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보다는 크고
제주도 보다는 작은 섬
공기도 맑고
자연이 정말 자연스럽고
한적한 섬
하루 종일 자전거 밟고 달려도
일본 게다바리 만나기 어려운 섬
어쩌다 만나는 싸이클링족 코쟁이들 한 둘...
너무 정갈하고
철저하게 관리보존하는 자연
아무도 없는 으슥한 숲 속 길가에
저멀리 보이는 형광색 옷의 일본 아줌마
그 모두 환경감시원
그리고 만나는 한 두 사람
관리인들 뿐...
이리 좋은 환경에도
그리 정이 안가는 땅
그게 일본...
구글지도로 예습하고
손전화기로 확인해가면서
낯선 땅
첨 달려보는 섬 도로
속이 뻥 뚫리도록 신나게 밟아도 보았다.
홀로
그냥 홀로
어디 가게나 식당에 안 들르면
하루 종일 인간이라곤 나 하나
그렇게 길위로 페달을 밟는다.
오로지 자연만 벗삼아
상큼한 공기를 맘 것 즐기면서
자전거로 내달았다.
왜?
가다 가다
집들이 나타나면
하늘로 치솟은 깃대
거기에 주렁주렁 달리 깃발들
바람개비들
모두가 고기들을 그려놓았다.
저 깃발이 달린 집
아마 선주?
아니면 선장?
아니면 어선에 승선한 선원의 집?
여하튼 마을만 보이면
이 깃발은 바람에 신나게 휘날리고 있었다.
아하~~~
이래서 남자들이 특히나 안 보이는구나!
지금은 현대화된 어선으로
옛날보다 많이 수월해졌겠지만
그래도 어부는 힘들다.
내가 어선 타봐서 잘 알지...
열심히 달리다 보면
정갈한 천주교 성당
이제는 좀 물린 모습의 일본주택들
그리곤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신사 도리이
어쩌다 만나는 무인판매대
농산물을 파는 진열통이 길가에 놓여있다.
어디서 읽었더라?
일본 천주교 교세가 약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 섬이 가장 신자의 비율이 높은 지역이라고
그래서일까?
일본땅 이 섬에서
거리에서도 수녀님을 보았다.
가다가 또 만나는 세월의 흔적
이 섬에서도 천주교박해가 있었기에
그 감옥도 보였다.
더 달려나가니
바닷가 경치가 훤한 곳에는 노인요양병원이 자리하고
마을곁에
아니면 조금 떨어져
어김없이 죽은 자들의 동네도 보였다.
차도 별로 없고
간간히 지나가는 차도
모두 경차로 전동차라서
전혀 거부감이 없어 좋았고
나처럼
자연만을 바라보며
옛 성당들을 찾아가는 나그네에겐
딱 좋은 곳이지만
동물인 인간의 즐거음을 찾기에는
어딘가 허전한 섬이다.
하루 종일 자전거와 씨름하다 보니
돌아오는 길
오르막길이 겁난다.
그냥 끌고 오르는데도 힘이 들어
백여미터
겨우 가고 털푸덕 주저앉아 쉬고
또 쉬고
휴~우~
이젠 자전거여행도 나한테는 무리로 다가선다.
앞으로도 십여년은 더 더 더...
지구촌 나들이 할 생각인데
홀로 나그네길
아무래도 스쿠터를 이용해야겠다.
다 늙어서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 건지....
VIDEO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답글
수정
삭제
스팸처리
◈─…― 해외 여행기
자전거로 2일차-고토열도 下五島, 후쿠에(富江)섬, 나가사키현
오죽
추천 0
조회 104
18.02.14 12:44
댓글 5
북마크
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다음검색
첫댓글 진정 행복한 여행메니아 십니다 ^^
부럽고 부러운 행로이십니다.
전 그냥 남들이 좋다는 곳만 답습한 소심한 여행객 입니다 ㅎ
일본의 부러운점
과거에 대한보존이너무부럽답니다.여행기사진 감사합니다
작년에 규슈 트레킹을 20일 했었는데 그들에게 부러웠던것은 어디선가 요정이 나타날것 같고 깊은 밀림에 스멀스멀 흘러가는 안개 였습니다 .하울에 성 이 태어 날수있는 곳이었지요.전쟁은 남의 나라에서 하고 제 나라는 참 보존을 잘 했구나 ..하는 내 못남과 서운함..우리 세대 가 느끼는 복잡미묘함이 어지러웠습니다.우리 후배들은 잘 할 거예요 당당하고 물리적으로봐도 멋있잖아요.그건 그렇고 자전거로 여행 하신 모습이 부럽습니다 .여행기로 올려 주시니 자극도 되고요 .십여년은 더 더 더 ..스쿠터로 ~~쓰신 글에 멋진 뒷날이 기대됨니다
와우ᆢ 멋지십니다
저는
자장구 일본여행 꿈꾸는 사람인데 대리만족합니다 ᆢ
감사합니다
일본 다 좋지요. 일본이나 독일 깔끔하고 잘 보존되어있고
그런데 넘의 것은 무자비하게 지들 것은 소중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