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환경연대 지원사업으로 진행한 2023 서로돌봄 수다모임. 출처 : 고양신문(http://www.mygoyang.com)
[고양신문] “갑자기 아프면 누가 돌봐주지?” “출장을 가야 하는데 우리집 고양이 밥 챙겨달라고 부탁해도 될까?” “엘리베이터 공사를 한다는데 택배 좀 받아줄 사람 없을까?”
각자의 돌봄을 걱정하며 수다를 떨던 동네사람들이 ‘모두의 돌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령화 사회라는데, 더이상 가족·가정이 의지처가 아니라는데… 돈을 주고 사는 돌봄·도움이 아니라 공동체·연대를 통해 대안을 만들어볼 수는 없을까란 고민이 출발이었다.
2023년 4명이 먼저 모였다. 녹색전환연구소에서 녹색과 전환, 돌봄을 통해 자립하면서도 연결된 삶을 꿈꾸는 돌고래(고이지선), 장애영역에서 활동하며 나이 들어도 혼자 살아도 주변의 도움을 받아 삶을 잘 꾸려갈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 생강(장진우), 동네에서 느슨한 관계를 맺으며 서로의 ‘돌봄망’이 되어보는 상상을 하는 활동가 신지현, 대안사회를 고민하는 활동가 지니가 그들이다.
여성환경연대의 지원을 받아 6번의 수다회, 2번의 인터뷰를 통해 요양보호사, 울림두레돌봄사회적협동조합, 돌봄정책연구자, 비비사회적협동조합, 초록상상, 동네 한의사, 통합돌봄업체 노동자 등을 만났다.
“복지·돌봄이라고 하면 정부·지자체의 복지정책이나 수혜성 사업 등으로 논의가 매몰되는 분위기예요. 고령화 시대에에서 돌봄 영역이 더 중요해지지만 지원이나 정책이 마련되기 전에 가정내에서 여성들의 돌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혼자만의 고민인 돌봄을 사회화하고, 시장화된 돌봄이 아니라 대안적 돌봄활동 사례를 찾아봤어요. 생각보다 더 일찍 많은 사람들이 실험을 시작해 길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좀 더 구체적인 플랫폼 실험을 해보기로 했고, 동네에서 모임을 확장해봤습니다.”
모임을 제안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교육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장진우 활동가의 설명이다.
올해도 여성환경연대의 지원을 받는다. 2023년 논의의 성과를 이어 ‘소규모 커뮤니티 내에서 실생활의 소소한 돌봄 서비스를 이웃 간에 의뢰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통·교류 플랫폼을 구축’해보기로 했다. 우선 서로돌봄 플랫폼 ‘우리 동네 서로돌봄 마당’(모바일 앱)을 구축하기로 하고, 사전 테스트를 위해 팀을 모았다. 20여 명이 모였다.
플랫폼에 참여한 회원들은 우선은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소규모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각자가 제공하거나 필요로 하는 돌봄의 내용을 등록한 다음 유형에 따라 지인 단계를 지정하고 필요할 때 의뢰를 하거나 진행하게 된다.
테스트팀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서로돌봄 유형은 대상별로 영유아, 청소년, 어르신, 장애인, 반려동물, 반려식물, 집 등, 행위별로는 같이 있기, 보내기·마중하기, 식사 마련해주기, 같이 이동·산책하기, 자동차 태워주기, 병원 진료 돕기, 물건 구매·배달, 택배 보내기·받기 등으로 구별했다. 세부적인 돌봄은 계속 업그레이드된다.
플랫폼 사업과 함께 올해도 교육과 벤치마킹을 진행된다. 옥천의 마을공동체, 서울시 은평구의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등을 찾아가 먼저 고민하고 실천한 이들의 사례를 통해 서로돌봄의 나아갈 방향을 세우는 데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오는 27일에는 ‘잘 아플 수 있는 권리는 무엇일까’를 주제로 동녘교회에서 강의를 진행한다.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사회가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 질병을 가진 사람과 아픈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에 대해 조한진희 ‘다른몸들’ 대표가 강의를 할 예정이다. 신청은 온라인(https://t.ly/1WgfC)으로 하면 된다.
출처 : 고양신문(http://www.mygo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