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팀: 김영균(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이한기 황방열 이성규(광화문), 공희정(대학로), 이창림(한강시민공원), 윤성효 조경국(부산), 임경환(잠실야구장), 권박효원(상암월드컵경기장) 기자 편집: 김경년, 김미선 기자 사진: 권우성 기자
▲ 4일 저녁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D조 한국의 첫경기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황선홍이 첫골을 성공시킨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자정 넘긴 승리의 기쁨
승리의 기쁨은 자정을 넘긴 0시 40분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종로 YMCA 주변 거리에는 대학로에서 응원을 마친 시민들 1000여명이 광화문쪽으로 도로 2차선을 차지하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은 50명-100명 단위로 이동하면서 '대-한민국'을 외쳐대거나 춤을 추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들에 호응해 승용차 운전자들이 '대-한민국' 응원 리듬대로 크낙숀을 '빠-빠빵빵' 눌러주고 있다. YMCA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도 심야의 '교통체증'에 전혀 짜증을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도 '심야 시위대'를 따라 두손을 번쩍 들고 '대-한민국'을 외쳐댄다.
20대 남녀 10여명이 태극기를 둔 이를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원을 그리고 목놓아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그들이 "---길이 보전하세"하고 애국가를 마치자 세종문화회관 본관 계단에 앉아 캔맥주를 들이키던 젊은이들이 박수를 보낸다.
얼마만인가? 4천5백만이 하나되어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외쳐댄 것이, 태극기를 몸에 두른 젊은이들이 심야에 애국가를 부르며 광화문거리를 걷는 것을 보는 것이.
경찰청은 이날 전국 78곳에서 51만8천여명이 길거리 응원에 나선 것으로 추산했다.
14전 4무 10패끝의 첫승
한국축구가 48년 쌓인 한을 풀었다. 폴란드를 2:0으로 눌렀다. 6월 4일 밤 한국축구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밤 10시23분, 주심이 90분게임을 종료하는 휫슬을 불자 전국의 4천5백만이 만세를 불렀다.
월드컵 본선 5회 연속, 총 6번째 출전만에, 14전 4무 10패끝에 15번째 경기에서 동유럽의 강호 폴란드를 꺾고 첫번째 1승을 이뤘다.
세계가 놀란 완벽한 승리였다. 같은 날 중국도, 일본도 해내지 못한 '월드컵 1승'을 한국축구는 해냈다. 중국은 이날 코스타리카에 2:0으로 졌고, 일본은 벨기에와 2:2로 비겼다. 그러나 히딩크 사단은 달랐다. '아시아의 자존심'을 홀로 지켜냈다.
월드컵 개막 직전의 평가전에서 '한국축구 확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많은 국민들은 그것이 히딩크 사단의 '진짜 실력'인지를 믿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은 진짜 실력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승리 직후 "유럽팀을 만나 이겨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젠 미국이다. 6월10일(월) 오후 미국을 누르면 16강에 진출한다.
유상철의 쐐기골에 "첫 승리 이젠 현실이다"
"슈웃-고올인." 후반 9분, 초여름밤이 깊어가는 밤 9시 43분, 유상철은 첫승의 쐐기를 박았다.
유상철은 미드필드 중앙에서 수비 두명을 제치고 강슛, 두번째 골을 성공시켜 꿈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확인해줬다.
광화문에서, 대학로에서, 한강에서, 부산역에서, 광주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기쁨의 함성들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 광화문 4거리에서 5백여미터 떨어져 있는 오마이뉴스 사무실(세종문화회관 뒤)에까지 거리의 함성이 쏟아져들어왔다. 불켜진 옆 빌딩의 창문에서마다 박수소리가 터진다.
▲ 광화문에서 열심히 한국팀을 응원하는 여학생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MBC 임주완 캐스터는 유상철의 골이 터지자 "통쾌합니다. 일 터질줄 알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좋아하시고 온국민이 좋아합니다"라고 했고 차범근 해설자는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라고 받았다.
임주완: "멋진 1탄에 이은 마무리 2탄입니다. 정말 통쾌합니다. 너무나도 감격적인 순간입니다." 차범근: "1승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까. 우리 축구인들이 흥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시간 sbs중계팀은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라고 외쳤다.
송재익 스위스대회부터 프랑스월드컵까지 지금까지 14경기에서 4무10패를 기록했던 한국 대표팀. 이제 1승이 눈앞에 왔습니다.....좋습니다. 오른발, 골! 신문선 골, 추가골입니다. 유상철...유상철.. 송재익 2-0, 2-0입니다. 신문선 월드컵 첫 1승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송재익 벼락같은 슛으로 추가골 넣는 한국 신문선 유상철 오른발에 기가 막히게 걸렸어요. 오늘 건국대학교 동문들이 북치고 장구치고 꽹과리를 치네요. 송재익 세계축구가 깜짝 놀라는 이변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송재익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전반전 한 골. 후반전 추가골. 신문선 만약 이 상태로 이기게 된다면 한국은 16강의 7부 능선을 넘게 되는 겁니다.
