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일: 7월 16일
분만일: 7월 24일 새벽 1시32분
자연분만, 3.1kg, 남
첫째도 예정일 3일 넘기고 자연분만 , 둘째도 10일 지나 유도 분만한 터라 셋째도 당연히 늦으려니 했지만,
일주일이 지나가니 점점 초조해 지더군요. 아기가 넘 크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둘째를 4.1kg로 낳느라 하도 고생한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제발 작게 낳기만 바랬습니다.
근데 제 경험으론 유도해 낳는 게 자연 분만보다 더 힘든 거 같아요. 진통시간은 짧았지만, 강력한 진통이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데 딱 죽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유도일을 예정일보다 10일 늦게 잡는 선생님께 나름 감사하며 진통이 오기만을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첫째, 둘째 봐
주러 7월 10일 경 내려오신 시어머니랑 매일 재래 시장까지 나가 장을 봐다 4일동안 김치 담그고, 이불 빨래에, 청소에 암튼 왼갖 수선을 다 피워가며 나름 운동을 열심히 했답니다. 걸어서 왕복 40분 거리에 있는 마트까지 거의 매일 왔다갔다 한 건 기본이었구요^^
사실 움직이는 거 싫어하는 제가 일부러 운동삼아 부지런을 떨었다기 보다는 워낙 바지런하시고 일을 한꺼번에 해치워야
시원해하시는 시어머니 덕이 컸죠.
그래선지 예정일을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밑으로 끼는 느낌도 한번씩 오고 빠개질 듯 아픈 통증도 같이 있었고, 배도 단단히
뭉치면서 아프더군요. 그래도 진통은 아니었구요. 일주일을 오늘 내일 하면서 기다리는 데 22일 부터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낳겠다는 느낌? 하지만 그날은 지나가고, 23일 거의 확실한 신호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8시 밑에 쏠리는 충혈감? 표현이 이상한데 불편하고 싸한 느낌이 생리할 때처럼 계속 지속이 되더군요
간간이 허리와 밑으로 빠개질 듯한 통증이 지나가면 나도 모르게 악 소리가 나오구요. 그래도 아직 배의 통증이 없었어요.
쉬면 나아지는 배뭉침만 오전 내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오후 1시 마트에서 장보고 계산하는 데 심상치 않은 복부의 통증으로 물건을 싸지 못해 점원에게 부탁을 하게 되었구요.
쉬면서 곧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오후 3시경 부터 움직일 때 마다 아파오는 불규칙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지만, 아직 가족들한테 알리진 않았습니다.
쉬면 나아지는 통증인지, 진짜 진통인지 구분이 잘 안되었거든요.
오후 5시 이제부터는 쉬는 것과 상관없는 알싸한 통증이 차츰 규칙적으로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느끼는 강도도 제법
커졌구요. 5시 30분 시어머니께 25분에서 20분 간격의 진통이 시작되었다고 알렸습니다. 6시 신랑이 퇴근해 왔고, 20분에서 15분사이로 제법 센 강도의 진통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부랴부랴 밥을 먹고, 애들은 시누이한테 맡기고 7시 병원으로 직행, 의사샘을 만났습니다.
아직 10분 간격도 아닌데 좀 서둘러 오게 된 사연이 있지만 말은 못하고, 무지 아픈 척을 했습니다. 내진해 보시더니 자궁문이 2cm열렸고 아직 위에 있어서 진행이 안될 수 있겠지만, 일단 입원하고 낼 아침에 유도분만 하겠다고 하시더군요. 혹시 셋째라 진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려보내진 않더라구요. 이런저런 사연으로 무지 피곤한 신랑은 실어다만 주고 집에 갔고, 시어머니가 저와 함께 계셔 주셨습니다.
7시 30분 분만 대기실에 입원했습니다. 제모, 관장, 내진을 한번에 해치운 간호사는 태동기를 달아주고 수액하나 달아 놓더이다. 이미 둘이나 낳아 봤는데도 제모고, 관장이고 짜증만 나더군요. 글구 그 내진은 왜 꼭 아플때 하냐구요.
