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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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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두 대 간 스크랩 백두대간 제23번째구간 도래기재-화방재 (구룡산, 태백산)
虛虛者 추천 0 조회 19 09.08.11 13:4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 백두대간(白頭大幹)

 

열여덟 번째 나들이. 

스물세 번째 구간  (도래기재-구룡산-곰넘이재-고직령-신선봉-깃대배기봉-부쇠봉-태백산-화방재)

 

천왕봉-성삼재-여원재-복성이재-중재-육십령-백암봉-빼재-부항령-우두령-궤방령-추풍령-큰재-신의터재-갈령삼거리-늘재-

버리미기재-지름티재-이화령-하늘재-작은차갓재-저수령-죽령-고치령-도래기재-화방재-건의령-댓재-백복령-삽당령-대관령-

진고개-구룡령-조침령-한계령-마등령-미시령-진부령


일시 : 단기 4336년, 서기 2003년 9월 23일 (화)

도상거리 : 24km

산행시간 : 10시간5분

날씨 : 쾌청 

 

 

 

 


태풍 매미가 경남 부산 지방에 엄청난 재해를 남기고 지나 간지 열흘이 되었다.

그 바람에 여름 내내 이틀이 멀다고 내리던 비는 그 위세를 꺾고 쾌청한 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도 물론 좋은 날씨가 될 것이다.


애초 혼자 가려던 계획이 강만이가 돌연 참가하는 바람에 2시경 출발하려던 계획을 바꿔 11시에 천안을 출발하여 증평-괴산-예천-

영주-봉화를 거쳐 오전약수로 하여 서벽리에서 도래기재를 오른다.

오늘은 경북 땅을 밟다가 부쇠봉에서부터 본격적인 강원도 땅으로 들어서게 된다. 

도래기재에서 차를 세우고 하늘을 보니 별이 총총한데 지리산 세석에서 본 별빛만 못하고, 새벽 3시라 1시간여를 자기로 하고 눈을

감았다가 4시가 좀 넘어서 잠에 깨어 우물쭈물 4:45분에야 초생 달이 떠오른 동쪽을 향해 산행을 시작한다.


도래기재 출발 (4:45)

오늘이 추분이라 가을로 들어서는 길목이다. 하늘엔 초생 달이 어두운 밤을 밝히며 우리가 가는 방향 쪽에 길을 비추듯 떠 있고,

바람도 불고 대지는 고요에 묻혀있다.

이슬이 묻은 풀을 피해 절개지 계단을 오르며 오늘 산행도 많이 보이고 즐거운 산행이 되었으면 기대해 본다.

한참을 힘차게 오르다 문득 일출을 생각한다. 그래, 오늘은 일출한번 보자.


첫 임도 통과 (5:15)

밤길에 별다른 것이 보일 리 없다. 두 사내는 동녘을 향하여 열심히 걸음만 빨리하고 있다. 어느덧 모자 챙 끝에서는 땀이 맺혀 흘러

떨어진다. 조금씩 훤해지면서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아직 한참 남았을 텐데..

 

두번째 임도에서 만난 초생달


두 번째 임도 통과 (5:50)

동쪽을 향한 발길은 거의 같은 방향을 유지하며 달빛을 쫓는 것처럼 산행을 한다.

앞이 훤해지며 두 번째 임도에 닿고 초생 달이 나무에 걸린 모습과 어둠 속에 절개지를 오르는 길이 보인다.

오름길이 계속되면서 저 앞으로 시커멓게 높다란 산이 보이는데 아마도 구룡산일 것이다.

동녘이 많이 밝아지고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다가 1,256봉을 오르는 오름길서부터는 더욱 가팔라진다.


일출을 보려는 욕심에 허벅지가 뻐근하고 입에서 단내가 나고 숨이 턱에 닿도록 온힘을 다해 오른다.

그러나 1,256 봉우리는 다행히 능선을 오르지 않고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조금만 오르면 보일 것만 같던 일출은 또다시 구룡산으로

인해 보이지 않더니, 밝아진 동녘은 햇살이 이미 저쪽 산마루에 환하게 비추고 있다.

그래도 또 한번의 힘을 모아 풀이 우거진 오름 길을 치고 오른 다음에야 구룡산에 올라서니 해는 부소봉과 깃대배기봉 부근에서 찬

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  

 

구룡산 정상

 

태백산 부쇠봉쪽에서의 일출

 

태백산 연능

 

지나 온 옥돌봉과 우측 선달산

 

춘양 부근의 아침

 

영월방향

 

구룡산 (1,345m) 도착 (6:25)

조망이 기가 막히게 좋다.

