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진구와 중구는 즐길 거리가 넘친다.
원도심이 간직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세심하게 듣고 싶은 여행자의 발걸음은 더딜 틈이 없다.
종일 바삐 움직이느라 노곤해진 몸을 쉴 세련되고 편안한 숙소도 차고 넘친다.
그 덕에 매일매일의 낮과 밤이 기대되고 설렌다. 부산에서 보낸 부산스러운 낮과 평온한 밤의 이야기다.
벽, 패브릭, 가구가 어우러진 방안의 톤이 차분하고 우아해서 방 안으로 따뜻한 햇살이 들 때면 아늑한 느낌이 배가 된다. 오피스텔로 건축을 시작했다가 중간에 호텔로 용도를 변경한 덕에 방의 구조가 다양하다. 4타입의 스위트, 슈페리어, 슈페리어 패밀리, 디럭스, 이그제큐티브 등 총 8타입의 방이 있다. 이 중 슈페리어와 슈페리어 패밀리는 간단한 취사가 가능한 부엌이 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나 장기 투숙객이 이용하기 편하다. 조식뷔페가 무척 훌륭하다. 1만8000원인데 본전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맛있고 메뉴 구성도 다양하다. 조식 레스토랑인 ‘라 스텔라’는 점심, 저녁 식사 시간대에 맞춰 영업한다. 매주 수요일에는 호텔 뷔페를 9900원에 맞볼 수 있다. 호텔 내에 커피숍 투썸플레이스, 편의점, 치킨전문점 등이 자리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 귓속말 Tip
호텔 수익의 일부를 본사에서 운영하는 교육재단에 기부하는 착한 호텔이다.
공용 공간 못지않게 객실도 근사하다. 흰 벽에 벽면과 바닥을 나무와 타일로 마감해 모던한 느낌이다. 창이 큰 데다 화장실이 폐쇄형 구조가 아니여서 개방감이 극대화된다. 때문에 장시간 방안에 머물러도 답답하지 않다. 그럼에도 아늑한 기운이 동시에 감도는 것은 조명을 영리하게 배치한 덕이다. 슈페리어, 디럭스 각각 더블과 트윈, 프리미어 트윈, 주니어스위트, 로열스위트의 총 7개 타입 94개 객실이 있다. 폭신폭신한 침구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을 더더욱 어렵게 만든다. 유흥가 인근에 있어 늦은 밤까지 소란스럽다는 단점이 있지만, 부산의 나이트라이프를 만끽하고 싶은 야행성 여행자들에게는 오히려 매력적이다. 호텔 홈페이지를 통해 특별상품을 예약하면 건물 내 타이 마사지숍에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 귓속말 Tip
화장실과 욕조가 완전히 폐쇄되는 구조가 아니다. 스스럼없는 사이가 머무는 게 좋겠다.
③ 아늑하고 편안한 밤, 레지던스 머뭄
전포동 카페거리 인근에 위치한 정갈한 숙소 ‘머뭄’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하다. 직원들은 친절함을 넘어 가족 같은 수준의 친근한 서비스를 지향한다. 외국인 투숙객이 90%를 차지한다. 그런 이유로 스탠더드 더블, 디럭스 더블, 디럭스 트윈, 온돌룸 등 4가지 타입의 56개 방은 연중 대부분 만실이다. 디럭스 더블과 트윈 룸에는 세탁기, 전자레인지를 구비해 장기 투숙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장기 투숙객에게는 50% 할인된 금액을 적용한다고 하니, 호텔 이름 그대로 부산에 오랜 시간 머물고 싶어진다. 전포동 한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골목 안쪽에 자리 잡아 번잡한 느낌이 없고 편안하다. 집처럼 편안한 느낌을 배가 시키는 요소는 아침 조식이다. 대표의 안주인이 전날 인근 부전시장에서 장을 본 신선한 재료로 정갈한 한식과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를 만들어 여행자의 아침을 든든하게 책임진다. 아침상에 고슬고슬 윤기 나는 밥을 내기 위해 쌀 하나를 골라도 도정 날짜를 꼼꼼히 따진다.
