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단, UAM 타고 ‘2030년 부산’ 가상 탐방… 4D체험에 ‘엄지척’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
BIE 실사단 부산 이틀째 일정 소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실사를 위해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방문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부산 내 주요 교통 거점과 박람회장을 연결할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체험하고 있다. 실사단은 드론으로 촬영된 현재 부산 북항 일대 전경에 2030년 미래의 모습이 합성된 풍경을 고글을 착용한 채 체험했다. 부산=사진공동취재단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를 타면 가덕도신공항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장소인 부산 북항까지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5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부산 방문 이틀째인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은 비공개 3차 프레젠테이션(PT)에서 엑스포가 열리는 북항의 입지적 매력과 편리한 접근성을 강조했다.
● “신공항에서 15분 만에 도착 가능”
부산시는 이날 PT에서 부산 북항에서 엑스포가 열리는 2030년이 되면 현재보다 접근성이 대폭 향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정부 방침에 따라 가덕도신공항을 2030 엑스포 이전인 2029년 조기 개항할 예정이고 여기에 BuTX까지 도입할 경우 교통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T를 참관한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 부산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경쟁 도시에 비해 찾아오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점을 감안해 그 해법을 제시하는 데 공들였다”며 “실사단원들이 접근성과 입지 등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를 질문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박 시장의 발표보다 질의응답 시간이 훨씬 길었다”고 했다. 2030년 완공되는 BuTX는 가덕도신공항에서 오시리아역까지 부산 동서 47.9km를 지하 40m 이상 대심도 터널을 통해 26분 만에 관통한다. 신공항에서 북항까지 29.5km는 15분 만에 이동하게 된다.
● 실사단 UAM 등 K테크 체험
SK텔레콤과 부산시는 ‘준비된 도시’ ‘첨단기술 선진도시’ 이미지를 실사단에 각인시키기 위해 PT 발표장 인근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체험부스를 설치했다. 부산시는 2030년 엑스포가 열릴 경우 UAM을 박람회장과 주요 거점을 잇는 교통수단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실사단은 설치된 UAM 시뮬레이터를 직접 체험했다. 가상현실(VR) 고글을 쓴 위원들은 4명씩 2조로 나눠 시뮬레이터에 올라탄 후 엑스포 예정지를 포함해 2030년의 부산 일대 모습을 공중에서 둘러봤다. 부산시 관계자는 “UAM 시뮬레이터에는 4D 기술이 적용돼 좌석이 흔들리고 바람도 뿜어져 나온다”며 “실사단원들이 실제로 부산의 상공을 비행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사단원들은 체험 내내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가상 비행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체험 종료 후 내릴 때는 “어메이징(amazing)”이라며 기자단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또 UAM 담당자들에게 “배터리 완충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얼마나 비행할 수 있나” 등 여러 질문을 쏟아냈다.
● 엑스포 예정지 북항은 ‘대전환 공간’
실사단은 이날 엑스포의 주무대가 될 북항 지역을 둘러봤다. 한국을 찾은 후 가장 중요한 일정인 만큼 비가 내리는 중에도 꼼꼼하게 현장을 둘러보고 날카로운 질문도 던졌다. 이에 부산시는 엑스포 계획을 설명하는 동시에 부산 북항이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란 엑스포 주제를 표현할 최적의 장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북항은 현대사의 아픔과 영광이 동시에 담긴 지역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식민 수탈의 거점이었고, 6·25전쟁 때는 유엔군 수십만 명이 들어오던 통로였다. 이후 산업화 시대에는 한국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70%를 담당하며 ‘산업의 심장’이란 평가를 받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엑스포 개최로 북항이 다시 한 번 전환의 땅이 될 것이란 점을 실사위원들에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부산=김화영 기자
부산시, 케이팝 공연 ‘비장의 카드’… 실사단, 어깨 들썩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
“사우디 ‘오일머니’에 대항할 카드”
조수미-비-남녀 아이돌 그룹 공연
공연전엔 깜짝 핸드프린팅 행사
BIE 실사단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우비를 입고 케이팝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부산=전영한 기자
“미래를 약속하는 부산, 다 함께 노래해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환영하기 위한 ‘한국 문화의 밤(K-Culture Night)’ 행사가 열린 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목소리가 무대를 채우자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현지 실사를 위해 부산을 찾은 실사단원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실사단원들은 월드스타 비, 보이그룹 아이콘(iKON), 걸그룹 오마이걸 등이 열띤 공연을 펼치자 리듬에 맞춰 어깨를 들썩거리거나 휴대전화로 무대를 촬영하며 즐거워했다.
