가씨가 서 잇엇다.허리에 팔을 감고 잇는 모습이 보통사이는 아닌 것 같앗다.
앳되기는 햇지만 대담할 정도로 노출을 하고 첫눈에도 비싼 티가 나는 명품으로 치장을 한 모습이 화려하달까 균형이 안맞달까..그녀는 가만히 어둠속에서 아주 잠시동안 서 잇엇다.
"뭐하니,안나가고..찾앗잖아.."영아가 그녀의 팔을 끌엇다.
"으응..."그녀는 황급히 영아의 뒤를 다라 나갓지만 일순간 머릿속이 빙 도는 것 같앗다.
역시 불길한 예감이 적중햇다...
"마셔..왜그래..?얼굴이 안좋다..?"영아는 맥도날드로 그녀를 이끌고 가서 콜라를 날라오며 물엇다.
"아네요..아무것도.영화관이 공기가 안좋아서..머리가 좀 아프네요..."그녀는 영아몰래 입술을 깨물엇다..
역시 그랫군...지저분한 인간...양다리걸치기엿군..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자.."
"치킨이나 한쪽 사주세요..영양보충이나 하고 가야지..."
"내가 내려갓다올게요,,.."그녀는 쿵쾅거리는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갓다.
붐비는 카운터앞에서 누군가의 팔꿈치가 그녀의 어깨와 부딪쳣다.
"오빠,괜찮아..?오늘 왠 사람이 이렇게나 많지..?"
"실례햇습니다..어..?"
뒤 돌아본 그녀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햇다.
반면 상대의 얼굴은 당혹감이 스쳣다.
"오랫만이네요.."그녀의 음성은 차가왓다.
"저어..저어..안녕하세요..?"
등뒤에서 머뭇거리는 남자의 음성이 들렷지만그녀는 뒤도 안돌아보고 칼바람을 일으키며 계단을 올라갔다.


나가야하나,말아야하나..
성희는 이불 속에 누워 뒤척엿다.
다 들 통낫는데 또 뭘 만나재..?이쯤 되면 뻔한 거잖아..약사 며느리구하겟다고 부모가 등떠미는 거지...
나갈 것 없다..벌써 다 알 잖아...
하지만 이내 그녀는 벌덕 일어낫다.
빌어먹을 놈,욕이라도 해 줘야지...
그녀는 결심한 듯이 일어나 거울 앞에 앉앗다.

예의 그 낯익은 얼굴이 건너편에 앉아 잇엇다.
그녀는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려했으나 얼굴이 굳어지지 않을 수 없엇다.
오랫만이네요.."
상대의 음성이 새어나왔다.
주문하시겟습니가..?"웨이터가 매뉴판을 가져오자 도도한 성희의 음성이 흘러나왓다.
"체리주스한잔 부탁해요.."
"같은 걸로요.."
그녀는 최대한 냉정하려고 애썻다.집에서 나오면서 돌아보지않으리라 다짐했엇다.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를 흘러갔다.
"오늘 나오신거 부모님 뜻이세요?아니면 본인뜻이세요..?"그녀는 사무적인 어투로 말문을 열었다.
물을 필요조차 없는 건데..이내 그녀는 후회햇다.
"부모님 의사만이라면 나올 수 없엇겟죠.."상대의 유들유들한 대답이 들려왓다.
-뭐 이런 놈이 다 잇어..'?-
울컥 분이 치솟앗지만 불현듯 잡고 싶은 충동이 그녀를 휘감았다.
그러나 그녀는 이를 악물고 미련을 눌렀다.
"저 만나고 선 몇 번이나 보셧어요..?"
체리주스잔을 응시하고 잇던 그녀느 고개를 치켜들고 상대의 얼굴를 주시햇다.
"새로운 사람 안 만나고..전에 만났던 사람 만낫죠.." 상대는 미소조차 띄지 않고 빈정거리듯 대답햇다.
-뭐 이런 놈이 다 잇어...?순 플레이 보이잖아..?-
"만나자고 하신 용건이 뭐죠..?"그녀는 공격이라도 하듯 재차 직선적인 질문을 던졋다.
"어른 들이 얘기않으시던가요..?"
"제가 느끼기엔.."그녀는 힘들게 상대의 말허리를 잘랏다.
"댁은 결혼에 생각이 없으신 것 같네요...독신생활 즐기고 싶으신 모양인데..전에 여자분도 보통사인 아닌 것 같고...선본 사람 다시 만난다는 게 쉬운 일 아니잖아요..?"
"이 나이에 선본 여자가 어디 한 두명 이겟습니까..?그건 단지.."
"됏어요..."그녀는 가가스로 불쾌한 기색을 참으며 입을 열엇다.
"댁이나 저나 원해서 이자리에 나온 건 아닌 것 같은데요...전 그렇게 개방적인 여자가 못돼서요..
.양다리를 걸치면서 더블데이트하실양이면 다른 사람눈에 띄지 않게 하세요..더 할얘기가 없는 것 같으니 여기서 헤어져요..어른들한테는 제가 말씀 드리겟어요..서로 연이 아닌것 같으니.."
그 말에 상대의 얼굴이 벌개졋다.
그녀는 상대의 다음 말을 기다리지 않고 인사도 없이 핸드백을 들고 일어섯다.


