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아이/남찬숙/대교북스주니어
이야기한 날짜: 2024. 04. 11
발 제 자 : 김미영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그리고 아이를 낳고. 나에겐 두 명의 딸이 있다. 큰애는 나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내면이 완전 아빠다. 둘째는 아빠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내면이 나랑 비슷하다. 그래서 둘째는 좀 이해가 된다. 게으르고 누워 있는걸 좋아하고 공상하는걸 좋아한다. 조그마한 게 현실적이면서 말도 잘 통한다. 내가 꽃들 돌봐주고 있으면 와서 같이 식물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텃밭에도 같이 간다. 반면 큰애는 어렵다. 예민하고 감각적이고 주변에 관심이 많고 주변 영향도 많이 받는다. 지현이처럼 우리 큰애도 5학년이 되었다.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동거견(이름: 장다)의 답답함을 이해하는지 하교하고 시간을 내서 산책을 시켜주고, 집안일 하나도 안 하는 아이가 배변 치우는 걸 보면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유를 물으니 장다만 자기 말을 다 들어주고 자기를 이해해 주는 것 같다는 것이다. p78 식구들이 모두 자러 방에 들어간 다음에야 좀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았어요. 나는 늘 앉던 거실 창가에 앉았어요. 하염없이 밖을 보고 있자니 이 집에서 나가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피어올랐어요 "냐아옹! 냐아옹!" 나는 조용히 울었어요. -중략- "밤에 울면 안돼. 그러다 이 집에서 쫓겨나. 알았지?"
까칠한 아이를 읽으며 안타까웠다. 다들 그들의 자리에서 충실히 살아가고 있고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지만 서로가 달라서 이해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 같았다. 큰애는 예민해서 주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표현도 매우 강하다. 그래서 가끔 내가 너무 힘들다. 왜 자극적으로 표현할까? 별것도 아닌것 같은데 왜 저렇게 과민반응을 할까? 큰 애을 키우면서 수많은 밤을 오은영 박사의 유튜브를 보며 이해하려고 했던 것 같다. p84 아저씨는 깊게 한숨을 내쉬더니 갑자기 신발장 문을 열어 상자를 꺼냈어요. 그 속에서 연장을 꺼내더니 지현이 방문 손잡이를 떼어 내서 바닥에 내동댕이쳤어요. 그러더니 다시 다른 연장을 들고 방문을 떼어 내 주방 쪽 베란다에 갖다 두고 돌아왔어요. "자, 이제 됐지?" -중략- " 하루 종일 일하고 왔는데 집이 좀 편해야지. 대체 날마다 이게 무슨 난리야!" 이제 방문도 없으니까 둘이서 싸우든 말든 알아서 해" 아저씨는 소리를 지르더니 현관문을 쾅 닫고 집을 나갔어요. -중략- 나는 지현이가 걱정돼 지현이 방으로 들어갔어요. 지현이는 침대에 웅크리고 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은 채 벌벌 떨며 울고 있있어요. 너무 무서웠다. 작은 자극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춘기 아이에게 그나마 안전한 공간이였던 방의 문을 떼어낼 때 그 안에서 느꼈을 공포감은 나의 심장박동을 요동치는것 같다.
함께 나누는 이야기
어떻게 읽으셨나요? 내가 가장 공감한 부분은 어디인가요?
우리집에도 까칠한 아이가 있나요? 아니면 어릴적 나는 어땠나요?
아빠가 문을 떼어 냈을 때 지현이가 느꼈을 공포감, 혹시 그런 비슷한 경험이 있나요?
등장인물 중에 가장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