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울산 북구의회 의장에 진보당 강진희 의원이 당선됐다. 북구의회에 진보당 출신은 강 의원 한명 뿐이다. 그런데 9표 중 5표를 얻어 의장이 됐다. 북구의회 전체 9석 가운데 4석을 가진 국민의힘 4표를 얻은 게 주효했다고 한다. 반면 4표를 몰아준 국힘 측은 부의장이다. 1석을 가진 진보당 의원은 의장이 됐는데 4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힘 측 의원이 부의장으로 선출됐다면 누가 봐도 비정상이다. 문제는 자신들의 세력다툼 때문에 이런 비정상이 자행됐지만 국힘ㆍ민주 양측 의원들이 눈도 깜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됐으니 이제 더 이상 지역 주민들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어졌다는 자세와 다를 바 없다.
북구의회는 국민의힘 4명, 민주당 4명, 진보당 1명 등 모두 9명의 기초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진보당 의원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의장단 구성형태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컨대 민주당 쪽에 서면 민주당 후보가 의장 자리를 갖고 원내 同數인 국힘 쪽은 이에서 배제된다. 진보당 의원에 상응하는 부의장을 자리를 내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원내 다수 의석을 가진 쪽이 의장단 구성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진보당 의원에게 협조를 구하는 대신 양측이 협상을 벌여 전후반기 교대 형식을 취하는 게 통상적 관례중 하나다. 즉 민주당 후보를 전반기 의장으로 밀어주는 대신 후반기에는 국힘 측이 차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민주당 측이 진보당 의원을 설득하는 방향을 택했다. 국힘에 부의장을 배분하는 대신 진보당 의원에 그 자리를 내 주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지난 6ㆍ1 울산 지방선거에서 유일하게 북구 의회에서만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4대 4 동수를 기록했다. 따라서 양 측이 협상을 통해 교대 방식을 선택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잿밥에 눈이 멀어 양측 모두 진보당 유인 방식을 택했다. 게다가 민주당이 진보당 의원에 부의장 자리를 제안하자 국힘은 한술 더 떠 의장자리를 주겠노라고 했다. 북구의회 의장 자리가 마치 자신들의 손아귀에 들어 있는 떡인 양 멋대로 주무른 것이다. 한 계급 더 높은 자리를 준다고 하자 진보당 의원도 앞뒤 가릴 것 `적군`을 선택했다. 제 정신을 가진 정치인들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들이다.
북구의회 기초의원들은 감투라면 彼我도 없고 이념도 무시한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북구청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과 진보정당은 서로 물고 뜯었다. 그런데 진보당 의원을 포섭해 민주당 의장을 당선시키는데 활용하려고 했다. 국힘은 진보당과 색깔부터 다르다. 하지만 국힘이 진보당 강진희 의원을 지지해 의장으로 만들어 놨다.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