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능가하는 2편 만들기 힘들다'는 불문율이 통용되는 곳이 영화계뿐일까. '같은 제목'을 단 시리즈로 1권 그리고 2권…연달아 히트작을 내는 사례가 극히 드문 건 '그래도 책이 좀 팔린다'고 하는 동화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1권 17쇄(2005년 6월 초판 발행), 2권 14쇄(2006년 7월 초판 발행)라는 빼어난 '흥행' 성적을 거둔 아동문학계의 시리즈가 있다. 바로 장편동화 '플루토 비밀결사대'(비룡소)다. "정확히 계산은 해보지 않았는데 1, 2권을 합쳐 7만~8만 권은 될 것 같아요. 특히 어린이 독자들이 몇 번을 반복해 읽거나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는 반응을 주곤 하는데 그럴 땐 고맙죠." 동화작가
한정기(사진) 씨는 그 동안 장편동화 '플루토 비밀결사대' 시리즈로 얼마나 많은 독자와 만난 것이냐고 묻자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답했다.
게임기, 인터넷, TV, 과외, 학습만화…. 신경쓸 것도 많고 재미난 것도 많은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펴내는 장편동화마다 10쇄를 넘기고 20쇄에 육박하는 발행부수를 기록하기란 쉬운 일도 흔한 일도 아님에 틀림없다. 그런 '플루토 비밀결사대' 시리즈를 써내고 있는 주인공은 부산 해운대에 살고 있는 여성 동화작가
한정기 씨다. 한 씨가 '플루토 비밀결사대 제3권-안개 속을 달리다'(비룡소)를 펴냈다. 제1권에서 부산 기장의 부산~울산 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가마터에서 벌어진 도자기 밀매단의 범죄와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2권에서 거제도 학동 몽돌해수욕장의 천연기념물 제204호 팔색조 밀매단을 붙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뒤 제3권에서는 플루토 비밀결사대 대원들도 한 학년 씩 올라갔다. 금숙이 우진이 동영이 한빛이는 6학년, 서진이는 5학년이 됐다. 제3권 '안개 속을 달리다'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어린이 유괴사건.
'동화 치고는 문화재 밀매와 살인, 천연기념물 밀렵에 이어 유괴로 연결되는 각 권의 사건이 너무 센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작가는 이렇게 답했다. "어른들의 바람과는 달리, 요즘 어린이들이 보고 듣고 노출돼 있는 환경은 훨씬 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현실을 피해가고 싶지 않았어요. 부모님들은 또는 우리 아동문학은 교훈적이거나 겉보기에 아름다운 이야기에 너무 치우치고 있는 것 아닐까요.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작가는 "과외와 영어공부에 내몰리고 있는 요즘 아이들이나 옛날옛적 서당에서 한문 공부를 해야 했던 어린이들이나 뛰어놀기 좋아하고 정의를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한 것은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어린이의 바람을 표현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이들이 "즈그들끼리" 뛰어다니고 문제를 풀고 성취감을 느끼는 세상을 그려보고 싶었다는 거다. 덕분인지 제3권 또한 부산시 기장군의 연화리, 공수마을, 기장시장, 해운대경찰서 등의 장소성이 확실하고 아이들은 '똥과자 뽑기'를 즐기며 마구 사투리로 건강하게 얘기한다. 결사대의 주역 금숙이는 여름방학 중 영국 친척집에 가 셜록 홈즈 박물관을 다니며 활동을 지휘한다. 제3권에서 전편에 비해 사건이 부드러워진 면이 있다. 하지만 끝에 가서, 그래야만 했던 어른들의 사정조차 따스하게 품는 결사대의 모습을 부각하면서 이 어린이들의 다음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
첫댓글 대단합니다! 플루토 비밀결사대의 활약을 총괄 지휘하는 한정기 감독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ㅎㅎ
아! 3권도 나왔구나. 힘찬 박수로 축하드려요.^^*
1,2권에 이어 3권도 기대 됩니다. 금숙이라는 이름이 맘에 들어요.축하해요.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