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의 대표 음식 돼지국밥. 해운대시장 안 돼지국밥은 푸짐한 양이 특징이다. 사진은 '할매김밥돼지국밥'의 국밥 상차림 모습.
영화 감상도 식후경. 좋은 영화 못지않은 즐거움을 전하는 맛난 음식을 만나 보자. 부산국제영화제의 중심 해운대의 맛집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부산 하면 돼지국밥과 밀면이다. 마침 해운대시장을 중심으로 돼지국밥집들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시장 안에는 '할매김밥 돼지국밥'을 비롯해 3군데의 돼지국밥 가게가 있다. 해운대역에서 바닷가로 가는 큰길 가에 '밀양 돼지국밥', '해운대 쌍둥이 돼지국밥', '부산 돼지국밥&수육' 등 대여섯 곳이 영업 중이다. 부산 시내 어디를 가나 맛볼 수 있는 '표준적'인 돼지국밥을 만날 수 있다. 좀 더 개운한 국물을 원한다면 해운대 신시가지의 '양산 돼지국밥'(051-703-3544)을 찾아보자. 여기 국물은 맑고 깔끔한 것이 특징. 이 일대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괜찮은 밀면 가게도 해운대 신시가지 안에 있다. '부산밀면'(051-747-5009)은 닭을 넣어 곤 육수로 유명하다. 덕분에 밀면 맛이 시원하다. 호텔 요리사 출신의 대표가 개발한 비법의 육수로, 돼지와 소 사골, 그리고 향신료와 각종 채소를 함께 넣어 만든다.
'남도'의 생선구이 정식.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근처에서 식사를 하려면 생선구이 정식을 판매하는 '남도'(051-905-9292)에 들러보자. 어머니가 정성껏 낸 밥상처럼 푸짐하고, 맛깔스럽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최상급 고등어를 솜씨 좋게 구웠다. 안주인의 손맛이 살아 있는 밑반찬도 밥도둑이다. 먹고 나서 속이 든든하고 편안하다.
'가미'의 초밥.
멋진 일식을 괜찮은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것도 부산의 장점이다. 센텀시티의 일식당 '가미'(051-746-5252)는 부산의 미식가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곳 중 하나다. 녹차에 삶아 초절임한 해삼, 불에 살짝 그을린 북방조개와 한우 채끝살, 참치를 비롯해 각종 회…. 듣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코스 요리의 면면이다. 가격이 1인당 5만원 선이라 더욱 반갑다.
'엘올리브'의 내부.
영화의 전당에서 수영강을 건너면 아주 운치 있는 건물이 하나 나온다. 부산 최고의 레스토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엘 올리브'(051-752-7300)다. 건축회사 대표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라 건물 내외부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크다. 부산 강서의 특산물인 갈미조개가 들어간 봉골레 파스타, 살짝 데친 문어가 들어가 일명 '문어 파스타'로 불리는 피오브나 파스타 등 '부산 냄새'가 물씬 나는 메뉴가 마련되어 있다.
'부산의 강남'이라 불리는 마린시티에 요즘 맛집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중식당 '도원'(051-742-3900)도 그중 하나. 일본과 대만에서 요리 공부를 한 화교 출신 주방장이 깔끔한 맛의 중국 요리를 선보인다. 횟집처럼 수조를 따로 마련할 정도로 해산물의 신선도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느끼하지 않으면서 맛난 중국 음식'이 상상 속의 맛은 아니라는 것이 이곳에서 확인 가능하다.
'도원'의 해산물 샐러드(왼쪽), '신흥관'의 사천자장면.
바닷가에서 해운대 스타일을 만끽하려면 해변의 맛집도 놓칠 수 없다. 미포의 '새아침'(051-742-4053)은 소박한 가정식 백반이 매력적이다. 벽면 한쪽이 연예인 사인으로 도배가 되어 있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치와 두부만 넣어도 칼칼한 김치찌개 맛이 제대로다. 짭짤한 양념을 뒤집어 쓴 생선구이도 인기.
해운대시장 맞은편에는 부산에서 제일 오래된 음식점인 '신흥관'(051-746-0062)이 있다. 1954년에 문을 연 이 곳은 해운대구청에 공식 등록된 음식점 '1호'다. 오랜 세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전설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매콤하면서 달콤 새콤한 사천자장은 부산 사람 입맛에 맞췄다. 탕수육은 달짝한 소스에 쫄깃한 고기 맛이 일품이다.
`테이블 포`의 봉골레 파스타.
달맞이언덕은 해운대의 자랑이다. 해운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음식점들이 너도나도 앞다퉈 문을 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테이블 포'는 이름처럼 테이블이 4개뿐인 작은 가게다. 언제나 기분을 흡족하게 하는 파스타, 주방장의 상상력이 듬뿍 담긴 스테이크를 먹어 보면 이 앙증맞은 가게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아델라 7'의 디저트들.
역시 달맞이언덕에 있는 '아델라 7'(051-714-7007)은 디저트를 전문적으로 파는 카페다. 직접 로스팅하는 커피를 비롯해 최고급 재료를 사용하는 케이크, 초콜릿, 쿠키를 선보인다. 특히 브런치로 나오는 깔끔한 샌드위치는 '폭풍 흡입'을 부른다. 시원한 통유리 창문에서 내려다보는 조망도 수준급이다.
`낙동농원`의 오리직화구이.
달맞이언덕에서 해운대 신시가지로 내려오면 수많은 음식점이 있다. 어린 오리만 사용해 잡내가 나지 않는 '낙동농원'(051-747-4116)은 일본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하다. 혹시 가족 단위로 영화제에 참여한다면 함께 가 볼 만하다. 예약은 필수.
'돈방석 양지물회'(051-752-0687)는 독특하게 소고기 양지 부분을 이용한 물회를 내놓는다. 양지를 얇게 썰어 회처럼 만들고, 양지 육수 얼린 것을 갈아 팥빙수처럼 밥 위에 올렸다.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