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용 닭 1마리, 낙지 큰 것 2마리, 활전복 6마리, 소면 2인분, 황기 등 약재, 대추, 통마늘 한 줌, 통양파, 대파 뿌리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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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날개 끝과 꽁지 부분을 잘라내 주세요.
날개쪽은 인위적으로 죽임을 당하면서 나쁜 것들이 그쪽에 많이 몰린다고 하네요.
꽁지는 기름이 많은 부분이라 제거하지 않으면 기름이 둥둥...
날개와 꽁지를 잘라낸 닭은 깨끗한 물에 씻은 후 우유에 30분 정도 담가두면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간이 없어서 패스.
대신 삼겹살 초벌구이하듯 한 번 살짝 데친 후 물을 버리고 다시 삶아 줍니다.
기름기도 제거되고 나쁜 것들이 많이 빠져 나간다고 하네요.
낙지도 깨끗이 손질해 주어야죠.
밀가루로 한 번, 소금으로 한 번, 두번에 걸쳐 박박 닦아줍니다.
빨판에 남아있는 안좋은 오염물들을 제거해주는 작업입니다.
전복 손질이 또 만만치 않네요.
우선 소금을 푼 물에 담그고 등딱지 부분을 깨끗하게 솔로 문질러 이물질이 남아있지 않게 합니다.
그리고 옆구리 부분을 들추어 내장을 긁어냅니다.
전복 내장은 버리지 않고 따로 모아 두었다가 전복죽을 만들 때 쓰면 좋다고 하네요.
설명드리는 사이에 앞으로 누워 있던 닭이 뜨거운지 뒤로 돌아 누웠네요.
저 다리를 좀 묶어줬어야 하는데 역시 시간이 없었던지라...
한 번 살짝 끓여내고 국물을 버린 닭에 다시 물을 채우고 마늘, 대추, 갖은 약재, 양파, 대파 등을 넣고 끓여 줍니다.
처음에는 강한 불로 했다가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인 후 한시간쯤 푹푹 고아 줍니다.
닭이 어느정도 익었을 때 전복을 넣어줍니다.
전복을 너무 일찍 넣으면 쫄깃한 식감이 없어지고 흐물흐물하게 됩니다.
낙지는 가급적 생물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만 급하게 마트에서 장을 보다 보니 생물을 구하지 못했네요.
낙지 역시 오래 삶으면 질겨지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끓여내도록 합니다.
닭이 거의 다 익고 전복이 익어간다 싶을 때 낙지를 넣고 살짝 데치듯이 끓여냅니다.
전체 조리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비교적 할 게 없어서 중간중간 휴식을 취할 수 있었네요.
탱탱한 닭고기살과 벌렁 뒤집힌 낙지의 뽀얀 속살, 그리고 쫄깃해 보이는 전복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맛있어 보이네요.
정말 환타스틱하고 엘레강스하고...한마디로 예술입니다.
그런데, 맑은 국물을 내려고 했는데 낙지 머리 때문인지 국물이 아주 검어지고 탁해졌네요.
나름 담백하고 괜찮긴 했습니다만...
닭고기는 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지만 양념장에 찍어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흔히 닭 한마리라고 해서 음식점에서 제공되는 바로 그 양념장인데요, 이렇게 만듭니다.
고추가루 3큰술, 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소금 반 작은술, 설탕 1작은술, 다진마늘 1큰술, 다진파 1큰술, 다진양파 2큰술, 후추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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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들어진 양념장에 연겨자를 조금 섞고 칼국수 국물을 1~2스픈 넣어 걸쭉하게 만든 후 닭고기를 찍어먹으면 아주 맛있습니다.
우리집 식구들, 해산물이라면 껌뻑 죽고 닭백숙도 좋아하는지라 순식간에 동이 나고 맙니다.
닭을 고르면서 양이 적을 것 같아 북채를 들었다 놨다 했는데 역시 모자라네요.
