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강원도의 힘’ 이란 영화가 인기리에 상영된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를 자주 볼 입장이 아니라서 내용은 알길 없지만 ‘제목은 참 잘 뽑았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힘이란 것은 뭔가를 끊임없이 살아있도록 만들어 주는 바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생명구원의 종교라는 기독교의 힘은 무엇일까요. 조선후기 실학자이자 천주교인이었던 다산 정약용의 가형(家兄) 정약종이 쓴『쥬교요지』에 나오는 글입니다.
‘세상 사람이 눈으로 보지 못하여도 이치로 생각하면 믿을 일이 많으니 유복자 그 아비를 보지 못하여도 제 몸이 생긴 것을 헤아리면 아비 있는 줄을 알 것이요. 사람의 조상을 본이 없어도 그 자손을 보면 조상 있는 줄을 믿을 것이요. 시골 백성이 임금 뵈옵지 못하여도 나라가 있고 정사 있는 것을 보면 임금이 계신 줄 믿을지니, 이와 같이 세상 사람이 비록 천주(天主)를 뵈옵지 못하고 천당에 가보지 못하였으나 세상 임금의 상과 벌을 보면 어찌 천지 임금의 무궁하신 상벌이 없다 하리오.’
천안함 피침 2주기를 맞아 피눈물을 흘리는 유족들을 보았습니다. 천안함 조작설로 세상을 더욱 삭막하게 만들었던 사람들, 아직도 저들은 불신의 멍에를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인가?’ 라는 질문을 받고 “정부 발표를 믿고 싶으나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이런 독설이 신문에 실렸습니다. ‘태양이 불타고 있는지, 눈으로 보지 못해 나는 믿지 못한다. 내 아내가 정절을 지키고 있는지, 눈으로 보지 못해 나는 믿지 않는다. 내 해골 속에 뇌가 들어 있는지, 내 창자 속에 박테리아가 있는지, 내 자식이 나의 정액으로 수정된 것인지.....내가 보지 못했으므로 아무 것도 믿지 못한다. 이 판사는 정신병원으로 보내야 한다.”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기독교의 힘은 보지 않고도 믿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믿음으로써 평안해지고 의심하면서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것은 유한한 현상의 자연세계에서 영원한 영적인 초자연의 세계로 들어가는 사유(思惟)의 혁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자의 믿을 신(信)자를 해자(解字)하면 사람(人)과 말씀(言)입니다. 크리스천에게 말씀은 바로 눈으로 보는 성경의 말씀, 입술을 통한 기도의 말씀입니다. 보고도 믿지 않는 세상, 보여주었는데도 믿지 않고,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보지 않았지만 믿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기독교의 힘인 것입니다. 이런 힘이 날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할 때 더욱 새로워지는 것, 그것을 일컬어 하나님의 은혜라고 가르치는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