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천5백억에 낙찰한 것에 관한 소견
I 사건 – 현대자동차그룹 한국전력 부지를 10.55조원에 사들이다.
삼성동 한국전력부지(79,342㎡/약24,00평)의 매각은 서울 강남권의 요지 중 단일 부지로는 가장 넓어 세간의 많은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의 양파 전으로 입찰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공시지가(1.48조) 나 감정가(3.3조)를 크게 상회하는 금액인 10.55조원으로 낙찰을 받게 되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낙찰 받은 금액이 당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4.2조원보다 2.5배가량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높은 금액에 놀라고, 또한 무리한 베팅이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 같다.
II. 현대자동차그룹의 밥상머리교육 식구경영
그러나 현대자동차그룹은 입찰 보증금으로 정몽구회장의 이름 끝 자인 九(9)를 열두 번 반복하는 9999억9999만9999원을 제시하여 이번 입찰이 정몽구회장의 의지에서 나왔음을 밝히고 있다. (규정상 입찰금은 5% 즉 약 5,000억 이었음.)
이 상징적인 입찰 보증금 자체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한전부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단초가 된다고 생각된다. 현대그룹은 故정주영 회장 당시 직원들이 한 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1983년 종로구 계동 사옥을 신축하여 현대그룹을 한 곳으로 모았다. 지금 정몽구 회장은 아버지 정주영회장의 실질적인 장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현재 서울에 소재한 현대차 그룹의 계열사는 약 30개사이고, 소속 임직원 또한 1만8000명이 넘지만, 양재동 사옥에 입주해 있는 계열사는 4개사 정도이고 직원 수도 약 5000명 내외인 상태라고 합니다.
故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매일 새벽 5시 무렵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가한 자식들을 청운동 자택으로 모두 모이게 해서 아침 식사를 같이하면서 ‘밥상머리 교육’을 시켰다고 합니다. 매일 가족이 아침식사를 같이하면서 가풍을 전달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시간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정몽구회장은 그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룹 계열사의 전 직원을 모두 한 곳에 모아서 본인이 ‘밥상머리교육’으로 아버지에게 배웠던 ‘식구 경영’을 시도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계동사옥을 신축하여 현대그룹 도약의 전기를 삼았던 것처럼, 삼성동에 현대자동차그룹을 통합하는 신사옥을 신축하여 정몽구회장 주도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III. 땅은 그 주인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현재 부동산포털에 나와 있는 삼성동 한전부지 인근 토지의 평당 가격은 약 1,300만원 (부동산114 / 2014.09.29.현재 매물가격) 으로 한전부지는 단순 계산하면 3,125억 가량 하는 것으로 조사 된다.
이 땅을 농부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너무나도 비싼 땅이 될 것이고, 범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적당한 규모의 이익을 낼 수 있는 금싸라기 땅이 될 것이고, 야망이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투자해서라도 잡아야 하는 땅이 되는가 보다.
이번 현대자동차의 한전부지 매입을 바라보면 부동산에 대해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땅 주인(또는 주인이 되려고 하는 자)의 인문학적 관점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땅을 누가 갖고 있느냐에 따라 땅의 가치는 달라진다. (2014.09.29.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