주변 관광지
전포동 카페거리
뉴욕타임스에 꼭 가 봐야 할 명소로 소개됐다. 명성에 걸맞게, 나날이 그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처음 카페거리가 활성화되기 시작할 때의 고즈넉한 느낌은 사라졌다. 카페에 이어 홍콩 면요리, 타이 음식, 일본 가정식, 아기자기한 디저트 가게 등이 무수히 생겨난 덕에 거리는 새로운 매력을 덧입었다. 전포동 카페거리에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두드러졌다. 비싼 임대료를 피해 길 건너 부전동 일대가 스멀스멀 제2의 카페거리로 변하기 시작했다. 기존 카페거리가 몇 해 전의 서울 연남동 느낌이라면 부전동 쪽은 성수동을 연상시킨다. 반나절 머무르고 싶은 책방 ‘밭개’가 생겨났고, 힙스터들의 아지트일 것 같은 카페도 드문드문 둥지를 틀었다.
흰여울 문화마을
자갈치시장이 있는 남포역에서 영도대교를 건너면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름다운 마을이 하나 있다. 한국의 산토리니라고 불리는 흰여울 문화마을은 영화 ‘변호인’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살던 집터는 흰여울 문화마을센터가 되어 마을의 다사다난한 이야기들을 갈무리해 여행객을 맞는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피란민들이 터를 잡았던 마을 길은 좁고 구불구불하다. 집이 생겨난 순서에 따라 길이 난 듯 방향도 폭도 제각각이다. 마을 길 끝에 펼쳐진 푸른 바다는 아름답고 이국적이다. 송도해수욕장이 맞은편으로 아련히 보인다. 놀 거리가 없던 옛 시절의 여름, 이곳에 살던 아이들은 송도해수욕장까지 반나절을 헤엄쳐 다녔단다.
국제시장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 부산 여행자라면 꼭 들르는 곳이다. 씨앗호떡과 비빔당면, 구제 옷으로 유명하다. 자갈치시장, 부산국제영화제의 메인 거리인 BIFF거리, 각종 먹거리와 수입제품이 많은 깡통시장, 광복동 패션거리, 보수동 헌책방 골목이 국제시장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모두 도보로 이동할 만한 거리라 뚜벅이 여행자에겐 최상의 코스다. 위에 열거한 곳들 다 둘러보고 맛있다는 것들 모두 맛보려면 하루는 족히 걸린다.
영도 핫 플!
산복도로 버금가는 아찔한 경사의 영도 조내기로를 따라 오르면 롯데 낙천대 아파트가 나온다. 그 바로 옆, 최근 부산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영도의 카페 신기산업이 있다. 디자인, 유통, 포장, 제조에 이어 최근 핀란드의 대표 캐릭터인 무민 라이선스를 따낸 신기산업이 운영하는 카페다. 부산항대교로 향해 내리뻗은 영도 전경이 한눈에 드는 옥상이 인기다.
신기산업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부산 식도락가 중에서도 아는 사람만 간다는 맛집 왔다식당이 있다. 스지를 넣어 끓인 된장, 김치, 맑은 전골이 인기 메뉴.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만 영업하는 집이라 점심이나 이른 저녁을 공략해야 한다. 왔다식당 바로 앞에는 4층 건물을 통째로 쓰는 카페 카린이 있다.
선글라스와 안경을 만드는 브랜드 '카린'이 야심 차게 문을 연 카페다. 건물 곳곳을 북유럽 감성으로 꾸민 인테리어에 압도된다. 예테보리에서 여러 개의 방을 고스란히 옮긴 듯 한 지하 갤러리는 가구 박물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왜 예테보리냐고? 대표가 예테보리에서 영도와 비슷한 정취를 느껴서라고. 옹기종기 붙어 있는 신기산업과 왔다식당, 카린영도플레이스는 한 번 가면 헤어나기 힘든 '마력의 삼각지대'다.
크라운하버 호텔
주소 : 부산 중구 중앙대로 114
문의 : 051-678-1000
아르반호텔
주소 : 부산 부산진구 중앙대로 691번길 32
문의 : 051-805-9901
레지던스 머뭄
주소 :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 107번길 12-16
문의 : 051-809-7878
출처 : 청사초롱 2017년 11월호
※ 위 정보는 2017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