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슈투트가르트 21세기 도서관
정통 유럽의 건축물을 마주할 때 어떻게 해석할까 보다는 어떻게 새로운 시각이
대입되었는가를 찾는 노력이 훨씬 더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곤 한다. 이것은 기존의 혈연적, 계통적 계보를 살펴보면 손쉽게 그 내력과 내용을 파악할 수 있지만 진정코 여러 맥락 내에서의 가치, 또는 대상 건축물이 지니는 고유의 가치를
캐내어 질적인 의미의 무게를 실어주는 것은 매번 색다른 작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건물 고유의 가치, 건축가가 품은 사상 등은 건축가 자신의
몫이며 그가 가지고 있거나 습득한 사상(관)의 반영, 혹은 좁게는 디자인 방법론의 재현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전체 사회와 역사, 문화적 맥락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개별적인 예술성보다는 보편타당성을 전제로 하곤 한다.
이은영의 작품 중 '슈투트가르트 21세기 도서관'을 분석의 대상으로 하였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좋은 분석의 대상거리임과 아울러 전반적인 그의 건축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대상이지만 특히 이 작품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이은영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필자는 그가 유럽의 정통 디자인 사상과 정신세계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슈투트가르트' 계획안은 여러
가지 건축의 유형적 형태들이 모여진 전통적인 서양건축, 또는 적어도 근대건축사상의 결과물이다. 이은영이 추구하고 있는 본질적인 것에 다다르기 위한 정신적 도구들은 기하학, 장소혼(genius loci), 기념비성, 도시(성)… 등 몇 가지로 추려볼 수 있는데 이것들은 언급할 필요도 없이 유물적 실체를 다루기 위한 것이
아닌 비유물적, 사변적, 형이상학적 차원에 속하는 것들이다. 물론 각 항목은 각기 분리된 개별적 독립요소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가 한데 어우러져 전체적인 구성을 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항목이 전면으로 솟아오르는 양상을 띄고 있다.
이은영의 '슈투트가르트 계획안을 살펴보면 기하학이 기본적 어휘가 되고 있어서 평면에서는 정확한 정사각형을 이루는 기둥배치가 그리드를 만들고 있다. 특히 5각형의 대지 전체를 아우르는 지하층에서는 그리드가 선명히 나타나고 있으며 상부의 주 도서관, 어린이 열람공간, Imax 등의 공연홀 건물 등, 3부분으로 분절되고 나뉘어진 건물동(建物棟)들을 하나로 묶는 일관된 체계로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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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이 되는 도서관은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4방향으로부터 접근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이상적인 구심형 공간성에
접근하고 있다. 중앙 도서관은 기본적인 유우클리드 형태, 즉
육면체로써 격자로 구성된 평면과 함께 기하학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건축의 기본형을 통하여 원시형태의 정신적 체험을 하도록 한다고 말하고 있어서 그의
작품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데카르트류의 환원적 사상, 형태관,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신플 |
라톤주의적인 유형학적 사고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로마의 판테온이나 불레의 국립도서관 계획안을 모범적 유형으로 사용하여 고전적 패러다임을 현실적인 참조물로 삼고 있음은 명확하게 파악된다.
도서관 내부의 중심부분은 최하부의 arena, 그 하부의 판테온, 최상부의 역 단형
피라미드 또는 역 지구라트의 형태를 한 3개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공간들이 수직방향으로 중첩되어 있다. 그러므로 각 공간은, 이은영은 확실히 밝히고 있진
않지만, 서양건축의 원류가 되는 혹은 모범이 되는 대문화의 대표적인 건축물들의 형태가 나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폐쇄된 공간으로서 구심성을 강하게 보유하는 최하층의 arena는 그리스의
원형극장이나 로마의 원형경기장을 연상케 한다. 지층레벨에 있는 판테온은 4개층에 해당하는 높이를 가진 정육면체의 공간이다. 로마의 판테온을 원형으로 하고 있는 이 공간 외부 4개의 출입구로 직접 연결이 되어 등방향성을 가진 완벽한
구심형 공간을 구현하고 있다. 상부의 대열람실은, 이은영에 의하면, 불레(Boull
e)의 국립도서관(Biblioth que natonale) 증축계획안의 열람실 공간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다. 불레의 계획안은 커다란 바실리카식 평면을 채택하고 있으며 1층의 평면은, 광활함이 느껴지는 아무 것도 배치되지 않은 오픈된 평탄한 면으로
구성되었다. 좌우로 배치된 서가는 4단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단은 통로를 남기고
일정한 간격으로 점진적인 set-back이 되어 계단식 서가를 형성하기 때문에 상부로 갈수록 광활한 공간감을 한층 더 느낄 수 있다. 서고의 상부, 벽쪽으로는 고전적 수법의 주랑이 배치되어 시각적으로 상하공간을 명확하게 분절하고 있으며
천장은 barrel-vault로 덮여 있다.
