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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7장, 상견례 장의 분위기는 참으로 화기애애하다. 박총장은 두 아들의 내외와 자신의 아내와 함께 참석을 한다. 그러나 지성은 부모님 두 분뿐인 단출한 자리였다. 지성으로서는 다른 직계가족이 없고 다른 형제들이 없는 것이고 보니 달리 참석을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 정선은 승혜를 참석하게 하려는 생각을 해 보았으나 이미 그쪽 집안과의 인연을 더 이상 끌어드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서 승혜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자신 부부만 참석을 하기로 한 것이다. 서로의 수인사들이 끝나고 나서 음식이 들어온다. 박총장 내외는 나오는 요리들을 보면서 참으로 모든 정성을 다한 요리라는 것을 생각하며 흐뭇해한다. “정말 프랑스 현지에서도 이 정도의 요리를 먹으려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참으로 많은 신경을 쓰시고 정성을 다 하신 요리를 대하니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총장님! 과찬의 말씀입니다.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해 본 것뿐입니다.“ 박총장의 두 아들 부부역시 요리를 보며 매우 흡족한 마음이 되어간다. 그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먹는다. 어느 정도 음식을 먹고 나서 본격적으로 결혼에 대한 말들이 오간다. “결혼식은 그저 단출하게 진행을 했으면 합니다.” 박총장의 말이다. 사회적 지위 때문에 자식들의 결혼식을 되도록 검소하고 단출하게 시켜온 박총장이다. “아주 좋으신 말씀이십니다. 되도록 조용하고 검소하게 치루도록 하는 것이 좋겠지요.“ ”혼수나 예단 역시 되도록 검소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저희생각입니다.“ 박총장의 부인 역시 자식들의 결혼예물이나 예단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사모님! 저희 쪽에서도 예단이나 혼수품에 대해서는 간소하고 검소한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공연히 말썽의 소지를 만들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해 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꼭 필요한 것만 준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두 집안의 어른들은 법관으로서 앞날이 창창한 지성이에게 행여 해가 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생각들이었다. 민영규는 지성이의 결혼을 위해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를 내 준다. 새로운 신혼부부를 위한 민영규의 선물이었다. 아파트는 그리 넓지 않은 서른다섯 평이었고 지성이가 출근을 해야 하는 법원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를 하고 있었다. 지성은 그런 민영규의 제안을 흔쾌하게 받아들인다. 신부 측에서 좋은 결혼날짜를 잡기로 한다. 결혼날짜는 오 개월 후로 결정이 된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날이 조금은 선선해지는 가을로 접어드는 문턱에 날짜가 잡혀지는 것이다. 지성은 민영규가 준 아파트에 혜영과 함께 가 본다. 민영규가 쓰던 모든 가구들이 고스란히 있는 집이다. 별로 필요한 것이 없는 집안에 들어서자 혜영은 가구들을 이리저리 자세하게 살펴본다. “지성씨! 아버님께서 혼자서 쓰시던 것들이라 그런지 너무 깨끗합니다. 이 모든 것을 우리가 그대로 물려받아 가지고 살아도 아무런 손색이 없을 것 같네요.“ ”그래도 괜찮겠소?“ ”있는 것을 버리고 뭣 때문에 돈을 낭비를 해요? 하나하나가 아주 고급스럽고 세련된 것들이어서 마음에 드는 것인데 이 좋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마련을 할 필요가 어디 있어요?“ ”혜영씨가 그런 마음이라면 나야 좋지요. 허나 이다음에라도 후회를 하지 않겠소?“ ”다른 사람이 쓰던 것이라면 모를까 아버님께서 쓰시던 것을 물려받는데 좋지 않겠어요? 새롭게 준비할 것은 침대만 새로 갈면 아무것도 더 필요한 것이 없네요. 모든 가전제품들도 새것이나 마찬가지로 아주 깨끗하고 좋은 것들이에요.“ ”혜영씨의 알뜰함에 참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드오.“ 지성은 정말 혜영이 허영 되지 않고 알뜰하고 실속이 있는 점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더욱 그런 혜영이 사랑스럽다. 결혼식은 그들 역시 성당에서 하기로 합의를 본다. 박총장 댁은 모두 가톨릭 신자로서 참으로 열심히 신자 생활을 해 나가고 있는 집안이다. 지성은 혜영과 결혼을 하기 위해 성당에 다니기로 약속을 하며 매주 한 번씩 시간을 내어 교리를 배우러 나간다. 