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왔습니다.
중고물품을 핸드폰 앱을 통해서 사고파는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사용하다가 내놓는 물건이다 보니 간혹 신기한 물건도 눈에 띕니다.
호기심 천국인 제가 놓칠 수 없는 재미를 느끼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저께 당근 앱을 들여다 보다
신기한 물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즉각 사러가겠다고 했더니 다음날 다섯시에 만나서 거래하잡니다.
그 거래약속을 아침까지는 기억했습니다.
하지만 손목 골절 접합수술한 것이 채 낫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초기로 잡초 날리는 재미에 빠져있다 보니
깜빡깜빡 아예........잊었습니다.
예초작업할 때는 세상 만사 모든 일이 까마득히 멀어집니다.
가을 장마 기간 중에도 해가 쨍하고 뜬 어제는 신나게 씬나게 쒼나게 그 잼나는 예초작업을 해 댔습니다.
근데 너무 더워요.
분쇄된 풀조각조각을 온몸에 뒤집어 쓰고
완전 초죽음이 되어 주차된 차 안에 몸을 던지는데 인천에 사는 사촌동생에게서 안부전화가 왔습니다.
수다하면 여자들 수다가 떠오르잖아요?
남자들끼리 하는 수다.......징그럽습니다.
그 징그러운 놈이 바로 접니다.
표정이 안보이다 보니 목소리를 이리 바꾸고 저리 높이며
사촌동생하고 수다 한 바탕 떨고 나면 목이 다 쇱니다.
전화기 너머의 사촌동생이 제 수다가 얼른 끝나기를 바라는 듯한 눈치를 줄 때까지
원도 없이 한도 없이 수다를 떨고 나서
시동을 거는데 당근 챗이 왔습니다.
앗!!! 그제서야 전날 했던 약속이 기억났습니다.
다섯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벌써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무려 한 시간 동안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기다렸을 그 순진함, 막연했을 신뢰가 사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영광에서 빛의 속도로 날아가 약속장소에서 판매자를 만났습니다.
약속시간 한 시간 반 정도 늦은 겁니다.
판매자는 여고생이었습니다.
만원짜리 한 장을 내밀었더니
'어머....저 잔돈이 없는데요'
'나는 잔돈이 있는데 만원짜리를 꺼낸 거에요. 잔돈으로 커피 사먹어요~'
근데 누워서 보는 안경이 왜 필요하느냐구요??
안그래도 궁상덩어리 영감이 서서 소변눌 때 아래를 쳐다 보면 더 꾀죄죄해 보이잖아요.
아래 안쳐다 보고 지퍼 올리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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