불레의 천장은 기념비성, 공간의 웅대성과 장려한 빛의 연출을 위하여 거대한 개구부 즉 아무런 구조적 해결책을 보여주지 않는 단순히 뚫린 천장이 배치되었다.
이은영의 대열람실은 정사각형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 그리고 몇 가지 현시대적
연출을 제외하면 불레의 국립도서관 계획과 거의 대동소이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계단식 열람실과 서고에는 그것이 접하는 void의 공간이 지니는 거대성에
비하여 아주 얕은 한 켜의 공간만이 할당되었고 천장을 투명하게 처리하여 천창을 만들어 밝고 고른 빛이 유입되도록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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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 중앙의 개구부는 로마 판테온의 oculus처럼, 천창과 상부 열람실을 통하며
여과된 빛을 하부에 위치한 판테온의 정상 중심부에 위치한 개구부를 통하여 강하게 내부로 직진시킨다. 판테온 내부벽은 비교적 작은 직사각형의 창들이 배치되어 조형적 역할을 맡고 있으나 조명을 위한 적극적 요소로는 인지되지 않는다.
최하부 지하층의 arena는 자연광의 유입이 전혀 없는 폐쇄된 공간으로 역시 집중성이 강한 구심형 공간이 되었다.
최상층의 대열람실이 명쾌함과 이성의 빛으로써 충만되어 평면적이고 균질적인
공간성을 확보하고 있다면 최하부의 arena는 형태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중심성이 강한 원심적 공간성을 갖고 있다. 빛 자체의 성격과 특성도 수직적 배치에
따라 확연히 다르다.
하부에서 상부로 옮아감에 따라 어둠, 여명, 광명으로 이어지는 위계적 빛의 연출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일 뿐만 아니라 그것보다도 좀 더 구체적이고 의미심장한 사항들을 캐낼 수 있다. 지하의 arena는 인공의 빛이 전제된 화합의 공간이라면 지상의 빛은 자연광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판테온과 대열람실의
빛은 같은 빛을 사용하면서도 성질상 다른 가치를 지닌다. 판테온이 oculus를 통한 하나의 점원(點源)의 빛을 사용하여 빛의 강도 그리고 시간, 그리고 판테온 내의 지점에 따라 조도와 성격이 다양하며 쉴새없이 변하는 상대적 가치의 빛의 연출을 위한 장치라면 상부의 역(逆)지구라트, 즉 열람실 내에서의 빛은 평면적이며 어느 곳이든 균질한 빛을 전제로 하는 절대적 가치의 빛이 된다.
판테온에서 빛은 텅 빈 진공의 공간에 물체가 침투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
되는 반면, 대열람실의 빛은 빈틈없는 양궤 덩어리인 빛의 지구라트, 즉 온 공간이 물질로 충만한 데카르트의 res extensa(延長物)적 빛과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다.
대열람실은 보편적 가치체계에 근거하여 각 지점과 부분이 즐겁고 활기찬 비기념적 공간이라고 하면 판테온은 선택된 빛의 조절을 통한 강렬한 기념비적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매스의 중심부를 구성하는 이러한 핵(核)들- 이은영은 판테온만을 심장(Kerz) 또는 핵(Kern)으로 규정하고 있다 - 즉 arena, 판테온, 지구라트 등은 전체가 육면체로써 둘러싸인 볼륨의 상징적이고 기념비적인 부분에 해당됨은 물론이다.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 즉 열람실들은 우주선의 캡슐처럼 열람자들을 위한 작은 독자적 공간들을 형성하고 있다.