지금까지 아무런 종교도 갖지 않고 살아왔던 지성은 정성을 다해서 천주교에 대한 것들과 하느님에 대한 것을 배워나간다. 그런 지성을 보면서 박총장은 더욱 지성의 인간성에 믿음과 신뢰를 가지게 되고 지성을 위해서 많은 힘을 보태주고 있다. 혜영은 민영규가 쓰던 모든 살림들을 다시 어머니와 다시 와서 본다. 박총장의 부인 역시 그대로 딸이 물려받아서 써도 손색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딸의 의견을 따라준다. 지성은 매주 한 번씩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석을 해서 배워나간다. 혜영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같은 종교를 가지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려는 지성이의 노력이다. 또한 깊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사랑을 쌓으며 더 깊은 믿음과 서로를 존경할 수 있는 그런 가정을 만들어 가고 싶은 지성의 마음이다. 그런 지성의 성의에 신부님도 결혼식을 하기 전에 특별히 지성이에게 세례를 주시며 열심히 신자생활을 하도록 당부를 하신다. 지성이의 세례식이 있는 날 양가에서도 진심을 다해서 축하를 해 주며 새롭게 하느님 안에서 새로 태어날 새로운 가정을 위해 기도를 드린다. 그들의 결혼식은 엄숙하게 거행된다. 박총장의 뜻대로 모든 축의금은 사절을 한 예식이다. 박총장은 자식들의 결혼식 때마다 모든 축의금을 사절해 왔던 사람이다. 다른 것도 아닌 법관의 맨 윗자리에 있는 사람의 자녀들 결혼식에 잘못하면 뇌물이 될 수 있는 소지의 봉투가 건네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박총장은 자식들 결혼식에 아예 축의금을 사절한다는 것을 미리 선포를 한다. 혜영은 자신의 결혼자금이 거의 고스란히 남는 것을 생각하고 지성이와 상의를 해서 다가오는 추운 겨울에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독거노인들이나 빈곤한 가정에 연료비를 내 놓는다. 시댁에서의 예단 또한 모든 것을 사양하기 때문에 결혼은 거의 돈을 들이지 않고 하는 것이었다. 혜영은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결혼자금으로 매달 착실하게 돈을 저축해 온 알뜰함이 있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않게 모든 결혼비용이 너무 절감이 되고 거의 돈이 들어가는 곳이 없게 되자 지성이와 상의를 하고 겨울철을 대비해서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빈곤한 가정에 연료비로 쓰게 하기 위해 단체에 기부를 한다. 개인적인 도움보다는 단체를 통해서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들은 신혼여행을 외국으로 나가지 않고 되도록 많은 곳을 다닐 수 있는 국내여행을 하기로 한다. 지성은 아직 마음 놓고 여행을 다녀본 기억이 없다. 외국은커녕 국내 여행도 별로 가 본 곳이 없다. 두 사람은 서로 운전을 교대로 해 가면서 국내에서 가 볼 만한 곳을 둘러보기로 합의를 본다. 혜영 역시 아버지를 따라 외국에서 살아온 사람이어서 외국은 어느 정도 가 보기는 했으나 국내여행을 다녀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들은 지도를 놓고 처음 출발을 할 곳을 선정을 하고 일주일 동안의 신혼여행을 즐기기로 한다. 서로 간편한 옷차림을 하고 출발을 한다는 계획을 세운다. 결혼식은 참으로 장엄하게 거행이 된다. 혼인예식은 다른 일반 식장과는 달리 참으로 장엄하고 엄숙했다. 한 시간에 걸친 혼인미사였다. 시끄러운 소음도 없이 오직 새롭게 탄생하는 신랑과 신부를 위한 진정으로 사랑하며 맺어지는 그들만의 위한 시간인 것이다. 축하객들 모두 진심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새 가정을 위한 축하를 해 주면서 엄숙하게 거행이 되는 혼인미사에 참례를 한다. 미사가 끝나고 성당에서 베풀어지는 피로연 또한 성대하게 마련이 된다. 피로연은 정선이 모든 성의를 다해서 준비를 했다. 다행이 성당에는 피로연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이 되어 있었기에 정선은 모든 준비를 해 왔던 것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아들의 결혼피로연을 마음껏 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양가는 모두 한 자리에서 피로연을 갖는다. 신랑 쪽 신부 쪽 나누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는 피로연이었다. 신랑과 신부는 간단하게 음식을 먹고는 양가 어른들에게 인사를 남기고 두 사람만을 위한 여행을 떠난다. 정선은 첫날밤을 위한 음식을 마련해서 차 안에 넣어준다. 승민은 지성의 결혼식에 참석을 했다. 지성이 보내온 청첩장을 받아들고 많이도 망설였지만 멀리서나마 아들의 결혼식을 지켜보고 싶은 승민이었다. 더구나 자신의 결혼식을 알려온 지성이의 마음은 자신이 참석을 해도 좋다는 의미로 해석을 한 승민은 아들 지환이와 참석을 한다. 일반인들의 하객 속에 끼어 승민은 지성이의 결혼식을 참석한다. 