전반 26분 꿈을 현실로 만든 황선홍의 그림같은 논스톱슛
▲ 4일 저녁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D조 한국의 첫경기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유상철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강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첫골도 그림같았다. 황선홍 선수가 전반 26분 그림같은 왼발 논스톱슛을 성공시켰다. 황선홍은 이을룡 선수가 왼쪽 코너에서 선터링해 중앙으로 올린 것을 달려들면서 왼발 논스톱으로 강슛, 골네트를 갈랐다.
그순간 '4천5백만'이 일어나 "슛 고울인"을 합창했다. 광화문에 모인 10여만명의 관중들은 4거리가 떠나갈듯 함성을 질렀다. 껑충껑충 뛰면서 "한골 더"를 외치는 시민들로 광화문 4거리가 주저앉을 듯했다. 히딩크 감독은 오른손을 힘껏 치켜올렸다.
MBC중계팀 임주완 캐스터는 "역시 황새 황선홍, 기뻐해주십시오. 드디어 황선홍이 해냈습니다, 10년, 48년 묵은 체증이 내려갑니다"라고 흥분했다. 차범근 해설자는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면서 "침착하게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처음 시작하는 기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bs중계팀은 황선홍의 첫골에 이렇게 목청을 높였다.
송재익 자, 모서리. 무릎 왼쪽으로 차는데 슛, 골! 황선홍... 한국이 이기기 시작했습니다. 신문선 황선홍, 황선홍 선수가 기가 막히게 맞혀 넣었어요. 왼쪽 중간에서 센터링을 받아서 왼발로 정확히 꺾어 넣었어요. 송재익 한국이 선취골을 넣었습니다. 한국이 이길 수 있습니다. 한국이 이기고 있습니다. 아, 이런 상황이 오네요. 신문선 한국은 분위기 반전시킬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만들었거든요. 황선홍 선수의 감각적인 슈팅이 골문을 크게 갈랐습니다. 송재익 지키고 더 넣으면 우리가 이길 수 있습니다. 펠레 황선홍에 대해 알고 있었다. 황선홍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를 것이다.
안정환, 3차례 슈팅찬스…안타까운 No골
후반전에 투입된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세 차례의 득점 기회를 맞아 슛을 날렸으나 모두 골로 연결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후반전 5분께 첫 골을 기록한 황선홍과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온 안정환은 후반 33분 설기현의 패스를 받아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려 골키퍼를 위협했고, 39분에는 송종국의 스루 패스를 받아 논스톱 슛을 날렸으나 아쉽게 폴란드 골기퍼 두덱의 손끝에 걸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또한 45분께에도 한 차례 슈팅 기회를 맞았으나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안정환은 날카로운 슛을 계속하면서 상대팀을 위축시켜 우리팀의 주도권을 지속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한편 한국 수비진은 전후반 내내 폴란드의 발을 꽁꽁 묶어 슛다운 슛을 쏠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철벽수비'를 과시했다. 홍명보-김태영-최진철로 이어진 스리백 수비진은 전후반 90분 내내 에마누엘 올리사데베를 축으로 한 폴란드 공격수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 이한기 기자
부산경기장에서는 황선홍의 골이 네트를 가를 때 관중들이 전체가 다 일어서서 '와-'함성을 질러 아나운서의 멘트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계속해서 한국팀이 공격을 주도해나가자 일제히 파도타기를 하며 힘을 북돋았다. 경기장 가운데에 마치 섬처럼 떠있는 약 300명 가량의 폴란드 응원단은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 경기가 끝나자 관중들은 일제히 매점으로 몰려들어 복도는 발디딜틈없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붉은 악마 응원단석 후방에는 파란색의 한반도 깃발인 단일기가 2개 걸려있었다.
후반전이 시작될 때 광화문 4거리에는 경찰 추산 15만명으로 불어났다. 경찰 경비병력만 16개 중대(중대당 100명) 1600명이 배치됐다. 경향신문 아래 육교에서 광화문 4거리까지 차로에 사람들이 들어차 차들이 다니지 못하고 있다.
이순신 동상쪽 세종로에는 중앙 1차선만 차가 다닌다. 유흥주점은 텅텅 비어 있다. 신문사의 멀티비전이 잘 안보이자 한 시민은 "이순신 동상 비켜주세요"라고 농담을 했다. 슛이 시도될때마다 경찰들도 환호성을 지른다. 거리는 온통 쓰레기더미.