상준은 놀란 얼굴의 수진이와 선희사이에서 난처한 얼굴로 서 잇엇다.
하필이면 축제장에서 만날 줄이야...
오빠,도서관간다더니 왜 여기 잇어..?"
"응..저 그게..."그는 머뭇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빠라니..?아는애야..?"선희가 의아한 얼굴로 그와 수진이를 번갈아 쳐다 보앗다.
"제 애인이에요..사귄지가 벌써 3년이나 돼요..오늘 같이 올려고 햇는데 벤처하는 선배도와준다고 갈데가 있다더니..거기가 여긴가?요즘은 벤처사업도 축제장에서 하나보지?"
상황을 알아챈 수진이가 독살스럽게 쏘아붙엿다.
선희의 얼굴색이 싹 변햇다.
"야, 선희야!"그가 휙 돌아보는 선희를 쫓아가려하자 수진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노려보는 수진의 내리꼿히는 따가운 시선에 상준의 고개가 꺾엿다.
"어떻게 해줘?"차고 도도한 음성이었따.
"하고 싶은 대로 해..."그의 신음에 가까운 음성이 새어나왔다.
수진의 손이 올라가더니 이내 철썩 상준의 따귀를 후려갈겼다.
"안상준,정신 똑바로 차려!인물값한다고 플레이보이노릇하냐!"


"누나,왜 벌써 와..?"상준이 시큰둥하게 그녀를 맞았다.
"차고 왓다.."그녀는 내뱉듯 중얼거렸지만 상준은 이내 그녀의 말을 알아들엇다.
"그 한의사..?"
"얘기도 마.."
"누나는 차고 나는 차이고 왔군.."그의 탄식조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수진이하고 싸웠냐..?"구두를 벗던 성희가 상준을 돌아보앗다.전에 없이 풀이 죽은 얼굴이엇다.
"날 다시 보려고도 안 할거야..."
"꼴 좋다...양다리걸치는 놈 나도 싫어..행실 지저분하게 하지 말랫지..?"
그녀의 빈정거리는 음성에 상준은 도망치듯 제방으로 뛰어들어갓다.
"수진이 착하니까 가서 빌기라도 해...너 받아줄지 모르니까.."성희가 상준의 방문을 열고 한마디던졋다.
"착하다는 애가 그렇게 행패를 떠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어!너 그러고 다니다가 한번 망신할 줄 알았어.."
"차고 와서 속이 후련하겠다!"상준이 빽 소릴 지르며 방문을 닫앗다.





성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앗다.
다시 잠을 청하려 햇지만 불쾌한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앗다.
그 녀는전등불을 켜고 컴퓨터앞에 앉앗다.
그리고는 워드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햇다.


