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괜찮은 죄인들 / 창세기 44:1-13
우리는 모두 ‘의인인 동시에 죄인인’ 존재로, 용서받은 죄인으로 여기 서 있습니다.
남을 비난하고 세상을 비웃다가 문득 나 자신이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임을 깨닫고 부끄러워합니다
1 요셉이 그의 집 청지기에게 명하여 이르되 양식을 각자의 자루에 운반할 수 있을 만큼 채우고 각자의 돈을 그 자루에 넣고
2 또 내 잔 곧 은잔을 그 청년의 자루 아귀에 넣고 그 양식 값 돈도 함께 넣으라 하매 그가 요셉의 명령대로 하고
3 아침이 밝을 때에 사람들과 그들의 나귀들을 보내니라
4 그들이 성읍에서 나가 멀리 가기 전에 요셉이 청지기에게 이르되
일어나 그 사람들의 뒤를 따라 가서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선을 악으로 갚느냐
5 이것은 내 주인이 가지고 마시며 늘 점치는 데에 쓰는 것이 아니냐 너희가 이같이 하니 악하도다 하라
6 청지기가 그들에게 따라 가서 그대로 말하니
7 그들이 그에게 대답하되 내 주여 어찌 이렇게 말씀하시나이까 당신의 종들이 이런 일은 결단코 아니하나이다
8 우리 자루에 있던 돈도 우리가 가나안 땅에서부터 당신에게로 가져왔거늘
우리가 어찌 당신의 주인의 집에서 은 금을 도둑질하리이까
9 당신의 종들 중 누구에게서 발견되든지 그는 죽을 것이요 우리는 내 주의 종들이 되리이다
10 그가 이르되 그러면 너희의 말과 같이 하리라 그것이 누구에게서든지 발견되면
그는 내게 종이 될 것이요 너희는 죄가 없으리라
11 그들이 각각 급히 자루를 땅에 내려놓고 자루를 각기 푸니
12 그가 나이 많은 자에게서부터 시작하여 나이 적은 자에게까지 조사하매 그 잔이 베냐민의 자루에서 발견된지라
13 그들이 옷을 찢고 각기 짐을 나귀에 싣고 성으로 돌아 가니라
형제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요셉의 청지기가 베냐민의 자루에 요셉이 쓰는 은잔을 감추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것입니다.(1-2절)
베냐민을 가리키는 ‘그 청년’은 히브리어로 ‘하카톤’,
즉, '가장 작은 자' 혹은 '가장 어린 자'를 뜻합니다.
요셉의 의도를 알아차린 청지기는 막내 베냐민의 곡식 자루에 은잔을 숨깁니다.
밤새 이어진 연회가 끝나고, 길을 떠나던 형제들은 쫓아온 요셉의 종들에게 붙잡힙니다.
“너희가 어찌하여 선을 악으로 갚느냐
이것은 내 주인이 가지고 마시며 늘 점치는 데에 쓰는 것이 아니냐
너희가 이같이 하니 악하도다”(창 44:4-5)
요셉이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상황이 전개됩니다.
형제들은 총리가 주재한 만찬에 초대받아 놓고 그가 아끼는 은잔을 훔칠 사람은
자기들 중에 있을 리 만무하니 다 뒤져 보라고 강변합니다.
“우리 자루에 있던 돈도 우리가 가나안 땅에서부터 당신에게로 가져왔거늘
우리가 어찌 당신의 주인의 집에서 은 금을 도둑질하리이까
당신의 종들 중 누구에게서 발견되든지 그는 죽을 것이요
우리는 내 주의 종들이 되리이다”(창 44:8-9)
안타깝게도 스스로 판 무덤이 너무 깊었습니다.
은잔이 베냐민의 자루에서 나오고 형제들은 넋이 나가 옷을 찢고 요셉이 있는 성으로 끌려갑니다.(13절)
그들이 자신의 도덕성을 의심받고 발끈하는 장면은 언제나 우습고 볼 때마다 슬픔을 안깁니다.
그들은 ‘사고로’ 자신들 수중에 들어온 불로소득을 자진 반납한 양심적인 사람들이며,
자기들을 후대한 애굽 총리의 물건을 훔칠 만큼 저급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옳습니다. 형제들은 괜찮은 사람들입니다.
요셉의 살인 모의, 약취와 인신매매 행위의 공범인 점만 빼면 그렇습니다.
우리는 다를까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 8:7)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아무 말 못 하고 조용히 떠나갔던 그들처럼
우리는 모두 ‘의인인 동시에 죄인인’ 존재로, 용서받은 죄인으로 여기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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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는 내 허물을 능히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입니다.
나를 숨은 허물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