9시 30분 30% 진행, 강도는 5에서 6, 7정도로 그닥 세지 않았구요. 내진은 아파하니까 진통 지나갈 때에 해 주더군요
11시 30분 40% 진행, 비슷한 강도, 간격은 5분, 기간은 10을 천천히 셀 정도. 차츰 9에서 10 정도의 센 통증이 지나감
중간 중간 소변 보겠다며 태동기 떼내고 화장실도 다녀옴. 그놈의 태동기가 누르니까, 진통이 셀 때는 토할 것 같더라구요.
12시 30분 70% 진행, 이전보다 훨씬 센 강도의 통증이지만, 태동기 모니터에선 잘 측정이 안 됨. 차츰 신음이 나오기 시작함, 굳이 소변 보겠다고 일어섬. 간호사 일단 소변봐보고, 안나오면 그냥 나오라고 함. 분만실로 옮김
트랜스 포머형 침대에 바로 누워서 힘주기를 하라며 내진함. 몸은 사시나무 떨리 듯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하고, 휘저어 대서 울며불며 몸부림 치자
간호사 화를 내기 시작함. "엄마! 내진을 안하고 애를 어떻게 낳아욧!"
10살은 어려보이는 애한테 제발 하지 말아달라고 존대하면서 사정함.
새벽1시 80% 진행, 허리와 복부의 진통이 참을 수 없게 쏟아지는 와중에, "소리내지 말고 힘줘욧! 침대 위로 올라가면 어떻게 해! 자꾸 이렇게 엄마가 힘들게 하면 내가 어떻게 도와줘요!!" 나중엔 숫제 반말로 짜증을 내더니 "엄마 옆으로 누워봐요, 혼자 낳아요" 하고는 분만실에서 나가버리더군요...
혼자 사이드레일 올려서 붙잡고 울면서 진통하는데 양수가 흐르는 것을 느끼고 , 곧이어 아이가 다리 사이에 끼는 느낌을
받으며 이제 낳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10여분을 혼자 방치되어 있다가 사람 부르자니 참 서럽더군요.
간신히 소리내 부르자 퉁명스런 간호사 들어와 보더니, 분만이라고 자세 잡고는 담당샘 호출하고 소독하고 저보고 힘주라고
반말로 혼내고, 손가락으로 회음부 찢을 듯이 벌리면서 제대로 힘 못주고 다리 더 안벌린다고 짜증내고, 몸부림쳐서 주사 역류해서 막혔다고 신경질에 짜증에.... 담당샘 내려와서는 똑같이 리바이벌 해주는 데 젠장, 왜 이리 정신은 말똥말똥해서
서러운지 기가 막히더군요.
암튼 온갖 구박과 반말과 짜증이 난무하는 새벽1시32분에 생으로 셋째 낳았습니다. 회음 절개하는 마취주사 놓을 때, 절개할 때, 꼬맬 때, 후처치할 때, 태반 나올 때, 새로 정맥 주사 놓고 진통제 놓을 때 모조리 맨정신이었습니다. 시어머니 불러서 애 낳았다고, 애는 바로 신생아실로 보냈다며 통보하고는 다들 사라지더군요. 시어머니 보고 얼마나 울었는 지...둘째 때도 애가 커서 힘들었는 데 그때보다 더 힘들었네요. 3.1kg라서 쉽게 낳을 만한 사이즈(?)였는데도 말이지요^^.
제가 잘 몰라서 그런지 제 경험으론 첫애 때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서 진통을 무지 못견뎌 했지만, 간호사들이 내진하는라
애 쓰질 않았거든요. 두번이 다 였고(그것도 진통없는 사이에 했구요)10cm 다 열린 다음, 분만대에서 자세잡고 힘주기 딱 3번에 첫애 낳았는데 잘한다고 칭찬도 받았네요.
제모도 굳이 필요없지만, 회음부위만 했고 면도하는 수준이 아니었답니다.
힘주기 하기전 회음절개도 미리 해서 손가락으로 찢을 듯이 벌려 놓고 생으로 고생시키지도 않았구요. 물론 셋째도 나오기 전에 회음절개했지만 이미 다 찢어지도록 아프게 벌려서 힘줘서 낳으라고 생고생 시키다가 했구요. 애가 다리 사이에 껴서 다 나와 있는 상황에 질 입구가 좁아 못 나오는 데 넓혀주는 시술이 절개술 아닌가요?
