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겨울 서울대학교가 있는 동숭동 막걸리집에서 시인 고은이 대중음악평론가 최경식과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1933년생 동갑내기로 당시 36세. 그 자리에 최경식의 동생, 가수 최양숙(1937년생, 당시 31세)과 최양숙의 친구 김광희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최양숙은 1963년 데뷔한 가수로 서울음대 성악과, 김광희는 서울음대 작곡과 출신이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최양숙은 서울음대 출신 대중가수 1호로 불립니다.
술이 몇 순배 돌아갔을 때, 최경식이 고은에게 시 한 편을 낭송해 달라고 하자 얼마 전 한려수도에서 쓴 시 한 편을 흥얼거리게 됩니다. 타령처럼 읊조린 시를 듣고 김광희가 즉석에서 작곡을 하였고 이를 최양숙이 불러 봅니다. 이렇게 탄생한 곡이 '기쁜 일이면 저 산에 주고,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라는 가사가 들어 있는 <세노야>입니다. 이 노래는 훗날 양희은이 불러 공전의 히트를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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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나무" 카페의 지기님 글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