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올리는 내가 서툴러서 글읽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첨부파일 다운받어 읽으시면 편합니다.*********************
1. 들어가며
수험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합격자들의 합격수기를 읽고 마음을 다잡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읽었던 합격수기들에는 수험생활 전반에 걸친 마음자세, 공부방법 등이 상세히 적혀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 수험기가 그 합격수기들보다 참신하고 새로운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합격수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조금 두렵기도 하고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제 수험생활을 돌이켜 보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는 외무고시의 양상을 반영하여 제 수험기를 써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제가 수험생활 중 겪었던 실패, 무모한 혹은 도움이 되었던 시도 등을 발판으로 저보다는 조금 더 나은 수험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1차 준비
사실상 2006년부터 시작된 수험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마 1차의 고비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06년 2월 처음 치른 1차 시험에서 헌법을 제외하고 평균 커트라인보다 근 10점이 낮은 점수로 떨어졌습니다. 그때는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터라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사실 불안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2006년 여름,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과 함께 PSAT 스터디를 만들어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하루에 4~5문제씩 풀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PSAT 문제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몰랐기 때문에 PSAT에 친근감을 갖기 위한다는 목표에는 어느 정도 부응했던 것 같습니다.하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직관으로 풀어야하는 PSAT의 성격에 비추어본다면 4~5문제를 천천히 풀어보는 것보다는 20문제정도를 시간에 맞추어 풀어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도 20문제 혹은40문제를 시간에 맞춰 풀어볼 것을 권해봅니다. 단, 풀이할 때에는 자신의 사고과정을 꼼꼼히 되짚어보고 자신이 왜 틀렸으며 왜 이것이 정답인가 등을 천천히 고민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06년 여름에 시작된 1차 스터디는 스터디원들의 사정으로 인해 늦가을에 끝이 났습니다. 결국 혼자서 1차 시험 준비를 하게 되었는데 나름대로는 시간에 맞추어 학원모의고사를 하루에 2과목 정도씩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잘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에서 4~5분을 지체하기 일쑤였고 문제가 마음에 들지않는다는 핑계로 중간 즈음까지만 풀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한 습관 탓인지 2007년 1차 시험에서 또 낙방하게 되었습니다. 커트라인과의 점수차는 좁혀졌지만 과연 이 시험이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마냥 회의에 빠져있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에 정면돌파를 한다는 마음으로 2007년 12월 같은 독서실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1차 스터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독 나만 뒤처져 낭패를 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함께 시작한 스터디였지만 1차를 무사히 넘기게 해준 고마운 스터디였습니다. 우선 12월에서 1월에는 매일 하루에 2과목씩 시간에 맞춰 문제를 풀고 다음날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문제를 중심으로 한과목당 30분가량 스터디원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2월달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아침 8시부터 시작하여 매일 3과목씩 풀고 해설을 간단히 마쳐 2차 과목 공부시간을 확보했습니다. 사실 시간을 책정하여 문제를 풀고 간단한 해설을 하는 이러한 스터디 방식은 참신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문제를 많이 푼다고 저절로 실력이 향상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80분간 최고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습관, 시간관리능력, 긴박한 순간에 대처능력 등을 향상시켜 제한된 조건 하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내는 연습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이러한 평범한 방식을 지닌 스터디에서 상당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요령의 향상만으로도 점수가 올라갈 수 있으며 1,2점을 다투는 1차 시험에서는 이것이 합격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는 평균 10점 정도가 올라 70점대 초반의 점수를 받게 되었고 저와 같이 상당한 점수를 올린 친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연습도 실전처럼 항상 최선을 다하고 조잡한 문제라 생각되는 문제라 하더라도 설문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최대한 풀어낸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어느새 1차 합격이 눈앞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3. 2차 준비
(1) 영어
