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그 뜨거운 여름, 군입대를 두어 달 앞두고 친구녀석과 배낭과 텐트만 달랑 들고 한 달 동안 서해안과 남해안을 돌았다.
13년 전 변산반도에 두고 온 추억을 만나러 인도행 카페에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확 신청해 버렸다. 지금 내가 처한 환경(?!)을 생각하면 무모하기 그지 없는 일이지만.....^^
드디어 D-day 변산반도를 걸으러 가는 날. 그리고 보고픈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날. 요즘은 걸을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리고 행복하다.
덜컹덜컹 버스 출발~ 가을 단풍이 절정이라 그런지 서해안 고속도로가 차들로 가득찼다.
드디어 곰소에 도착. 늦은 점심, 도시락과 순대를 먹었다. 벼룩도령님이 친히 마중을 나와 계셨다.
점심을 먹고 드디어 도보 시작~!! 바람이 쌩쌩~ 차갑다. 그래도 도심에서는 마시기 어려운 맑고 차가운 공기가 폐 속에 닿자마자 이내 몸은 설렘으로 가득찬다. 오늘도 내일도 이런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가슴 벅찬...
사실 오늘과 내일 걸을 코스와 지명에 대해서 모르고 왔다. 왠지 굳이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걷는다는 것 하나에 이미 가슴은 부풀어 있었고 길과 사람을 만난다는 것에 이미 마음은 설레었으니까...
가을 길은 미술관이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멋진 풍경화가 펼쳐지니까. 알록달록 단풍, 파란 하늘, 몽실몽실 새털 구름, 푸른 바다, 멀리 보이는 손톱만한 섬... 변산의 내음과 풍경을 가슴에 꼭꼭 눌러서 담아왔다. 나중에 꺼내보고 싶을 때 꺼내 봐야지. ^^
이번 도보는 호남의 특징을 잘 살린 테마 도보였다. 첫째날 도보가 끝나고 숙소 체육관에서는 호남방 회원인 소리노리님의 노고로 멋진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소리노리님은 이번 공연 주제를 '소통'이라고 했는데, 공연자와 관객의 마음이 모두 열리는 신명나는 시간이이었다. 고맙고 또 고마웠다.
그날 밤 늦게 이어진 '저질토론'도 참 재밌었다. ^^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마음을 열면 즐거운 '소통'을 할 수 있다. 지나고 나니 그립고 애뜻해진다. 그런 밤이었다.
또 잊을 수 없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추억의 도시락~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수고가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
. . .
이번 도보에도 많은 것을 배웠다. 다른 사람들도 그러했는지 서울로 올라오는 지루할 것 같은 시간 내내 모두 쿵짝쿵짝 토닥토닥 도란도란 지루한지 모르고 행복해들 했다. ^^
이번 도보는 길, 사람, 먹을 거리 모든 것이 부족함 없이 가득차 있었다. 분명 누군가의 고민과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터럭 만큼이라도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걸으면서 인생을 배워 나간다. 어제도........오늘도........내일도........
추억을 찾으러 갔다가 또 다른 추억을 만들고 왔다. 걸으면...... 언젠간, 결국에는 행복해 진다. ^^
<2007년 11월 10일~11일 / 변산반도 도보> - 첫째날 : 16km 내소사 출발 - 작당마을(6km) - 갯벌체험장(12.5km) - 모항해수욕장 - 숙소(전북 청소년해양수련관) - 둘째날 : 19km 숙소 - 영상테마파크(4km) - 적벽강 - 격포 해수욕장(9km) - 고사포 해수욕장(점심, 15km) - 변산 해수욕장 - 총 35km 2007년 11월 정기도보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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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꾼이신 김하철 선생님의 뒷모습
솔낭구 대장님의 뒷모습.
인도행은 직진입니다. 그러나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
안전도보를 위해 갓길이 없는 곳에서는 한 줄로 걸어야 합니다.
싹~ 태웠네요. ^^
숱하게 이 길을 왔다갔다 했을 벼룩도령님의 차. 차에 붙은 인도행 깃발.
드넓은 평야와 억새의 조화.....
'변산'하면 떠오르는 단어. 격포, 내소사, 채석강, 적벽강.... ^^
인도행의 긴 행렬을 볼 때면.. 참 멋있습니다. ^^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쓴다는 김광석. 흙이는 흐린 가을 하늘에 김광석의 그 노래를 들으면서 길을 걸었다.......