일어나봐..너.."엄마가 달려들어 자고 잇는 성희를 깨웟다.
"왜,나 오늘 피곤해..영아언니도와주고 와서.."
"일어나봐..!"
"도대체 왜그래?"
그녀가 짜증을 내며 일어낫다.
"너 그 한의사한테 무슨짓햇어..?"
"무슨짓하긴..?"
그녀는 뜨끔햇으나 이내 시치미를 떼엇다.
"컴퓨터로 뭘 햇다며..?너 아주 우스운 애 됏다. 조용히 끝낼 일이지.."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랏다.
"그걸 또 말이라고 돌렷어..?쓸개빠진 놈..나 그 놈이 다른 기집애랑 있는 거 봣어.."
"뭐..?언제..?"엄마가 기함을 햇다.
"그냥 지나가다 봣어..보통 사이는 아닌 것 같더만..그러면서도 왜 나오라고 불러..?"
"이것아,그럼 그 날 가나지나말지.."
엄마가 그제서야 분한 듯 소리쳣으나 성희의 음성이 더 컸다.
"나가보라고 등 떠민 게 누군데..?한마디 해주려고나갓지..하지만 면전에 대고 퍼붓진 못하겠더라..."
"이메일이라던가..?너 뭐라고 서보냇냐..?"엄마가 재차 다그쳣다.
" 의사가 되기전에 인간이 되라고 햇다."
..이중으로 더블데이트하는 거 뻔히 아는데 나한테 들키고도 다시 만나자는 거 보통 얼굴 두꺼운게 아니네요..당신은 결혼자체에 생각이 없은 사람이..서로 마음 없는데 등 떠밀려서 나온 거 뻔히 아는데 조건 찾아다니면서 기웃거리다가 허송세월말고 행동똑바로 하라구햇다....."
"너도 미련이 잇엇으니까 나간 거 아니냐..?"
"그래,아니라고는 않겟어..그래서 퍼부엇다..나중에 답신온 거 보니가 그 뻔뻔한 놈이 뭐라고 썼는지 알아..?"
성희의 음성이 더 올라갓다.
"자신은 첫 인상에 호감은 잇엇는데 기독교인하곤 자기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안맞대..그리고 한다는 소리가 부모님이 약국을 햇으면 하는 데 약사구하려고 혈안이라서 나를 보겟다고 졸라서 할 수 없이 떼놓고 나온거래더라..그럼 지가 나오지말던가,아니면 사정이 이러이러하니까 차한잔 하고 헤어지자고 하던가 태돌 분명히 해야할 것 아니야..?그 나이에 선 본 여자한테 처신잘못해서 욕먹은 일을 말을 돌리고 다녀..?나이 어디로 먹엇냐,,?지저분한 놈..!"
엄마의 기세가 대번에 꺽엿다.
"아무리 맞선시장이라지만 남자들이 바람피우고 처신 지저분하게 한 건 다 괜찮고 여자가 뭐라고 하는 건 안된다는 법잇냐..?그걸 대단한 남자라고 내놔..?한심한 인간같으니..의사면 다냐?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거야.. ,양다리걸치면서 집적거리다가 큰코 다치지.."
"그렇게 답장이 왓던..?"엄마가 가라앉은 음성으로 물엇다.
"됏어...선판에서 아들따로 부모따로 노는 거 한두번 봤냐..?아들도 한심하지만 부모들도 문제야..욕심만 만아서..
.괜히 중매장이들한테 내둘려 다니지 마..옷 한벌값좋아하시네..요즘 중매 잘못서면 뺨맞는 정도가 아니라 고소도 당해...사기결혼이니,명예훼손이니해서...철야기도한다더니 왜 지금와서 난리야?"
그녀가 빽 소리지르자 엄마는 잠자코 방을 나갓다.하지만 그런데도 마음 한 구석이 습쓸햇다.
차마 엄마한테도 말은 못햇지만 자신은 그의 취향이 아니란 말을 할 수 없었다.
그의 답신 한구절이 머릿속에 떠올랏다.
-무례햇다면 사과합니다..하지만 전..정신적인 사랑만큼 신체적인 사랑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성희씨는 요즘의 가치관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같군요...그날 성희씨반응에서 느꼇습니다...어쩌면 너무 고상한 건지,어쩌면 너무 보수적인 건지...-
자식,여자많이 다뤄봤군..바람피우는데도 그런 변명이 잇냐..?오래 안사귄게 다행이지..입술에서 끝났으니까...그런 놈은 일 벌이고도 절대로 책임안진다..
그러나 분노인지 불쾌감인지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밑바닥에 뒹굴고 있엇다.
그녀는 자신이 필요없는 자리에 나간데대해 자존심이 상햇기 때문이라고 여겻다.
하지만 감정의 한 귀퉁이에 미련이 남앗기 때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었따.

