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연습 과정을 거친 다음 실제 휠드(Field)에 나가 처음 골프 치면 그 날“머리얹었다”는 말을 쓴다. 이 말은 여자가 시집가 첫 날밤을 맞이하는 일을 은유(隱喩)법으로 골프에서도 처음 치는 날을 빗대어 그렇게 말한다. 생활 민속으로 전해오지만 재미있는 표현이다.
옛날에 여자가 시집갈 때 입는 옷은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복잡해 초야를 치르는 날 밤, 남자가 우선 하루종일 걸치고 있었던 족도리 부터 벗겨주는 의식을 치른다. 잠자리에 든 신랑은 지친 색시를 편하게 재워 주고 싶어 팔 벼 게 만들어 누인 후 잠을 청한다. 그런데 막상 밤새 팔 벼 게 해서 잠 자려하니 길게 딴 댕기머리가 팔 밑에 고여 여간 불편하지를 않았다. 그래서 신랑은 머리를 위로 얹어주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그 일이 그냥 관습으로 굳어져 오늘날까지 유례가 되었는데 그때부터 머리 얹는다는 말은 처녀가 시집가 첫 날밤을 보낸 말로 함축되어 말하게 된 것이다. 사실 자기 색시에 팔 벼 게 해주는 지극 정성스런 배려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전 세상 남자들 통 털어 보아도 한국 남자 밖에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머리를 얹고 결혼 첫 날밤 보낸 색시는 이제 어른으로 대접을 받게 된다.
마찬가지 개념에서 그냥 연습으로 쳤을 때와는 달리 누구와 플레이를 하든 정해진 코스인 필드에 나가면 그 때부터 당장 룰과 매너의 지배를 받는 당당한 골퍼의 한사람이 된다. 연습 때와는 달리 마음 같아서는 쉽게 될 것 같은데 막상 해보니 전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산 볼도 아니고 죽어있는 밤톨만한 볼에 희로애락이 깃들기 시작하는데 그래서 누구는 골프를 인생 축소판이라고 까지 했다. 겪어보면 이 말이 정말 실감나리라 본다. 머리 얹으러 골프장에 처음 나간 사람이라면 꼭 유념해야할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골프는 타임아웃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정해진 시간은 있기에 지켜야 한다.
자신 때문에 자기 팀은 물론 뒤에 따라 오는 팀까지 경기진행이 늦어지는 불상사가 안 생기도록 철저하게 마음써 행동해야 한다. 다행히 머리 얹어주는 사람이 포함된 조라면 뒷 조에 양보해 패스를 시켜 주던가 아니면 웬만한 볼은 포기를 해서라도 서둘러 동반자들이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리듬을 잃지 않도록 신경 써 주어야 한다. 실력이 짧아 몇 번치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늑장을 부린다든가 하면 몹시 짜증나게 만드는 요인이 되므로 절대 조심해야 한다. 고로 스윙은 천천히 해도 걸음걸이만은 빨리빨리 해야 한다. 볼이야 잃어버리면 그 다음 돈주고 사면 그만이지만 매너 나쁘다는 소리나 인간성 더럽다는 소리 한번 들으면 그 다음에는 그 이메지 벗는 데는 평생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아까워도 볼 찾는다고 절대 꾸물거려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하찮은 티 하나라도 넉넉하게 준비해 가야지 절대 동반한 사람한테 빌려달라거나 얻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펏팅할 때도 장갑을 벗든 끼든 더듬거리지 말고 자기 순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처리하고 그 다음 홀 방향으로 서둘러 옮기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첫날이니 당연히 못 친다. 동반자도 그걸 알기에 최대한 이해해 주려 애쓴다. 잘 치려 애쓰지 말고 매너 잘 지키려고 노력하면 추후에도 다시 불러서 함께 가자고 요청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으면 버림받는다.
골프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춘 다음 필드에 나가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사항은 최소한의 기본 매너에 대한 설명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고 충분히 숙지한 후에 나가야 그나마 좋은 대접을 받는다.
머리 얹어주는 사람은 선택된 사실에 영광일수도 있지만 5시간을 그 사람을 위해 완전히 봉사하고 희생해야 한다. 보통 배려가 아니고서는 힘든 일이다. 그래서 골프 치는 여자 경우 세 사람을 못 잊는다는 말이 있다. 첫사랑의 남자, 첫 순정을 바친 남자, 그리고 처음 골프 머리 얹어준 사람이다.
반면에 동반해주는 사람도 나름대로 알고 있어야할 매너와 경우도 있다.
겨우 첫날밤을 보낸 신부가 시댁에 대해서 무얼 알겠는가?
마찬가지다. 아니 더 당황하고 진땀나는 일이 골프에서 첫 날이다. 올챙이 적 일만 생각해주면 섭섭할 일이 하나도 없는데 유일하게 골프만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하고 항상 눈 높이가 높아 초보자 알기를 막내 동생 대하듯 한다.
