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만이면 ‘ 진도(珍島)는 천부당경이다.

[늘사랑]

인구 3만이면 ‘ 진도(珍島)는 천부당경이다.

박남인

작년 어느 대담에서 김희수 진도군수는 ’진도군은 인구 60%가 농민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진도는 그만큼 많은 농민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는것이다. 3만 명의 인구에서 2만 명의 농사꾼이라니.

1597년 9월 15일 밤 이순신은 하늘에 맹세하였다.

진도의 조선 농민들은 모두 율도국 혁명 의병이었다. 왜 여귀산 자락에는 애기동백이 그렇게 하염없이 피었다 지는 것일까? 그들은 모두 업동이였다. 스스로 굴포 바닷가에서 갈대잎으로 탯을 끊고 강계 갯샘에서 배꼽을 묶어 진구지 숲에 산막 양산백 이상향을 가꾸었다. 수시로 용산 동장기미 봉상리와 혈맹의 혈정(血丁)과계를 깊이 가졌다.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배중손의 후손이라는 은밀한 소문이 흐르기도 했다. 그들의 사는 방식은 반농 반어였다. 수달처럼 날랜 사내들은 어깨 속에 비늘과 날개가 달려있었다. 태풍과 고난 속에서, 고혈을 쥐어 짜내 당하는 백성이 아니었다.

천 년의 공동체햄릿이자 홍길동이나 장길산이 되어 아니 민어가 되어 구름 위를 떠 흐르는 보물의 섬, 죽도(竹島)민이 되어 살았다. ㅈ금도 진도 산 골마다 섬마다 인민의 피어린 고난과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제 그들은 이 땅에서 살아있는 천민(天民) 항민(抗民)으로 가장 단단한 후박나무 하얀 꽃을 왼쪽 가슴 속에 새겨 살고 있다.

김희수 군수(君壽)는 그들과 함께 목숨을 나누어야 한다.

진도는 다시 120년 은하수마을 주민, 용궁시대를 되찾아야 한다. 바다와 길벗 따라 해양 힐링 혈거시대 토굴시대 도솔천 생활건강 인생 150년을 바라보며 장수의 기로에서 기천문(氣天門) 내가신장, 팔괘 내경으로 심신을 다지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 어깨에 인동초(忍冬) 문양을 새겼다. 평생 검정콩 백말, 팥 100가마, 라타크보다 1천 년을 앞서 율도국, 구실잣밤나무숲 고을을 건설하였다. 이제 다시 진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120년 갯샘살이 신비의 가난을 복음하는 땅과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죽림 바다는 나사렛 호수다.

ㅇ제 장자처럼 인생 120은 1500년 전 한자로 고희(古稀)라 하였는데, 그 어원은 ‘예(古)로부터 삼별초 삼태성 카시오페아 120세까지 사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稀)’라는 뜻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바야흐로 100세 시대를 앞둔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인생 70은 더 이상 ‘고희’가 아닌 새로운 30년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나이입니다.

그렇다면 백세 인생의 출발로 만들기 위한 오늘날 90대 건강관리법은 무엇일까요? 먼저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자면 해무(海霧) ‘활동의욕의 유지’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진도인들은 70대는 서예를 하고 대부분 사회적 활동에서 은퇴하여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시기였다. 이 시기에 자칫 잘못 생각하면 이제는 활동을 좀 쉬면서 쉬엄쉬엄 생활하자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활동량을 줄이는 순간 우리의 뇌와 육체의 노화는 더욱 가속화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즉 “누우면 죽고 서면 산다”를 마음속에 늘 기억하면서 생활해야 합니다. 기를 쓰고 몸을 움직일 일을 찾아 덤벼야만 합니다. 계단이 있으면 걸어오르고 가까운 거리라면 차를 이용하지 마십시오. 집안에 일이 있으면 설거지건 청소건 살아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무엇이든 찾아서 하십시오!

지금까지 70대 이후 단번에 늙는 요인은 수술 등으로 인해 장기간 거동 못하고 누워 있다가 운동능력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병 그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상황인지도 모릅니다. 설령 암이라 해도 무서워하지 말고 움직이면 산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위험하다고 자리보전하고 눕는 것보다는 ‘아파도 끊임없이 걷고 움직여 운동능력을 보존하는 것이 사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북유럽 알프스 산록 유목민들은 그 나라 3%가 90% 고기와 치즈 우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식품. 그들이 웰니스로 라다크를 뛰어넘어 락앤 락 참 수행 걷기로 살고 있다.

