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안반도 라이딩코스 소개
3박 4일로 서해랑길 2차 라이딩 다녀왔습니다.
원래 계획은 평택역까지 전철로 이동하여 삽교호, 태안반도, 대천해수욕장, 군산까지 가는 500km의 일정 이었는데 자전거도 고장나고, 또 예기치 않은 태풍이 오는 바람에 3박4일로 끝내고 복귀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은 각자 다르겠지만 저는 변화무쌍한 라이딩코스를 좋아합니다.
싱글길, 임도길, 농로, 해변길, 동네길... 다양한 풍경이 어우러지는 코스를 좋아하지요. 당연히 볼거리도 있어야 좋고 또 맛있는 먹거리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당연히 라이딩을 함께하는 동료도 마음이 맞고 편하고... 또 서로 도우며 배려심이 많은 분들이 함께해야 합니다.
그런점에서 볼 때, 이번 다녀온 태안반도 라이딩은 내 취향으로 봤을때는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태안반도는 국립공원답게 풍경이 참 멋지고요, 먹거리도 좋습니다.
솔향기길 5개 코스가 있고, 태안해변길 7개 코스가 있습니다. 또 그 두개의 코스를 연결하는 서해랑코스가 있습니다.
참 좋은 길 입니다.
2.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자전거 고장
아무리 즐거운 라이딩도 자전거가 망가지면 그냥 망하는 거지요.
작년 남파랑길은 체인링이 망가져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요, 이번엔 전혀 엉뚱한 고장으로 속을 많이 썩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사소한 부주의만 아니었으면 망가질 일이 없었을 텐데요,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을거 같아 소개를 드립니다.
첫번째는 동료의 전동드레일러 파손입니다.
무선전동 드레일러는 참 편하기는 하지만 조심조심 다루어야 합니다. 배터리도 잘 관리해야 하구요.
라이딩을 하다보면 잠시 쉴때, 또 식사를 할 때 등등 자전거끼리 포개놓거나 나무에 걸쳐 놓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동드레일러 쉬프트는 살짝만 건드려도 변속이 됩니다. 그런 상태에서 무심코 파워모드나 EMTB 모드로 출발하면, 순식간에 드레일러가 망가져 버립니다.
저도 몇번 경험 했지요. 그래서 저는 출발 할 때 잠시 끌바모드로 1 ~ 2 미터쯤 걸어갑니다. 그러면 어긋나 있는 기어가 제자리를 찾게 됩니다. 이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반드시 숙지해야 할 중요한 내용입니다.
동료 자전거가 그렇게 되었지요. 드레일러가 완전히 휘어서 아주 작살이 났습니다. 물론 행어도 휘어버렸습니다.
예비 행어는 가지고 다니니 걱정할것 없는데 구겨진 드러일러는 대책이 안서더군요. 서울 근교라면 어찌어찌 방법이 있을텐데 지방 오지에 가면 뭐...방법이 없습니다.
일단 드레일러를 빼서 분해를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휘어진 부분을 망치로 살살 두드리며 폈지요. 한참을 그렇게 하여 구부러지고 뒤틀린 드레일러를 반듯하게 펴서 다시 조립을 했는데 그럭저럭 변속이 되더라구요.
가장 큰 기어인 1,2단을 제외하고는 변속에 무리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급경사 싱글길은 끌바로 올라가야 했지만 어지간한 길은 라이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는 제 자전거가 망가졌는데요...
언덕일을 한참 올라가는데 갑자기... 디스플레이의 속도표시가 0이 되면서 503 에러 표시가 뜨더군요..
503 에러코드는 그 원인이 수십가지가 됩니다.
작년에도 503에러코드가 떠서 진단을 해 보았는데 그때는 배터리에서 헤드라이트로 가는 배선이 문제가 되었고 결국 모터를 새로 교체를 해야 했습니다. 그때 고생을 많이 해서 503에러는 저로서는 아주 공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암담하더군요...
다행히 숙소까지 5km 떨어지 거리라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일행들을 먼저 보내고 혼자 남아 천천히 숙소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도로 위는 아마 38도쯤 되었을 텐데 완만한 고개길이 거의 라이딩이 되지 않았습니다. 할수없이 끌바로 올라가는데요... 끌바도 잘 안되고..
패니어에 무거운 짐까지... 그걸 고개위로 끌고 올라가다가 고개 정상에서 거의 기절....
한참을 앉아 있다, 누워있다가 정신을 차려 숙소까지 갔는데요...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 누워 있다가 밥도 안들어가고.. 힘든 저녁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에도 라이딩은 해야 했기 때문에 정신을 가다듬고 수리할 방법을 찾았는데요.. 프로그램 고장은 나로서는 대책이 안서는 영역이지요... 전기자전거는 참으로 편한 장비지만 이게 망가지는 날에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일단 키옥스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서서 공장초기화 리셋을 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에러 표시는 뜨는데 그럭저럭 달릴만은 했습니다. 힘이 없긴 하지만 평지는 약 23km, 언덕은 급경사만 아니면 그럭저럭 올라갈만 했습니다.
그런 상태로 3일차 라이딩 91km를 달렸습니다. 싱글길이 많아 급경사는 대부분 끌바로 다녔는데 나머지 구간은 속도가 느려서 그렇지 할만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씻지도 않고 일단 모터 커버를 열었습니다.
이때 굵은 별렌치가 필요한데 이게 없어서 여행중 열어보지 못했는데 혹시 스피드센서 라인이 커넥테에서 빠진것은 아니었는지 궁금했거든요..
열어보니 안이 먼지와 흙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덕분에 꺠끗하게 청소를 하긴 했는데 별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샵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 보았습니다.
503 에러가 뜨는 경우 대부분은 스피드박스가 망가졌거나 스피드센서 전선이 파손되었을 경우라고 합니다.
드문 경우 펌웨어 에러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오케이... 그래서스피드박스를 교체하기 전에 다시한번 꼼꼼하게 살펴보았는데요...
아차.. 이런 황당한... 정말 한숨이 나올 정도였는데요...
전선이 일부 끊겨 있더군요..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여행 준비할 때 자전거 청소한다고 스피드센서 라인을 묶어둔 케이블타이를 풀고 닦았는데 다시 케이블타이로 묶어두는걸 잊어버린겁니다. 그래서 그게 타이에에 닿아 닳아 끊어져 버린 거지요..
이걸 왜 발견하지 못했는지... 한숨만 나오더군요...한심합니다.
공장초기화를 시켰으니 펌웨어가 다시 75N으로 바뀌었을 테고... 어차피 새로 펌웨어도 업그레이드 시키는게 좋고..
또 스피드센서 라인을 교체하기도 해야해서 부천 샵으로 전화를 했더니 이미 나랑 상담을 한 분이 부천 샵 사장님께 전화를 해 놓아서 알고 있더군요...
부품이 오면 가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자전거는 참.... 애물단지... 맞습니다.ㅠㅠ
첫댓글 투어길 고생 하셨네요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글이 너무 집중이 되고 마지막엔 웃음이 나왔습니다 ~~죄송요 ^^
덕분에 간접경험 많이합니다 ~ㅎ
고생하신 경험담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종합선물세트 같은 멋진경험하셨군요
언젠가는 한번 따라가야되는데요 ~~
글이 현실감 있어
내가 겪는 것처럼
긴장도 되고
재미납니다~^^
저도 7월에
태안반도
국립공원을 1박2일
홀라하며
변화 무쌍한 경험을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