이은영의 '슈투트가르트'에서 특징적인 항목 중 주목해야 할
것은 명확한 '분리성'이다. '슈투트가르트'는 언급했듯이 전체가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상에서는 이러한 분리가 더욱 확연한데 도서관과 공연홀 사이에 연못이 배치되어 공간의 분리가 확실하게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도서관동의 볼륨을 명확히 드러내어 강조하는 매개물로써 이용되고 있다.도시적인 스케일에서도 도서관동을 특히 강조하는 수법이 두드러진데 3부분 2개의 매스로 이루어진 계획안에서 공연홀동은
드러나지 않도록 주위의 건물과 보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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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맞추고 높이와 형태를 자제한 반면 도서관동은 명증성을 지닌 완벽한 기하학적 형태를 하고 있다. 반면 내부의 공간은 수평적 분할의 측면에서 고려할 때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평면을 밖으로부터 안으로 살펴보면 표피(H lle)-외관(Ersheinung), 틈새(Fuge)-배회(Flanieren)공간, 매스들(Volumen)-도서관, 틈새-배회공간, 핵(Kern)-심장(Herz)으로 구성되었다. 여기서 틈새-배회공간은 외피가
매스를 형성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하게 하여 단순히 외관을 형성하는 포장물이 되도록 하는 결정적 조건이 되었다. 매스는 중심공간을 형성하며 건물 내부에 겹으로 또는 단일한 void의 volume으로 형성되어 있다. 틈새공간은 이처럼
실질적인 매스를 구성하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심장부에서는 void-volume을 만들어 주는 요소가 된다.
일반적으로 건물에서의 매스나 볼륨은 외부에서 보여지는 실(實)의 덩어리 혹은
양궤로 정의되곤 하나 '슈투트가르트'에서는 허(虛)의 공간이 매스나 volume으로
느껴지는, 즉 내부에서 감지할 대상이 되었다. 여기에서의 허(虛)의 매스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조형적 형태들과 등가의 형태적인 명증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명증성은 데카르트, 칸트 등으로 이어지는 이성적 사유와 형태론으로 이어지며
근대건축의 거장들이 추구한 이상과 만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슈투트가르트'에는 선대 건축가들이 완벽하게 이루지 못한 몇 가지 이상이 실현됨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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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의 작품을 논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Le Corbusier는 과연 진정한 합목적적, 합리주의적 작품을 완성하였는가? Adolf Loos는 진정한 예술가인가?...
Le Corbusier의 작품들은 합리적이며 데카르트적인 명증성을
지닌 고전적 작품으로 일컬어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의 건축에서 외부 양궤의 형태가 진정으로 primary form 에는 가까우나 내부의 구성, 즉 실의 배열과 공간은 지존적이고
자주적이며 |
존재론적인 가치를 정녕 지니고 있는가? 반면에 Adolf Loos의 건축에서 그러한
사유적 가치가 추구되었지만 과연 건축이 지녀야 할, Le Corbusier가 열렬히 주장한 시적인 측면과 명증성을 확보한 공간구성이 이루어졌는가?
필자는 이은영의 '슈투트가르트'에서 이 두 가지 문제가 해소되었다고 생각한다.
배회의 공간에 비겨질 Le Corbusier의 건축적 산책(promenade architecturale)에
의한 내부의 시각전개, 또는 바로크적인 공간과 시각의 연출은 관자의 움직임과
시간성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에의 흥미와 기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상이었던 합리적 공간구성과는 거리가 있다. Loos는 어떠한가? Le Corbusier와는 반대로 되도록 동선은 감춰지고 각 공간의 고유성과 특성이 강조되어 사변적으로 완전한 공간을 만들어 내었지만 시적인 감흥과 영감을 줄 수 있는 말랑말랑한 건축과는 거리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은영은? 각 공간은 출구를 제외하고는 주변과 일체 단절된 자존적이며 자기충족적인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존재론적 공간을 만들고 있으며 장엄한 감동과 잔잔한 명상의 공간들을 병치하고
절연시킴으로써 한 건물 내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아마도 이처럼 단순한 공간연출로써 이성과 감성의 두 칼날을 날카롭게 벼리고 있는 최초의 예는 이은영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는 건축과 도시를 결코 떼어놓지 않는다.
