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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인들에게 작곡은 편곡을 포함한 완성된 작품을 의미하지만 현대 대중음악에서는 작곡과 편곡을 각각 다른 작곡 기술로 인식하기도 한다. 초기 멜로디와 코드 등을 만드는 일은 작곡자가 하고, 노래 부를 수 있는 반주 부분을 만드는 작업은 편곡자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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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곡을 하는 요인 중 하나는 ‘가수의 음역대’ 때문이다. 원곡을 부른 가수가 남자인데 여자가 불러야 한다면 음역대를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가수’에 등장한 곡 대부분은 각 가수 최적의 음역대에 맞춘 노래들이다.
편곡자들이 보통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코드(Chord)를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디자이너가 옷의 색감을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 의상에서 이미지 변화를 주는 첫째 요소가 색상이듯 코드는 음악의 분위기를 가장 많이 바꿀 수 있는 음악적 도구다. 임재범이 포효한 ‘빈잔’, 이소라가 노래한 ‘No.1’, 옥주현이 부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에서의 경우가 그렇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화성(Harmony)에 대한 이해, 즉 다양한 코드 지식이 필요하다. 색상을 여럿 확보하고 있어야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다음이 리듬에 대한 선택이다. 리듬의 종류에 따라 코드가 결정되기도 한다. 리듬은 의상의 모양, 즉 스타일이다. 치마를 입을 것인지 바지를 입을 것인지, 한복인지 양복인지에 따라 외모의 느낌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내 생각에 임재범이 부른 ‘빈잔’은 양복과 한복을 섞은 개량한복과 같은 느낌이었다. 서양의 록 스타일과 국악적 요소를 적절히 배합한 결과다.
리듬의 변화는 가수의 가창 스타일과 관계 있다. 새롭게 바꾼 리듬이 가수에게 잘 맞지 않으면 원곡보다 느낌이 못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가수’에서 노래 스타일 변화를 가장 많이 시도한 가수는 김범수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불렀던 ‘희나리’는 음악적 의상의 색감은 물론 패션 스타일까지 새롭게 시도했다. 원곡의 분위기를 상당히 바꾼 음악적 재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대중음악 편곡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름은 지금은 작고하신, 그룹 ‘사랑과 평화’의 키보디스트 겸 작·편곡자 김명곤씨다. 그는 조용필·이문세·김현식·신승훈·나미·소방차·박상민 등이 부른 4000여 곡을 편곡했다. 더 중요한 것은 재기 넘치는 작품 덕분에 수많은 후배 음악인이 편곡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서양 대중음악이 기반인 우리의 대중음악이 그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상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래미상은 영어권을 위주로 1년간 전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에서 선정하는 상이다. 각 분야의 작곡 및 편곡(Composing and Arranging)에 대한 시상도 한다. 편곡상을 받은 곡으로는 내털리 콜과 냇킹콜이 부른 ‘Unforgettable’, 미국 최고의 제작자 겸 뮤지션 퀸시 존스의 리메이크 작품 ‘Birdland’ 등이 있다.
일반 순위 차트는 판매 순위에 근거하지만 그래미는 다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평가로 수상을 결정한다. 그해 음악적으로 가장 훌륭한 업적을 시상하는 것이다. 이는 그들의 공신력 있는 평론 문화와 함께 미국 대중음악이 음악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발전을 하고 있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나는 해석한다.
평가 기준은 얼마나 음악적으로 잘 만들었느냐다. 즉 얼마나 일관된 주제의식을 갖고 전개시켰는지, 얼마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완성도 있게 내놓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미 작곡 및 편곡 부문 수상자들을 보면 대부분 50대 이상이다. 그만큼 음악에 대한 오랜 공부와 연구, 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처럼 훌륭한 곡이 나오기까지는 대중에게 보이지 않는 작업이 훨씬 더 많다. 우리 대중음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더 연구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나가수가 보여 준 가장 큰 미덕’은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오락 성향의 음악 소모품들을 너무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볼 때다. 과연 우리의 대중음악 유산은 무엇인가? 지금 우리가 외치는 한류는 진정한 한류인가?
다양한 음악적 시도에 대한 평가는 청중의 몫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대중음악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음악적 창의력과 그 완성도를 향한 아티스트들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좋은 음악을 듣고 좋다고 평가할 수 있게 되는 날, 우리는 대중음악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할 것이며 우리의 대중음악 역시 세계 속의 대중음악이 될 것이다.
첫댓글 내가 열심히 챙겨 보는 프로... 이곳에 살면서 그리고 내가 드라마만 고집해서 몰랐던 가수들을 만난셈.. 대단한 가창력의 가수들과 기발한 생각들...볼만한 프로라고 생각되고 김범수나 박정현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냥 이름으로만 유명한 밴드 윤도현도 조금 괜찮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준 프로...
장혜진 자우림 김조한은 처음 들어본 노래... 내가 알던 가수들과는 판이하게 다른...가수들을 알게 되었어
임재범의 "빈잔" 을 듣고는 정말 깜짝 놀랬어 ~~ 너무 너무 달라서 ~~~ ㅎㅎㅎ
난 원곡을 들어 보지 못한것도 많아... 그래서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개량 한복일거 같은 기분은 느낄수 있었지.. 내가 아는 곡들이 바뀐걸 아니까..
나는 한국을 떠날무렵 조관우라는가수의 몇곡을 듣고 가끔 여기서도 흥얼거리곤 햇는데.....그가 다른곡들을 자기식으로 부르니까 내가 옛날에 별로라고 생각했던것도 아주 다른감각으로 느껴져서 참좋더라. 어쩌면, 주방장의 입맛에 따라 같은 재료도 달리 쿠킹이 되는것 처럼?ㅎㅎㅎ
난 서울 사는 친구 덕에 조관우의 음악을 처음 들었어.. 그랬을때 참 신선하게 느꼈거든... 그의 아버지가 창을 하고 그의 집안이 모두 국악에 관련이 있더라고...
뭘 몰라서, 암 말도 못했는데
이제, 천천히 기회되면, 들어 볼란다~~~
어제 나가수 프로를 봤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드라구
원래 노래도 모르나봐
무슨, 등급 매기고 그러는거드만~~~
영희야.. 갑자기 중간에서 보면 뭐든지 어리 둥절해.. 난 첨을 찾을수 없으면 처음에 가까운 곳까지 가서 보기 시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