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꿈으로 뒤숭숭한 내 등을 갑자기 살짝 건드리는 차가운 느낌에 나는 소리를 빽 지르며 뒤를 돌아보았다. 내 눈에 비친 시선에는 귀에 심한 타격을 입었는지 얼굴을 찡그리는 여학생이 있었다.
"어..언니.."
나의 언니는 갑작스런 동생의 음파 공격(?)의 영향에서 아직 덜 벗어났는지 미간을 찡그리며 여전히 귀를 후비고 있었다.
"어우... 지지배. 좀 불렀다구 고함을 치냐?"
"미..미안해. 꿈이 좀 뒤숭숭해서."
"꿈?"
"아.. 그니까... 에라, 말해봤자 뒤숭숭하지. 관둬."
언니는 픽 웃었다.
"싱거운 지지배. 그보다 너 계속 그러다가, 늦는다."
난 그제사 정신을 퍼뜩 차렸다. 잠자리 들던 그대로의 복장인 나. 하지만 언니는 이미 교복까지 다 차려입고 싱글거리고 있었다.
"유..유준! 이 치사한 지지배!"
나는 다시 소리를 빽 질렀고, 언니는, 아니 저녀석은 내 공격에 볼을 부풀렸다. 화가 났을 때 쓰는 버릇이다.
"뭐, 언니보고 지지배?"
"그래! 이 치사한 지지배야!"
나는 잽싸게 내 방을 빠져나갔고, 화가 솟았는지 언니는 신발주머니를 빙빙 돌리며 뒤쫓아왔다.
여기까지는 언제나 대로의 패턴이다.
"야, 유신! 너 거기 안서?!"
"언니 같으면 서겠냐!"
"안 때릴 테니까 거기 서!"
"그걸 어떻게 믿냐!"
"너 정말 말 안 들을래?!"
"내 입장 돼봐라, 그 말 믿겠나?!"
그렇게 언니와 약 10분간 실랑이를 벌이고, 나는 가까스로 살아남아(?) 등교할 수 있었다. 밤새의 뒤숭숭한 꿈으로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으로 학교 가는 길을 걷고 있었다.
또 그 골목이다. 그 골목에 도착하자 흠칫, 생각보다 몸이 반응하고 멈춰 섰다.
그 시체. 당황하던 소년의 눈. '뱀파이어'라는 말도 안되는 헛소리. 나는 그 생각을 잊으려 머리를 콩콩 쳤다.
"아냐, 바보 같은 생각 마, 유신. 어제 그건 꿈이야 꿈... 어우, 무슨 꿈이 이리도 시너지 효과가 크냐?"
투덜투덜, 나는 조심조심 주위를 살피며 골목을 통과했다. 조심조심.. 미친개한테 바보균 옮을라.
꽤 긴 골목을 지나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은 사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후우.. 역시 꿈이야, 꿈!"
이미 중천에 뜬 해는 눈부시게 밝았고, 나는 활짝 웃었다. 안심이 되어 가능한 활짝 웃을 수밖에 없었다.
...가만. 가만 있어 봐.
중천에 뜬 해..?
나는 웃고있던 입가를 그대로 어그려뜨렸다. 이런....... 이건 혹시...
"지, 지, 지각이다!!"
젠장, 좋기는 뭐가 좋아!! 나는 있는 힘껏 학교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이게 다 빌어먹을 꿈 때문이야!!
"세이-프!"
나는 교실 문을 드르륵 열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7시 50분까지의 데드 라인! 시간은 대충 47분 정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아, 하아. 살았다. 내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아직 죽어라 뛰고있는 가슴을 진정시키는데 누군가가 다가와서 내 눈높이에 시선을 맞추었다.
"늦었네?"
후아... 깜짝이야.
"말도 마. 어제 꿈이 뒤숭숭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단 말야."
"하하, 개꿈이냐?"
녀석이 웃다가 주위의 시선을 의식한 탓인지 입을 조신하게 가렸다. 지지배가 이쁜척하긴. 우우.. 재수야.
8시. 어쨌든 다행히도 평범한 아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선생님 오신다!"
"어제 처리한 뱀파이어는 바빌론 일족이었습니다."
고해성사라고 하던가.
검고 긴, 다리를 모두 가리고 발까지 파묻어버리는 사제복을 걸친 소년이 깍지를 낀 손으로 벽을 등지고 말을 탁 던졌다.
흔히 그러하듯, 곧 벽 저편에서도 대답이 튀어나왔다.
"샤마쉬를 섬기는 자인가?"