곡창지대.
격포 19km 전. 내일 도착할 부안영상테마파크(부안민속촌)도 15km 남았네요.
망망대해... 그리고 빛.
샛길. 방파제 길.
볏짚을 둥글게 말아놓았다.
샛길. 조용한 마을로 접어든다.
물고기 잡는 도구인가??
멋드러지게 휜 흙길.
흙길이 계속 이어져 조용한 마을로 인도한다.
양어장.
샛길 동지. ^^ 로뎅님, 홍법님, 솔낭구 대장님.
그리고 흙이.
인도행 대표 미녀 소심걸님이 심어 놓았다(소심걸님에게 직접 들음)는 꽃과 억새. 그 길을 황송하게 걸었다. ㅋㅋㅋ
로뎅님과 솔낭구 대장님.
인도행 호남방 깃발을 흔드는 워크홀릭님. 알고 보니 깃대가 낚싯대라고 괜찮은 남자를 낚겠다나 뭐라나..... ㅋㅋㅋㅋㅋ
워크홀릭님과 카미노님.
펄럭펄럭~ 인도행 깃발아래 모인 회원님들.
이국적인 풍경. 이런 풍경은... 걸어야 보여요. ^^
걷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은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
변산 23km 전, 격포 15km 전.
캬~~ 멋집니다. 그려~~ ^^
인생길 따라~~ 도보 여행~~ ^^
가는 곳마다 멋진 풍경화가 펼쳐집니다.
일몰 즈음의 가을 바다도 멋집니다. 버스에서 흙이의 옆자리 파트너였던 주나라님. ^^
마동삼거리를 지나왔군요.
좌측으로 가면 인도행입니다. ^^
논길을 가로질러 가는 인도행 두 분.. 딱 걸렸어요.. ㅋㅋㅋㅋㅋ
많이 왔네.. ^^
도보 내내 두 손을 꼭 잡고 걸으신 산너머 부부님. 흙이가 보기에 너무 좋아 보여 손잡고 가는 뒷모습을 찍었습니다. "길이님~ 울 좀만 참고 기둘리자구유~~"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습니다~~ 카미노님 배낭에서. ^^
저 둑방길을 걸어왔다죠. 후미에서 몰래~ ^^
오르막을 다 오르니 내리막이 있네요.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
변산면으로 진입.
산과 하늘의 경계가 태극 물결이네요. 뭉게 구름도 빛을 받아서 예쁘죠? ^^
우리는 모항쪽으로 갔죠. 드라마 이순신의 촬영지였다는군요. 왜적의 배와 거북선이 보입니다.
거북선. 멋진 풍경이죠.
존경하는 섭이님. 작년 경주 신라의 달밤에 저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신 분입니다. 멋진 배경을 뒤로 하고 찰칵~!
바닷가 두로는 억새밭.
저도 멋진 배경을 뒤로 하고 찰칵!
나름 가을 동화~ ㅋㅋㅋ 일몰 감상해 보시죠. 색이 너무 예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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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이앤님과 섭이님. 작년 다랭이마을 도보 한 번 더 했으면 좋겠어요. 크리스마스 파티도 하면서요. 제가 궁리해 볼게요. ^^
울산팀 여러분들.
우와~~ 많은 신발들.. 걷는 이에게 중요한 신발. 사람마다 표정이 다르듯 똑같은 신발이 없네요. ^^
소리노리팀 공연. 소리노리님, 소심걸님, 벼룩도령님.. 인사~~~~ ^^
자~이제 시작합니닷!~~~
멋진 춤사위~ 참 고우십니다!
둥기락 덩기락~ 설장구 공연.
걷기도 힘드셨을 텐디... 멋진 공연까정 해주시고.. 멋쟁이 소리노리님. 가족 모두 너무 행복해 보이셨습니다!
귀여운 아이들의 택견 시범. 너무너무 귀여웠죠. ^^
성함은 잊어버렸네요. 멋진 노래로 흥을 돋워주셨습니다.
마지막 공연. 둥둥둥~~ 북 소리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이번 정기도보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준 트럭. 인도행을 위해 봉사해 주신 트럭 운전사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밥 먹고 숙소로 그냥 가기 뭣해서 바닷가 구경을 가는 중.