안약사,요새 왜이래..마음이 딴데 가잇는 것 같애.."약국장이 전표를 들추며 투덜거렷다.
"매상도 너무 떨어지고..전엔 매약도 잘하더니..요샌...시장통에선 매약안하면 약국운영을 못한다구.."
"경기자체가 없는 걸 어쩌겠어요.."성희도 빈정거리듯 한 마디 대꾸했다.
"뭐?조젠 보조원들이 있으니가..안약사는 매상에 신경을 좀 써야되는 거 아니겟어..?"
약국장의 잔소리는 계속됐다.
"5,6년 관리약사했으니 그 정돈 알 것아니야...내가 그런 것까지 설명해야해..?"
울컥 성희의 가슴에서 분노가 솟앗다.그래 이제 여기가지다...!나도 참을 만큼 참았다.어차피 오래 잇으리라곤 생각도 않앗다.
"제가 조제실관리약사로 들어왓지,카운터로 들어왓나요..?이중으로 사람을 부리는 것도 계약위반아닌가요..?"그녀가 갑자기 따지듯 말하자 약구장은 눈썹을 치켜세웟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상식이란게 잇잖아..!"
약구장이 빽 소릴 지르자 성희도 맞고함쳣다.
"상식이 없는 건 국장님이죠!오죽하면 관리약사들이 석달을 못견디고 그만두겟어요..?
도매상이 자본을 댓기 때문인지 다른 약구하곤 분위기가 틀려서요,전 카운터들처럼 뻔뻔스럽지가 못해서요,얼굴 두껍지도 않고요,의약분업되고서도 약사가 거짓말이나 하면서 약장사해야겟습니까?그냥 이번주까지만 나오겟습니다,저하곤느 분위기가 안 맞아서요.."다른 약국직원들이 힐끔힐끔 쳐다보앗지만 성희는 개의치않앗다.
순간 약국장의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해졋다.
"이번주까지만 나올 것도 없네요..그냥 오늘로 짐싸겟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그만둬!"
"그렇지 않아도 짐쌀 겁니다...비약사조제나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성희는 내친 김에 한마디더햇다.순간 약국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보건소에 고발이라도 하겟다고 협박하는 거냐..?"
"저 아니더라도 눈은 많으니까요...무자격자판매에..면허대여에..
그녀는 빈정거리면서 조제실로 가서 짐을 싸기 시작햇다..
"저런 버릇 없는 기집애같으니..도대체 요새 젊은 것들은....지만 국장은 이내 조제실로 쫓아왓다.
"안약사 ,나하고 얘기좀해.."
그러나 성희는 들은 척도 않고 가운을 벗어 개킨뒤 가방에 넣엇다.
"선배면 좀 선배답게 굴어보세요,나이 어디로 잡수셧나요..?"
그녀는 쏘아붙이고 쳐다도 보지않고 유리문을 열엇다.
등뒤에서 약국장이 뭐라고 악다구리하는 것이 들렷지만 그년느 개의치않앗다


"드디어 상장햇다!"
희철이와 준호의 말에 후배들은 탄성을 올렷다.
"만세!"호프집에 모인 공대생들은 맥주잔을 들어올렷다.
"그동안들 애썼어..너희 내년에 졸업하면 다른데 가지말고 꼭 우리회사와라!"
"억대연봉줄수 잇대?"
"자식,그건 너희 할 탓이지!"
"형,그럼 내 등록금돌려줄 수 잇겟다..?"
"너부터 해주마,너희누나성질 대단하다고 소문낫더라"
"내가 그 구두쇠한테 기를 못펴고 산다..벌벌떨면서.."
상준은 핸드폰부터 꺼내 들엇다.