들려오는 대답에 소년은 소매 사이로 거의 파묻히다시피 해 손가락만 살짝 보이는 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아는 바는 없었다. 그랬기에 소년은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거기까지는.."
잠시 저편에서 '흐음'하는 신음 섞인 탄성이 새어나왔다. 그 소리에 움찔, 소년의 어깨와 머리칼이 약간 움직였다.
"처리는 문제없었나?"
소년은 나지막히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양손의 집게손가락 두 개를 서로 뱅뱅 돌리며 난처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봐야 벽 저편의 목소리에게 표정이 보일 턱이 없었지만.
소년의 복잡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편의 목소리가 다시 채근해왔다.
"대답이 늦잖아."
달리 무슨 할말이 있을까. 머뭇머뭇, 소년은 다시 한번 푸욱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긁적,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행동을 하며 소년은 주섬주섬 말을 주워섬겼다.
"저..그게.."
소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며 보이지도 않는 사람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대화가 끊겼다.
"……."
"……."
잠시동안의 어색한 침묵. 벽을 사이에 둔 두 목소리가 마치 바다 속으로 미끄러지듯,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골치 아프게 되었군."
"그러게 말입니다."
저쪽에서 어색하게, 골치아프다는 오라를 풀풀 풍기며 침묵을 깨자 소년도 난처하다는 듯한 표정 그대로 입가를 씰룩거리며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
"별 수 없군. 선택해야지. 제거하겠나, 보호하겠나?"
"...하아... 선택의 폭이 너무 좁잖아요."
"자네 뒤치다꺼리 하는건 나·란·말·일·세."
목소리가 힘주어 한자한자 또박또박 말했고, 소년은 부르르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소년은 무력한 것을.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소년은 그 시점에서 '저 능글맞은 늙은 너구리'라는, 최근에 가장 처음 배운 욕설을 마음속으로 가득히 퍼부었다. 도리머리를 강하게 치며 혀를 빼물어 보였다. 물론 '메롱'이라는 말까지는 차마 입 밖에 담지는 못했지만.
달리 무슨 할 말이 있을까. 그저 한숨만 내쉴 따름이지.
"그보다 준비하게. 아까 23구역에서 제보가 들어왔거든."
....망할 늙은이.
소년은 이를 부드득 갈며(물론 안들리게) 서둘러 의자에 걸쳐놓았던 검은 사제복과 검은 장갑을 주섬주섬 챙겼다.
-통칭 23구역 - 인천 부근
"하아..."
소년은 머리를 북북 긁었다. 상당수의 사제복 차림 사람들이 모여 있었지만 이리저리 사태 수습만 하고 있는걸로 보아, 목표는 내뺀 모양이겠다. 주위가 잠시 소란해지자 소년은 그쪽으로 시선을 살짝 돌렸다.
"괴...괴물!! 끔찍한...괴, 괴물!"
혼이 반쯤은 나간 모양이다.
희생자는 여자.
희생자 앞의 남자는 오열도, 통곡도 하지 않았다. 공포로 인한 지독한 패닉상태에 빠져 허우적거릴 따름이다. '괴물'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마치 고장난 레코드 판처럼. 소년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뭔가 지독한 트라우마에 정면 충돌한 기분이다.
"어떻게 된 겁니까?"
"보다시피."
벽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던 '늙은 너구리'가 다가왔다. 능숙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그는 은발에 짧은 은색 수염을 가진 훤칠한 러시아 인으로, 창백한 살결에 검은 안경이 잘 어울리는 중년 남자이다. 중후한 멋을 풍기는 것이 젊었을 때는 여자 좀 울렸으리라, 라고 자화자찬하는 이상한 늙은이다. 신부 주제에!
"쯧쯧, 안됐군."
어이, 혀를 차는 것은 한국인만의 특권이라고! 소년은 자신도 따라하게 될 것 같은 기분에 서둘러 입을 막았다. 대신 약간 멍한 표정으로 투덜거렸다. 그래봐야 허탈한 웃음만 튀어나왔지만.
"헤에, 바빌론 쪽인가 봐요? 어제 잡았는데?"
"그놈들이 한둘인건 아니었겠지. 하지만 예상외인걸. 이건 고삐 풀린 망아지 같잖아."
"근데 말이죠. 뱀파이어가 낮에도 활동할 수 있는 타입은..?"
"뭐, 자네와 같은 타입이지. 아, 낮도깨비라고 하던가?"
아까부터 어쩐지 토속적인 표현을 즐기는 듯한 어투에 소년도 덩달아 피해자처럼 지독한 패닉에 빠져들었다. 보너스로 온몸의 오한까지도.
소년은 확신했다.
