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건강을 생각하는 시니어 여행객에게 겨울은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영하를 가리키는 추운 날씨도 버겁고, 눈길이나 빙판길도 위험 요소이기 때문이다. 겨울철 여행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알맞은 여행지가 2010년 한방엑스포를 개최한 한방의 도시 제천이다. 도시 곳곳에 한방 힐링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 약초시장, 체험장 등이 자리해 한방 힐링 여행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한방 힐링 체험을 할 수 있는 티테라
그중에서도 최고의 장소는 티테라다. 카페지만 한약재로 만든 한방차를 마시고, 나만의 맞춤형 건강차를 만들고, 한약재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로 정신과 육체의 피로를 풀 수 있다. 대부분의 카페가 젊은 친구들 중심인 데다 음료도 커피가 주종을 이뤄 시니어 여행객의 취향에 잘 부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티테라는 몸에 좋은 한방차가 메뉴를 채우고,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아로마테라피 체험을 할 수 있어 시니어 여행객에게 적격이다.
티테라에서 아로마발마사지를 받고 있다.
티테라는 ‘티(tea)’와 ‘테라피(therapy)’를 합친 말이다. 차를 이용해 몸을 치유하는 자연요법을 뜻한다. 티테라에서 선보이는 차는 제천 지역에서 생산된 한약재를 재료로 직접 만든 것이다. 이름도 재미있다. 청풍명월며녁키움차, 청춘지킴차, 걱정제로차, 퀵속풀이차 등 차 이름을 들으면 어떤 효능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청풍명월면역키움차는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감초, 당귀, 황기로 만들어 입안에 달달한 맛이 감돌고, 목을 넘어가면서 쌉싸름한 맛이 전해진다. 단맛은 감초, 쌉싸름한 맛은 황기의 사포닌 성분 때문이다. 감초는 약재가 지닌 독성과 쓴맛을 중화하고, 당귀는 보혈작용과 혈액순환 개선에 효능이 있다. 황기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데 효험이 있다. 다른 차들도 이름에 걸맞은 효능을 가진 약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신의 상태에 맞게 음미하면 좋다.
티테라에서 한방차를 맛보는 여행객
한방차는 고도로 농축한 한약 진액을 마시는 것과 같지만 한약과는 다르다. 색이 맑고 고와 보기에도 좋고, 향과 맛도 훨씬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각각의 차는 저마다 다른 한약재를 배합해 최적의 맛을 내기에 맛도 각양각색이다. 백년초, 오미자, 하수오 등을 넣어 구운 쿠키가 차와 함께 나온다.
한방차가 다소 무겁게 느껴지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과일차도 좋다. 내몸따뜻과일차, 내몸시원과일차 등은 바나나, 블루베리, 파인애플, 히비스커스 등에 약재가 더해진다. 상큼한 과일차를 마시더라도 자신의 체질에 도움이 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티테라의 한방차
차를 마신 후에는 한방 아로마 발마사지를 받는다. 편백․로즈마리․오렌지스위트 에센셜 오일을 발에 뿌리고 발마사지를 받는다.
티테라 아로마발마사지에 사용하는 아로마에센스
발은 인체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곳으로, 마사지를 통해 자극하면 인체에 골고루 영향을 미친다.
티테라 아로마발마사지
마사지 전에 아로마 오일을 뿌리는 것은 살균 효과와 함께 피부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다. 짧은 시간이지만 발마사지를 받고 있노라면 피로가 말끔하게 가시는 것은 물론 몸이 개운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아로마오일의 향을 맡는 여행객
차도 마시고 아로마 마사지도 받았다면, 이제 직접 나만의 차를 만들어볼 차례다. 차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청풍명월면역키움차의 재료인 감초, 당귀, 황기를 정해진 분량만큼 덜어서 티백에 넣으면 된다. 각각의 분량은 3g. 티스푼으로 조심해서 덜어 담는다. 정해진 레시피가 있지만 자신의 체질과 입맛에 따라 감초, 당귀, 황기의 양을 조절해 진짜 나만의 차를 만드는 재미가 있다.