"약국장이란 사람이 꼭 양아치처럼 생겨가지고..."
"진짜 저질이다..그이 필리핀 약사냐..?"
사람이 앞뒤 가리지않고 장사하려들면 무리수가 생기는 법인데.."
"조젠 보조원들 시키고..난 조제 책임만 지란 거지..약화사고라도 나면 나부터 걸려들어가게...?
그러면서 난 매약하라고 아우성이에요..그것도 정도나름이지.."
물론 매약도 해야겟지만..하지만 약을 주면 책임을 져야하잖아요...
"그런식으로해선 불신밖에 더 생기겟나..?"
"그런데 시장통이 원래 그런가봐요..사람이 변해..우리 외삼촌도.."
"그러니까 약사들이 의사한테 밀리는 거야..거기 석달 잇엇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엿다.
"다른 사람보다 오래 버텻지..죄다 한두달만에 때려치우고 나가는데.........."
"그런데 너 다른 일자리는 알아봣니..?"
"아까 한군데 들렷어요..주인이 사람이 괜찮은 것같던데.."
"그나 저나 언니는 어쩔 건가요..?이형편에 임신까지 햇으니..."
"낳아아지,뭐...만들기가 얼마나 힘든데..."
"좋아하던가요..?"영아가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따.
"무지 좋아하던데..?"성희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저씨 아직 그러고 있고..시댁이라면 시댁인데....결혼식하기전에 방이라도 한칸 해내라고해요..."
"뭘 그렇게 까지야...시골에서 농사짓는데..."
갑자기 성희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엇다.
'4년 뒷바라지한게 얼만데요..?아이어떻게 키울려고요?이참에 전세값이라도 받아내야지..그렇다고 아이키워줄것도 아닌 눈치던데...?"
"그건 그래..우리엄마도 싫다고 했으니..나더러 뭐라고 한 줄아니?
"뭐라는데요..?"
"임신햇다니까..한다는 소리가 수화기에 대고..야 이 병신같은 기집애야!그러더라..'
성희는 한숨을 쉬었다.
"친정조력은 바랄 수가 없는 처지군요..하기사 나라도 언니엄마입장이라면 그랬겠지만...
속상하지.멀쩡한 딸이 고시생만나서 남들같이 호사는 못할지언정 뒷바라지에 골병드니까..언니가 언니엄마한텐 대단한 존재잖아요..내가 별것 아니어도 우리엄마한테 대단한 존재듯이..기껏 서울대대학원까지 가서..아저씨만나더니.엄마심정.이해는 하지만 엎질러진 물인데 수습을 해야지..."
"내가 좋아서 이러고 사는 건데 이젠 좀 이해해주면 안되냐..?너희엄만 고고하기나 하지..교사엿어서 그런지 몰라도.."
"언니, 보기와는 딴판이에요..내 말이 씨가 먹히면 내가 왜 이꼴이 돼요..?자식 넷을 끝까지 자기 생각대로 끌고 가요..오죽하면 우리언니가 형부만나자마자 결혼해서 도망쳣겟어요?..큰언니도 여기잇엇으면 내꼴 됏겟지만.."
"너희 엄마이상으로 우리엄마도 어지간히 드센 여자다..오죽하면 내가 돈 백짜리 방을 얻어서 뛰쳐나왓겟냐?그걸 아저씨가 4백짜리 방으로 날 꼬셔서 데려가서..지금도 돈 부치라고 난리야..다른 애들은 엄마한테 돈 맡기는데 넌 왜 안맡기냐,잘 벌면서..야,약국이 옛날같아야지.."
"지금 아기핑계대고 전세값이라도 해내라고 해요,집은 못사줄망정..우리언니도 집값받아내려고 작년에 나왓다가 물건너갓지만...이핑계 저핑계대고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대학교수란 사람들이..언니가 간호사로 버니까 알아서 하겟거니 배짱이고..싸가지가 없어도 보통 없는 게 아니야..시댁이란게 몰라라하면 아무말도 못하더라구요...
그러니가 언니도 이기회에 정신 바짝 차리고 달려들어요..어영부영 넘어가면 물건너가기 쉽상이에요...아이키울 방한칸은 잇어야겟다고..고시생아들 남의딸한테 떠 맡기고 자기들은 뒷짐지고 구경만 하겠단 심사잖아...이번에 아저씨도 1차패스했으니까...그걸 내세워서 기분 좋을 때...아이방하나 좀 해주셧으면해요..하고 말을 던져봐요..."
갑자기 영아가 눈썹을 치켜세웟다.
"그래 네말이 맞다.."
갑자기 전화벨이 요란하게울려서 그들의 대화가 중단됐다.
"응,엄마,왜..?뭐?세브란스응급실이라구...?"
성희의 안색이 삭 변햇다.
"알았어,금방 갈께.."
"왜 무슨 일이니..?"
"아버지가 심근경색이래요..언니,나 지금 가봐야겟어요.."영아가 화들짝 놀라 일어섰다.
"얼른 가봐!택시 불러주마"