▲ 광화문네거리에는 붉은악마 응원단과 일반인들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내 평생 애국가를 이렇게 신나게 불렀던 것은 처음"
경기가 끝난 뒤 광화문 로터리 동화빌딩에서 꽃가루가 날렸다. 광화문 입구에선 응원 인파들이 연신 환호했고, 일부 시민들은 쓰레기들을 자발적으로 치웠다. 경기가 종료되고 20여분이 지난 뒤에 차가 다니기 시작했지만 상당수 사람들이 남아서 연호했다.
대학로에선 경기는 끝났지만 '붉은 악마'의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공연장 주변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서서히 빠져나가기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어깨동무를 한 채 아리랑과 애국가를 흥겹게 불렀다.
이들은 또 공연장에서 흘러나오는 안치환 씨의 노래에 맞춰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방송대에 다니는 50대 초반의 여성은 "내 평생 애국가를 이렇게 신나게 불렀던 것은 처음"이라고 말하면서 흥겨워했다. 또 한 고등학생은 전반전이 끝난 뒤 "자율학습을 빼먹고 왔다"면서 "한국팀이 첫골을 넣었을 때 눈물이 날 뻔했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은 졌고, 일본은 비겼다. 우리는?
오늘은 '아시아의 날'이다. 중국은 코스타리카에 2:0으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벨기에와 2:2로 비겼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은? 우리는 아시아 1승을 이뤄낼 것인가. 네티즌들은 "2:1로 한국이 승리할 것이다"는 예상이 우세한 가운데 '45년의 한'을 푸는 결전의 시간을 30여분 앞두고 전국이 응원 인파로 뒤덮고 있다.
8시30분 운명의 한판 경기가 시작됐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7시경부터 거의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꽉 찼다. ‘붉은 악마’는 북쪽 골대 뒤편에 모여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경기장 내에는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다른 색깔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모두가 붉은 색 옷을 입고 있다.
8시가 되자 각 방송에서 현장중계를 시작하고 있다. 코미디언 이주일 씨는 병상에서 "월드컵이 개막되니까 저도 선수들처럼 흥분됩니다, 저도 몸이 이러지 않으면 아마 붉은악마가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 한국과 폴란드 경기가 열리는 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앞에서 붉은악마응원단이 코리아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 4일 저녁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에서 벌어질 한국과 폴란드 경기를 응원할 "붉은악마" 응원단이 서울역에서 기차로 떠나기에 앞서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3신: 오후 8시 20분 대학로에 월드컵 야외관중 10만 인파 몰려--서울 대학로 공희정 기자
대학로는 현재 붉은악마 응원단에 의해 점령당한 상태다. 붉은악마를 비롯해 월드컵 야외 관람차 대학로에 모여든 시민은 모두 10만 이상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거리마다 발디딜 틈 없이 사람의 물결로 넘쳐나고 있다.
대학로 혜화역 역장은 오늘 하루 혜화역 하차 승객만 10만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전철은 현재 혜화역을 그대로 지나치고 있다. 역장은 시민의 안전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은 지금 축제중
광화문 역시 붉은 티의 물결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의 대형 전광판이 보이는 곳은 발디딜틈 없이 사람들이 들어차있고, 세종문화회관 주변에는 붉은 티를 입은 응원단들이 물샐틈 없이 빽빽히 자리를 잡고 있다.
광화문의 대로들은 한 가운데의 양쪽 1차선만 다니고 있으며 응원인파가 도로를 거의 점령하고 있다. 경찰병력 2천여명이 동원돼 교통을 통제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연예인 홍석천이 나와 응원을 주도하고 있다.
얼굴에 '한국 16강' 등의 글자가 적힌 페인팅을 한 사람들도 눈에 띄고 아이들과 함께 나선 시민들도 보인다. 또 솜사탕 상인 등 잡상인들도 미리 좋은 자리를 차지해 진을 치고 있다.
이들이 모여들고 있는 광화문의 각 골목 편의점 등에는 저녁식사를 하지 못한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광화문은 지금 '축구 축제' 분위기로 들떠있다.
▲ 세종문화회관앞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도로로 밀려내려오자 경찰들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제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면서까지 축구중계 시청이 가능한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6.3빌딩 아래 한강시민공원 5만명-서울 이창림 기자
6.3빌딩 아래의 한강시민공원에는 약 5만여명의 인파가 몰려있다. 이들은 대형 스크린 3개로 일본과 벨기에의 경기를 sbs텔레비젼을 통해 보고 있다.
이들은 벨기에가 후반에 한골을 넣었을때 큰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일본이 지기를 바라는 것일까. 그러나 몇분 후 일본이 만회골을 넣었을때 이들은 다시 큰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축구 그 자체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었다.