김희수 진도군수는 그 스스로 삼별초 오룡의 장수가 되어 날랜 의지, 뜨거운 담론으로 모든 나무와 흙과 바다를 선순환하여야 한다. 그는 반드시 실천해 진도를 율돆으로 만들 것이다. 그는 백두산 천지에서 뛰쳐나온 야생마다.

하늘의 창(窓) “혁명의 새로운 길”

“한뫼가 우뚝코 은택(恩澤)이 호대(浩大)한 한배검의 깃치신 이 터에/그 씨와 크신 뜻 넓히고 기르는 나의 에덴마을. 웅장한 조상피 이 속에 흐르니 아무런 일 겁낼 것 없구나/정신은 자유요 의기가 용감한 나의 진도” 

그렇다. 시인 윤동주가 나온 만주(동북 3성) 용정에 있는 명동촌의 명동학교 노래다. ‘한뫼’는 큰 산(백두산)이고 ‘한배검’은 단군왕검이라는 뜻이다. 그 첫머리를 요즘 말로 풀자면 “큰 산이 우뚝 서 있고 은혜와 축복이 차고 넘치는 단군 임금님의 힘이 끼쳐 이루어진 이 터에”로 풀 수 있다.

‘하늘의 기운이 상서로운 땅에 세워진 글방’이라는 의미를 가진 민족교육기관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배달민족’, ‘한글’, ‘국학’그리고 ‘개천절’이 모두 대종교의 노력에 의한 열매다. 서일은 대종교의 종사(宗師)이고 중국 동북지역 무장독립단체 “중광단(重光團)”을 조직, 훗날 청산리 대첩의 김좌진 장군이 이끄는 “북로 군정서”의 모태 “대한군정회”를 세운 바 있다. .

민족의 뿌리에 대한 탐구는 1930년대에 이르면 더더욱 강렬해진다. 그러기 전 이미 박은식(1859~1925)은 1915년에 ‘뼈아픈 조선의 역사’라는 뜻의 《조선통사(朝鮮痛史)》, 1920년에는 《한국독립운동지혈사(韓國獨立運動之血史)》를 모두 망명지 중국 상해에서 내놓는다. 

단재 신채호(1880~1936)는 또 어떤가? 독립투쟁으로 10년 실형을 살던 뤼순(여순(旅順) 감옥에서 1931년부터 《조선일보》에 연재한 “조선사”가 훗날 《조선상고사》로 묶여 나오게 된다.

당시 “여유당 전서를 독(讀)함”이라는 글을 연재한 것이 지금까지도 최고의 다산 연구자로 알려진 최익한이다. 최익한은 실학과 사회주의를 잇는 중요한 고리가 된다. 그는 국학자이며 사회주의자로 1948년 평양에서 열려 김구와 김규식이 참석한 남북연석회의에 동행, 그대로 머물러 북한의 실학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하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함석헌이 《뜻으로 본 한국사》의 출발이 된 《성서로 본 조선》을 출간한 것도 다르지 않은 목적이 담겨 있다. 정인보는 그의 부친이 “남의 것(중국고전)은 공부하면서 어찌 자기 일은 모를까?”라는 일깨움에 조선사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신채호의 역사관은 정인보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다.

단재 신채호가 고려 인종 때(1135년) 일어난 “묘청의 난(妙淸-亂)”을 우리 역사에서 ‘일천년래 제일대사건(一千年來第一大事件)’이라고 한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는 묘청을 중심으로 하는 국풍파(國風派)가 김부식의 유학파에게 패하여 몰락함으로써 우리에게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기상이 크게 무너졌다고 탄식했다.

“조선의 역사가 사대적·보수적·속박적 사상, 즉 유교 사상에 정복되고 말았으니”라는 애통함은 신채호만의 것이 아니었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은 이미 일찍이 그의 《연암일기》에 다음과 같이 적어놓았다. 