성희는 상복을 한채 분향소복도에 멍하니 앉아 잇엇다.
눈물한방울 흐르지않앗다.imf5년에 눈물이 다 말라버린 모양이지..
도대체 아버지가 돌아가셧다는 게 심감인 나지 않앗다.
가슴이 짖어지는 듯한 비통한 감정따윈 애시당초없엇다. 그에대한 정이 없기도 햇지만 평생 악업(?)만 한 사람이 최후가 이렇게 허망한가 허탈한 생각만이 들엇다.
-무책임한 허영덩어리...너무 쉽게 가시는군...-
"마셔.."
언니가 음료수캔을 건냇다.
"언제가지 들어가야해..?비행기표예약은 해놧어..?미국병원도 너스들한테 이런 휴가주냐?"그녀는 가라앉은 음성으로 입을 열엇다.
언니의 눈가는 벌겋게 부어잇엇다.
"사나흘 시간있어.."성아가 그녀의 곁에 앉앗다.
"너라도 몸조심좀 하시라고 하지..집에 잇는 사람 너뿐이 없는데.."
"그걸 왜 나한테 말해?언제 내말 듣는 양반이엇어..?"
자긴 일찌감치 결혼해서 유학한답시고 도망친주제에..나한테 다 떠밀고...분이 울컥 솟앗지만 그녀는 꿀꺽 삼켰다.
"담배 다시 입에 대면 그날이 사형선고라고 의사가 그렇게 말햇는데도 안듣고 ..심장수술하고도 하루에 몇개비씩 빡빡 대고 피워대더니..꼴 좋다..."
그녀의 빈정거리는 듯한 음성에 성아가 질급햇다.
"그만해 누가 듣겠다."
"생전에 선행을 한게 있어야 좋은 소릴하지..자식도 이렇게 질리는데..."문득 그들앞에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하나가 기웃거렷다.
저어고인의 따님들 되십니까..?.oo보험회사에서 나왔습니다...어머니가 따님들하고 얘기하라고해서.."


"얼굴이 영 안됐다..괜찮은 거니..?"
영아가 약국문을 열고 들어선느 성희를 보고 반색을 하며 달려나왔다.
"괜찮아요.."
그러나 성희는 힘없이 조제실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따.검은 상복차림의 그녀는 긴 검은 머리가 하나로 묶어 뒤에 늘어뜨려진 가느다란 목덜미며 핏기없느 창백한 얼굴이 금방이라도스러질 것같았다.
영아가 황급히 음료수를 따서 건냈다.
"마셔..하지만 장지까지 안 가봐도 돼...?어른들이 뭐라고 않겠냐..?"성희가 빽 소릴질렀다.
"얼굴들도 보고 싶지 않아요..외가나 친가나...문상이랍시고 꾸역꾸역 몰려오는 거 그 철면피한 얼굴들에 뭐하나 집어던지고 싶은 걸 근근히 참았는데 무슨 자격으로자기들이
날 비난한대..?
"흥분하지마...쓰러질라.."
"바쁜데 와줘서 고마와요.."
아냐...너가 나한테 내가 어려울때잘했잖니..?
"기분이 어떠니..?"영아가 다시금 조심스럽게 물었다.
"모르겟어요.."성희가 나직히 대답햇다.
"머리가 텅 빈것같아요.."
"그녀는 자신이 모습이 비춰지는 거울을 멍하니 주시하다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악인..가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픽 웃고 말앗다.
"무슨 소설 제목같죠?."
"난 이해를 하지만 어디가서 그런 소리마라..."영아도 따라 웃엇다.
무거운 정적이 오후의 약국을 짓눌렀다.
"그래..이젠 어떻게 할거니..?"
영아가 걱정스레 물엇다.
"모르겠어요..."
"보험금으로 남은 빚갚고도 꽤 남을 것 같던데...너도 이참에 약국을 하나 개업하든지..아니면 ..."
"공부할거에요.."
"미국으로 ..?팜 디..?"
"예.."
성희의 고집스런 음성에 영아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네 마음은 알지만..그냥 여기서 괜찮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안정하는 게 낫지 않겠니..?지금 다시 시작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
"언니,난 그 꿈으로 살아왓어요..그 꿈이 없엇다면 죽었을 지도 몰라.."
