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즐거운 오후2시 (FM96.5) PM03:05 - 제86회 -
2007년 8월 10일 MBC라디오 즐거운 오후2시 3부 "윤병대의 맛있는 금요일"
분명히 기상청에서는 장마가 끝났다고 했는데 장마보다 더 장마같이 요즘 내리는 비는 장맛비가 아닌가?
안그래도 요즘 흐리거나 비오는 주말이 잦아서 모처럼만에 야외 데이트 약속 해 놓고, 날씨 예보 체크하며 한숨이 절로 나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도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킬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 해 드립니다.
먼길 장거리 여행을 갈 때 차창에 부딪히는 빗방울들을 감상하느라 빗길 운전에 애쓰는 남자친구를 그냥 내버려 두면 안됩니다.
아니면 혼자 코 골며 잔다면 이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많은 분들이 경기도 용인하면 대형놀이공원 "애버랜드"만 생각 하는데, 용인에 가면 숨겨진 볼만한 이색 박물관이 몇 개 있다.
최근 우리 나라에는 보석박물관, 민속박물관, 농업박물관, 군사박물관, 자연박물관, 조각박물관, 화석박물관, 전쟁기념관 등등 가본 적은 없어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 봄직한 그런 이름의 개인박물관들이 제법 많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가지각색의 박물관들이 존재하는데 과연 자동차 박물관도 있을까...?
도로 위를 달리는 저 커다란 자동차들을 다 전시해 박물관을 만들려면 엄청난 땅과 돈이 들어 갈 텐데....!
설마 자동차들을 잔뜩 전시해놓은 꿈같은 박물관이 있을까 싶겠지만 용인에 가면 진짜 있다.
자동차 대국인 독일에는 각 자동차회사마다 자동차 박물관이 하나씩 있다. 그렇지만 자동차의 역사가 짧은 우리 나라로서는 우리 자동차만 전시해 박물관을 만든다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인지 자동차 박물관에 들어서면 자동차의 역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전 세계의 시대별 자동차를 모아 체계적으로 전시를 해 두고 있다.
누구나 박물관에 가면 유리창 너머 전시된 전시품들을 넋 놓고 바라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삼성 교통 박물관"에 가면 꿈에 그리든 그런 자동차를 만나게 되고 저 차들이 내 것 이었으면 하는 욕심이 느껴진다.
제일 먼저 야외에 설치된 은색 빛깔의 자동차로 만든 구성물들이 보인다.
그리고 20세기의 가장 획기적인 문화로 등장한, “자동차”를 주제로 한 백남준 씨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건물 입구에 들어서면 인류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가 우직하게 버티고 서 있다.
그를 뒤로 하고 점차 로비로 들어갈수록, 눈부신 자동차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정말 아름답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멋진 자동차들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아름다움”이라는 컨셉으로 자동차를 전시해놓은 공간이다.
각 시대의 가장 아름다웠던 자동차들이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로비전시장을 지나면 5가지 주제로 구분된 주 전시장이 나온다.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세계 유명 자동차와 그 시대 가장 큰 명성을 떨친 자동차들을 일컫는 프레스티지 카(Prestige Car), 세계적으로 가장 대중적이었던 자동차인 퍼블릭 카(Public Car)와 스포츠카(Sports Car), 그리고 지금은 보기조차 힘든 옛 한국의 자동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의 자동차"와 다양한 모터 싸이클 이 전시되어 있다.
주 전시장 옆에 작게 마련된 "자동차 나라"라는 공간은 어린이들을 위한 자동차 교육 전시장으로, 곳곳에 비치된 전시물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직접 손으로 만져 보고 작동시켜보면서 어린이들은 보다 쉽게 자동차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게 해 뒀다.
끝으로 이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초창기 경주용 자동차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자동차 경주의 세계" 코너다.
한 켠에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이 설치되어 있어 가상으로나마 경주를 즐겨 볼 수 있도록 해 두었고, 경주용 자동차 몇 대가 전시되어 있다.
인간과 함께 한 자동차 100년 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자동차 박물관은 우리 나라 최초 자동차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진 자동차 문화의 소개와 전파를 위해서라도 자동차 박물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자동차 박물관이라고 해서 꼭 자동차만 전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쉽게 자동차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함으로써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자동차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 교육까지 할 수 있다.