외시를 시작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있었다면 아마도 저의 부끄러운 영어실력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고시생활을 시작한 지 2년 반이 지난 지금도 영어실력은 여전히 부끄럽고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어를 잘 하는 방법보다는 제한된 수험기간동안 최소한 합격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는 방안에 대해 제시해보려합니다. 우선 저는 저에게 맞는 학원강사님이나 프로그램을 찾아 최소한 그에 따른 교재를 충실히 익히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선 정영한 선생님 강의를 동영상으로 꾸준히 들었습니다. 동영상 강의라 느슨해질 때도 있었지만 예습이 덜 된 상태에서는 수업을 듣지 않았고 수업을 들은 후에는 독해부분을 작문교재로, 또 작문부분을 독해교재로 다양하게 이용하면서 복습을 충실히 했습니다. 한때 정영한 선생님의 교재 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문제집을 사보기도 하고 강남의 어학원들도 고려해보았지만 많은 양을 본다고 해서 그것을 모두 소화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방황만 하다 갈피를 못잡고 그 핑계로 영어공부를 미루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정영한 선생님의 강의교재와 단어 & 숙어 정리노트( 평소 코리아 헤럴드나 IHT를 보면서 제 나름대로 정리해둔 노트) 를 주교재로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응용력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저는 막바지에 이렇게 반복한 주교재들을 스프링한 후 시험 한달 전부터 빠르게 두세 번 보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반복한 상태에서 시험에 임하니 필요한 표현들이 생생하게 떠오르게 되었고 에세이에서는 꼭 써보아야겠다는 표현들을 자연스레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영어과목에서 고득점하지는 못했지만 합격에 필요한 점수를 얻게 되었고 앞으로 영어공부를 함에 있어 일정정도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2)제 2 외국어 (일본어)
저는 어렸을 적 일본에 1년 반 가량 살았던 경험이 있었고 이로 인해 일본어는 영어보다는 조금은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부족한 영어실력을 일본어로 만회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해 일본어 공부에 소홀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특히 한자는 외워도 외워도 잊어버리는지라 하루에 30분씩 일본어능력시험 대비 문제집을 중심으로 제 한자실력을 점검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일본어를 하시는 분이라면 일요일 아침 학원의 일본어 강의를 추천합니다. 어중간한 일요일 오전시간을 이용해 수업을 듣는다는 게 뿌듯한 일 일 뿐 아니라 일본어식 표현과 다양한 기사거리를 접할 수 있어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수업을 꾸준히 듣고 그 수업교재만 숙지한다하더라도 일본어 실력은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막바지에 들어서는 약 1년분의 일본어 수업교재를 스프링하여 두세 번 반복해서 읽고 들어갔습니다. 많은 수험생들이 영어를 비롯해 제2외국어 시험에 임함에 있어 정리된 내용을 훑어보는 것에 커다란 의의를 두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외국어의 주제나 단어 등은 너무나 광범위해 전날 본 내용이 나올 확률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용할 수 있는 단어들을 머릿속에 살려두고 그 외국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문법구조에 조금이라도 머리를 적응시켜놓는다면 훨씬 더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어를 중심으로 말씀드려 다른 외국어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제2외국어를 하고 계시든 많은 양의 신문기사 혹은 책들을 보기보다는 한 교재를 반복해서 숙지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소 3번 정도 같은 지문으로 작문을 하고 점검하고 독해의 경우 꼭 필요한 표현이나 잘 외워지지 않는 표현들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두었다가 시간이 날 때마다 펴보는 작업을 되풀이했습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쌓여진 실력을 바탕으로 3, 4월에 개설되는 모의고사 강의로 최종점검절차를 거치는 것 또한 주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민혜정 선생님의 최종 모의고사 강의를 들었는데 이때 생각이 나지 않는 단어라 하더라도 사전을 찾지 말고 아는 단어로 최대한 써보려고 하는 배짱 그리고 실전과 같은 마음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인 단어들도 못써 빨간펜으로 온통 첨삭된 답안지를 받는 것이 결코 즐거운 일은 아니었지만 이때 느낀 뼈저린 부끄러움은 2차 시험을 위한 예방주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3)국제정치학
국제법에 비하면 암기할 내용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렇기 때문에 순발력이 발휘되지 않으면 좀처럼 잘 쓰기 어려운 과목입니다. 우선 저는 많은 양의 정보를 넣어 차별화하는 답안지보다는 기본적인 내용을 차근차근 써내려간 충실한 답안지를 지향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험생활을 시작한지 1년 즈음이 지나던 무렵 이상구 선생님의 GS-2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현대 국제관계이론과 한국’ 과 같은 기본서를 서너 번 읽었고 목차를 잡는 연습 또한 시도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산발적으로 흩어진 fact는 흐름을 갖고 이어지기보다 그저 나열되기 일쑤였고 기본적인 이론들을 현실과 접목하자니 이론의 어느 부분에서 현실과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지 난감하기만 했습니다. 그때 저는 기본서를 그저 읽기만 했지 기본이론이 어떤 가정을 바탕으로 어떠한 결론에 이르는지 그 일련의 과정을 숙지하지 못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 이상구 선생님 또한 많은 내용보다는 기본이론을 쓸 때 꼭 써야할 key word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설명해주셨고 이러한 과정에서 제 답안지에는 유독 이러한 주요 단어들이 빠져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극복하기위해서는 기본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다시 기본서를 꺼내 서너번 정도 빠르게 읽은 후 기본서의 내용을 명확히 쓸 수 있을만큼 간략히 그리고 명쾌한 연결고리로 생각해두는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박재영 교수님의 ‘국제정치 패러다임’ 책은 중간중간 어려운 부분이 있어 다 읽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이론적인 내용을 확인하는데 상당히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각 이론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정리해둔 목차를 보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확인한다면 이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그 후, 답안지 스터디를 하게 되었는데 답안지를 쓰는 과정에서 이러한 기본적인 내용 뿐만아니라 목차를 구성하는 데 나름대로의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순발력 또한 기본적인 내용에 바탕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국제정치학 1번, 구성주의와 신현실주의의 행위자와 구조의 관계에 대해 논하라는 문제와 같은 경우 처음에는 어떻게 써야할 지 막막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내용에 기초해 1.