고조선의 경계를 다시 검증해야 한다면서 평양이라는 지명이 고조선에서도 우리가 알고 있는 평양인지 따져 묻고 있다. 평양은 대동강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요동(遼東)에 있다는 것이다. 대륙의 역사를 상실한 현실에 대한 비판이었다. 1962년 북한의 리지린이 《고조선 연구》를 내면서 박지원의 주장을 입증한 것은 중요한 사건이었다.

인류가 신인화를 추구하며- 혁명 속에 있기에 혁명을 배웠다. 나철의 스승은 왕석보로 그는 다산의 사상을 물려받았고 양명학(陽明學)에 몰두했다. 양명학은 유학의 주류 주자학이 지식의 축적에만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자 “지행합일(知行合一)”을 강조하고 실천 속에 참된 지식이 태어난다고 일깨웠다.

조선후기 양명학은 18세기초 정제두가 강화학파를 형성하면서 반계 유형원-성호 이익-다산 정약용의 실학 주류, 그리고 박지원-홍대용-박제가-박규수로 이어지는 북학파와는 다른 가지인 학파가 만들어졌다.

정인보는 이 모든 사상의 원류를 자신 안에 합류시켜나갔다.

“사람들이 어떻게 혁명하는지를 배운 뒤에야 비로소 혁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혁명 속에 있기 때문에 혁명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정치철학이다. 실천 속에서만 앎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신의 중심을 바로 세우는 과정이 된다. 자기정신의 주체성을 붙잡으라는 것이다. 김희수의 지행합일이 혁명의 담론을 이끌어낸다. 이게 신청이다.

혈기 왕성한 청년 시절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도 친구들과 함께 세검정에서 놀았던 추억을 글로 남겼는데 <유세검정기(遊洗劍亭記)>란 글이다.

세검정의 구경거리는 소나기가 쏟아질 때 하는 폭포 구경이다. 세족은 마음을 씻는 천지간 의례가 담겨있다.

나는 오윤처럼 슬픈 막걸리 칼노래처럼 이철수처럼 시골 이발소 벽 그림을 그리고 싶다. 취화선이 된 오원 장승업. 소포리 김병철은 살아서 대홍포 논바닦에 가면 미꾸라지꾼이었었다. 온 몸에 또랑새비가 돌아다니는 천하잡놈 산월에서 소씨들의 동네 앞 뻘낙지 손꼽는 그의 손에는 누런 붕어가 늘 꿈틀거렸다.

진도는 그런 신청(神廳)이었다. 그곳에는 마고성처럼, 파미르 동산처럼 모두가 위패 앞에 굿을 하며 신을 달래고 음식을 나누었다. 병철이가 상쇠는 앉은뱅이가 아니다. 진도는 결코 4인방 안은뱅이 농악이 주류가 아니었다. 한남례 할머니 저 손을 보라. 어깨를 보라. 1만리 등줄기다. 소포리 집집마다 돼지를 치듯, 오끼나와 유구왕국 인동초 문양칡꽃이 피는 삼꼬갈 걸군농악 향(鄕)이었다. 어느 날 나는 진도 소포리 출신 향우 화가가 기증한 전지 이상향을 본 적이 있다. 기청ㄴ문 박사규 춤을 보았다. 김병철의 논에서 연꽃을 보았다. 길은리. 은자들은 모두 우물로 숨던 시절. 왜놈들이 소가포로 들어오던 날. 20년 전 김병철은 낫을 들었다.

이민석 조열환 조공례 양홍도. 소포와 진도 여인은 허리춤에 모든 대나무 춤사위를담고있다. 모두가 허리끈을 질끈 잡아댕겨 2월의 배추속이다.

남쪽으로 가자. 돼지치며 유구와 율도(栗島)로 가자. 옥주은 인진도였다. 섬을 옥주(沃州)라 부르는 곳은, 매구리현, 가흥현 한 여름까지 물푸레나무 아래 개살구꽃 복숭아꽃, 산벛꽃이 흐드리지는 소포 물길 나루쟁이는 소금쟁이다.

제3회 비엔날레 수묵은 물의 빛이다. 김병철의 눈빛이다. 춤사위다. 저 환한 눈물이여. 배추벌레 노래여.