지나온 옥돌봉이며 선달산이 대간길을 따라 이어지고 앞으로는 신선봉, 깃대배기봉, 그리고 태백산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춘양 쪽에는 얕게 안개가 깔려있고 사방이 탁 트여 눈 맛이 시원하다.

일출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오랜만에 시원스런 볼거리가 있어 조금은 위안이 된다.

흠뻑 젖은 몸이 산꼭대기에 부는 바람에 시원하다 못해 춥다.  쉬는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흐른담. 


구룡산 출발 (6:45)

눈이 시리도록 한없이 바라봐도 좋을 시원스런 멋진 장관을 눈에 꽉 차도록 담고 아쉽지만 배낭을 멘다.

내림 길은 돌길로 시작되면서 거칠어지고 잡목과 거미줄까지 가세해 갈 길을 붙잡는다.

가파른 내림 길을 달리 듯 내려가자 표언복이 코팅해 논 고직령 안내표시가 나온다.

 

표언복의 고직령

 

 

고직령 통과 (7:03)

산신각이 있다고 하나 그냥 지나친다. 오늘은 내 딴엔 최대한 시간을 줄이는 산행을 계획한 참인데 강만이도 그 생각을 갖고 있는 듯,

좀처럼 쉬자는 얘기를 하지 않는데 난 힘도 들지만 배가 고프다.

방화선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뚜렷이 표시가 나지는 않지만 조금은 길이 넓어 보인다.    


1,231봉으로 생각되는 좀 넓은 산길에 자리 잡아 (7:15) 천안서 사온 김밥 한 줄과 오렌지로 아침을 대신하다. 


곰넘이재 도착 (7:50)

야영을 했었는지 불탄 자리도 있고 물소리도 계곡아래에서 들린다. 구석진 곳을 찾아 지뢰매설.

 

표언복의 곰넘이재

 

곰넘이재 이정표


곰넘이재 출발( 8:10)

신선봉을 오르는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한참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구룡산이 가까이 보이는데 조금 더 오르자 지도에 공터로 표시된

헬기장이다. 헬기장에 올라 (8:22) 구룡산을 바라보니 방화선이 뚜렷이 보이고 앞쪽으로도 신선봉도 내다본다.

신선봉 오르는 길에서부터 산죽이 시작되더니 태백산까지 이어진다.

 

뒤돌아 본 구룡산 

 

성같은 헬기장

 

 

헬기장에서 본 구룡산 

헬기장에서 본 신선봉

 

신선봉 오름길의 산죽

 

신선봉 


신선봉 (1,300여m) 도착 (8:50)

신선봉 정상에는 묘가 한기 있는데 비석도 있고 깨끗이 벌초를 해 놓았다.

정상표시는 정상에 올라서자마자 우측으로 꺾이는 대간 길 바로 아래에 나무판으로 만든 이정표가 전부인데 쉬려고 해도 묘 마당이

이슬에 젖어있어 껄끄러워 바로 아래 내림 길에 주저앉아 오렌지를 베어 문다.

아침에 단숨에 너무 힘을 쓴 탓일 것이다. 맥이 빠져 죽을 맛이다.

 


신선봉을 내려서면서부터 헬기가 축하비행을 한다. 그러다 폭격기 소리로 바뀌더니 한참을 굉음을 울리며 주변을 선회한다.

그러더니 ‘콰르르르’ 기관포를 쏘아대는 것이었다. 이크! 죽었다.

빨리 벗어나고픈 조바심이 걸음을 빠르게 하고 콰르르르하는 기총소사에 심장이 멎는 듯 들린다.

전쟁이 나면 이런 공포감속에서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앞이 캄캄해지는 것이었다.

10여 번의 총소리에 떨리는 가슴을 달래며 삼거리에 닿는다. 어디에 사격장이 있는 것일까.

 

차돌배기(각화산 삼거리) 이정표 


각화산 삼거리 (1,141m) 도착 (9:50)

여기도 표언복의 안내문이 이정표와 함께 나무에 걸려 있다. 배가 고파 빵 하나씩 먹다.

산죽은 계속되는데 어디는 내 키를 넘는 곳도 있고 아주 작은 곳도 있다.

여기서부터는 봉우리 하나를 넘고 깃대배기봉까지 계속 오름길이 이어지게 된다.

잠깐 멈추었던 비행기 소리도 다시 들리기 시작한다. 다행히 기총소사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제 깃대배기봉을 본격적으로 오르는데 길은 교통호처럼 깊게 파여 꼭대기를 향한다.  

강만이는 힘이 남는지 휭 갔다가는 날 기다렸다 내가 다가가면 또 휭 가버린다.

이젠 독립을 시킬 때가 됐는가 싶다. 

