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자: 2023년 11월 20일~24일(월~금)
♣ 숙소: 삼양동 원당봉 북쪽자락 양옥집 2층
♣ 참석자(8명):
-한라산(5명): 이정 강영구, 초포 소종섭, 송원 장용관, 양우 정상범, 후묵 채희묵
-올레 18~19코스(3명): 석계 송명수, 청안 양완식,백사 조운제
♣ 탐방코스:
제2일: 한라산(성판악~정상~관음사)/올레길 18~19코스,
성판악탐방안내소(06:50) - 속밭대피소(08:23) - 사라오름갈림길(09:16) - 진달래밭대피소(10:17~40) - 백록담(11:44) -평상쉼터(13:10, 컵라면) - 삼각봉대피소(14:09) - 구린굴(16:31)-관음사탐방안내소(17:02)
산행거리 : 18.3km, 10시간11분
성판악→진달래밭(7.3㎞)→정상(9.6㎞)/정상→삼각봉대피소(6㎞)→ 관음사지구야영장(8.7㎞)
http://rblr.co/on4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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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은 5시 일어나 바쁘게 움직인다. 아직 따뜻한 햇볕이 간간이 내리쬐어 소춘(小春)이라고도 불리는 소설(小雪) 하루전이다. 오늘같이 포근해서 쓰는 말일 것이다.
보우가 하나 둘 일어난다. 주방에서 누른지를 한솥 끓여 밥그릇에 퍼 놓았다. 반찬은 깍두기와 갓김치. 누른지도 김치도 맛있다. 반찬이 여럿일 필요없다. 혹시 몰라 꾸역꾸역 힘껏 밀어넣었다.
윗세오름팀은 탐방길을 올레길로 바꾸겠단다. 그러면 여유가 있다.
6시 10분전 콜택시에 전화를 했다. 받지를 않는다. 아직 출근을 하지 않았단 말인가? 세 번째 전화에 받는다. 화북주공콜택시(064-756-9090). 3만원씩 택시 2대를 콜했다. 미터로 하면 20.2km로 18,800원인데 미터가 통하지 않는다. 사실 ‘22년 3월 남원에서 갔을때도 3만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 대는 5분후에 오겠다는 전화이고 한 차는 여성의 목소리로 3분 후 도착이란다.
6시 조금 지나 차로에 내려섰더니 벌써 와있다. 여성 운전자. 이정, 초포, 양우가 먼저 타고 떠났다. 금방 또 한 대가 온다. 송원과 함께 탔다. 택시비가 비싼 것 아니냐고 했더니 회사에서 그렇게 받는 것 기사는 잘 모르겠단다. 제주 택시요금이 어제 800원 올라 기본요금이 4,100원이란다.
제주 토박이인데 한라산을 그렇게 여러번 올라가지 않았단다. 첫째인 딸은 배드민튼 선수로 포천 대진대에서 활동하다 지금은 30살인데 사당에서 레슨을 하며 혼자 살고 있다고 한다. 세상이 험해 혼자 서울에 둔게 불안한데 젊은 사람이 제주에 살려고 하지 않으니 별수 없다는 것이다. 아들은 제주에 있다고 한다. 61세로 운전한지 15년 되었다고 한다.
35분만에 성판악주차장(해발750m, 도봉산:740m)에 내려준다. 탐방객들의 승용차가 주차장을 꽤 많이 메웠다. 집표소에 갔더니 QR코드와 신분증을 제시해달란다. 이정에게 전화했더니 바로 옆 탐방객쉼터에서 화장실도 가고 스틱도 꺼내는등 준비를 하고 있단다. 쉼터로 들어가 합류했다.
한라산은 수능이 끝난 다음날인 금요일(17일) 눈폭탄이 쏟아져 일요일까지 출입금지되었다가 월요일 길을 내고 해제해 화요일 탐방이 가능했다. 눈이 내린 한라산이다. 설산을 보게 된 것이다.
6시 50분 탐방안내소 입구로 들어섰다. 중무장을 했는데 영상의 포근한 날씨로 눈은 없고 물기가 많다. 평일인데도 탐방객들이 많다. 포근한 날씨에 해까지 나고 바람도 없어 탐방에 그만이다. 물이 찌걱찌걱 한다.
