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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에서는 앉아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의 몸은 점점 약해지고 경직된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짬짬이 ‘오피스 요가’를 하는 것이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시연 수리야 임은주
그간 지루하고 힘들었던 팬데믹 터널도 어느덧 서서히 걷혀 가면서 우리 일상도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빠르게 환원되고 있다. 학교며 관공서며 기업이며 일부 또는 전면 형태로 시행됐던 재택 근무는 다시 직장이란 제한된 공간 속 대면의 일터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일터로 향하는 직장인들의 발걸음도 한층 분주해졌다.
네덜란드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즉 ‘놀이하는 인간’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일을 해야 한다.
수많은 일들이 모여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창조됐다. 한데 일은 자기가 하고 싶을 때에는 즐겁고 기쁨을 느끼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괴롭고 고통스럽다. 즉 일은 조건과 환경에 따라 고통도 되고 기쁨도 된다. 심지어 형벌로까지 여겨지기도 하고 반대로 보람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이중성과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 상반성을 갖고 있다.
일은 사람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만든다. 그러나 휴식 없이 너무 일에 빠지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일을 하면서 적당히 쉬어야 능력이 회복되며 일할 의욕이 생기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그럼에도 현대 직장인들은 일에 대한 중압감과 스트레스가 너무 커 스스로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트레스는 업무와 인간 관계, 성과 등에 치여 사는 현대인의 삶에서 필수 불가결하다. 특히 신체적 긴장과 압박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까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때로는 적당한 스트레스가 신체의 면역력을 키워 주는 등 건강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하지만, 이런 것들은 기업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직장인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결국 직장의 업무 능률까지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아드레날린과 코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정상적인 생리 작용을 방해해 여러 가지 신체적인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직장 내에서는 대부분 앉아서 일한다. 많은 현대인들은 자신의 선택이든 아니든 간에 여기에 익숙해져 있는 바, 이로 인해 운동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신체는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기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몸은 점점 약해지고 경직된다.
게다가 사무직이라면 대부분 체격에 잘 맞지 않은 의자에 종일 웅크리고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목을 쑥 내밀어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이러니 어깨와 목, 등이 무겁고 몸도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면 육체적인 긴장을 경험할 때가 종종 있을 것이다. 일이 주는 압박감과 요구 사항들을 잘 처리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정신적 긴장감도 생길 수밖에 없다.
긴장으로 가득 찬 긴 하루 끝에 어깨뼈 사이와 목의 통증, 등 부위의 뻣뻣함, 눈의 통증까지 느껴지며 심지어는 탈진 상태까지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어깨와 목을 풀고 온몸의 균형을 잡아 주는 운동이 일상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그럴 시간도, 그럴 장소도 마땅치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상황을 감안해 내놓은 것을 이른바 ‘오피스 요가’라 칭한다. 스트레칭, 지압, 마사지, 걷기, 호흡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오피스 요가’는 아무 데서나, 어떤 시간에도 가능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옷을 갈아입을 이유도, 특별한 도구가 필요한 것도,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점심 식사 후, 혹은 커피를 마시는 동안, 그것도 아니면 지하철을 기다리거나 거리를 걷는 동안에도 짬짬이 할 수 있다. 또 화장실 갈 때와 엘리베이터를 탈 때, 사무실에서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도 가능하다.
회사에서 맡은 일이나 직위가 무엇이든 간에 대개는 앉아서 일을 한다. 서 있든지, 앉아 있든지 바르지 못한 자세는 피로를 유발하고 건강에 좋지 않다. 그런 자세로는 근육이 불필요하게 움직이고 뼈와 인대가 긴장하며 호흡과 혈액 순환, 소화가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바르게 앉고 바르게 서야 한다.
“바르지 않은 자세만으로도 등과 허리의 통증, 두통, 어깨나 목의 뭉침, 피로, 다리나 발에 쥐가 나는 증세, 소화 기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하지만 심지어 자신감과 같은 심리적 요소에까지 영향을 준다. 그래서 신체 활동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고르라면 나는 어떠한 운동보다 바른 자세를 꼽는다. 서거나 앉거나 잠을 잘 때조차도 자세를 어떻게 취하냐에 따라 다음 날 통증이나 피로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바른 자세는 무의식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운동, 어쩌면 하루 24시간 지속하고 있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코어 근육의 균형을 잡아 주기 때문이다.”(이경미)
바르게 잘 앉는다는 것은 척추를 곧게 세우고 골반을 의자 중앙에 위치시켜서 몸 상체의 무게가 골반으로 받쳐지는 자세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 몸은 편히 쉴 수 있다. 잘 앉는다는 것은 온전히 안정적이고 균형 잡혀 있으며, 가지런히 잘 유지되고 있으면서도 이완되고 있는 상태이며, 몸의 어떤 부위에도 불필요한 긴장이 덜 미치는 상태이다.