 

깃대배기봉의 안내판

 

   

깃대배기봉 도착 (11:20)

봉우리에 올랐으나 안내표시판이 정상에 세워져있는데 펑퍼짐한 것이 영 정상을 의심케 하여 더 나가보기로 하나 그럴듯한 모습이 없고

깃대배기봉에서 먹기로 한 점심도 멧돼지 짓인지 아니면 사람 짓인지 길옆을 한없이 파헤쳐 놓아 자리가 마땅치 않다.

한참을 가다 배고픈 참에 길에 앉아 남은 김밥과 오렌지를 내어 점심을 먹다.

 

한10분만 자고 갔으면... 

다 먹고 나니 젊은 친구 하나가 스패츠까지 하고 마주 온다. 갈아입을 옷이 없었을까,  길이 좋다고 알려준다.

조금 더 가서 또 물통하나만 달랑 든 사람을 만났는데 문득 첫날 수정봉에서 만난 자칭 도인이 생각났다.

 

저기가 사격장이구먼

 

태백산이 보이고

 


부쇠봉이 나무사이로 높다랗게 보인다.

꽤 힘들 것 같다. 부쇠봉 오름길에 오를 무렵 산죽 잎에 물기가 묻어 있다.

아하! 아까 그 친구가 여기쯤에서 아까 태백산 부근에 시커멓게 보이던 구름에 비를 만나 그래서 각반을 찼었나보다.

부쇠봉은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왼편으로 태백산을 바라보며 허리를 가로질러 길이 나있다.

가면서 뒤돌아보니 부쇠봉 위쪽엔 이미 단풍이 물들어 있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인 강원도 땅이다.

 

가을이 오는 부쇠봉

 

 

천제하단

 

 

 

태백산 (1,561m) 도착 (12:50)

문수봉과 갈림길을 지나 태백산에 오르기 전 천제단 하단을 지난다.

나무가지 사이로 구룡산 아래 기슭에 있는 전투기 사격장이 보인다. 조금 빨리 오기를 참 잘했다 싶다.

그 콰르르르하는 기총소사 소리를 구룡산 정도에서 들었더라면 아마도 그 자리에서 강시가 됐을지도 모른다.

 

태백산에서 보는 깃대배기봉

 

멀리 구룡산 

 

멀리 보이는 산은? 

 

천제단에는 세 사람인가가 보이는데 한 여자가 제단에 절하는 것이 아니고 남루한 옷차림의 남자에게 절하다 내 인기척에 엎드린 자세로

힐끗 보는데 젊은 여자로 보인다. 사격장 사진을 찍거나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 팻말 앞에 배낭을 풀고 강만이가 캔 맥주와 만두를 꺼낸다.

생각 같아서는 제단에서 절해보고 싶었는데...

 

건너편 지나온 산줄기들이 펼쳐진다. 아침에 오른 구룡산 ,뒤로 보이던 옥돌봉, 신선봉과 깃대배기봉이 뚜렷하다.

영월쪽으로 보이는 5봉정도로 보이는 멋진 저산은 이름이 뭘까. 캔 맥주에 취해 자리에서 일어선다.


태백산 출발 (1:20)

돌이 드러난 거친 길을 내려간다.

또 하나의 제단을 지나 주목 군락지가 나오고 건너편으로 함백산이 보인다. 무슨 기계소리가 들리는데 굉장히 크게 들려온다.

거친 내림 길이 한참동안 이어진다. 한껏 튀어나온 돌들이 내림 길을 몽땅 뒤엎고 있다. 그 흔한 인공 계단도 여기엔 없다.

입장료 숱하게 받아 어디에 쓰는지.

 

다음 구간의 함백산


유일사 내려가는 능선에서 대전의 청록에게 차를 수배해 달랬더니 백두산장 주인이 연락이 없었다고 영주에 나가있다네.

아하! 이거 큰일이다. 어제 예약을 해 놓을 건데..

서너 차례의 오르내림이 계속되는데 여기서 완전히 탈진 되다시피 한다.

잠을 한시간정도 밖에 못잔 것과 아침의 기운을 뺀 부작용이 하루 종일 오름길에서 나타난다.   

 

가을이 오는 태백

 

산신각

 

화방재 풍경

 

화방재 (950m) 도착 (2:50)

시큰거리는 무릎으로 급한 내림 길인 산령각을 지나 사갈치 매표소 앞에서 잠시 머물며 달랜 후 동화사 길로 내려가는 강만이를 불러

배추밭 옆길로 가라고 이르고 썩어가는 배추들을 보며 앞 봉우리의 허리를 왼쪽으로 빙 돌아 화방재에 내려서니 어평재 휴게소다.

휴게소 담 안쪽 구석에 계속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차를 물어보나 시큰둥한 대답.

길에서 히치하려다 옆을 보니 콜택시 안내가 있어 그 차를 불러 도래기재까지 온다.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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