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농사-감자꽃이 피었습니다.

[해바라기(박경숙)]

거의 1주일만에 밭에 갔습니다.

6월의 태양은 이제 감자 꽃을 피워 작은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감자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것은 감자 알이 굵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합니다.

제가 감자 농사를 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는 감자를 수확하고(7월 초순경) 난 다음에 가을 김장 무를 파종하기가 시기적으로

맞기 때문이고요.

두 번째는 감자는 줄기가 무성하여 일단 밭을 덮어 버리면 김매기를 해 주지 않아도 되

므로 나같이 바쁜 사람이 농사 짓기에 딱 맞는 작물이지요.

덧붙여 감자 캐는 즐거움도 맛보고 싶고요,

가까이에서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감자꽃이 오방지게 피었습니다.

그 빛깔은 쌔근쌔근 잠자는 연분홍빛 아기 속살같고,  밤에 피는 박꽃처럼 부드러운 꽃잎...

감자잎은 벌레도 아직 타지 않고 깨끗합니다.

감자꽃을 꺾어서 작은 꽃묶음을 만들었습니다.

누구에게 드릴까요?

이쁘지요?

감자꽃은 보이는대로 꺾었습니다.

꽃은 이쁘지만 감자농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감자 알에 갈 양분들이 감자꽃으로 가기 때문이지요.

7점박이 무당벌레입니다.

요 작은 것도 세상에 있는 의미가 있지요.

감자를 괴롭히는 진딧물을 잡아먹는 고마운 벌레지요.

강화순무입니다.

흙을 살짝 파 보았더니 제법 굵은 보랏빛 뿌리를 달고 있습니다.

순무가 비싼 이유는 같은 땅에 파종했을 때 뿌리가 작아 수확량이 무의 1/5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몇년전 강화 라이딩 갔을 때 장어집에서 내놓은 순무김치를 먹고 제가 뽕 갔습니다.

알이 다 굵어지면 순무김치 담을 겁니다.

생긴 것은 무지만 맛은 배추뿌리에 가깝지요.

요건 봄무입니다.

무는 채소 중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약방의 감초이지요.

전에 무를 솎아서 무청으로 된장국 끓였는데 넘 맛있었습니다.

줄기는 줄기대로 뿌리는 뿌리대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토란도 요만큼 자랐네요.

나중에는 아마 여기서 가장 키가 큰 작물이 될 겁니다.

비 오면 토란잎으로 우산 해야지.....

요건 단호박입니다.

사람이 부지런한 것 같지만 식물만큼 부지런한 것이 없습니다.

벌써 이렇게 넓은 잎으로 땅을 덮습니다.

고추에 풀도 뽑아 주었습니다.

고추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순지르기도 해 주었습니다.

 로메인 상추입니다.

 솎아 주어야겠습니다.

방울 토마토입니다.

알마나 키가 클지 기대가 됩니다.

가지는 보랏빛 꽃을 피웠습니다.

가지의 보랏빛은 안토시아닌 성분으로 항암효과가 탁월하다고 합니다.

엥, 요렇게 키 작은 너는?

요건 피망입니다.

생긴 것은 고추와 비슷한데 땅꼬마입니다.

땅콩은 제일 키가 작습니다.

간격을 너무 넓게 심지 않았나 싶습니다.

청상추입니다.

얼갈이 배추입니다.

어찌나 늦게 더디 자라는지...

실파를 심었는데 제법 많이 컸습니다.

부추는 한번 잘라 먹었는데 금새 이리 자랐습니다.

적축면 상추입니다.

식탁의 풍성함을 더해 주지요.

쌈채소인 겨자채입니다.

겨자맛이 어찌나 톡 쏘는지 코가 뻥 뚫리는 줄 알았습니다.

쑥갓도 이번 비에 쑥쑥 자랐습니다.

무슨 꽃일까요?

땅바닦에 납작 누워 있는 것 같더니 어느새 꽃을 피운 옆밭의 고들빼기 꽃입니다.

아마 꽃씨를 받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21세기의 가장 큰 공포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전쟁, 기근, 질병, 쓰나미, 원자폭탄?

아닙니다.

21세기의 가장 큰 공포는 먹거리라고 합니다.

안전한 먹을거리가 없어진다는 것이지요.

오늘 뉴스에

-유럽을 강타한 장출혈성 대장균(EHEC) 질환의 주범으로 독일 북부에서 재배된 새싹

들이 지목됐다.- 라는 기사가 있더군요.

오이나 채소들을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고 하는데 오이나 채소를 익혀 먹으면 맛도 없

거니와 대부분의 비타민은 열에 약해 파괴될텐데...

그렇다고 육류나 생선이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육류는 각종 항생제에 범벅이 되고 생선은 수질오염으로 중금속에 오염되고...

이 모두가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 때문이지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고 관리하라고 하셨는데 사람의 욕심 때문에 자연이

파괴되고 결국은 그 댓가로 우리의 안전한 먹거리가 점점 사라진다는 거지요.

말꼬리가 길었습니다.

아뭏든 텃밭에서 자라가는 저들의 어여쁨을 보면서 삶의 시름들을 잠시 내려놓고 쉼을

얻습니다.

고생하시는 전업농부님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저는 텃밭에서 나름 휴식을 하면서 돌아

옵니다.

그리고 가족의 식탁에 신선한 채소를 올릴 수 있는 소박한 행복감을 가지고 오늘도

텃밭농사를 짓습니다.

[일급수]

애들 가르치랴 농사지으랴 바쁘십니다. '오방지게' '땅꼬마' 요런 표현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해바라기(박경숙)]

오방지게라는 표현은 봉오리에 많이 쓰던 표현인데 저만 쓰는지

[해바라기(박경숙)]

아직은 괜찮은데...욕심을 줄여야지요...구제역 파동도 먹거리에 관한 경고가 아닌지

[미실^^(강미경)]

텃밭일기 이거 정말 재미나네요구수한 표현이 고향에 온듯해요.

[해바라기(박경숙)]

자라고 피고 열매 맺는 것이 마냥 보기 좋습니다...

[새벽(정찬경)]

21세기가 환경의 시대라는 것을 벌써 실감하게 되는데요.
도시인으로서 해바라기님은 앞서가시는군요. 부지런하시니 텃밭도 일구시지요.

[미실^^(강미경)]

자전거 타는 분들은 모두 환경사랑하는 분들그중에도 해바라기양은 최고랍니다...

[해바라기(박경숙)]

달리고님은 저보다 더 많이 농사지으시던데....
맘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농사이지요.
특히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꼭 하라고 권하고 싶고...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땀 흘리고 노동하는 동안 머리가 쉬거든요.

[군산 끌바]

지가 꿈 꾸고 있는것을......
부럽습니다.

자주꽃 핀 감자는
캐 보나 마나 자주 감자...............................!!!!
쉬었다 가네요!!!!

[해바라기(박경숙)]

오랜만에 오셨네요.
가끔씩 한울타리 들어가 봅니다.
늘 활기차게 활동하는 모습 보기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