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아파트 벽을타고 서쪽으로 해거름을 하고 있다 이제 내 나이도 해거름을 시작하는 나이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고향동네 소꼽친구들 열명의 모임이다
일년에 두번을모인다 코로나로 삼년을 쉬고
세번째 모임이다 7평정도의 좁은 농막에서 8명이 함께한 3박4일은 너무 재미있었다 2명은 갑자기 다쳐서 못왔다 농막은 부자친구의 오만평의 초원위에 덩그라니 서 있었다
하루종일 관광을하고 피로할텐데 우리는 밤새도록 농익은 농담과 어린시절 이야기로 박장대소를 하고 웃으며 밤이 깊어가는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나는 어린시절 나랑 제일 친했던 친구랑 짝이되어 차에 앉았다 친구가 조심스럽게 핸드폰에 저장된가족사진을 보여줬다 세월이 많이 흘러서 가족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유난히 뚱뚱한 사람이 형제들 중에 눈에 띄었다 이사람은 누구냐고 물었더니 작은 오빠라고했다 나는 깜짝놀랐다
폐암말기라 잘 먹어야해서 몸이 많이 불었다고 했다 지금은 생명을 연장하는 주사를 맞으러 삼주에 한번씩 서울로 간다고 했다 나는 순간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친구에게 완쾌되면 꼭 차한잔 하자고 오빠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친구오빠는 어려서부터 나를 무척 좋아 했다
내가 고등학교때 대학교때 혼자 사시는 할머니뵈러 갈때마다 우리집에도 자주 놀러오고 정류장에서도 자주 마주쳤다 그냥 우연 이려니 했다
친구오빠는 내가 과년한 나이가 되었을때 우리집 논을 사러 서울집에 와서 아버지한테 나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아버지는 단번에 거절했다
할머니집 시골동네의 최고의 부자집 아들 이였지만 우리집도 잘 살았다 전문대 나오고 키가 작다는 이유였다 나는그때 중학교 과외 선생님을 좋아하고 있었다
친구오빠는 서울에 취직을 하고 내 주위를 이년을 맴돌았다 나는 달래도 보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은 험한말로 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을했고 그는 내 뺨을 때렸다
그이후 세월이 흘러 고향에서 나의성씨와 나이가 같은 여자랑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친구로 부터 전해들었다
내가 결혼후 초등생 아이들을 데리고 할머니를 뵈러 갔을때 동네 어귀에서 우연히 친구오빠와 마주쳤다 친구오빠는 행복 하냐는 말을 던지며 내가 대답할 겨를도 없이 스쳐 지나간 적도 있었다
세월이 흘러 아버님 산소에 다녀오는길에 메기 매운탕을 사준다며 연락이 왔다
오빠의 친구와 같이 나와서 당황을 했지만 친구에게 나를 보여주고 싶은거 같았다
가끔 고향을가면 그림자처럼 검은차가 내뒤를
따르곤 했었던 기억도 난다
친구오빠를 많이 힘들게 한것같아 괜시리 마음이 시리고 찡하다
그놈의 사랑이 뭐길래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아야 했을까.....
첫댓글 감사합니다
건개울님 부족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작나무님이라는 사실을 빼고 그냥 얘기로 읽으면,
너무 재밌는 한 편의 소설이네요
알싸한 맛이 매력적인 음식 같기도 하고요 . . .
그런데 긴 세월의 얘기를 참 간단명료하게 요약하고
거기다 재미까지 덧붙여 쓰시는 글솜씨가 정말 일품이십니다
빠빠라기님 과찬이십니다
주말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