글구, 바로 그때 과연 힘을 주는 게 맞는 건지도 의문입니다. 머리가 끼었을 때 힘주다가 사고 나는 거 아닌가요? 뭐 잘 모르겠고 하여튼 손 발 안맞아서 제 때 힘 못주고 회음부 벌리는 손가락에 찢어질 듯 아프다가 힘 줄 타이밍이 아닌 엉뚱할 때 생으로 혼자 힘주다가 혼자 쑥 낳은 기분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회음 절개를 낳고 나서 한 건가 싶구요??? 물론 아니겠지만요.
한마디 더 내진이 필요한가에 대한 분노입니다. 진통을 하기 전 자궁의 준비 정도를 확인할 때는 분명 필요하죠.
근데 분만 진행 정도를 알기 위해 내진을 수시로,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는 거죠. 아니 통증의 강도, 경과 시간에 비해
자궁이 열리지 않는 다면 ( 제가 첫애때 10시간 동안 2cm에서 2cm 정도만 열리고 그 10시간 내내 허리진통으로 초죽음이 되자 촉진제 투여하면서 진행을 빨리 유도했거든요) 내진으로 상황을 관찰하고 파악해 봐야겠지만 꼭 진통으로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쏟아지는 와중에 내진한다고 휘저어서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 지 의문이네요.그거 안하고도 100%진행까지 됐거든요.
결국, 장갑 휙 벗어던지면서 "엄마 혼자 애 낳아요" 말하고 나가버린 간호사 말대로 80%진행상태에서 마지막 진통하고 10cm 다 열린 후 아기가 다리사이로 나올 때까지 혼자 낳았네요. 아가 머리 나올 때 힘주기 타이밍 놓쳐서 나이 37살에
온갖 구박을 반말로 들어먹다가 끝까지 생으로,
제대로 숨쉬기도 못하고 낳았습니다.
그래도 우리 막둥이 아들 디게 이뻐요 ㅎㅎ
첫애 낳을 때 손잡아주면서 2~3시간씩 허리 마사지해주고 같이 있어 준 간호사와 끝까지
격려해주고 다독여 주던 의사샘이 계시던 분당제생병원 분만장이 그리웠습니다.
여기는 당진의 미즈맘산부인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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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임신과출산그리고육아(http://cafe.daum.net/pregnant) 임출 가족 분만기 게시판입니다.
첫댓글 고생많으셨네요...힘들게 진통겪고있는 산모한테 너무심하네~! 개인산부인과였나부죠? 저도 셋째인데 셋째를힘들게낳는분들도 많으시더라구요~ 걱정되게...ㅡㅡ; ㅎ 위로둘애들을 예정일지나서낳음 셋째도그럴까여? 딱4주남았는데 지나서나올까 두렵네요~ 몸조리잘하세요^^
이런씨~뭐 그런 나쁜것들이..전 오늘이 예정일인데.. 첫째라서 얼마나 아픈지 상상도 안되지만.. 님.. 고생 많으셨어요. 고생한만큼 아가 더 이쁘죠? 막둥이 씩씩하고 이쁘게 잘 키우세요~
완전 불친절한 의료진이네요 분만하고 나서 그 간호사 불러다 의사에게 따지지 그러셨어요 저같으면 가만 안놔둘것 같아요 에효...역시 서비스가 좋은 큰여성병원이 좋은것 같아요...그래도 이미 지난일 아기만 생각하시고 예쁘게 키우세요^^
어휴,,저는 앞으로 한달 남았고,,노산에 초산인데 이글보니 공포감이 더 생기네요,,,무섭다,,,,
병원선택도 중요한것 같네요~~ 그리고 그날 근무하는 간호사도 중요한것 같구여~~ 암튼 셋째 출산 축하드려요 고생많으셨어요~~^^
모 그런 의료진이 있나요... 완전 어이 없네요...그래도 셋째 출산 축하드려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