이런 사실에서 그가 문화를 아우르는 도시의 구성요소, 도시를 형성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선도자로서의 건축을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그에게는
모더니즘이 품고 있던 기념비성이나 상징성에 대한 본원적 거부같은 것은 없다.
오히려 합리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적극적으로 기념비성과 상징성을 형태적, 물리적으로 구현함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러한 도구 가운데 하나로 장소의 혼(Genius Loci)를 그는 들고 있다. '하나의 도시가 형성되기까지에는 수없이 많은
역사의 단절과 연속에의 경험이 밑에 깔려 있으며 하나의 장소에는 시대를 꿰뚫고 연속되어 온 정신이 있다'고 이은영은 단언한다. 아마도 역사철학적인 뉘앙스를 맛볼 수 있는 이 구절에서 전통적인 독일어 문화권의 선험적 사상의 냄새와
무의식 속에 배어있는 잠재적 경험, 즉 경험주의적 흔적, 혹은 현상학적 역시 추적한다면 무리인가? 건축적 경험은 신체성과 시간성에 연관됨을 Husserl이나
Heidegger 등의 사상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을진대 그의 각 공간은 그곳에 있음(Da-Sein: 합성어로서 '존재'를 의미함, 영어
당being에 해)으로써 존재론적 시각과는 다른 모습의 건축관, 공간관을 보여준다. 즉 나는 생각한다(cogito)라는 데카르트의 명제에서 볼 수 있듯이 주제가 cogito와 일치하는 경우에 오브제는 주제의 외부세계로 밀려나 시각으로만 경험이 가능한, 조형예술분야에서는 조소성(plasticity)으로써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전통적인 합리주의 예술의
기조가 되었었다. 그러나 이은영은 Heidegger가
그러했듯 인간은 어떠한 특별한 이치를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물과 병존하므로 공간의 관찰을 위한 것이 아닌, 그 내부로 들어가 체험하는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그의 건축은 조소성과 공간의 측면에서 보아 실과 허가 도치된, 그리고 미처 선대의 모더니스트들이 채우지 못한 이념의
실현을 마저 채우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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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 21세기 도서관> 작품 보기
슈투트가르트 21세기 도서관(신축주립중앙도서관) 계획은 1999년, 독일 퀼른에서 활동중이던 이은영(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씨가 전 유럽 공개 설계경기에 참가, 당선의 영예를 차지한 작품이다.
슈트트가르트 중앙역 주변 재개발지역의 구심점이 될 이 도서관 계획에서 이은영 씨는 가로 세로 각각 40미터의 유리블럭으로 이루어진 정육면체 건물을 커다란 인공호 위에 건립할 것을 제안, 235개 작품 중 1등작으로 선정됐당. 단순 명쾌하고 독특한 작품이라는 평과 함께 하국인 건축가에 대한 관심으로 한동안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던 작품이당. 이 도서관은 2001년에 착공하여 2003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작품설명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의 철로를 지하로 끌어내리며 중앙역사 전체를 개조함을 통하여, 낮은 지역에 위치한 도시의 중심을 관통하며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던 광대한 철로면을 없애고, 이 지역에 신도심을 형성코자 하는 대대적인 도시 개조 계획이 진행 중이다. 이
신도심의 문화적 중심으로서 21세기 도서관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도서관을 신축하여, 빌헬름궁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던 현 중앙도서관이 이주하여 들어오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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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설계는 21세기 도서관으로 하여금 슈투트가르트의 새로운 정신적, 문화적 중심을 형성코자 하는데에 그 기본 의도가 있다.이러한 목적에 다다르기 위해 주변의 일부 건물과 융합된 블록으로
계획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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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의 도시계획에서 벗어나 특별한 비중을 갖는 독립된 개체로서 신축 도서관 건물을 제안한다. 즉, 주변의 계획된 도시구조 내에서 두드러지는 단순하게 정제된 건물 형태로 계획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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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록 안에 계획된 과학센터, IMAX 극장, 공연홀 등의 시설은 주변의 건물들과 크게 차별이 안 되도록 하나로 묶어 도서관의 사이 공간은 인공 못으로 설정하여 공간적 분리를 연출하였다. 인공호의 밑부분은 어린이 열람공간으로, 호수 정가운데 한층 밑으로 커다란 정원을
