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보이려고 과하게 보톡스를 맞았다가 눈을 못감은 적 있다." 클론의 구준엽이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 보톡스 부작용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훈남' '완소남'이 대세인 요즘, 남성들도 성형수술을 해야 사는 시대다. 연예인 성형이야 더이상 새로울 게 없다. 재미있는 건 제 발로 병원을 찾는 일반 남성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 20대부터 50, 60대 중장년층까지 자신의 미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갖가지 시술을 받는 게 현실이다.남성 성형의 경우 단순히 '예뻐지기' 위해 성형을 하는 여성에 비해 뚜렷한 목적을 갖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남성들의 성형이 늘면서 '남성전용 성형외과'까지 성업하고 있을 정도. 여성이 대부분인 성형외과 문턱을 넘어서는 것 자체가 곤혹스러운 남성 고객들을 배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수영강사는 성기확대술-직업별로 달라
남성전문 비뇨기과서 성기확대술을 시술받는 남자들 중에는 유독 수영강사가 많다.
손바닥만한 수영복 한 장이 '유니폼'이다보니 아무래도 사이즈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게 이들이 털어놓는 '직업고충'.
한 비뇨기과 원장은 "크기가 너무 작은 탓에 콤플렉스가 있어 성기확대술을 받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전혀 문제가 없는 데도 본인이 원해 확대수술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특히 수영강사나 여성전용 유흥업소에 근무하는 남성들이 객관적인 크기에 상관없이 무조건 '우람하게 해달라'고 주문한다"라고 전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40~50대 전문직이나 기업체 고위 간부들은 돈은 많지만 수술할 시간적 여유가 적고 세대가 세대니만큼 과감히 얼굴에 칼을 대지는 못한다. 대신 간단하게 주름을 없애는 플라즈마나 어펌멀티플렉스, 제미니와 같은 주름전용 레이저 시술을 선호한다.
이마, 눈가 등의 주름은 물론 나이가 들면서 축 처진 피부를 다시 팽팽하게 살려주는 레이저 시술은 고가이긴 하지만 그만큼 효과가 좋아 경제력있는 중년남성에게 인기가 좋다. 이외에 주름진 부위에 합성물질을 채워넣는 필러시술이나 표정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없애주는 보톡스 주사 등도 시술이 간편해 선호된다.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은 여드름 치료에 적극적이다. 굵게 패인 여드름 흉터가 많으면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
사람을 많이 만나는 영업직 남성들은 피부톤을 맑게 해주는 IPL 시술을 많이 한다.
피부가 검고 기미 잡티가 있으면 인상이 험하고 어두워 보이기 때문이다. 레이저 시술의 일종인 IPL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으면서도 전체적으로 '뽀샤시'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크다.
수원 영통의 더웰스페이스 피부과 최규현원장은 "10년전만해도 피부과에서는 흉터나 일반 피부질환 환자를 제외하고는 미용성 피부질환 치료를 원하는 남성환자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남성환자 비율이 20~30%나 된다"고 밝혔다.
▶눈보다는 코
여성들의 경우 간편하고 인상을 바꾸는 효과가 뚜렷한 쌍꺼풀 수술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남자들은 눈보다는 코수술을 선호한다.
쌍꺼풀 수술로 인상을 바꿀 수도 있지만, 쌍꺼풀이 진한 남성은 '느끼하다'는 편견 때문에 눈 대신 코를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코가 '남성'을 상징한다는 속설도 그렇지만, 코가 오뚝하고 날렵해야 인상이 좋아진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쌍꺼풀의 경우 하더라도 "너무 굵지 않게 해달라"는 주문이 많다.
▶긴 얼굴 줄이고, 가슴도 작게 하고-별별 성형
남자들이라고 소심하게 이목구비만 손대는 건 아니다.
좀더 과감하게 얼굴틀을 바꾸거나 색다른 곳을 고치는 경우도 있다.
탤런트 C양이 받았다고 해서 지난해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한 양악수술은 남성들도 많이 받는 성형수술이다. 특히 주걱턱이 많은 한국 남성들에게 안성맞춤인 이 수술은 중안면부를 줄여줘 성형한 티가 나지 않으면서도 입체적인 인상으로 바꿀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아래턱 길이를 아예 줄이는 턱끝 축소수술인 'V라인 사각턱 수술'도 선호된다.
여성형 가슴을 수술하는 남성도 있다. 지방 축적이나 유선조직 발달로 인해 여성처럼 가슴이 비대해지는 '여성형 유방증'인 경우 정신적인 고통까지 겪을 수 있다는 것. 드물지만 이런 경우 남성적인 가슴으로 만들기 위한 수술을 받아 자신감을 되찾는다.
▶술, 담배는 적
성형수술을 받을 때 술 담배는 절대 금기다. 술은 몸의 면역력을 낮추기 때문에 수술 후 염증의 원인이 된다. 쌍꺼풀처럼 간단한 수술은 덜하지만 코 수술의 경우 염증에 민감해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술은 또 수술 후 부기도 오래가게 한다.
담배의 악영향도 비슷하다. 말초 혈관을 수축시키고 피부의 혈액순환을 저하시켜 상처 치유가 더뎌지고 부기가 오래 지속되고 염증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따라서 술, 담배는 수술 전후 최소 2주간은 안하는 것이 좋고, 수술종류에 따라 한달이상 금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시술을 받는 경우도 마찬가지. 남성은 피부층이 두껍고 피지분비가 여성보다 많아 수술 후 상처가 잘 아물지 않거나 염증이 생기기도 쉽다. 수술 후 지켜야할 주의사항을 여성들은 엄수하는데 반해 남성들은 잘 지키지 않는 경향도 많다. 때문에 전문의들은 남성이 수술을 받을 때는 여자친구나 부인 등 '여성 보호자'를 동반시킨 뒤 시술 후 주의사항을 동반여성에게 전달하고 꼭 지키게끔 유도하는 편이다.
/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