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10억 벌어~!
- 소개비 명목으로 돈 요구 -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 주의
'카카오톡'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성매매를 유도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단 3주 만에 10억여 원을 가로챈 신종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조건만남' 문자메시지를 미끼로 1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박모(51) 씨와 박 씨 손아래 처남 김모(45)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박 씨의 손위 처남 김모(55) 씨 등 국내총책 2명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장모(45) 씨는 지난 28일 밤 9시께 모르는 사람에게 '조건만남'을 광고하는 한 통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장 씨가 조건만남(성매매)에 응하는 답장을 보내자 상대방은 소개비 명목으로 한 은행계좌에 60만 원을 먼저 송금하라고 요구했다.
장 씨는 돈을 보냈지만 상대방은 송금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다른 은행 계좌를 이용해 돈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장 씨는 10차례에 걸쳐 600만 원을 보낸 후에야 사기란 것을 알고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신고했다. 해당 계좌는 바로 부정계좌로 등록됐다.
경찰 신고가 접수된 지 20여분 뒤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은행-경찰 간 부정계좌 동보시스템 경보가 동시 발령됐다. 박 씨가 마스크와 모자를 쓴 채 입금된 돈의 인출을 시도한 것이다. 박 씨는 출동한 인근 좌동지구대 직원에게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부산에 거주하는 박 씨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심야시간 인적이 드문 현금인출기에서 인출해 총책이 정한 계좌로 다시 입금하는 현금인출책 역할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박 씨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을 조사한 결과 박 씨는 지난 8일부터 28일까지 하루 1000만 원에서 7000만 원까지, 약 3주간 36차례에 걸쳐 12억4000만 원을 총책이 지정한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보이스피싱 국내총책인 카카오톡 아이디 '피융추길야간킬러'와 손위 처남 김 씨가 지시한 것이다. 김 씨 등은 퀵서비스로 박 씨에게 현금카드를 보내 돈을 인출하도록 시켰고, 손아래 처남 김 씨는 박 씨가 돈을 인출하는 동안 망을 보거나 운전하는 역할을 했다.
경찰은 중국에 이들 보이스피싱 총책과 콜센터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