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것 그것은 아마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것이 아닐까.
동짓날. 아우님 내외가 은혜입은 불심 그득한 모 산사(山寺)에 참배하고 이곳을 찾아왔다.
언제나 만나도 기분좋은 사람들. 일주일전 산행후 이웃 산악회 송년회장을 내려서다가 계단을 헛디더 삔 다리가 계속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이 없어 산행을 못하니 답답하던차에 좋은사람들이 왔으니 이 보다 더 즐거운일이 어디 있겠는가.
쪽빛바다도 보고 완성되어 가는 연륙교.그리고 육자배기와 질펀한 삶이 사람 살아가는 급박한 모습이 있는 삼천포 아지매들의 삶의터전인 어판장을 보여주기 위해 길을 나섰다.
가는길에 세계최대의 약사 와불상이 있는 와룡산 기슭 백천동계곡 백천사에 도착하니 2-3년 사이 경내는 물론 주변환경이 너무도 변해 눈이 휘둥그레질 따름이다.
수많은 등산객과 관광객. 그리고 오늘처럼 동짓날 참배객들로 백천사는 더 이상 고즈녁한 절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욱 소리에 풍경소리 마져 잠기고 있었다.
왠지 진정한 빈자(貧者)의 일등(一燈)이 자꾸 생각나고 비대해져가는 산사의 모습에 중생을 위한 불심이 있는건지 없는건지를 갸늠할 요량이 없다.
그러나 누구를 탓하랴 이 모두 우리 무지한 중생들이 져지른 업보라 생각하고 엎드리지 않아도 불전이 없어도 자비의 손길은 끝이 없을지니 아우님 내외분 부처님의 자비로 가정 다복 하시길...
졸자의 외가가 지금 삼천포항에서 놓여지고 있는 연륙교가 완성되면 25여분만에 갈수 있는 창선면 장포 진동마을이다. 내 어릴적 어머니와 1년에 한두번 가는 외가 가는길은 족히 하루해가 걸렸다. 고향집에서 하루에 두어번 있는 버스는 흙먼지 구름처럼 피는 신작로길을 숨차게 달려 사천에 도착하고 다시 반나절을 달려 삼천포에 도착하면 하루에 한번있는 늦은 배시간을 기다려 해질녘에 외가 작은포구에 도착하면
선착장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삼천포 시장에 고기며 해조류를 내다판 엄마를 아내를 마중하려 나오던 정넘치던 어촌 마을이였다.
그 뒤 적자에 허덕이던 여객선이 사라지고 육지의 차와 사람을 실어나르는 도선이 등장 하였고 이제 그 도선마져 연륙교가 완성되면 또 다른 섬 지방으로 사람과 차를 실어주는 교량역할을 위해 떠날것이다.
갑자기 날씨가 흐려져 사진이 어둡지만 연륙교는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수년간 단골인 어판장 삼순이네 집엔 막내딸이 시집도 가지않고 억척 스럽게 고기만 다듬고 있어 갈때마다 시집가라고 하면 남자가 없어서 못간다며 정곡을 피해가고 감성돔에 참숭어를 뜨서 실안 해변길 비닐 하우스 찻집에서 정답게 먹다보니 어느새 해가 서녘에 떨어지고 있었다.
그렇다. 언제나 느끼지만 좋은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은 너무빨라 늘 아쉽고 그리고 다음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아우님 내외분 신년때 (2003. 1. 1.)에 내려오시면 합천 매화산밑 참나무 숯불 불고기 먹으려 갑시다. 정말 일품이고 그 집엔 참나무 황토방도 있습니다.
그날 뜻있는분 함께 오셔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