부산시와 엑스포유치위원회는 실사단의 부산 방문 이틀째인 5일 ‘비장의 카드’인 케이팝 공연을 꺼냈다. 부산과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 전 세계에서 호응을 얻는 한류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우디에 ‘오일머니’가 있다면 우리에겐 ‘케이컬처’가 있다. 방문 일정을 진행하면서 한류에 대한 실사단원들의 관심이 크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실사단원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레드카펫을 걸으며 공연장에 입장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날 부산역 광장에서 환영 인파를 만난 후 ‘팝스타가 된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던 실사단원들은 레드카펫을 걸으면서 마치 영화스타가 된 듯 즐거워했다”고 전했다.
공연 전에는 실사단을 대상으로 깜짝 핸드프린팅 행사도 열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전당에서, 스타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핸드프린팅 행사를 진행하며 ‘셀럽(유명인)’ 대우를 한 것이다.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전 초기부터 한류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영화배우 이정재 씨를 유치 홍보대사 1호로 위촉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3호 홍보대사로 방탄소년단(BTS)이 위촉된 후 부산엑스포에 대한 주목도가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BTS의 엑스포 유치 기원 무료 콘서트가 열려 전 세계에서 5만여 명의 팬이 모였다.
부산=강성명 기자
SK-현대차, 응원 영상… 에어부산은 전용기 지원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
국내 기업들도 유치전 힘모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국 선정을 위해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한국을 찾은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유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5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주한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부산의 경쟁력을 전하는 영상캠페인을 공개했다. 17개 BIE 회원국 출신의 주한 외국인들이 출연한 ‘부산은 준비되었습니다(Busan is ready!)’ 편이다.
출연자들이 모국어로 부산의 진면목과 경쟁력을 설명하는 이 홍보 영상은 공개 6시간 만에 조회수 55만 회를 넘겼다. 이와 함께 BIE 회원국 출신 외국인들이 모국에 있는 국민들에게 부산의 역량과 준비 수준을 알리는 1분 분량의 쇼트폼 영상 17편도 공개했다. 지난달 말 부산 시민과 함께 제작해 공개한 ‘부산 시민들이 초대합니다’ 편은 현재까지 조회수가 2300만 회를 돌파했다.
SK㈜가 지난달 27일 첫선을 보인 엑스포 유치 응원 캠페인 ‘2030 미래에서 온 리퀘스트’도 화제다. 조회수가 열흘 만에 1000만 회를 넘어섰다. 인기 아티스트 ‘악뮤(AKMU)’의 찬혁이 등장하는 영상이다. 2030년 수소 드론을 타고 가족이 기다리는 부산 엑스포 현장으로 향하던 찬혁이 뜻밖의 시간여행으로 2023년에 불시착한다. 미래로 돌아가려면 국민들의 응원을 모아 부산 엑스포를 유치해야 한다는 줄거리다.
부산의 대표 항공사인 에어부산은 7일 BIE 실사단 전용기를 지원한다. 실사단이 부산 실사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할 때 이 항공편을 이용하게 된다. 승객으로는 실사단 8명만 오르는 특별 전용기로, 에어부산 승무원들은 탑승 전 환송 행사를 열고 래핑 항공기도 안내할 계획이다.
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