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북바위산,박쥐봉을 다녀와서~

[하소(김연자)]

2022.11.13 (제천 북바위산,박쥐봉 정기 산행)

울집 작은 화분에 심어 놓은 철쭉이 일 년에 두번 꽃을 피어 주네요.
지금 꽃이 피는 시기가 아닐텐데요. 거실을 화사한 분홍빛 꽃봉오리가 나를 미소 짓게 하는 이런 집안 소소한 즐거운 일상속에서 또 애타게 기다리던 3주만에 산행이 몸과 마음이 먼저 반응을 보입니다.
산행 전 날 늦가을 날씨 답지 않게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더니만 일요일 새벽 비가 그쳐줬습니다.
계속 된 건조한 날씨로 낙엽이 쌓인 산에는 단비 같은 비가 되었을겁니다.
자연은 오늘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반겨 줄런지 설렘 가득 안고 제천 월악산 줄기 북바위산 산행지로 출발합니다.
먼저 기사님의 억양 섞인 말투로 이어지는 소개와 안전한 운전을 약속하는 멘트에 회원들을 웃음 짓게 만들고 차례로 회장님 인사와 대장님의 산행 설명까지 빠르게 마치고 산우님들은 각자 편안한 쉼을 갖지만 이동 시간이 짧아선지 우린 금세 들머리 물레방아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모두들 산행 준비를 해 내리니 가는 비가 내린다.
요즘 연이여 산행 날 비가 내리다 산행 중 멈춘다.
감 잡을 수 없는 날씨 속내~~~~
가랑비에 옷 젖는줄 모른다고 배낭에 있던 접는 우산을 펴고 준비해간 2개 모자 중 얇은 비니를 선택해 쓰고 산을 오릅니다.자켓을 입지 않고 등산티만 입고 올라도 덥게 느껴지는 날씨다.
시작과 동시에 금세 멈춰준 빗님 덕분에 우산도 접고 한결 수월한 두손 덕분에 카메라를 꺼내 멋진 풍광을 담아 봅니다.
1팀 선두는 벌써 내 시야에서 멀어져 있고 몇분과 산을 오르며 암릉과 노송이 조화를 이룬 조망터에서 사진을 찍으며 진행 하려니 선두와 7-~8분 쯤 거리가 난거 같습니다.
요즘 나의 멈출 수 없는 사진 찍어 주기 놀이!
내가 사진을 잘 찍어서가 아니라 내가 찍어준 사진을 보고 좋아하는 분들이 있고 그냥 지나 칠 수 없는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단계라고 할까요? ㅎㅎ
운무에 가려 시야가 터 주지 않았지만 슬랩 구간과 암릉을 오르며 멀리 보단 가까이에서 보이는 것들이 많더군요.
척박한 암릉 틈에 뿌리를 내리고 굳건히 버티고 있는 소나무를 보며 끈질긴 생명력을 배우고 식물이 저마다 자연에 적응 해서 살아가는 방식을 보며 우리의 일상 생활속 어렵고 힘든 일들을 헤쳐 나갈 수 있을거란 삶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자연 실습 현장이 되어 준거 갖기도 합니다.
아낌없이 바뀌는 계절은 자연이 늘 우리에게 주는 선물 같은 사계절 풍광으로 보여 주는거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슬랩구간과 암릉길은 다행히 계단과 안전 장치가 잘 되어 있어서 크게 위험하지 않았고 바위가 거칠어 미끄럽지 않아 수월하게 올랐던거 같습니다.
운무는 몽환적인 풍광을 만들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병품처럼 에워쌓인 등산길을 나를 안전하게 걸을 수 있게 보호해 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양 생김새에서도 기품 뿜뿜 나는 명품 소나무를 많이 만났던 거 같습니다.
소나무가 내 뿜는 신선한 피톤치드가 그 날 나를 면역력과 심폐기능을 아마도 강화 시켜 주지 않았을까요?
산행을 통해 늘 나의 심리적 안정을 준 고마운 나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북바위산 정상석을 찍고 2팀,3팀 하산길을 알려 주고 사시리고개에서 박쥐봉을 향한 계속 된 오름이 우리의 체력을 시험한거 같기도.... 험한 암릉길이 만만치 않았던거 같습니다. 산을 오르며 항상 느끼는 점 힘든 비탈진 깔딱 고개를 지나면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는 평탄한 길이 있다는걸 매번 산행하며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새겨 확인하는거 같습니다.
날쌘 박쥐가 날개를 펴 날았을 만큼 우리에게도 끝까지 힘을 쏟아 내게 만든 박쥐봉 정상석이 그래서 더 짜릿한 전율로 담가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상석에 함께 한 9인 여러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정상에서 건내 준 해순 언니의 갖은 간식 거리로 에너지 충전을 하고 이제 하산길로 내려갑니다.
낙엽이 쌓인 미로길을 뚫고 내려 오다 보니 우렁찬 물소리가 나는 계곡이 보이고 도로도 보여 행복한 안도의 숨을 내 쉽니다. 한번 넘어져 살짝 멍이 든 다리외 안전하게 산행을 한 하소가^^ 걸었던 길: 물레방아 휴게소-북바위전망대-너럭바위-신선대-북바위산-사시리고개-715봉-773봉-745봉-박쥐봉-물레방아 휴게소 10킬로 4시간10분 산행 종료^^
그 날 고르지 않는 날씨에도 각팀별로 완주 해준 산우님 덕분에 여느 산행보다 뜻깊은 산행으로 기억 될거 같습니다.
그 동안 체력이 안돼 짧은 코스로 산행을 했던 산악부 지원자문님이 몇개월 산행 후 일취월장 해서 북바위산 정상석까지 밟고 오셨다네요.뒤풀이 자리에서 가슴 벅찬 감동을 받았다고 전하더군요. 바라보는 우린 꿈 꾸고 도전해서 원하는 바를 이룬 지원자문님을 큰 박수로 축하해 줬습니다.
지원자문님 북바위산 정상 완주를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그 기쁨을 모든 회원들에게 베풀어 주셨습니다.현지 농장에서 수확한 달콤한 사과 한봉지씩 선물까지 안겨 줘서 감사합니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불가능이란 없나 봅니다. 주말에 다녀 온 북바위산 산행을 갈무리 하며 이제 늦가을을 지나 초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저는 마지막 만추를 느끼러 이번주 토요일 신안 퍼플섬 박지도 트레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동안 주춤했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세로 돌아서고 독감 환자도 급증 한다니 모두들 건강 관리 잘 해서 올겨울 나기 대비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하산을 하며 안개가 걷히기 시작해 뒤로 월악산 능선이 보인다.

