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證道歌)
증도가는 영가현각화상(永嘉玄覺和尙)이 지음. 선종의 깨달은 내용을 7언(言) 또는 6언의 운문으로 읊은 것으로 266귀(句) 1,114자로 되어 있다. 유려한 문체에 선의 진수를 나타내었기 때문에 예로부터 널리 익혀 왔다.
영가현각화상(675~713)은 당나라 절강성 온주부 영가현 사람. 법명은 현각(玄覺), 자(字)는 명도(明道), 호는 진각(眞覺), 속성은 대(戴) 씨이다.
8세에 할애 출가하였고 어려서부터 널리 경과 논을 연구하여 특히 천태지관에 정통하 였으며 유마경을 보다가 심지가 열렸다고 하며 혹은 반야경을 읽다가 대오하였다고 한다. 육조의 제자인 현책의 인도로 육조를 찾아 뵙고 인가를 받게 되었다. 저서는 선종영가집, 관심십문, 증도가 등이다.
온주 용흥사에 머무르다 당나라 개원1년 49세를 일기로 앉아서 입적하니 시호를 무상대사(無相大師)라 하였다.
君不見가
(군불견)
그대여 보지 못하였는가.
絶學無爲閑道人은 不除妄想不求眞이라
(절학무위한도인) (부제망상불구진)
배움 끊고 함이 없는 한가한 도인은,
망상을 제거할 것도 없고 참을 구할 것도 없네
無明實性卽佛性이요 幻化空身卽法身이로다
(무명실성즉불성) (환화공신즉법신)
무명의 참 성품이 곧 불성이요,
허깨비 같은 빈 몸이 곧 법신이로다.
法身覺了無一物하니 本源自性天眞佛이라
(법신각료무일물) (본원자성천진불)
법신을 깨쳐 마침에 한 물건도 없고,
본원의 제 성품은 천진불이라.
五陰浮雲空去來요 三毒水泡虛出沒이로다
(오음부운공거래) (삼독수포허출몰)
오음의 뜬구름은 부질없이 오고가고,
삼독의 물거품은 헛되이 출몰하도다.
*오온(五陰);五蘊(色受想行識) *三毒;貪欲 瞋喪 愚癡
證實相無人法하니 刹那滅劫阿鼻業이라
(증실상무인법) (찰나멸겁아비업)
실상을 증득함에 사람과 법이 따로 없으니,
찰나에 아비지옥 업을 멸해 버림이라.
*아비업(阿鼻業);아비지옥의 죄업(무간지옥). 간단이 없다.
쉴 사이 없다는 뜻으로 오역의 중죄를 지은 사람이 가는 끊임없이 고통받는 지옥이다.
若將妄語誑衆生하면 自招拔舌塵沙劫하리라
(약장망어광중생) (자초발설진사겁)
만약에 거짓말로 중생을 속인다면,
스스로 발설지옥에 진사겁을 지내리라.
*발설지옥;입으로 거짓말 또는 악업을 지은이가 그 과보로 가는 지옥으로 그 곳에서 혀를 빼내어 쟁기질을 하는 데 그 고통이 이루 말 할 수 없다.
*진사겁;티끌 수 만큼 많은 항하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겁
頓覺了如來禪하니 六度萬行體中圓이라
(돈각료여래선선) (육도만행체중원)
몰록 여래선을 깨치니, 육도 만행이 몸 가운데 원만함이라.
*여래선(如來禪);最上乘禪. 달마 스님이 전한 여래청정선.
*육도(六度);육바라밀(六波羅蜜)로 저 언덕인 해탈에 이르는 여섯 가지 방법으로 布施 持戒 忍辱 精進 禪定 智慧이다.
*만행(萬行);육바라밀을 실천궁행하여 보살도를 이루는 것.