티테라에서 한방차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티테라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은 몸이 편안하다. 아로마 향 은은한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니 마음까지 여유롭다. 차 만들기 체험장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카페와 체험장까지 거리는 5m 정도에 불과하다. 몇 걸음만 걸으면 되니 힘들 겨를이 없다.
티테라 한방차 만들기 체험 재료
제천한방엑스포공원
제천이 한방의 도시임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장소다. 한방엑스포를 개최했던 장소에 한방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한방생명과학관, 국제발효박물관, 약초판매장 등을 조성했다.
우리 땅에서 나는 약재가 전시된 한방엑스포공원
한방생명과학관에서 의학의 역사, 한의학의 원리 등을 살펴보고 한약 제조 원리를 체험한다. 약초판매장에서는 한방 화장품과 약초비누 만들기, 경락 발마사지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한방엑스포공원의 한약 제조 체험
2층 약초탐구관은 해외 기증 약재, «동의보감»에 실린 약재를 전시해 약초의 종류와 효능을 보여준다.
약초판매장 1층에서 경락 발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청풍호
청풍호의 겨울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서정적이다. 겨울 호수를 감상하기 좋은 곳은 청풍문화재단지다.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의 문화재를 한곳에 모아 조성했는데, 선사시대 고인돌부터 고가, 관아 등 볼거리가 많다. 고가에는 집주인이 사용하던 생활유품 1,600여 점이 옛 모습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청풍호
청풍호 자드락길도 좋다. 제천의 청풍호 물길 100리 중 호수를 중심으로 수려한 경관을 따라 걷는 길이다. 총 7개 코스로 나뉘는데, 그중 2코스 정방사길이 절집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능강계곡 입구에서 오르는 길은 경사가 30도 정도로 가파르지만 포장된 길이라 승용차로 편히 오를 수 있다. 정방사 원통보전 앞 마당에 서면 정면으로 청풍호와 호수를 둘러싼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청풍호자드락길에서 내려다본 청풍호
명가박달재
명가박달재는 한방과 한우가 조화를 이룬 약선소갈비찜을 내놓는다. 몸에 좋은 음식을 내는 약선음식 전문점답게 모든 음식을 천연조미료로 맛을 낸다. 대표 메뉴인 소갈비찜은 16가지 한약재를 달인 뒤 천연조미료를 첨가해 숙성시킨 소스를 사용한다. 한약재 향이 강하지 않고, 간이 짜지도 맵지도 않아 먹기 좋다. 식당 입구에 천연조미료 만드는 재료를 전시해놓고 있다.
명가박달재의 한방소갈비찜
능강솟대문화공간
청풍호가 내려다보이는 산자락 아래 기러기와 오리가 떼 지어 하늘을 난다. 날개를 퍼덕이는 새들이 아니라 나무로 깎아 만든 솟대다. 솟대는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기러기나 오리 등 새를 높은 장대 위에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능강솟대공간의 솟대 작품
능강솟대문화공간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역임한 윤영호 작가가 만든 솟대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입구에 놓인 ‘ㅎㅁㅅㄷ(희망솟대)’가 말해주듯, 솟대 하나하나에 우리의 꿈과 희망이 담겨 있다.
능강솟대공간의 솟대 작품
산야초마을
매년 만 명 이상 다녀가는 인기 있는 농촌체험마을이다. 인기 비결은 산에서 나는 약초다. 각종 약초를 이용해 두부와 떡 만들기, 아궁이 불 때기, 장작 패기 등의 체험을 진행한다.
체험마을로 인기가 좋은 산야초마을
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산야초마을 옆 약초생활건강에서 몸에 좋은 약초주머니, 약초베개, 약초비누, 약초화장품, 약초차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가장 간단한 약초 체험은 약초주머니 만들기다. 잘게 썬 고수, 황기, 정향, 당귀 등을 적당량 모시주머니에 담아 예쁜 복주머니에 옮기면 완성된다. 쌉쌀하면서도 은은한 약초 향이 머리를 맑게 해 방향제로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