슬랩구간 계단을 오르며

아름드리 소나무와

이런 명품 소나무가 많더라

운무가 덮인 풍광속에서

북바위산 정상석이 둥근 곡선으로 이루어져 더 포근하게 느껴진다.

힘들게 오른 박쥐봉 정상석에서 남편과

월악산 정기를 담다!

하산길 계곡 바위가 근엄하다.

가을이 남긴 쓸쓸한 흔적!

사과나무집 오리주물럭 상차림! 반찬도 오리맛도 최고 최고다!

개화한 울집 철쭉꽃 화분!

[산친구(박정애)]

철쭉이 예쁘게 피었네요~

[하소(김연자)]

그쵸! ㅎ
댓글 감사요~^^

[스틱(김만태)]

언제쯤인가 올랐던 북바위산은 또다른 계절 환경이 바뀌었을뿐 암릉과 멋진 노송들이 그곳 그자리에서 운무가득 몸을 숨기고 반갑게 반겨주고 있어
나름의 즐거움과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던 산행였습니다.
수십번을 올라도 숨이가쁘고 수만보을 걸어도 새로운 길이지만 또다시 찿고 싶은게 산이 아닌가 생각 드네요.
방금전 다녀온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섬세하고 실감나는 후기글을 읽으며 무심히 지나쳤던 산길에서도 감정과 생각을 담고있는 하소님의 산행은 또다른 배울점이네요.ㅡㅡ
늘 건강하시고 즐산하시길 바랍니다.
감명깊게 읽고 담아 갑니다.

[행복한(최혜원)]

2팀 산행 코스는 무난무난 했는데 1팀 코스는 이번에도 힘들었나 보네요~2팀은 대부분 완만한 숲길에 지루할때쯤 바위 한번 넘고 멋진 소나무들 배경으로 사진 한번 찍고 운무 한번 쳐다 보면서 오랜만에 여유로운 산행을 즐겼습니다~
산행이 힘든날은 근육통 때문에 다음날 운동 나가기도 힘든데 이번엔 다음날 거뜬히 운동 네타임 다녀 왔네요~ㅎ
빡쌔게 산타고 흠뻑 젖은 옷 갈아 입는 기분도 좋지만 오랜만에 옆사람이랑 도란도란 얘기하며 여유롭게 걸으니 깊어진 가을을 더욱 만끽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부회장님의 산행기는 같은곳 이지만 다른곳을 다녀온듯 또다른 감흥을 느낄수 있어 항상 즐겨찾게 되네요~
글쓰는 일이 쉬운일이 아닌데 매번 정성스럽게 올려 주시니 감사 드립니다~~

[하소(김연자)]

산행기 보다 빛나는 두분의 댓글과 넘치는 칭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