夢裏明明有六趣러니 覺後空空無大千이로다
(몽리명명유육취) (각후공공무대천)
꿈속에선 밝고 밝게 육취가 있더니,
깨친 후엔 비고 비어 대천 세계가 없도다.
*육취(六趣);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으로 중생이 지은 업에 따라 윤회하는 세계.
*대천(大千);三千大千世界. 불교의 세계관에서 말하는 한량없는 세계를 나타내는 말.
無罪福無損益하니 寂滅性中莫問覓하라
(무죄복무손익) (적멸성중막문멱)
죄와 복이 없고 손해와 이익도 없나니,
적멸한 성품 가운데서 묻고 찾지 말라.
比來塵鏡未曾磨러니 今日分明須剖析이로다
(비래진경미증마) (금일분명수부석)
요즈음에 진경을 아직 닦아 내지 못하였더니,
오늘에 분명히 딱아내었도다.
*진경(塵鏡);때 낀 거울이란 중생의 마음을 가리킴.
誰無念誰無生고 若實無生無不生이니
(수무념수무생) (약실무생무불생)
누가 생각 없다 하며 남이 없다던고,
만약 실로 남이 없다면 낳지 않음도 없을 것이니
喚取機關木人問하라 求佛施功早晩成이로다
(환취기관목인문) (구불시공조만성)
기관목인을 불러서 물어 보라,
부처를 구하여 공 베풀면 조만간 이룬다 하리라.
*기관목인(機關木人);기관은 활동 시킬 수 있도록 장치를 갖춘 기계이니 기관목인은 오온으로 화합하여 된 몸을 비유한 말이다. 공에 집착한 사람은 마치 인형이나 허수아비 같아서 도를 닦게 한들 어느 때에 피안에 이르겠는가 하는 뜻이다.
放四大莫把捉하고 寂滅性中隨飮啄하라
(방사대막파착) (적멸성중수음탁)
사대를 놓아 붙잡고 있지 말고,
적멸한 성품 중에 먹고 마심 따르라.
*방사대(放四大);지수화풍 사대인 이 몸은 꿈이요 환상이요 허공 꽃이니 거기에 매이거나 집착치 말라.
諸行無常一切空하니 卽是如來大圓覺이로다
(제행무상일체공) (즉시여래대원각)
모든 행이 무상하여 일체가 비었으니,
곧 이것이 여래의 대원각이로다.
決定說表眞乘을 有人不肯任情徵이라
(결정설표진승) (유인불긍임정징)
결정된 그 말씀, 진실한 교법 나타냄을
사람이 긍정치 않으면 각자 증거 하도록 맡겨 두어라.
*결정설(決定說);근본적으로 변경시킬 수 없는 정설(定說).
*진승(眞乘);진실한 교법. 최상승 법문.
直截根源佛所印이니 摘葉尋枝我不能이로다
(직절근원불소인) (적엽심지아불능)
근원 자리를 바로 끊음은 부처님의 인친 바(확증)이니,
잎 따고 가지 찾음은 내 할 일 아니로다.
摩尼珠人不識하니 如來藏裡親收得이라
(마니주인불식) (여래장리친수득)
마니주를 사람들은 알지 못하니,
여래장 속에서 친히 거둬 얻었도다.
*마니주(摩尼珠);여의주. 자유자재한 심경.
六般神用空不空이요 一顆圓光色非色이로다
(육반신용공불공) (일과원광색비색)
여섯 가지 신통 묘용은 공이로되 공 아님이요,
한 덩어리 둥근 빛(진리)은 색이로되 색이 아니로다.
*육반신용(六般神用);여섯 가지 신통 묘용을 말함. 육신통. 안이비설신의 육근을 작용함을 이름이다. 육근을 원만구족하 고 지공무사하게 사용함을 말함.
淨五眼得五力은 唯證乃知難可測이라
(정오안득오력) (유증내지난가축)
오안을 맑게 하여 오력을 얻음은,
오직 증득해야 알고 가히 헤아리긴 어렵도다.
