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월 광교산 정기 산행
집결일시: 2024, 3, 16 오전 10시
집결장소; 신분당선 광교역 1번 출구
산행코스: 형제봉, 비로봉 시루봉정상 법륜사
참석자: 희망과 용기, 산바람, 감자바우, 아톰, 아브믈, 알자지라, 꿈푸리, 왕눈이, 달라무
토요일 아침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섭니다. 마음도 발걸음도 즐겁습니다. 아니 그러겠습니까 혼자서도 그럴진대 마음이 넓은 분들과 자연의 품에 드는데요. 에구 집결지에 10분 늦었습니다. 지각한 상으로 산행기를 쓰라는 회장님의 엄명을 받았습니다. 아브믈의 제안에 알대장이 광교산으로 정합니다. 지도를 들여다 보니 청계산과 의왕시 그리고 수원과 용인 사이에 있습니다. 산의 능선이 매우 한적하면서도 완만하고 사이에 수목이 우거져 있어 산림욕을 하거나 당일코스로 오붓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니 기대가 됩니다.
광교시티아이아파트를 끼고 광교산 11코스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초봄의 광교산은 아직 머뭇거리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에는 이미 봄이 한창입니다. 여기 저기서 이야기 꽃과 웃음꽃을 피웁니다. 아브믈과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그는 언제나처럼 힘차고 긍정적입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우리는 힙들지만 묘하게도 편안함을 느낍니다. 과거도 미래도 없이 지금뿐이라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그러는 중 아톰이 거듭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고 미래는 막을 수 없다고 말입니다.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를 충실하게 즐기자는 의미로 이해해 봅니다. 왕눈공과 이런 저런 소식들을 나눕니다. 비로봉 주위의 나무들도 우리의 여러 소회들에 귀를 기울이는 듯 합니다. 요즈음 체중조절 중이라는데 건강하고 기백이 넘치는 왕눈공 멋집니다. 어느덧 비로봉에 올라섭니다. 망해정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는 육각정이 서있습니다. 신라시대 대학자 최치원이 젊은 날 이곳에 올라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후학을 가르치는 선비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곳이라고 합니다.
이제 광교산 정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중간에 데크 쉼터가 있어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각자 준비해온 점심을 돗자리 위에 펼쳐놓고 보니 온갖 종류의 진수성찬입니다. 난 달랑 편의점 김밥 하나인데 이럴 땐 눈치껏 알 대장의 맛난 샌드위치 한 조각도 먹고 아브믈의 달걀도 하나 먹고 가만 보니 컵라면 하나가 가운데 있는데 아무도 안 먹고 있습니다. 가만 보니 먹으려는 사람도 없는 것 같고 면은 불어가는데 찬스가 기회다 싶어 슬쩍 갖다 먹습니다. 자수합니다. 담엔 점심 잘 준비해가겠습니다. 후식으로 커피와 호박음료등을 나누면서 희용 회장님의 주재하에 4월 정기산행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눕니다. 영남 알프스 종주 일정에 대한 것입니다. 회장님과 알대장 그리고 총무님의 열정적인 리더쉽에 대해 경의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산에 오면 신바람을 내는 산바람형은 베트남 여행으로 아톰은 네팔 여행으로 불참한다니 서운하지요?
광교산의 편안함과 신방과 산악회의 따뜻함이 만나니 시간도 잊어버립니다. 과거도 미래도 없이 지금이 좋습니다. 어느덧 광교산 정상 시루봉에 섭니다. 관악산과 청계산, 그리고 용인과 수원시가 한눈에 보입니다. 기념사진을 찍고 법륜사 쪽으로 하산을 합니다. 하산하는 길도 가파르지 않고 부드럽고 푸근합니다. 용진공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주고 받는 작은 이야기들이 재미있습니다. 이효리가 인생은 독고다이라고 했지만 용진공의 정감있는 말들이 외로운 나에겐 힘으로 다가옵니다.
광교산의 품에서 벗어나 수지구청 부근에서 뒤풀이를 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버스로 이동합니다. 감자바우형과 나란히 앉아 한국의 역동적인 변화들에 대해 잠시 얘기를 나눕니다. 형의 흔들림없는 중저음의 목소리는 매력적입니다. 나는 말하다 보면 들뜬 고음이 되는데 말입니다. 고음을 못 들어서 그런가요? 이제 산행도 했겠다. 배고 좀 고프겠다. 기다리는 뒤풀이 시간입니다. 함흥냉면 집으로 들어가 폭탄주 한잔 돌립니다. 말은 안 해도 이 맛에 산다는 표정들입니다. 알대장이 앞에서 한사코 사양하는 걸 산바람 형의 재촉으로 한 잔 들이킵니다. 광교산 신선들과 함께 했던 갈비찜과 냉면 그리고 곁들이는 술잔들이 다시 그리워집니다.
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쏜살같이 지나는 시간의 한 구간을 자연의 품안에서 함께 즐겁게 보냈습니다. 광교산 정상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 - 지금, 여기, 우리 여기 광교산에 오기 참 잘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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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