설정해 어린이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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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및 휴식공간으로 계획하였다. 도서관과 공연홀과의 연결은
바로 이 지하층에서 이루어진다. 과학센터의 주입구는 인공호쪽을 향해 전면회랑식으로 형성되어 있어, 대담한 입구공간 연출이
되는 동시에 단순하고 강한 조형미의 도서관을 뒤에서 받쳐주는
배경 역할을 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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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에서 출입이 가능한 도서관에 들어서면 순환형의 입구홀을 맞게 되고, 중심부의 'ㄱ'자형 순환식 계단을 통하여 건물의 상하부로 연결되게 된다 .그 내부는
인터넷실로 둘러싸인 정방형의 공간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도서관측에서 열망하였던 소위 '심장'이라는 명상적 체험 공간이다. 중앙 상부의 정방형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빛에 의해 신비로움이 연출될 이 공간은 오랜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하여 온 건축의 기본형을 현대의 기술문명 속으로 해석시킨 것이다.
끊임없이 추구하는인간의 기술문명을 신화적인 절정으로 끌어올리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 '심장'의 공간과 도서관의 소열람실 사이의 계 단 혹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상부의 대 열람실로
연결된다.이 도서관 전체의 또 하나의 중심공간이 될 이 아뜨리움 공간은, 실현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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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못한 부울레의 도서관 공간을 작으며 좀 더 중앙으로 집중된 형태로 변용한것이다. 부수적인 다른 것들이
아닌 바로 책이나 CD가 공간 전체를 압도하는 대열람실 속에서 지적 활동의 희열을 만끽하는 장소, 수천년의 인간의 지적 행위에 대한 경외감을 발견하는 장소,
뇌리 속에서 살아지지 않는 건축적 감동을 주는 장소가
되도록 시도하였다. '심장'공간 밑으로는 회합시설로
이 역시 정방형으로 중심을 향해 깊어지는 구심적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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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심사위원회(심사위원장/ 클라우스 훔페르트 Claus Humpert)
새천년의 문턱에서 다음 시대를 위한 전혀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을 건축하고자
하는 것이 과연 응할 수 있는 요구인가? 이를 위한 기준으로 잡을만한 건축의 원형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건축의 유형을 규정지어야만 하는가?
이 작품의 설계자는 건축의 기본형을 바탕으로 하는 단호한 계획안을 제시한다.
'도서관' - 서가의 갤러리로 둘러싸인 아뜨리움 공간 '명상의 공간' - 천광(천광)이 있는 내향적인 중심공간 '포럼' - 계단식으로 중심을 향해 깊어지는 회합공간
명백한 역사 속의 공간 기본형을 강한 아우라(aura)를 발하며 현대에로 재해석하였다. 기본형이 (설계자의 표현대로) '싹싹 갈아내어져' 극히 추상적으로 새로운
공간형성을 이룸을 통하여 그 빛을 발하고 있다.
그 추상적으로 절제된 원초적 공간 속에 동시에 미래적인 잠재력이 들어 있다.
이 점이 바로 이용자에게 새로운 기회이며 또한 도전이 되는 것이다. 고요한 묵상의 공간이 인터넷 공간으로 둘러싸임으로 인해 이 공간의 내향적 성격이 더욱
강조된다. 바로 이와같은 중첩된 공간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이 설계의 빼어난 점이다. 즉, 그저 단순하고 매끈한 설계가 아니고, 갖다 대고 볼을 부비고 싶을 정도의 매력과 개성을 지닌 건축물이다
도시계획적으로는, 도시의 공공건물군 속의 이정표와 같은 성격을 갖게 될 것이다. 주변보다 2층이 더 높은 입방체가 새로운 도심 속에서 자신을 스스로 규정짓는 독립체로서 자신감있게 자리잡는다. 지성의 중심, 공적인 작업의 중심으로서의 의미를 커다란 수면 위에 서 있는 단순하고 매끈한 입방체로서 강조한다. 이
인공의 수면은 도서관을 IMAX 극장, 과학센터 등의 기타시설과 구분짓는 역할도
한다. 열주로 형성된 과학센터의 전면부가 도서관의 뒷배경으로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것 이외에는 이 부분은 극히 소극적으로 주변 도시구조에 흡수되어 계획되었다.