'부, 분명히 즐기고 있어!'
"그보다, 솔(Sol)."
"마, 말씀하세요."
신부가 나이답지 않은 장난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솔의 정신은 아직 패닉 상태였지만 몸이 웃음에 먼저 반응하고 부르르 오한을 일으켰다.
이를 앙다물며 나는 주위를 살폈다.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충분하다. 나의 육감은 숨어있는 적이라도 문제없이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조용했다. 낌새도 없다.
우리를 가둬두고 움직이지 않는 건가? 아무런 낌새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럴 리 없는데... 가만, 설마...
뭉클거린다. 공간이 뒤틀린다. 상하도 없다. 좌우도 없다.
갑자기, 갑자기 주위가 천천히 솟아났다. 뭉클뭉클, 마치 흙으로 만든 인형이 솟아오르는 듯. 상하좌우 할 것 없이 솟아오르고, 하늘에서 땅으로 고드름처럼 솟아났다. 이건...
"SHIT!"
공간 자체가... 변형?! 이 공간 자체가 '적'이란 건가!
뭉클거리면서 솟아난 '적'들의 크고작은, 모양도 제각각 부정형의 개체 수는 이미 헤아릴 수 없이 증식하고 있었다. 어두워서 형체를 알아볼 틈도 없었다. 그저 수만 대충 짐작할 따름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자신 혼자만이 그 왜곡된 공간에 갇혀버렸다는 점. 거치적거리는 그 보호대상이 없다면, 자신은 싸우기가 약간은 수월해진다. 바보가 아닌이상 그 여자는 도망갔을테고, 이런 공간을 펼치는 데 힘을 소모하고 있는 적은 일단 그녀를 쫓을 수 없다.
이 공간을 깨뜨리고 이기면 괜찮은거고, 설사 갇혀버린다고 해도 그 여자가 도망가기에 시간은 많다. 갇힌다해도 곧 지원군은 올 것이다.
싸우면 돼. 마음껏 싸우면 돼. 살아남으면 된단 말야!
나는 오른손의 주먹을 힘껏 쥐며 뒤로 천천히 당겼다. 장갑이 내 손아귀의 엄청난 악력에 반응해 천천히 투박한 금속 재질의 건틀릿으로 변해간다. 손등을 보호하는 금속 보호구에 새겨진 음각의 문자는 [WALMON'K]. 손등에서 약간 넓게 퍼져나간 금속 판넬에서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수증기가 분출되었다.
"Get on!!"
한국어를 쓸 정신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그 정신을 지배하는 건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다. 조금도 몸은 변하지 않았건만, 그의 눈동자는 각각 진 푸른색과 녹색으로 '타올랐다'.
-고함이 터져나온다.
어깨를 들어올린다.
허리를 펴고 돌린다.
굽힌 팔꿈치를 편다.
팔을 내뻗는다.
주먹을 내뻗는다.
"으라아아아!!!"
내뻗어진 팔과 주먹, 그와 함께 뻗어나갔다.
터져나간 고함과 함께 터져나갔다.
검은 공간을 집어삼키는, 암흑의 공간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강대한 '검은' 힘이!
그 상공 위를 정지 비행중인 헬기 한 대가 있었다.
헬기에 타고 있는 사람은 총 세명. 아까의 신부와 헬기를 조종하는 파일럿. 그리고 수녀복을 개조한 듯한 검은 롱코트를 입고 안에는 역시 개조한 수녀복 같은 옷을 입은 웬지 욕구불만에 차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있는 한명의 여성.
"움직인 건가, 바빌론의 잠든 왕이."
신부는 웬지 신부답지 않은 시가를 태우며 항공촬영 중인 모니터를 주시했다. 이상은 없었다. 적어도 보통 사람의 눈에는.
하지만, 여기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기에. 공간의 왜곡 현상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특별한 사람'이었기에.
그의 눈에 보인 것은, 왜곡된 공간이 무리하게 요동치며 불안정하게 뒤틀리는 현상이었다.
"으음. 공간 왜곡 대 공간 왜곡인가? 흥미롭군"
신부는 천천히 시가를 내려놓았다. 흰 면장갑으로 가려진 자신의 손을 마치 다른 물건을 보듯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툭, 불붙은 시가가 떨어졌다. 신부는 구둣발로 시가를 짓이겨서 불을 꺼트렸다.
"지원할까요?"
"으음. 역시 이대로 가둬 두는건 좋지 않아. 잠자는 자를 깨운 건 유감이지만 저 왕은 죽은 자를 깨울 수 있거든."