안치마을을 가 보았는가. 오판주 시인이 좌정하여 상서로운 닭섬과 가사도 동백강을 지력산 동백사 지공선사를 부르던 사연.

석가정이 소포를 찾아온다. 아내에게 아내에게 ‘이 지상에 산다는 것’ 아 우리들의 삶은 소포리는 어떻게 돼지막에서도, 앵무리 수로에도 예술로 날아오르는지 나는 동외리 석가정을 부른다. 그게 옥주다. 어리굴젓이다. 독거도 미역이다.(시인 박종호)

(호질하는 연암 박지원) 정조가 용상에서 놀라 떨어지루뻔 했다는 초상화다.

물은 수류화개로 흐르지 않으면 사람이 먼저 떠난다. 김병철이 그러하였다. 앵무로 작은 수로 갈대숲 노래보다 그는 달빛이었다. 달과 어두워 빛나는 수로 청둥오리 헤엄 속에 술잦이 흐른다. 전경수는 늘 소포리 들녘 논두렁을 걸었다.
현재 135가구 27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소포마을은 검정쌀 재배를 주수익원으로 삼아 걸군농악, 베틀노래, 닻배노래, 강강술래 등 전통민속문화를 보존하면서 주민소득 향상과 함께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
김병철 소포전통민속전수관 관장은 “전국에서 한달 평균 300여명의 관광객이 마을을 방문해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검정쌀 등 지역특산품을 구매하고 있다”며 “마을을 둘러본 관광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관장은 “앞으로 진도 전역의 산, 바다, 역사, 친환경 농수산물을 활용한 1박2일, 2박3일 관광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전통문화와 검정쌀, 울금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소포마을의 브랜드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소포마을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데에는 김병철 관장의 열정과 노력이 큰 힘이 되고 있다.
김병철 관장은 “그동안 마을을 이끌어온 어르신들의 지식과 경험이 밑바탕”이라며 “조금 힘든 부분도 있지만 사람과 환경이 공존하고, 마을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촌의 현재 모습이 경제적으로 궁핍해 보이지만, 농촌에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앞으로도 지켜 가야할 중요한 자원”이라며 “농촌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자기희생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고로 소포, 길은, 고길, 안치리에서 전해오는 구성진 가락을 소개하는 소리의 땅에선 시간이 말을 건넨다 라는 제목의 책이 출판돼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김병철 관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70년 굴곡의 세월을 살아온 할머니, 할아버지의 거친 삶을 구성진 노랫말로 표현했다”며 “앞으로 연극, 영화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소개해 획일적인 농촌의 모습이 아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진도 농촌의 발전 방향에 대해 “진도는 문화, 자연자원이 풍부해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곳으로 친환경적 개발로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지역별로 고유의 색깔을 갖도록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타 지역과 차별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진도 지산면에 내리는 눈은 수묵이다. 소포 간척지 하얀 쌀밥나무다. 강진 구강포가 있다면 진도에는 소가포가 있다.