행위자가 구조에 미치는 영향, 2.구조가 행위자에 미치는 영향, 3. 쌍방의 변화가능성 이라는 목차를 구성했습니다. 참신한 목차는 아니지만 그나마 배점이 큰 문제를 세부목차로 나누어 정리한 덕택에 중언부언하지 않고 가까스로 패닉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모든 문제의 해법은 가장 기본적인 내용에 있는 것 같습니다. 답안지를 많이 써보면 기본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한 순발력이 향상되는 것 같습니다. 중목차를 구성할 시, 이론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서브타이틀을 써보는 연습을 해본다면 고득점 또한 노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4) 국제법
국제법은 저를 깊은 절망에 빠트리기도 한 무서운 과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공부량이 쌓인다면 안정된 점수로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고시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윤경철 선생님의 국제법 기본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한 과목 당 몇 장의 답안지를 써야하는지도 모르는 저희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국제법 답안지 10장을 쓰게 하셨습니다. 막 고시생활을 시작하던 차였고 고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성실한 인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꼬박꼬박 10장을 채우는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책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내용만 골라적고 잘모르는 내용은 엉터리로 적어내는 등 지금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때답안지를 적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했던 시간들이 국제법을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장이 섞인 얘기였겠지만 답안지 하나 미룰 때마다 수험기간 1년이 늘어난다며 거듭 강조하시던 선생님의 말씀이 오래토록 남아 내야할 답안지를 미루고 싶을 때 마다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수험생활 1년이 되던 시기, 1차에 떨어지고 겁 없이 안진우 선생님의 국제법 GS-3순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 3순환 문제를 받아들었는데 몹시 당황스러웠습니다. 비구속적 합의, 강행규범 등 익숙한 내용이라 생각했던 것이 막상 답안지를 적으려 하니 아무것도 기억나질 않았던 것입니다. 겨우겨우 맥락만을 쫒아 추상적인 답안지를 채우고 절망적인 기분으로 GS-3순환을 마쳤고 그때부터 국제법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서는 5번 정도 읽은 상태였기 때문에 순서대로 기본서를 읽기만 해서는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김대순저 국제법론책의 목차를 중심으로 점검하는 형식으로 공부를 해나갔습니다. 목차만을 보고 생각나는 기본적 내용을 스케치북에 간단히 메모하는 형식으로 점검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는데 처음에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빈약했던 내용이 차츰 살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답안지에 써내려가는 연습을 하면서부터 답안지틀이 잡히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모의고사에서 안정적인 점수를 얻게 되었습니다. 국제경제법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주요협정에 담긴 주요 조항들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기본적인 판례와 접목하면서 답안지 연습을 꾸준히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본다면 아무리 기본적인 문제라도 쓸 기회가 있다면 써보는 것, 이것이 기본적인 내용을 숙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또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제법은 기본적인 조문에 대한 암기가 바탕이 되어야 주장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핵심 조문들은 되도록이면 암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몇 개월 전에 암기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평소 조문을 외워보려고 하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이때 막연히 머릿속에서만 조문을 외우기보다는 소리 내어 혹은 연습장에 적어가며 틀린 부분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경제학
경제학과였던 저는 경제학에 대해 막연한 부담감을 안고 있으면서도 조금은 친숙했던지라 그만큼 충실하게 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막바지에 정리할 수 있는 서브나 정리노트를 만들어두지 않았던 터라 횡설수설하다 기본서만을 보고 들어갔습니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냥 그때 횡설수설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본서를 보았다면 조금 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선 많고 많은 학원 모의고사 문제에 너무 함몰되지 않는 것이 중요할 듯합니다. 물론 응용력을 기른다는 차원에서 그리고 시간관리능력을 키운다는 차원에서 학원 모의고사는 중요합니다만 어려운 문제풀이에 일희일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요즘 기출문제 추세로 보아서는 교과서에 나오는 연습문제, 이영환저 해설미시 혹은 최병권저 미, 거시 경제학 연습만으로도 충분한 연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직접 자신의 머리로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풀어보는 것입니다. 한 문제를 대하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된 과정을 거쳐 답을 도출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에서 소소한 계산이 나오면 뛰어넘어 버리는 습관을 지니고 있었는데 올해 2차 시험장에서 1번의 문제풀이과정 중 계산실수로 낭패를 볼 뻔한 경험이 있습니다. 비인간적으로 복잡한 계산이 아니라면 소소한 계산이라도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반드시 손으로 풀어보기 바랍니다.