자동차 박물관을 보고 돌들의 천국 세중 옛돌 박물관을 찾아간다.
처음 이 곳을 찾아 갈 때 수석 박물관도 아니고 돌을 모아 박물관을 만들다니 도대체 어떤 곳일까? 궁금하기도 하였다.
막상 도착 해 보니 여기도 돌 저기도 돌 온천지가 말 없는 돌 세상이었다.
박물관 입구부터 문인석, 무인석, 벅수, 동자석 등등 석인(石人)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듯 도열해 있다.
이렇게 많은 돌들을 어떻게 이 자리에 모아 놓았을까?
이 석조물들은 묘나 무덤 또는 절터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여행을 다니며 우리의 문화를 돌아보면서 우리나라는 돌의 나라 석탑의 나라 고인돌의 나라 라고 늘 생각을 했었다.
돌을 우리만큼 잘 다루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세계 문화유산 중에는 돌로 된 것들이 많다. 이처럼 돌은 과거에서부터 미래로 이어지는 인간들의 삶의 기록이다.
이 돌 박물관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은 고서화를 좋아하든 이 곳 주인이 서울 인사동에 가끔 들르곤 하다가, 한 골동품가게에서 일본인과 우리 석조문화재를 가지고 흥정하고 있는 것을 보고, 우리 문화유산을 파는 모습에 주인을 호통치고 그 자리에서 27점 모두를 사들이게 되면서부터 시작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사들인 돌을 집에 가져와서 보는데 보는 각도와 시간에 따라 돌의 모습이 다른 것을 알게 되었고, 변화 무쌍한 옛 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는 점점 더 빠져 들게 되어 이후 돌장승 석등 석불 돌탑 문인석 무인석 맷돌 등 다양한 옛 돌의 매력에 빠져 하나 둘씩 수집하다가 어느새 박물관을 세우게 된 것이다.
변화 무쌍한 옛 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면서 옛 돌에 쏟는 관심이 각별해 20여년 동안 국내외를 돌며 모은 석물 1만여 점을 5,000평의 공간에 13개 실외전시관과 1개 실내전시관을 조성 돌 전문 박물관을 만들었다.
입장료가 어른 기준 5,000원이나 하니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한마디로 조금 비싸다는 생각도 들지만 돌에 새긴 다양한 군상들을 한 곳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리 비싼 가격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돌 들이 도열해 있는 곳을 그냥 지나쳐버리기에는 돌들이 "날 좀 보시오" 하고 소리치는 듯하고 그렇다고 일일이 다 눈길 주기에는 좀 버겁다.
그래도 특징있는 얼굴을 한 돌들에게는 시선이 곧잘 간다.
돌들의 다양한 표정과 그 얼굴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내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저 얼굴은 누구의 얼굴 같고 이 얼굴은 누구 같고 그렇게 모두가 친근한 이웃처럼 느껴진다.
그 형태는 비슷하지만 돌을 떡 주무르듯이 해서 이렇게 다양하게 하나하나는 모두가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낸 장인들의 손재주에 저절로 고개 숙여 존경을 표하게 된다.
이 곳을 돌아보고 있으면 저편 어디선가 에서 아직도 돌을 쪼우는 망치와 정 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고 아주 오랜 옛날 영원한 침묵 속의 석수장이들의 잠자는 영혼들을 만나고 있는 듯하다.
한결같이 무덤덤하고 천태만상을 한 수많은 문인석과 무인석 그리고 이름 모를 석인들 우리 조상들의 그 모습이 거기 그렇게 서 있다.
그들은 조금의 가식도 없이 순진하게 세상을 내려다보고 서 있다.
"아~ 저 단순한 돌 예술" 절로 감탄사가 입 밖으로 새어 나온다.
원래 솟대는 마을의 안녕이나 풍년을 기원하여 동네 어귀에 세워 놓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 있는 저 솟대는 여행객들을 반기고 석인들을 보호하는 지킴이가 아닐까?
지역마다 돌의 재료가 다르기에 그 표현도 제 각 각이다.
강원도의 문인석은 무섭게 튀어나온 눈망울과 막 빚어 놓은 단순한 비뚤어진 입술로 겁먹은 모습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세상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지만 익살스런 모습은 여전히 천진 난만하다.