승민의 눈에서는 자꾸만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버지로서 이렇게 잘 성장한 아들을 아들이라고 나서지 못하는 자신의 못난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했으나 지성이의 의연하고 당당한 모습에 가슴이 뿌듯해 오기도 한다. 승민은 예식을 보고 나서 피로연에는 참석하지 않고 그대로 지환이를 데리고 성당을 떠난다. 그런 승민의 모습을 정선이 보고 있었다. 그러나 정선은 승민을 잡지 않고 그대로 못 본 척한다. 아들의 결혼에 자신이 부모로 나서지 못하고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승민의 심정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짐작을 할 수 있는 정선으로서는 승민을 잡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아들의 결혼식을 보고 가는 승민의 모습이 안쓰럽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신혼부부가 여행을 떠나고 나서도 피로연은 한참을 더 계속된다. 모든 사람들은 마음 편안히 좋은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진정으로 신혼부부들의 앞날을 위해 축복을 해 준다. 양가는 서로 이바지 음식도 사양한다. 요즘 세상에 음식이 남아도는 세상에서 그것은 낭비에 불과할 뿐이었다. 더구나 시댁에서 함께 살지 않을 신혼부부들을 위해서도 이바지 음식은 불필요한 낭비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양가부모들이 합의를 본 것이다. 대신에 박총장 부인은 신랑 부모가 되는 사돈내외에게 고급 옷을 한 벌씩 정성을 다해서 해 주는 것으로 모든 예단이 이루어졌다. 그것마저 사양한다는 것은 서로 사돈끼리의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선은 마음을 다해서 고마움을 표시한다. 참으로 검소하고도 성대한 결혼식이었다. 신혼부부는 일주일을 자신들이 원하는 곳으로 여행을 다닌다. 목표를 정해 놓지 않고 가고 싶은 곳을 가면서 그렇게 여행을 즐기고 서로의 사랑도 확인하면서 앞날에 대한 설계도 한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신혼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신혼부부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혜영은 남편을 출근시키고 나서 하루 종일 집안일을 해 보지만 남는 것이 끝없이 이어지는 시간이다. 지성은 일찍 퇴근해서 들어오는 날이 거의 없다. 언제나 많은 업무에 밤이 늦어서야 귀가를 한다. 혜영은 자신이 무료한 시간을 이렇게 보낸다는 것이 뭔가 허전하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다시 직장생활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혜영은 결혼을 하고 한 달이 지나고 나서 정선의 가게로 나간다. “네가 이 시간에 여길 웬일이냐?” 정선은 혜영이 오는 것을 보자 반가움에 반색을 한다. “어머님! 저도 이곳에서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무슨 말이냐? 네가 왜 이곳에서 일을 해?” “시간이 너무 무료하기도 하지만 뭔가를 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 음식에 대해서 자신이 없고 이곳에서 어머님을 도와 일을 하다보면 음식도 배우게 되고 무료함도 덜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허나, 너같이 곱고 귀하게 자란 아이가 어떻게 이런 험한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이냐?“ ”어머님! 저도 다른 사람과 똑 같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일이야 말로 얼마나 귀중하고 좋은 일인가요? 음식을 다루는 일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도 귀한 것이 아닌가요? 또한 어머님도 이제는 시간을 갖고 아버님과 좋은 시간도 보내시고 하셔야 할 것이 아닌가요?“ 정선은 혜영이 식당에서 일을 하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한다. 아직은 아기도 없고 늦어서야 귀가를 하는 남편을 하루 종일 혼자서 기다린다는 것이 참으로 힘드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정선을 흔쾌하게 수락한다. “그래! 대신 네가 쉬고 싶은 날이면 언제든지 쉬어도 좋다. 그리고 주방 보다는 이 식당을 운영하는 일을 배웠으면 한다.“ 정선은 혜영이 자신의 뒤를 이어 식당을 운영하게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글: 일향 이봉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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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
즐감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