외시생들의 또 다른 고민인 국제경제학은 의외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다른 과목들에 치여 국제경제학에 치중하는 외시생들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제경제학은 김인준저 국제경제학 교과서를 기본서로 보는 수험생들이 많기는 하지만 교과서 내용 중 불필요하게 어려운 내용이 수록되어 있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 때문에 교과서 자체를 등한시하고 학원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중 어떤 것이 필요한 부분이며 불필요하지 않은지 구분할 수 있기 위해 강사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수업을 듣고 기본서를 읽지 않는다면 뼈대만 있고 내용이 없는 불완전한 집과 같은 답안지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이상근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국제경제학의 기본뿌리를 강조하는 이상근 선생님의 강의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강의를 하셔서 뼈대를 튼튼하게 만드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떠한 강사님 수업이든 자신에게 맞는 수업을 골라 중심내용을 정리하여 뼈대를 세운 후에는 그것을 바탕으로 김인준 선생님의 책을 반복해서 읽는 방법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경제학 또한 사회과학이므로 나름대로의 논리를 바탕으로 서술되어 있으며 기본서에서 이러한 논리적 내용을 숙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3차 준비
3차면접 준비과정 중에 특히나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다른 이들 앞에 서서 말을 한다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 않았던 저는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기 앞서 말을 한다는 것 자체를 걱정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맘좋은 스터디원들을 만나 어설픈 말주변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시정해나가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2차 시험이 끝난 후 일주일이 지나 면접스터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의협상, 개인발표 그리고 개인면접 세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면접지침에 따라 모의협상 하루, 개인발표 및 개인면접 하루씩을 할애해 일주일에 3번, 3시간 가량으로 진행했습니다. 모의협상은 주로 양 진영으로 나뉘어 외교현안에 대해 협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개인발표 및 개인면접은 한사람이 발표 및 면접에 임하고 다른 스터디원들이 면접관이 되어 다소 압박하는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정작 실제 면접장에서의 분위기는 스터디때보다 느슨했기 때문에 한결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5. 나오며
2차 시험을 기다리며, 그리고 2차 시험을 치르고 최종발표가 나기까지 긴장되고 초조한 나날들이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2차 경험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제 답안지가 채점위원들에게 어떻게 읽혀질지 도대체가 감이 잡히지를 않아 더욱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시험이든 기본에 충실한 답안지가 좋은 답안지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제가 쓸 수 있는 내용만을 쓰고나왔습니다. 이제야 그런 답안지를 지향하려는 저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듭니다. 기본적인 내용을 항시 점검하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직시한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한때 저는 보기 싫은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려워 한동안은 기본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답안지로 써보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내용들을 숙지하지 못하고서는 좋은 답안지를 써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아프지만 기본 내용을 항시 점검한다는 자세로 일관했습니다. 꼭 필요하지만 하기가 두렵고 꺼려지는 일들을 먼저 해보세요. 아마도 그런 일들은 다른 수험생들에게도 똑같이 두렵고 어려운 일일 것 입니다. 비슷한 기본서에 비슷한 학원을 다니며 시험을 준비하는 경쟁자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이러한 일들을 차근차근 해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답안지를 쓰고 조문을 외우며 기본적인 내용을 점검하는 것 등 두려운 일들이 산더미 같지만 이런 과정들이 합격에 이르는 지름길이라 믿으며 묵묵히 하나씩 해결해나간다면 합격의 길은 멀지 않을 것입니다.
첫댓글 이렇게 수기를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
전 고등학생인데, 항상 그렇지만 수기를 읽고나면 막막해요.. 가능한건가요?어떻게 그렇게 많은걸 다 공부하고 준비하죠? 대학교 다니면서 어떻게 병행할수 있는지.. 정말로 고시촌에 들어가서 연락 모두 끊고 해야하는건지.
지금부터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거 같은데요 ^^ 그때는 모든게 막막해보일뿐이죠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