부산역 광장에도 1만5천여명 -부산 윤성효 기자
부산역 광장에도 1만 3천여명이 광장을 꽉 채우고 있다. 가로 5미터 세로 3미터 대형 스크린이 1개가 부산문화시민운동협의회에 의해 설치돼 있다. 노무현 후보는 7시40분경에 도착할 예정이다. 노 후보가 좋은 위치에서 볼 수 있도록 운동원들이 먼저 자리를 확보해 두고 있다.
▲부산역앞에서 한국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시민들. ⓒ 윤성효
2신: 오후 4시 30분 한-폴 대결 4시간 전, 경기장 앞은 '축제'--부산 김영균 기자
코스타리카, 중국에 2-0 신승
D조 예선에서 중국은 코스타리카에게 2-0으로 패배했다. 양팀 모두 서로를 1승의 제물로 상대를 꼽고 있어 총력전을 전개했지만 개인기에서 앞선 코스타리카의 신승으로 끝이 났다.
지난 58년 스웨덴월드컵부터 지역 예선에 출전한 중국은 한국과 일본, 중동세에 밀려 단 한차례도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94년 출범한 프로리그를 기점으로 축구 대중화에 성공했고 축구 꿈나무들을 브라질과 유럽 등으로 보내 선진 축구를 습득하게 한 결과 이번 월드컵에서는 지역 예선을 통과 아시아 대표의 하나로 출전했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중국은 북중미 지역예선 1위로 통과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1득점도 올리지 못했다.
한편 중국은 앞으로 강호 브라질과 터키전을 앞두고 있어 16강 진출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후반전 16분경 문전혼전 중 코스타리카의 고메스가 슛 성공 1 : 0 ▲후반전 20분경 코너킥을 받은 고메스의 패스, 라이트가 헤딩 슛 2 : 0
한국과 폴란드의 결전을 5시간 앞둔 오후 3시 30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앞마당은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붉은 옷'과 응원용 수건을 둘러맨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경기에 앞서 열리게 될 식전행사 예행연습이 펼쳐져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식전 행사에는 부산 동의대, 해양대, 동아대 등 3개 대학 연합 응원단이 펼치는 화려한 응원전과 함께 '키다리 5형제 춤마당', YMCA 소속 어린이들의 '시집가는 날' 전통 무용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또 새끼줄을 꼬아 만든 한국의 전통 축구공 차기와 화살던지기, 사물놀이가 곳곳에 마련돼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국의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놓고 있다. 시민들은 경기장 입장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 단위, 친구 단위로 경기장 앞을 찾아 문화 행사를 즐기는 중이다.
이에 앞서 오후 2시 20분경, 현장에서 판매되던 3,000장의 입장권은 모두 매진됐다. 오후 2시부터 '입장권이 매진됐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지만, 한-폴 경기 관람을 원하는 1,000여 명 가량의 시민들은 길게 줄을 선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안전사고를 대비한 경찰이 병력을 철수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입장권 구입을 포기하고 돌아섰다.
이날 입장권은 하루 전날인 3일 밤부터 경기장 주변에 진을 치고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대부분 돌아갔다. 마지막으로 입장권을 구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아침 9시부터 5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렸던 관람객들.
아침 8시에 입장권을 구하러 친구와 집을 나섰다는 대학생 송혜경(24) 씨는 "아침 점심을 모두 굶고서야 마지막에 표를 구할 수 있었다"며 "월드컵 열기가 대단한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입장권을 판매하던 사직종합운동장 주변 곳곳에는 헌 신문들이 뭉친 채로 굴러다녀 '티켓 구매 전쟁'이 치열했음을 보여줬다.
한편 입장권이 매진되자 경기장 곳곳에서는 '암표'를 판매하려는 암표상들이 표를 구하려는 시민들과 곳곳에서 흥정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날 '암표'에서 팔린 월드컵 입장 티켓 가격은 보통 가격의 3배 정도.
17만원 가량에 판매되던 1등석 입장권은 50∼60만원 정도에 팔렸다. 가장 싼 가격의 3등석 입장권도 25만원 가량에 흥정됐다. 3등석의 FIFA 규정 가격은 6만6천원이다.
표를 구하지 못해 암표를 판매하는 사람을 만나던 박모(53) 씨는 "아들이 이번에 군대를 가게 돼 어떻게든 좋아하는 축구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적정 가격의 3배 이상 받아내려는 암표상들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경기장 앞에서는 응원전에 쓰이는 수건부터 시작해 호루라기, 나팔, 붉은 악마 유니폼과 경기 관람을 위한 망원경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 2002 월드컵 한국-폴란드전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한국대표선수들이 경기가 열릴 부산종합운동장에서 구장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