"병날라..하기사 그렇게 하고 싶다면..해야지..하지만 영어부터 해야되는데..괜찮겟니..?"
"언니,난 영어허나는 자신잇다고 자부햇어요...하기사 지금은 어느정도인지 몰라도..."
"그렇게 고집스럽게 영어학원다니더더니.."
성희는 학교시절 과에서 유일하게 프리토킹하는 아이였다.
그대문에 영어가 서툰선배나 국내파학위의교수들이 통역을 시키기도 햇었다.
관리약사시절에도 하루에 한두시간정도 국내텔레비젼 프로그래대신 AFN채널을 듣는 탓에 영어만은 녹슬지 않앗다.
"지금 토플치면 어느정도 나오겠니..?"
"겨울에 쳐본게 580정도였나,..?지금치면 560이나 될까..?"
"정말로 갈거니..?너무 힘들지 않을까...?"
"서른에 다시 공부시작한느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많이 늦엇죠...갓 졸업한 애들 머리 팡팡 돈느 어린것들하고 같이 경쟁하려면.."성희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엇다.
"언니,언니가 그랫엇죠...패러다이스 이즈 웨얼 아이엠..(paradise is where I am) ...무지개가 뜨는 곳엔 뮌가 있을 거라고 여기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다고..내가 잇는 곳이 패러다이스라고...나도 그래요..언니가 이약국이 패러다이스인것처럼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일 한는 곳이 패러다이스죠..."
"우리가 후기대나온 콤플렉스는 누구나 잇기 마련이지만..."
"스스로 풀어야죠...누가 도와줄수 잇는 것도 아니고.."
"4년뒤에 학위받고나면 그땐 어떻할래..?너도 삼십대중반이면 ..장래가 고민될 나인데..다국적 제약회사라도 들어갈 생각이야..?"
성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가봐야죠.."
"하여튼 너 학자금이라도 남겨주셔서 다행이다.."갑자기 성희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참 우리아버지 웃기는 양반이야...가족몰래 그 보험금 넣느라고 나한테 그렇게 낚시간답시고
용돈달라고 졸랏나봐..."
"그래도 가족을 걱정한거야.."
"과연..그렇까..?평생 가족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당신은 하고싶은 일 다하고쓰고 싶은 일 다 쓴 사람인데..책임이란 건 눈꼽만치도 모르고...참 알다가고 모르겠어..."
"반은 널 달라고해..5억이면 너희집안식구 먹고 살기엔 충분히 족한 금액이다..넌 누구보다 고생햇고..가족을 부양햇으니까..그만한 자격있어..."
"나도 엄마한테 그말햇어요..반은 내거라고..하지만 엄마도 노후자금 잇어야하니까..엄마몫도 떼놓고..대신 다른 애들 1억주면 난 2억은 받아야겟다고.."
"주시겟대..?"
"다 동의햇어요..내성질아니까.."
"너도 어지간한 애야.."
영아가 2층쇠를 찾아들더니 성희앞에 내밀었다.
"올라가서 좀 자...얼굴이 말이 아니다...치워놓질 않앗는데..그냥 가서 좀 누워..
"예..."
"혹시 전화오면.."
"깨워쭐께..."
영아의 안방은 청소를 하지않아서 어수선햇다..하지만 성희는 개의치않고 핸드백을 구석에 팽개치고는 떨썩 주저앉앗다.3일 장을 치른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듯햇다.
그녀는옷도 벗지 않은채 맨 온돌바닥에 그냥 4지를 쭉 벋고 드러누웟다.
머릿속은 어수선하고 멍했지만 그녀는 이내 자신이 전에 없이 편안하고 달콤한 잠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 느껴졋다.
덩굴장미의 향기를 실은 부드러운 바람이 열어놓은 창문으로 살랑이며 들어와 잠든
그녀의 뺨을 어루만졋다.



