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대 울산시의회 개원을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일부 다선 시의원들이 과욕을 보이고 있다. 의장, 제1ㆍ2 부의장에다 상임위원장 자리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고참`이니 그 정도 밥그릇을 챙기는 건 당연하다고 여기는 모양인데 착각이 심하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에는그에 합당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선임돼야 한다. 選數만 많다고 무조건 `별`을 달아 주는 자리가 아니다. 국힘 다선 시의원 가운데 상당수는 민선7기 선거에서 낙선했던 사람들이다. 왜 떨어졌겠나. 당시 울산시민들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결과다. 그런데 4년이 지나 다시 당선되자 개선장군이나 되는 양 밥그릇 싸움에 먼저 얼굴을 드밀고 있다. 이번에 당선된 것도 그들의 기량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윤석열 바람`이 울산 보수층을 움직인 결과다.
뜻 맞는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友軍(우군)을 정상에 올리고 그와 행보를 함께하는 사람들이 그룹을 형성하는 건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문제는 합리성이다. 6ㆍ1 지방선거 결과 울산 국민의힘 시의원 출마자들이 전체 의석 22개 중 21개를 차지했다. 말 그대로 `싹쓸이`했다. 울산 유권자들이 이렇게 국힘 쪽에 몰표를 준 이유는 앞서 문재인 정부가 자만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장악했던 민선7기 울산시의회를 돌이켜 보라. 지난 2018년 시의회 전체 의석 22석 중 17석을 차지했을 때 "민의를 살피고 시민들의 뜻을 하늘처럼 받들겠다"고 했지 않는가. 하지만 뒤에 이어진 모습은 오만방자 그 자체였다. 전반기에는 협치를 위해 상임위원장 1개와 부의장 자리를 야당에 할애했었다. 그런데 후반기에는 무슨 욕심에선지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몽땅 자신들이 차지하지 않았나.
민선 8기 국힘 시의원들도 이런 전조를 보이고 있다. 이전 같으면 부의장 2석 가운데 한 자리를 야당에 넘겨줘야 한다. 그런데 야당이 완패해 의장과 부의장 2석까지 차지할 수 있게 되자 이제 `짬밥`을 따져 `고참` 순으로 이를 나눠 먹겠다고 한다. 시의원 선수(選數)를 따져 의장, 부의장을 분배하겠다는 이야기인데 울산시의회 의장단이 언제부터 짬밥 순으로 배치됐나. 초선이라도 합당한 능력과 자질이 있으면 의장ㆍ부의장ㆍ상임위원장에 선임되고 다선 의원일지라도 자질이 떨어지면 이에서 배제돼야 하는 게 순리다.
합리적 의장단 구성이 필요하다. 적당히 `형 먼저 아우 먼저`할 일이 아니다. 시의원 초선 의원이 13명이나 된다. 시의회 의원 정수의 과반 이상이다. 이들을 제쳐두고 다선의원들이 의정단상을 모조리 꿰차겠다는 게 말이 되나. 도대체 누가 이런 구시대적 발상을 내 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