다른분들 보면 음식 만드는 과정은 짧고, 음식 만든 후에 이리저리 모양을 내며 예쁜 사진을 많이 남기던데 저희 집은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불에서 내리기 전에 보는 마지막 완성 사진이 제대로 된 마지막 사진입니다.
잠깐만 방심하면 빈 접시들만 뒹굴죠.
이날도 좀 부족했는데...당연히 여기에서 끝내면 안되죠.
삼계탕에 쌀을 안 넣었던 건 남은 국물을 이용하여 칼국수를 만들기 위해서였으니까요.
낙지와 전복, 닭고기를 건져먹고 남은 국물에 소면을 넣습니다.
칼국수면처럼 생기긴 했지만 면발이 칼국수보다 가늘고 소포장으로 되어 있어 편리하더군요.
면도 빨리 끓고 맛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면을 넣고 채썬 양파, 감자, 버섯 등을 넣어줍니다.
모두 다 백색계열 재료들 뿐이라 다른 색이 나는 재료를 넣어 주는 게 좋은데요, 예를 들어 부추, 당근, 호박 등, 공교롭게 색을 낼만한 재료들이 집에 하나도 없네요.
하는 수 없어 허옇게 끓여내고 맙니다.
아무 간도 안했는데 국물이 짭짜름하고 시원한게 맛이 딱 좋게 됐습니다.
남은 양념장에도 찍어 먹어 보고요, 칼국수 국물에 양념장을 풀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면을 2인분 끓이면서 부족하지는 않겠다 싶었는데 다행이 모두 배부르게 잘 먹었네요.
마눌님을 위해 준비한 특별식인데 좀 원기회복에 도움이 됐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글을 마무리짓기 전에,...
우리 둘째, 닭이며 낙지며 전복을 실컷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칼국수를 끓여 나가자 '오늘 저녁은 칼국수야?'하고 물어봅니다.
그러면서 실망했다는 말투로 '칼국수면 진작에 얘기를 하지.' 라고 하네요.
으잉? 그럼 지금껏 먹은 건 뭔데?
참 기가 막혀서...
그러면서 또 떠 준 칼국수를 한 가닥도 남김 없이 다 먹고 맙니다.
뭐 이런 경우가...
암튼 마눌님 덕분에 우리 식구 모두 모처럼 몸보신 자~알 했네요.
첫댓글 심하게 부러워 하면서 댓글 남기고 갑니다...ㅎㅎ..글구 둘째 자제분 너무 귀엽네요...항상 다복하고 행복한 가정되세요~~~
고맙습니다, 동키님. 이 사진엔 없는데 우리 둘째를 보셨나보네요? 커가면서 점점 밉상이예요. ㅎㅎ
이슬아빠님...제가 둘째 자제분을 본건 아니고, 쓰신 글중에 음식은 맛있게 실컷 먹어놓고 나중에 오늘 저녁은 칼국수야 하고 말했다는게 너무 귀여워서 말한거에요...ㅎㅎ..말하는게 유머가 넘치는거 같아서요..
아, 그러셨구나.
우리 둘째가 말하는게 유머가 넘치는 게 아니고요, 좀 4차원 같은데가 있어요.
전 그날 기가막혀 죽을 뻔 했다니까요. ㅎㅎ
ㅎㅎ 다복한 가정이시네요. 잘 보고 갑니다. ^^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우리 마눌님께도 해드려야 겠어요. 부럽습니다.
아내 분 핑게삼아 한 번 해보세요. 가족들도 좋아할 거고 아내분은 더욱 좋아하시겠죠. ^^
그래요 그것도 재밌겠네요!
와.... 거의 보약 수준이겠는데요.....
보약까진 안돼도 몸에 좋은 재료가 많이 들어가 든든하네요.
우왕~~~ 부럽네요~~아이들도 정말 행복하겠어요~~^^
정말 맛있겠네요.... 저도 님 레시피 보고 도전중이랍니다..^^
무더위가 몰려오고 있는데 한 번 만들어보고 싶네요!
감사하며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