도서관은 사방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출입이 가능하며, 이중 3면은 인공호를 거쳐
진입이 된다. 내부를 감싸는 대형계단을 통해 4분의 1 회전마다 한 층씩 올라가게 되며, 유리블록 파사드와 유리 파사드 사이의 램프는 건물 전체를 지층부터
최상층까지 감싸올라가도록 계획되었다. 일목요연하면서도 다양한 동선 계획으로 인하여 이용자에게 편리한 건물이다.
가장 내부의 '심장'의 공간, 그룰 둘러싼 인터넷실, 계단, 부속공간을 이루는 이중의 벽, 자연채광의 주기능의 공간, 외부를 감싸는 램프 그리고 최외곽의 유리블럭 파사드 : 극도로 다양한 공간요소의 복합체, 그러나 극히 단순하고 일목요연한 연출을 보여준다. 설계의 성격을 규정짓는 중앙열람실의 아뜨리움 공간은
그 규모로 인해 공사비의 상승을 초래할 수도 있으나, 단순한 건물구조, 단순한
파사드 등으로 이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일목요연한 건물의 구조는 효율적
도서관 경영을 용이하게 하며, 모든 열람실 및 근무자 공간이 자연통풍, 채광이
가능하여, 경제적일 뿐 아니라, 건물 전체의 분위기를 밝게하여 준다.
설계공모기획자의 야심에 찬 발제에, 인상적인 공간으로서 화답한 설계이다.
심사위원 명단
전문 심사위원:
(건축가)
클라우스 훔페르트 Prof. Klaus Humpert (심사위원장,독일), 마리오 캄피 Prof.
Mario Campi(스위스), 키이스 크리스티안제 Prof. Kies Christiaanse (네덜 란드)
외 알딩어 Prof. Aldinger, 앙어러 Prof. Angerer, 야쿠바이트 Prof. Jakubeit, 셴크
Prof. Schenk, 트로얀 Prof. Trojan, 볼프람 Wolfram
비전문심사위원:
볼프강 슈스터 Dr. Wolfgang Schuster(슈투트가르트 총시장), 마티아스 한
Mathias Hahn (슈투트가르트 시장), 한네로레 유울리 Hannelore Jouly (슈투 트가르트중앙도서관장) 외 아이젠만 Dr. Eisenmann, 겔렌 Gehrlen, 키인츨 레 Dr.
Kienzle, 마그도프스키 Dr. Magdowski, 우츠트 Utzt
인터뷰/ 슈투트가르터 짜이퉁 (Stuttgarter Zeitung)
대담한 입방체 설계로 슈투트가르트 21세기 도서관 현상공모에 당선한 한국인
건축가 이은영은 15년간 독일에서 건축에 종사하고 있으며, 현재 쾰른에서 자신의 설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본지 다니엘라 ???이은영과의 인터뷰 내용이다.(슈투트가르터 짜이퉁 편집자 주)
다니엘라 슈투트가르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슈투트가르트에는 이제껏 몇
번이나 와 보셨습니까 ?
이은영: 7년 전과 5년 전에 바이센호프 단지, 파울 보나츠의 건축, 바로크 및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들 그리고 제임스 스털링의 국립 미술관 등 현대건축의 답사를 위 해 온 적이 있습니다. 이번 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계획장소를 더욱 자세히 이해 하고 느끼기 위해 다시 두 차례 다녀 갔었습니다. 나의 설계 작업에 있어
장소는 각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건축은 바로 그 장소로부터 우러나오기 때문입니다.
다니엘라 이번 도서관 부지는 '슈투트가르트 21' 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도시계획이 이뤄 지고는 있지만 지금은 황량한 공터가 아닙니까 ?