돌은 불상으로 태어났을 때 그 가치가 더해지는 법이다.
애기 스님 모양의 동자석이나 관세음보살의 자비로운 얼굴과 금방이라도 바람에 나부낄 듯한 단아한 옷매무새가
불자가 아니라도 합장을 하게 만든다.
"금 나와라 뚝 딱!"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를 것 같은 뿔과 주먹코를 가진 도깨비도 있다.
또 우리가 잘 아는 제주 하루방도, 시어머니를 원망하듯 엄청 두들겨 댔을 다듬이 돌도, 아들 낳게 해 달라고 열심히 어루만지던 남근석도 모두 모두 모아져 있다.
이런 조각 외에도 사람 모양의 옛 돌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많은 맷돌과 다듬이 돌로 깔아 놓은 길을 따라 석인과 전시관을 둘러보다가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여기는 변기까지 모두 돌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돌 세상인가.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 둘러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2시간도 부족하다.
정원 문화가 발달된 일본인들이 예로부터 우리 옛 돌을 탐을 내 왔는데 지금도 소박하면서도 멋스러움 때문에 많이들 만들어 간다고 한다.
이 박물관에서 유일한 실내 전시관인 특별전시관에는 그렇게 일본에 유출됐던 석조문화재를 지난 2002년 환수한 70여점의 석물이 있다.
사실 돌에도 애정을 쏟으면 사람이 된다고 하는 그리스 신화가 있다.
이 돌들이 단순한 돌 이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데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돌에 영험함이 있다고 믿은 우리 조상들의 순박한 바람이 전해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끝으로 용인에는 우리 나라에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 조상들의 어둠을 밝혔던 등잔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곳도 있다. 바로 모현면에 있는 한국등잔박물관이다.
1, 2층의 전시관에는 생활 속의 등잔과 역사 속의 등잔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한 개인이 40여년간 모아온 등잔을 전시해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을 자연스레 보고 느낄 수 있게 해 두었다.
3층은 관람객을 위한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고 야외는 8백여평 규모의 푸른 초원광장이다.
자녀들에게 우리 옛 생활상의 일부를 보여 주며 조상들의 애환을 느껴 볼 수 있도록 이 곳에 들러 잔잔한 추억과 감동에 젖어보는 것도 좋다.
언제나 놀이공원을 가서는 정신없이 놀다보면 다음을 기약하는데 이 참에 아예 이 곳들을 둘러보러 용인을 찾는 것은 어떨까요...?
찾아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IC 영동고속도로 → 양지IC 에서 우회전 → 아시나나CC쪽으로 약 300 미터쯤 가면 돌들의 천국이 나온다.
용인에서는 또 어떤 맛있는 것이 있을까?
용인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전통 순대인 "백암순대"가 유명하다.
돼지의 소장, 대장, 막창은 순대의 껍질로 쓰이고 속 재료로는 배추, 우거 지, 부추, 양파 등의 야채와 선지, 찹쌀을 넣어 양쪽 끝을 동여매어 우선 삶아 낸 후 두 번째는 쪄서 먹는 영양이 높고 단백질이 풍부한 우리의 전통 육가공 식품이다.
백암면 백암리의 1일 6일에 열리는 백암장을 통해 그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어 백암 순대라 불리게 되었다.
현재도 백암은 용인지역에서 최대의 돼지 사육지역으로 돼지창자를 구하기 쉬우며 백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순대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보편화된 음식이다.
보기만해도 군침이 넘어갈 정도로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순대는 새우젓 장을 찍어 먹는 것이 특징인데 이 양념장 맛이 또한 일품이다.
돼지고기와 내장을 삶아 낸 국물에 순대를 넣어 주는 순대국밥과 순대가 주요 메뉴이다.
모듬 순대, 머릿고기, 귀때기, 순대....뜨끈한 진한국물에 말아먹는 순대국밥도 좋다.순대국밥은 내장을 넣지 않고 가마솥에서 사골로 24시간 끓여서 마치 곰탕처럼 진하고 깔끔하다.
또 가까이 원천 유원지 부근에도 맛집들이 많은데 특히 비지찌게와 콩국수 추천해드린다.
비오는 여름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