아침 산책. 이끼낀 바윗길을 걷고 있는 인도행의 저질 맴버(자동가입, 탈퇴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
10월 정기도보 때 처음 만난 글로리님. 뒤에 따라오는 저와 일행에게 한 마디 하신다. "이끼낀 바위에요. 조심조심 걸으세요." ^^
언젠가부터 독사진의 표정이 한결같아졌다는 녹차향님. 이번에도 똑같아요? ㅋㅋ
조개를 캐고 계신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녹차향님. "할머니, 많이 캐세요."
숙소에서 보이는 작고 예쁜 섬.. ^^ 누군가 저곳에서 야호~를 외쳤다는... ㅋㅋㅋ
인도행 치~~즈~~ 안 하시네.. ㅋㅋㅋ
도보 전 스트레칭은 필수~!! 초보농부님의 시범에 따라 헛둘 둘둘~~ ^^
여기서 우회전.
격포 교차로. 우리는 영상테마파크 방면으로 직진~
왕의남자 촬영장, 부안 민속촌.
부안민속촌 정문. 입장료 3,000원. 시간 없어 생략~
시골애님.. 얼마에요? ㅋㅋㅋㅋ 빼빼로데이 대목을 노리고 노점상으로 변신!! 잘 어울려요. 딱이에요, 딱!! ㅋㅋㅋ
보성도보 이후 두 번째 만난 '호남방의 최고 미녀 소심걸'님을 소개합니다. 소심하다면서 할 말은 다 합니다...^^ "소심걸님,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다음에 은혜 꼭 갚을게요!"
왕의 남자 등의 촬영지인 부안민속촌을 나오면서....너른바위님, 라솔라도래미님, 홍법님이 보이네요.
인도행의 긴 행렬. 배낭에 태극기를 단 카미노님이 보이네요.
선두 그룹 나가십니다요~
길 좋고, 날씨 좋고~~ 에헤라 디여~~~ ^^
선두 인도행 깃발을 펄럭이며~
궁항 삼거리에서 우회전~
낚싯배. 저 멀리 보이는 쌍둥이 등대.
쌍둥이 등대. 꼭 남해 물건항 같아서 찰칵! 가을 전어가 여므네~
아따~ 단풍 부~~욹~~따!
한 달에 두 번, 바다가 갈라져 섬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놓인다는 하섬.
적벽강에서 휴식... 이곳에서 고락산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너무 반가웠다죠...^^
점심식사 장소인 고사포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인도행은 가끔 옆길로 새기도 합니다. 추억의 도시락 먹으러~~~ 고고씽~~ ^^
추억의 도시락 세트. ^^
음력 1일, 15일에 바다가 갈라져 하섬까지 갈 수 있다고 합니다.
흙이의 독사진. (곰도리님 작품)
망해를 바라보면서... (술꾼님입니다.)
해변의 곡선.
돌이 층을 이루고 있어요.
어? 우리 버스네. ^^
도착지점에 도착. 변산 해수욕장... 이젠 안녕~~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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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흙이와 길이 원문보기 글쓴이: 흙이
여전사 시린님! 자상하시고 배려심 깊으시고.. 화끈하시더이다. 여유있는 웃음과 따뜻한 마음에 여러 사람 감동 먹었을 겁니다. 다음에 호남길에서 뵐 수 있는 기회 만들어보죠. 밥 한 번 살게요. ^^
인물님이여,만나서 반가웟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호강하고 온 것 같습니다. 소리노리님과 호남방 여러분들 덕분이죠. 다음에 또 길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을 보니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변산반도를 또 다시 걷고 싶군요. 근데 흙이님은 글도잘 쓰네. 반가웠어요.
행복줌마님, 잠깐 닉네임 소개하고 이야기했었죠. 항상 행복하세요! 저도 반가웠습니다. ^^
멋진후기 잘읽고, 보고, 느끼고갑니다. 변산의 추억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흙이님 덕분에 한번 더 가슴벅찬 그날을 회상하고갑니다.
코디니트님, 올라오는 버스에서 저의 옆자리 파트너셨죠. 처음엔 자느라 정신 없었는데, 도착할 무렵에야 정신차리고 이런저런 이야기한 것 같아요. 니트는 어깨선 아래로 입는 것보다 약간 작은 듯이 입는 거 맞죠? ^^
못 간 아쉬움을 흙이님 덕분에 달래보네요^^;; 잘 지내시죠?
과일조아님.. 다리는 좀 어떠세요? 언능 회복되셔서 .. 좋아하시는 길로 나오셔야 할텐데... 아직 회복 중이신가요? 과일조아님의 아쉬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