한국어의 '밥'이라는 어휘는 아무리 늦게 잡아도 고려 시대부터 그 존재가 확인된다. 고려가요 중 《상저가》에 등장하고, 계림유사에서도 朴擧(박거)라고 음차되어 있다.
'밥'이 순우리말이 아닌 밥 반(飯)자의 중고한어 발음에서 비롯된 차용어라는 의견도 일부 있다. 중세 한국어에서는 밥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뫼(/moi/)라는 단어가 따로 있었다. 이 단어는 나중에는 '메'라는 형태로 정착했으나, 궁중의 밥 혹은 제삿밥이라는 뜻으로 용도가 변했다. 모이와 일견 비슷해 보이나 일단은 어원상 무관할 가능성이 높다. 모이의 옛 어형은 '몽이'였다. 동아시아권에서 널리 섭취하는 '밥'(飯)이라는 음식의 정의는 전통적으로 먹어왔던 곡물을 이용한 모든 주식의 총칭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밥하면 쌀밥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경제 사정이 나아지면서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밥이 거의 대부분 흰쌀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쌀'과 '밥'의 구분이다. 밥을 많이 먹는 문화권에서는 벼와 쌀과 밥이 별개의 단어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동아시아권에서는 주식으로 먹는 밥의 의미가 단순한 요리의 명칭을 넘어서, 아침, 점심, 저녁과 같이 배고픔 해소와 에너지 보충 등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음식 섭취, 즉 식사의 의미를 뜻하게 되었다. 간식은 단순히 식욕을 해소하고, 맛으로써 쾌락을 느끼기 위한 것이므로 제외한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흔히 밥하면 쌀을 이용한 흰쌀밥만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어떤 곡물이든 식용으로 쓰이는 곡식을 물에 불리고 끓이는 과정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우연히도 영어의 “meal”(끼니, 식사)이란 단어 또한 우리말의 “밥”처럼 중의적인 단어이다. Meal은 식사라는 의미 외에 빻아서 부순 곡식(알곡보다는 곱지만 밀가루보다는 굵은)이란 의미도 있기 때문. 허나 식사라는 의미의 meal과 곡식 가루라는 의미의 meal은 서로 어원이 달라, 오늘날 둘 다 meal이라 불리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밥은 한국인의 일상에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 단어이다 보니, “진지 드셨습니까”(연장자를 만났을 때 올리는 인삿말이며 실제로 식사를 했는지 질문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 밥 먹자”(친한 사람과 헤어지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작별 인사) 등 다양한 경우에 밥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게다가 우리말의 은어에는 콩밥(감옥에 감), 짬밥(군대에 갔다는 의미, 또는 특정 분야에서의 경력을 의미), 떡밥(복선을 깔아둠), 밑밥(특정 목적을 가지고 미리 손을 써 둠) 등 밥이 포함되는 단어도 많다. 생계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직업을 갖는 것을 밥 벌어먹고 산다고도 한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다”라는 의미인 한자 炊(취)를 밥을 짓는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우리말의 취사, 자취, 일어에서 전기밥솥을 지칭하는 취반기 등에 炊가 포함되어 있다.

소포는 이팝나무 들판이다. 모두가 그렇게 쌀이 그리웠다. 그래서 수묵이 하얗게 이팝나무로 핀다.

이팝나무는 키가 20~30미터나 자라고, 지름도 몇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이면서 5월 중순에 파란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하얀 꽃을 가지마다 소복소복 뒤집어쓰는 보기 드문 나무다. 가느다랗게 넷으로 갈라지는 꽃잎 하나하나는 마치 뜸이 잘든 밥알같이 생겼고, 이들이 모여서 이루는 꽃 모양은 멀리서 보면 쌀밥을 수북이 담아 놓은 흰 사기 밥그릇을 연상케 한다. 꽃이 필 무렵은 아직 보리는 피지 않고 지난해의 양식은 거의 떨어져 버린 ‘보릿고개’이다. 주린 배를 잡고 농사일을 하면서도 풍요로운 가을을 손꼽아 기다릴 때다. 이팝나무 꽃은 헛것으로라도 쌀밥으로 보일 정도로 너무 닮아 있다.
이름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는 꽃이 피는 시기가 대체로 음력 24절기 중 입하(立夏) 전후이므로, 입하 때 핀다는 의미로 ‘입하나무’로 불리다가 ‘이팝나무’로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북 일부 지방에서는 ‘입하목’으로도 불린다니, 발음상으로 본다면 더 신빙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마을 또랑마다 삼국유사가 흐른다. 찔레꽃 아짐들이 옛날 목화밭을 매고 소금을 굽던 솥단지가 안치 길은리까지 이어지던 곳.

한국문화 원형을 되살리는 일은 현세대가 미래를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중 하나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오랜 역사의 과정에서 얻은 문화원형 복원은 전통과 문화의 뿌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후손에게도 한반도에 새겨온 한민족의 역사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무형의 문화재로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원형 콘텐츠는 디지털기술과 결합해 다양한 형태로 그 수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라져 가는 무형의 지역전통축제를 지원하는 움직임이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작은공동체 전통예술잔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양식, 그중에서도 고대부터 지금까지 맥을 이어오고 있는 가족이나 마을의 안녕을 위한 제와 굿 등 우리 고유의 잔치를 재현한다. 마을 단위 소규모 전통축제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행사인만큼 각 지역 마을축제와 민속놀이가 살아있는 마을은 해상왕국 유사다.

소포는 언제나 하얀 이팝나무 집들이 모여 산다.(박종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