신부는 입안에 담아뒀던 독한 담배연기를 푸우, 뿜어냈다. 회색 연기가 열려진 헬기 도어를 향해 빠져나가서, 프로펠러의 공기에 휘말려 형체도 없이 말려들어갔다.
"일단은 두고 보도록 하자구."
"욱.."
온몸의 힘이 모두 빠져나간 느낌이다. 힘차게 뻗어진 주먹에서 검은 기류가 터져나간 직후, 그 팔이 떨궈져 땅을 향했고, 무릎에 힘이 빠져 설 수도 없었다. 그 말 그대로, 온몸의 힘이 모두 빠져나가 털퍼덕, 몸이 쓰. 러. 졌. 다.
'발뭉'을 사용한 직후, 무리한 출력량에 버티지 못한 몸이 탈진해버린 것이다. 거친 호흡. 언제나 느끼지만 왜 이렇게 내 몸은 무력한 걸까.
뭉클뭉클.
힘겹게 고개를 돌린 내 눈에 비춰진 것은 산산조각나고 만신창이가 되어 걸레가 되었건 놈들이 육체를 수복하는 모습이었다. 공간 왜곡으로 놈들이 존재하는 '공간'자체를 왜곡시켜 버렸는데... 어떻게...
-여기는 내 공간이다. 이상할 것 없지.
마치 그 물음에 대답하듯, 뭉클거리고 나타난 덩어리가 천천히 육체를 수복시켜면서 말했다. 윤곽이 잡히고, 거무튀튀한 색의 손이 수복되고, 짧게 자란 머리칼이 수복되고, 온몸을 감싼 검고 긴 롱코트도 수복되었다. 육체가 완전히 구축됨에 따라, 사념으로 말을 하던 놈이 입을 씰룩거렸다. 하지만 입으로 말한다고 생각되지 않는, 어색한 대화였다.
"공간 왜곡 능력. 역시 치명적인 능력이야. 내가 한순간이나마 네가 왜곡시킨 블랙홀.. 아닌가. 웜홀인가. 여하튼 그 안으로 빨려들 줄은 몰랐다. 어쨌든 이런 치명적인 능력이 둘이나 될 필요는 없겠지. 내가 구축한 '궁전'이 맘에 드는가?"
"대단한... 악취미군."
스멀거리며 입 밖에 내뱉은 말. 놈은 웃었다. 아니, 웃은게 맞는건가? 얼굴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왼얼굴의 입 끝만 살짝 움직인, 부자연스러운 웃음이었다.
"그게.. 네가 불러낸 네 신하들이냐?"
"'샤마쉬의 그늘'에 있던 자들이랄까. 뭐, 네 말도 맞긴 하지. 지금 내 아래에 있으니 내 신하이긴 신하이다."
"아아.. 그런가."
점차 몸이 회복됨에 따라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놈의 눈에 호기심이 살짝 어렸다. 그래서 웃음으로 답해줬다.
"라이칸스로프라는거, 대단히 괜찮은 몸이더라구? 사지가 잘려나가도 금방 나오던데, 이 정도 탈진이야. 하지만 또 쓰러지는 건 내 쪽에서 사양이니, 이번에는 훅이 아니고 잽으로 상대해줄게."
양 주먹을 살짝 쥐고는 앞으로 붕붕 흔들어 보였다. 그 자는 부자연스럽게 목을 뒤틀어보였다. 아마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려나? 그는 천천히 오른손을 뻗었다.
"그럼 어디 스파링이나 해 보라구."
그와 함께 뭉클뭉클, 수도 없이 꿈틀거리던 놈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공간 균열 관측. 왜곡과 왜곡이 중첩됨에 따라서 공간의 균열이 관측됩니다."
"으음.."
"그나저나 저 여자 뭡니까? 보통 사람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건데, 왜 저리 멍하게 앉아있는거죠?"
요원은 아직도 패닉 상태에 빠져 멍해진 신을 지목해 말하고 있었다.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 하긴, 일을 방해받은 셈인데 불쾌한 건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일반인 보호에 이미 끼어들어버렸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여자를 옮기는(?) 것은 좋지 않다. 더군다나 시간은 많이 지체된 상태. 솔의 발뭉에 장착된 수신기에 나타난 수치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물론 라이칸스로프 타입인 솔의 체력은 무시될 수 없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왜곡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유다, Me가 나가겠다니까?"
신부 뒤에서 아까부터 투덜거리던, '델'이라는 짧은 이름의 여자가 말했다. 같은 사제복인데도 웬지 모르게 개방적인 느낌의 사제복을 입은 델은 투덜거렸다.
첫댓글 오오 흥미로워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