“바른 자세란 몸의 무게가 균형 있게 배분되어 있는 것으로 서 있을 때와 앉아 있을 때 좌우가 기울어지지 않고 우리 몸에 원래 있는 척추의 C자형 곡선(목과 허리에 들어간 부위) 2개가 잘 유지되는 것이다. 앉아 있다면 양발이 바닥에 놓여 있고 양쪽 엉덩이에 무게가 고르게 전달되는 게 느껴져야 한다. 등은 곧게 펴지고 어깨는 앞으로 말리지 않고 뒤로 편하게 놓여 있어야 한다. 서 있다면, 무릎이 과하게 펴지거나 하 않고 살짝 구부러진 자세로 양쪽 골반과 다리가 고르게 무게를 감당하며 서 있어야 한다. 두 자세 모두에서 목과 허리가 앞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완만한 C자형 곡선을 유지해야 한다.”(이경미)
매일 하는 운동도 좋지만, 어쩌면 일상 속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운동보다 더 우선적이고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일정 시간마다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며 뭉쳐 있는 근육을 풀어 주는 스트레칭 등의 ‘오피스 요가'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서 근무하는 것은 척추에 좋지 않고, 하체 근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두뇌 회전을 둔하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서서 일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조치다. 최근 종영한 ‘대행사’라는 TV 드라마에서도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들에게 사비로 앉거나, 때로는 서서 일할 수 있는 기능성 책상을 구입해 주는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신체 균형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며 자가 조절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기 점검 없이는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도 자세가 쉽게 흐트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생활 속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늘 깨어 있으며 수시로 스스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심신 건강은 바른 자세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 밖에 ‘오피스 요가’라고 하면 의자에 바른 자세로 앉기부터 시작해 두 손 깍지를 끼고 머리 위로 기지개 켜기, 목의 피로 풀기, 손과 발의 피로 풀기, 어깨 피로 풀기, 허리 옆구리 피로 풀기, 척추 앞 뒤 옆으로 숙이기, 척추 좌우로 비틀기, 눈의 피로 풀기, 심호흡 하기, 어깨와 목 주무르기 등이 있다.
더 나아가 ‘물라반다’라고 하는 항문 죄기, 계단에서 발끝으로 서서 종아리 자극하기, 점심 시간 이용해 잠시 걷기, 출퇴근길 계단 오르내리기 등 생각해 보면 일상 속에서 짬짬이 할 수 있는 간단하고 쉬운 운동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정신없이 돌아가는 직장 내에서도 짬짬이 하는 ‘오피스 요가’는 구성원의 심신 건강을 유지하고 직관력을 복구할 수 있게 해주는 평정의 오아시스가 될 것이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펀(Fun) 경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신나게(Fun) 독특하게(Unique) 보살펴라(Nurturing)’는 뜻이다. 직원들에게 활력을 줘서 즐겁게 일하게 하자는 경영 방법이다. 재미를 삶의 에너지로 바꿔 사원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 창의력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이기도 하다.
이럴 때 ‘오피스 요가’를 통해 쾌적한 심신 상태, 좀 과장해 ‘오피스 니르바나(열반)’ 상태까지는 안 되더라도 어느정도 직간접적인 기여를 할 것임에 틀림없다. 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스 비트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척도가 물적 자원에서 인적 자원으로 전환됐다’고 말한 것은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인간의 창의력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기업 풍토 조성이 그만큼 절실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환자는 환자 노릇만 한다’는 말이 있다. 환자가 될 원인 제공을 본인이 평소에 의식 중이나 무의식 중에 행한다는 얘기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옛말도 있다. 또 비커 속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온도를 올리며 가열해 가면 그 변화를 못 느끼고 있다가 결국에는 삶겨 죽고 만다는 우화도 있다. 조금씩 조금씩 그런 장애 요소들이 축적돼 가다가 어느 순간 인체에 과부하가 걸려 큰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다. 별도로 시간을 내 운동을 하는 것도 좋겠으나, 그렇지 못할 때에는 그 대안으로 이런 짬짬이 운동, 짬짬이 스트레칭, 짬짬이 오피스 요가가 필요하다. 조직 구성원의 복지를 위해 체력 단련실, 명상실, 세련된 휴게실(음악치료·향기 요법·족욕·안락의자 시설을 갖춤) 등을 운용하는 직장이나 사업장도 늘어나고 있다.
모 제약회사가 사용한 ‘체력은 국력이다’라는 문구처럼 조직 구성원인 사원이 건강해야 회사가 산다. 즉 체력은 사력(社力)이다. 끝으로 모든 직장인들의 생활 자체가 ‘오피스 요가’이기를 바라는 염원도 담아 본다.
[오피스 요가/최진태]
역질이 기승부린 팬데믹도 걷혀 가고/마스크 쓴 비대면도 대면으로 환원되니/사무실 한정된 공간 일터임이 확연하다
일한다는 그 자체가 삶의 과정이련만은/과하게 무리하면 과부하 걸릴 수도/적절한 근무 환경은 스스로가 만들기를
온종일 컴퓨터 앞 앉아서 하는 일 등/갖가지 직업병을 초래하게 하는구려/자신의 몸 신경 쓰면서 지혜롭게 헤쳐 가세
손목이며 발목 부종 눈의 피로 어깨와 목/그중에 바른 척추 제일로 신경 쓰세/간단한 스트레칭이 예상 외로 도움되오
코티솔 아드레날린 스트레스 호르몬임/이런 것들 날릴 수 있는 탈출구 필요하오/간단한 오피스 요가 각자 맞게 찾아보길
출퇴근 시간 등도 지혜롭게 활용하세/점심 후 산책이며 계단을 오르는 등/짬짬이 시간 내어 잠시 잠시 몸 움직여
생활 속 바른 자세 유지하기 쉽지 않죠/잠시만 방심하면 부적절한 쏠림 현상/부단한 모니터링은 심신 건강 균형 돕네
세상에 거저 없다 노력하고 힘쓴 만큼/뿌린 대로 거둔다는 카르마 인과 법칙/‘늘 항상 깨어 있으라’ 심신 건강 지켜보며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gi7171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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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 기자(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