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장로가 장로에게
특집 1 이 시대 바람직한 장로직을 모색하며
김상원
장로의 직임을 맡고서 당시 빈약한 박봉으로 근근히 생활하는 젊은 판사의 입장에서 장로의 직임을 맡는다는 것은 너무 무거운 짐을 지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리하여 나는 몇 차례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의사를 밝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승은 목사님은 장로의 직임이란 하나님의 뜻에 의하여 맡겨지는 성직이고, 하나님이 능히 그 직임을 감당할 힘을 주실 것이며, 귀한 성직을 하나님 뜻에 순종하여 받아야지 인간적인 생각만으로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하시면서 거듭 그 직임의 수락을 권하시었다. 이에 나는 이 문제를 가지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던 중에 그 짐을 지기로 정하고 그 이듬해 5월 24일 장로의 안수를 받는 예식을 거행하였다. 그 이후 40여 년 간 지금의 원로장로가 되기까지 그 직분을 감당해 오고 있다. 나는 이처럼 젊은 시절에 장로직을 맡아 노년에 이르는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얻은 몇 가지 중요한 신앙적 교훈을 체험으로 밝힐 수 있다. 첫째, 장로직은 하나님이 그 뜻에 의하여 내려주신 성직이므로 감사하게 받아야지 인간적인 생각으로 이를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둘째, 장로의 직분을 즐겁고 보람있는 마음으로 감당하게 되면 결코 무거운 짐이 되지 않는다. 셋째, 하나님은 장로의 직분을 맡기심과 동시에 이를 감당할 힘도 주시므로 결국, 장로직은 하나님과 동사동역하는 직분이다. 넷째, 장로직을 성실히 수행하면 하나님은 가족, 후손에게도 여러 가지 넘치는 복을 채워주신다. 어떻게 하여야 장로의 직분을 모범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 장로의 기본적인 자세(사명) 당회장과의 관계 요즈음 교회들 중에는 목회자와 장로 간의 힘겨루기로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어 교회가 불화하게 되어 교회성장은 고사하고 쇠퇴하는 현상을 종종 목도한다. 마음 아프다. 그런데 문제의 발단은 대부분 사소한 일인데 거기에 감정과 기고(氣高)가 상승하여 문제가 확대되는 경우를 흔히 본다. 나는 교회의 분쟁으로 발생하는 소송사건을 수임 처리한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목회자와 장로간의 사소한 문제가 교단 탈퇴, 교회분열로까지 비화되어 교회를 불화의 도가니로 만들고 많은 교인들에게 상처와 시험을 안겨주는 일을 보아왔다. 장로는 목회자를 견제하려고 부당히 직권을 행사하여서는 아니된다.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서 목회자를 위하여 격려하며 섬겨야 한다. 당회원과의 관계 특히, 당회 회의에 임하여 안건을 논의하고 결의할 때에 주장하는 자세를 취하면 아니된다. 성경에도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무리의 본이 되라고 하였다(벧전 5:3). 장로는 자신의 고집스러운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장로가 자신의 권위를 행사하여 뜻을 관철하려고 위압적인 태도를 취해서는 아니되고 교권에 집착하여서도 아니된다. 장로는 교인의 지도자요, 모본자로서 권위는 필요하나 그 권위는 진리와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는 것이 되어야 한다. 당회에서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결정하게 될 때에는 겸손한 언사로 자신의 의견을 진지하게 개진할 필요는 있겠으나, 자신의 의사와 다르게 당회원 다수의 의사가 집약될 때에는 자신의 주장을 접고 흔쾌히 이에 동조하여야 한다. 당회에서 피차 의견이 상충되어 폭언과 욕설까지 난무하는 것은 온 성도들 앞에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요, 당회원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성도들과의 관계 장로가 평신도들의 본이 되기 위한 실천방안으로서 몇 가지를 제시해 본다. 장로와 가족관계 이를 위해서는 자녀들과 함께 살 때에는 가정예배를 정례적으로 드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정예배를 통하여 자라나는 자녀들이 하나님을 경외하게 되고 말씀을 통하여 교훈을 받게 하며, 기도와 찬송으로 신앙적인 영감속에 성숙되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2남 2녀를 두었는데 이들을 양육할 때 가정예배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것이 이들의 신앙과 인격형성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믿는다. 모범적인 장로상 그는 농부였다. 또한 독특한 사상가였다. 계몽실천가였으며,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였다. 이상촌을 건설하겠다는 개척정신을 가지고 황무지를 개간하여 좋은 농토를 일구었고, 농부들의 배움의 터요 삶의 터전을 세웠으니 이것이 곧 가나안농군학교이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으로 무장한 모범장로였다. 한 손에 성경을 들고, 한손에는 괭이를 들고, 하나님 사랑, 민족사랑, 흙사랑을 실천하신 3애(愛)운동가였다. 그는 근대화 과정에 있던 당시 우리 사회의 어려운 시기에 앞장서서 황무지 개간운동, 생활개선운동, 사회계몽운동을 외치면서 귀한 가르침을 폈다. 이때 그분의 자녀들도 모두 아버지의 뜻을 따라 도우면서 함께 일하였고, 선생이 외치고 실천하셨던“다 함께 잘살자”는 복민운동은 아버지가 하늘의 부르심을 받은 후에도 그 자녀들에 의하여 착실히 계승, 확대되고 있다. 그분이 소천된 후인 1989년에 일가 선생의 정신과 삶을 기리고, 어두운 사회에 확산하기 위해 일가기념사업재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나는 창설 당시부터 이사로 참여하였고, 수년 전부터는 이사장직을 맡아 봉사하고 있음을 감사한다. 맺음말 장로는 교회의 지도자로서 개인생활의 성결성, 가정생활의 충실성을 이루어 가족, 교인들이나 외인(外人)들에게도 모본을 보여 존경과 신뢰를 얻어야 한다. 목회자의 협력자요 당회의 구성원으로서 겸손과 온유, 자원함으로써 그 직을 기쁘게 감당하여야 한다. 교회를 다스림에 있어서는 성도들을 목자가 양들을 돌 봄같이 사랑으로 하여야 하고, 특히 자신에 대하여는 엄격하고, 매사에 공평 무사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선교에 열정을 품어 그리스도의 고난을 증거하고 이에 참여하듯이 희생과 수고에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맺어(갈 5:22-23)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모범 장로가 되도록 자신을 채찍질하는 데 면려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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