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YKA산악대의 제55차 산행(아니 川行)에서 본 풍경들입니다.
제주에는 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川)가 없는 건 아니지요.
제주도의 내는 평소에는 이렇게 마른 채로 있고, 비가 많이 올 때는 한꺼번에 쏟아져 터집니다. '내 터졌다'고 합니다.
내 터진 사진은 나중 기회에 보기로 하고 오늘은 한천의 바위들을 봅니다.
수만 년 동안 터지는 냇물에 깎여서 매끈매끈합니다.
설문대할망이 쓰다 버리고갔다는 족도리바위. 글자가 새겨져 있어서 족감석이라고도 합니다.
구멍뚫린 바위. 흐르는 물 속에 섞여 내려오는 크고작은 돌들이 부딪히면서 생겼을 겁니다.
무속인들이 기도하던 장소로 보입니다. 시멘트로 평평하게 정리했습니다.
도람쥐궤=박쥐굴. 아래아 발음 도람쥐는 제주에서는 박쥐라는 뜻입니다. 궤는 작은 규모의 동굴을 말합니다. 박쥐가 사는 작은 동굴이라는 뜻인데 동굴이라기보다는 큰 바위 아래쪽으로 틈이 생긴 겁니다. 짐승 콧구멍처럼 보이는 왼쪽 구멍으로 들어가면 위쪽으로 통합니다.
바위의 작은 구멍에 작은 돌들이 들어가 물의 힘에 의해 회전하면서 점점 구멍이 커집니다. 이렇게 생긴 구멍을 돌개구멍(포트홀)이라 부릅니다. 돌개구멍의 크기는 손바닥만한 것에서부터 2m가 넘는 것까지 다양합니다. 제주의 내에는 이런 것이 참 많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다시 저를 담고 있는 품 속을 갉아낼 자갈들이 구멍 속에 들어 있네요.
이해하기 어려운 돌입니다. 인공적으로 둥글게 다듬은 것인데 아마 말방앗돌로 쓰려고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을에서 굴러왔는지, 냇가에서 만들다 유실된 것인지 알 수가 없군요.
내 옆에 개설된 산책로의 나뭇잎 사이로 언뜻 보인 돌입니다. 옛날 제주민가에서 물구덕을 놔 두던 물팡과 같습니다. 제가 설문대할망 물팡이라고 제목을 붙이겠습니다.
이 바위들은 현무암이지만 '구멍숭숭'이 아니죠? 부드러운 곡선은 '무엇'을 닮았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한천에는 물이 늘 없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소(沼)를 이루는 곳도 여러 곳 있습니다. 소가 있는 곳은 풍덩거리며 건너고 싶지만 ~~ 우회했습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모르지만 방사상의 깨짐 현상이 보입니다.
제주어로 두루애기(표준어는 하늘타리) 꽃입니다.
넓은 잎을 자랑하는 태산목입니다. 제주에서는 보기 힘든 수종이죠.
주로 해안에서 자생하는 환경부 지정 보호수종 황근입니다. 이 꽃은 자생하는 게 아니고 번식을 위해 일부러 하천가에 심은 것입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 색이 선명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