"언니..."
"누구 찾으셔요..?"20대중반의 갖 졸업한듯한 애리애리한 약사가 일어나 성희를 맞았다.
"저 여기..신약사님 안계셔요..?"그녀가 의아한 듯 물엇다.
"아,애기때문에요,요샌 저녁때 나오세요.."
"아이구,성희구나...!"
시장을 보아오던 영아가 약국문을 열고 들어와성희를 덥석 끌어 안앗다.
"오랜만이다..그런데 너 못보던 새에 더 예뻐졌다..유학생활에 고생한 티가 전혀 안나네..?몸은 더 마른 것같은데...매일 밤샘공부해서 그런가..?"
그녀의 얼굴은 전과 같이 그늘진 구석이 없엇다. 30대초반이라곤 믿어지지않을 만큼 앳되기도 했지만그녀에게서는 젊음과 싱싱한 활기가 넘쳣다.
다소 마르긴햇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조용한 기쁨에 차 잇엇고 얼굴은 부드러운 홍조를 띄엇다.
"언니도 얼굴이 좋아졌어요...엄마가 되서 그런가..?"
"팔자폇지..아저시가 이젠 속 안썪이니까.."
"애기는 ..?윤철이 보고 가야지"
"아저시랑 놀아.."
"검찰청생활하기힘들지 않대요..?판 검사들이 위계질서가 뚜렷하다던데..."
"나이가 있으니까..스트레스받는 건 없지않아 있지만 ..처자가 잇는 가장인데..이젠 그런 내색못하지.."
"들어가자..오늘 약국 문 일찍 닫을 거야..."
저어..언니..소개할 사람이 있어요..."
"누구,..?"
성희는 살포시 웃기만 하고 선뜻 대답하지 못햇다.
"그이 데려왔구나..?"
성희는 생긋웃더니 고개를 끄덕엿다.
"어디 계셔..?"
"밖에 차 안에..."
"너 재주도 좋다..연애못할 줄알았는데...2년새에 공부하랴,연애하랴..."성희는 상글상글 웃기만했다.
"공대라고했나..?MIT출신이라며...?"그녀는 고개만 끄덕엿다.
"사고방식차이가 느껴지지않아..?"더 보수적이에요..
"계속 거기서 산 사람이니..?
부모님이 유학생이었다고 햇나..?"
"교포2세라봐야죠.."
"하기사 너 정도되는 애가 OK할 정도면 어지간한 남자로 되겠니..?"
"나더러 괴짜래요..."
"왜..?"
"요새사람도 아니지만 ..나더러...어느나라사람인질 모르겠대요..미국아가씨도 아니고..한국여자도 아닌것 같대요...칭찬인지 비난인지 모르겠지만..."
"그걸 지금 알았니..?무슨 말인지 알겠다.전형적인 우리나라 구시대여인네들처럼 착한 사람이지만 미국여자만큼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세단 뜻이네...그럼 ..널 이해했다는 말이군..."
"성희는 다시 웃기만 했다..
"널 이해하는 사람 많지 않은 걸 너도 알지..?"
"예.."
"너한테 잘하지..?
"예.."
"너도 그이한테 그럼 무척 잘하겠다..""
"신경질이나 부리지 않으면 다행이게..?"
"아냐..넌 주위 사람한테 악감정만 없으면 무척잘하는 애야..내가 봐서 알아..원래 착한 애니까...."
"그럼 어디 얼굴이나 볼까?참,그럼 우리나라말 못하겠다..?"
"아뇨...회사에서 서울지점파견나온적이 잇어서...한국말잘해요..."성희는 약국문을 열고 밖의 차안의 남자에게 손짓했다.
"민규씨 들어와..."
"처음 뵙겠습니다..."
훤칠한 키의 청년이 약국문을 열고 들어와 인사했다.
섬세한 눈매,깎은 듯한 콧날과 턱선의 지적인 분위기가 확 풍기는 30대중반의 남자였다.
"안녕하세요...?"영아는 웃는 낯으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찌만살짝 눈꼬리를 올리며 그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재빨리 흙어보았다.
"여보,안들어오고 뭐해..?"걸쭉한 음성이 들리며 약국문이 다시 열렸다.
"아이고 ,윤철이구나..!이모야.."성희가 반색을 하며 아이를 받아안았다.
"여보,성희 결혼할 분이에요.."영아가 남편을 돌아보고 소개했다.
"말씀 많이 들었어요...만나서 반갑습니다.."민규가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햇다.
"아 예...성희씨..하고 잘 되셧다니..축하드려야겠네요..."태호는 눈앞의 청년을 보고 미소지었따.
"어디가서 저녁이나 먹자..."
"언니,내가 살께..."
"아니야.오랫만에 왓는데..여보,약국문좀 닫아요.."
"벌써..?"
"닫으라면 닫아요...!"
태호는 픽 웃더니 서둘러 폐점할 준비를 했다.
"도와드릴 일은 없나요...?"민규가 싱긋웃으며 나섰다.
"참 컴퓨터가..말썽인데.."
"자기가 좀 봐줄래요..?"성희가 민규를 돌아보았다.
"그럴까..?"민규가 컴퓨터의자를 제치고 모니터앞에 앉앗다.
"처음 온 사람한테..?"영아가 눈살을 찌푸리자 성희가 고개를 저었다.
"전자공학과라서 ..잘해.."
"먼저 가 있을께요.."
"윤철이도 데려가자.."성희가 아이를 안고 자동차 에 올랐다.
"언니는 언니 파라다이스를 찾았군요.."성희가 아기의 머리에 입맞추며 입을 열었다.
"너도 그렇지않니...?들어올때 너 얼굴 보고 알앗어..."
성희가 다시금 영아를 돌아보았다.
둘은 차안으로 비치는 여름날 일몰의 저녁햇빛속에서 서로를 마주보고 미소지었다.

-끝-

[꿈꾸는 자]

a402018@hanmail.net제 메일인데 평좀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