처음 반기는 것은 잎이 길쭉한 늘푸른 나무로 굴거리나무 군락지다. 가지 끝에 방사상으로 잎이 모여달린다. 눈을 맞아서 그런지 나뭇잎을 축 떨구고 있다. 줄기는 붉다. 제주도 민요 자탄가에 ’내 인생은 굴거리 나무인생, 밖으로는 넓은잎 휘날려도 속에는 피가 괴어있더라‘ 성판악 입구에서 펼쳐지는 이 군락지는 이런 피맺힌 사연이 있단다. 굿판을 벌이는 굿거리에서 나오지 않았나하는 추측도 한다.
10분도 채 가지 않아 희끗희끗 눈이 나타난다. 나무 수종이 변하듯 고도가 높아지면서 물에서, 물어름, 눈으로 변하는 것이다. 물과 어름이 범벅이 된곳은 미끄러지기 쉽다. 젊은 탐방객들은 계속 우리를 앞지른다. 결국 아이젠을 끼었다. 필자는 탈착이 쉬운 4발 아이젠이다.
송원은 젊은 체코 탐방객을 쫓아가며 말을 거는데 자꾸 달아난다. 결국 놓아줄 수밖에 없다. 눈계단도 지나고, 조릿대구간도 지나고, 삼나무구간도 나온다.
드디어 첫 대피소 <속밭>에 도착했다. 무인으로 아담사이즈다. 08:23~40/ 4.1km를 왔다. 대피소에 앉아 가져온 계란을 꺼냈다. 두 개 다 껍질을 벗겨 소금을 찍어 먹었다. 맛이 좋다. 물도 한모금. 단백질이라 더욱 좋을 것이다. 다른 보우들은 바나나도 먹는다. 밖에서 단체 인증샷도 만들었다.
이제는 눈이 더 많이 쌓여있다. 40여분 갔더니 1.7km 지점에 사라오름 입구다. 지난해 3월 발자국이 적은 오름에 다녀오는데 0.6km를 40분이나 걸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분화구 연못은 안개가 끼어 몽환적이었다. 이날은 주파하는게 목적이라 여유를 갖기 위해 생략. 입구 안내판을 배경으로 개인별 인증샷만 만들어주었다.
다시 눈길을 걸었다. 아이젠을 해 걷기가 편하다. 조금 가팔라졌다. 속밭까지가 쉬운 C코스라면 진달래대피소까지는 B급이란다. 송원이 조금 힘들어 할뿐 남은 4명은 잘 오르고 있다. 진달래밭대피소를 12시 이전에 통과해야 정상탐방이 가능하다는 표지판이다. 구상나무들이 간간이 나타나고 눈덮인 한라산 정상이 능선위로 살짝 내민다.
이번에는 별내서 왔다는 활달한 아주머니와 소통을 한다. 송원은 태능에서 왔다며 가까운 동네임을 알렸다. 육사가 태능에 있으니 말이다.
떡을 먹고 나오는데 울산에서 왔다는 아주머니들이 귤을 건네준다. 감사할뿐. 대피소 밖에서 단체인증샷을 만들었다.
이제부터는 난도 A급으로 마지막 바위지대는 더더욱 가파르다. 그대신 조망은 그만이다. 특히 하늘이 청명해 남쪽 서귀포 바다 멀리 조망이 된다.
하산하는 탐방객들에게 정상석 인증샷 찍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니 줄이 계속 길어진단다. 아무래도 먼저올라가 줄을 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명을 뒤로 하고 부지런히 올라갔다. 따라잡은 탐방객들이 깨나 된다.
아담한 외국 아가씨들이 그늘에서 쉬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아가씨들. 10일 예정으로 여행중이란다. 그렇게 오래 머물정도면 부자들일 것이다. 정상을 올라가고 있는중. 스낵을 벅고 있다.
이렇게 날씨가 좋다니... 눈은 쌓였고, 바람은 멀리 마실갔고, 해는 쨍쨍 나 있고 하늘은 흰구름뜬 파란 가을이다. 지난해 3월은 정상에 기다렸다 횡재를 했는데 이번에는 계속 날이 좋다. 비수기로서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순레자들의 줄이 저 아래로 길다.
조망을 해 가며 가파른 계단을 올라 너덜에 들어서니 줄이 길게 되어있다. 줄 맨뒤에 서니 11:45. 카톡에 알렸다. 30분 이상 걸려야 정상석 인증샷이 가능할 것같다. 여기저기 탐방객들이 앉아서 컵라면 등 배를 채우고 있고 백록담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만든다. 지난 해 3월과 거의 같은 풍경이다. 초포가 올라왔다. 12:12 기다리다 세 보우가 올라오지 않아 그냥 먼저 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