이은영: 내가 얘기하는 '장소'는 좁은 의미의 장소가 아닙니다. 도시 전체가 갖는 '장소 혼'을 말하는 것입니다. 한 도시가 겪어온 역사의 과정과 그와 관련된
특유의 공 간감 등을 건축가적 시각으로 이해함은 설계의 필수적 과정입니다.
다니엘라 당신의 설계는 하나의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시설계를
하는 과정 에서도 엄청난 투쟁의 힘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은영: 나의 계획안은 본질적으로 강인한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흔히들 꺼리는 강한 기념비성이 내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무한한 우주공간 속의 자그마한 지구표면 위에 생존해 나가는 그 자체가 기념비적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기념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손쉬운 말이나 값싼 연출로서 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 집결로서의 인간예술을 하나의 초점에 정제시키는 작 업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다니엘라 당신이 기하학적 기본형인 정방형의 설계를 취한 것도 모두 그와 관련된 것입니 까 ?
이은영: 기하학은 인간의 논리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상호간의 의미 연결이 잘
파악되지 않는 자연현상을 일단은 인간적 한계로서 파악하는 데에 기하학은 커다란 도움 이 됩니다. 추측이나 의미 부여 등으로 실체에서 빗겨나가지 않고 인간의 논리에 안정되게 기반을 둔 건축 속에는 진실이 담겨 있으므로, 기하학은
건축의 기본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다니엘라 정방형 형태의 건축물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정방형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은 것입니까 ?
이은영: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건축작업의 본질에
대한 오해 입니다. 건축가로서 남이 아직 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 보겠다고 욕심 을 낸 적이 이제껏 없습니다. 인간이 시대나 문화적 배경에 관계 없이
공동으로 소유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 그 본질을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가장
강인한 시대적, 장소적 반영으로 정제시키는 작업에만 몰두해 왔습니다. 바로 그
속에 인간의 선량성이 들어있다 믿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건축의 자체적 도덕성 입니다.
다니엘라 당신의 계획안은 기존의 도시계획안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기본 적 성향입니까 ?
이은영: 나는 나의 작업 이전에 이루어진 모든 작업을 철저히 존중합니다. 그러므로 작 업을 시작하기 이전에 그 이전에 이루어진 모든 작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의 작업의 결과물에 매달리지는 않습니 다. 궁극의 목표는 바로 그 '장소'에 올바른 해답을 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의 판단을 다소 수정해서라도 최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상공모의 경우, 심사과정에서 동조자를 얻지 못 할 위험부담을 안는 것이지요.
다니엘라그 외에도 당신은 이 블록에 요구된 IMAX 극장 등의 상업기능의 계획을 거부 하였습니다.
이은영: 아닙니다. 그것은 나의 계획안을 자세히 파악하지 못한 오해입니다. 이
블록에 계획된 도서관 이외의 상업적 기능을 주변의 블록구조에 유합시키는 시도를 하 였고, 도서관 건물만 독립체로서 돋보이게 계획한 것입니다. 본인이 계획한 상업 적 기능의 건물도 주변의 건물과 동등하게 취급한 모형 표현방식으로
인해 일부에 서 성급한 오해를 한 것 같습니다. 한 도시의 지성을 상징할 도서관이 기타 상 업적 기능에 비해 중요한 정신적 가치를 가져야 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또한 이 두 기능이 각각 다른 건축주를 가지므로, 이를 철저히 분리함은 운영
면에서도 합리적입니다.
다니엘라 2001년 착공, 2003년 완공의 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은영: 1년 남짓의 설계기간, 2년 반 정도의 공사기간, 모두 현실적인 계획으로
봅니다.
다니엘라 만일 현재 진행중인 중앙역 개조 계획이 중단된다면 당신의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 향은 어떻다고 봅니까 ?
이은영: 그것이 본 도서관 계획안에도 영향을 미치리라는 견해도 있습니다만,
나의 시각 은 다릅니다. 본 도서관의 부지가 중앙역 개조 계획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은 사 실이나,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A1 구역은 기존의 도시구조에 흡수되며 별개의 성격을 갖게 되므로, 중앙역개조와 관계없이 진행되어야 할 구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