실력을 늘려주기 위해 현장 학습 강화도 중요하지만 골프 레슨의 아버지인 “하비 페닉”은 가능한 플레이 중에는 초보자한테 기술적인 문제는 조언 안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중 급 자도 현지 교정은 어렵다. 어쩌다 고수한테 한마디 들으면 그때부터 엉겨 기존 실력도 무너지고 엉망이 된다. 듣긴 듣되 머릿속에 남겨 두었다 나중에 연습장에서 숙제를 풀어야 한다. 가능한 처음은 그냥 혼자 치도록 해서 실수가 무엇이며 잘못이 무언가를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방법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유명한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머리 얹은 날 일지를 한번 보자.
정신 집중과 스트레스 푸는데 골프가 그만 이라는 소리를 듣고 그는 골프 배우기로 결심했다. 힘든 레슨 과정을 잘 마친 후 마침내 머리 얹는 날이 되었다. 그런데 연습 때와는 달리 생각대로 맞아 주질 않았다. 머리 얹어 주려고 동반한 친구는 보다보다 못해 어드레스부터 그립 잡는 법, 스윙 자세까지 총체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꺼번에 다시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전혀 개선되지 않고 실수를 반복했다.
전 반전을 마친 후, 10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아인슈타인은 가방에서 볼을 전부 꺼내더니 친구한테 마구 던지며 받아 보라고 일렀다. 그런데 그 친구는 하나도 받아내지 못했다.
“야 !그것도 못 받아. 이 친구야! 마찬가지 아닌가. 자네도 나한테 한가지씩 가르쳤으면 알 수 있는데 한꺼번에 말하니 내가 어떻게 그 말대로 하겠나? 잘 새겨 고수는 초보자를 가르쳐야 한다. 첫날 머리 얹고 난 후 깨닫는 메세지는 “자유와 행복 뚝, 번뇌와 갈등 시작”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그 날 이후부터 골프 룰의 노예가 되어 양심과 싸워야 하며 잘 치고 싶은 욕심으로 번뇌해야 하며 금방 될 것 같은데 잘 안 되는 상황에서 무한한 욕심을 맛보기 때문이다.
왜 골프는 시작해서 이런 갈등을 해야하는가? 발걸음 옮길 때마다 수많은 자문자답에 괴로워한다. 고수가 되도록 그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은 못 내리며 골프 인생을 마감할 만큼 아주 어려운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장비 구입에 투자한 막대한 비용이 아깝고 가족한테 큰소리치며 당당하게 나슨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도전해 본다. 혼 나간 사람이 되어 마지막 18홀에 이르면 몇 시간 전 처음 시작했을 때 이전과 비교를 하게 된다. 사실 어떻게 마지막 홀까지 걸어 왔는지, 아니면 날아 왔는지 정신까지 모 락 모 락 하다. 몇 개나 잃어버렸는지 숲 속으로 날리고 물 속으로 빠뜨린 볼 숫자 기억도 안 난다.
스코어를 논할 처지는 아니지만 과연 몇 점이나 쳤는지 어림할 길도 없다. 몇 점인지 불러줄 수도 없으니 적는 사람도 숫자 계산하느라 꽤나 신경 쓰였을 거다. 매홀 마다 헉헉거리며 옆으로, 앞으로 뛰어다닌 기억 밖에 안 난다. 맞는 말이다. 사실 골프가 생각만큼 쉬우면 재미가 없어 사람들한테 인기가 없다. 어렵기 때문에 도전하는 맛이 좋고 잘 되면 더 잘되어 보려 나가고 싶고 안되면 왜 안 되는가 깨닫고 싶어 나가고 싶어진다. 머리 얹기 전, 연습 때 가능한 골프는 남편한테 배우지 않는 길이 가정 평화를 위해 현명하다고 한다.
오전에 배워 쥐꼬리만큼 아는 남편도 오후엔 자기 아내 가르쳐 드는 것이 골프다. 아예 바보 취급해서 심한 언어 폭력으로 하여금 아내의 자존심을 다 긁어 놓아 급기야는 부부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명한 아내는 남편 보다 먼저 터득해 놓는다. 그러면 절대 잔소리들을 일은 없다. 운전 배울 때 보다 골프가 더 심하다. 그 까닭은 골프가 운전보다 멘탈(Mental)의 지배를 더 받기도 하지만 칠 때마다 성적을 금방 알 수 있는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첫댓글 골퍼들이 잘 세겨 들어야 말이네요 ...
엄청나게 긴 글 가슴에 정말 와 닿습니다........좋은글 올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새겨듣게ㅆ습니다... 좋은글 또 올려주시면 필기도구 챙겨서 읽게ㅆ습니당~^^좋은날 행복한 날 되시길~~~~^*^
옳으신말씀^^
잘 읽었읍니다......
한가지 배웠습니다 확실한건 신랑보다 잘쳐서 잦소리 안듣는겁니다.우리신랑 잔소리에 미칠지경입니다 문제는 신랑이 싱글인데 워떡개 잡을지 여하튼지 잡을때까정 열심히 할겁니다 제성격이 한번 한다면 하는 성격이거든요 여성여러분 열심히 합시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머리 엊는다는말의 어원도.....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