*오안(五眼);1)肉眼(중생의 눈으로 고저 장단을 파악하는 눈), 2)天眼(색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눈으로 직관하는 눈), 3)慧眼(이승의 사람들이 가진 눈으로 연기의 실상을 보는 지혜의 눈), 4)法眼(보살이 가진 눈으로 일체의 법을 제법하는 눈) 5)佛眼(부처님의 눈으로 5가지 눈을 다 구비 한 눈).
*오력(五力);信力, 進力, 念力, 定力, 慧力. 깨달음에 이르는 다섯 가지 전제 조건. 실천 방면의 기초적 덕목.
鏡裏看形見不難이나 水中捉月爭拈得가
(경리간형견불난) (수중착월쟁념득)
거울 속의 얼굴 봄은 어렵지 아니하나,
물 속의 달을 잡으려 하나 어떻게 잡으랴.
常獨行常獨步하니 達者同遊涅槃路로다
(상독행상독보) (달자동유열반로)
항상 홀로 행하고 항상 홀로 걷나니,
통달한 자와 함께 열반의 길에 놀도다.
調古神淸風自高여 貌悴骨剛人不顧로다
(조고신청풍자고) (모췌골강인불고)
그 풍기는 모습이 고고하고 청아함이여
얼굴은 초췌하고 앙상한 뼈 사람들은 거들떠보지 않는 도다.
*조고신청(調古神淸);부처님 법. 낡은 누더기를 입은 한가로 운 도인의 모습에서 풍기는 청아한 운치.
窮釋子口稱貧이나 實是身貧道不貧이라
(궁석자구칭빈) (실시신빈도불빈)
궁한 스님 입으로 가난하다 일컬으나,
실로 이 몸은 가난해도 도는 가난하지 않음이라.
*석자(釋子);부처님 제자. 僧.
貧則身常被縷褐이요 道則心藏無價珍이로다
(빈즉신상피루갈) (도즉심장무가진)
가난인즉 몸에 항상 누더기를 입음이요,
도를 얻음은 마음에 값으로 칠 수 없는 보배 갊음이로다.
無價珍用無盡하니 利物應時終不 이라
(무가진용무진) (이물응시종불린)
값없는 보배를 무진장 쓰니,
만물을 이롭게 때에 응함에 마침내 아끼지 않도다.
三身四智體中圓이요 八解六通心地印이로다
(삼신사지체중원) (팔해육통심지인)
삼신 사지는 체성 가운데 원만하고,
팔해탈 육신통은 마음 가운데 인친 바로다.
*삼신(三身);法身 報身 化身.
*사지(四智);大圓鏡智 平等性智 妙觀察智 成所作智.
*팔해(八解<脫>);8종의 관념. 이 관념에 의하여 오욕의 경계를 등지고 탐하고 고집 하는 마음을 버리므로 8배사라 하며 삼계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 하므로 해탈이라 한다. 1)內有色想觀外色解脫 2)內無色想觀外色解脫 3)淨解脫身作證具足住解脫 4)空無邊處解脫 5)識無邊處解脫 6)無所有處解脫 7)非想非非想處解脫 8)滅受想定解脫身作證具足住.
*육통(六通);6종 신통력. 천안통, 천이통, 타심통, 숙명통, 신 족통, 누진통.
上士一決一切了하고 中下多聞多不信이라
(상사일결일체료) (중하다문다불신)
상근기는 한 번 결단함에 일체를 요달하고,
중 하근기는 많이 들을 수록 더욱 믿지 않도다.
*상사(上士);上根機. *중하(中下);중근기, 하근기.
但自懷中解垢衣어니 誰能向外誇精進가
(단자회중해구의) (수능향외과정진)
스스로 마음의 때묻은 옷을 벗어버릴 뿐
뉘라서 밖으로 정진을 자랑하랴.
從他謗任他非하라 把火燒天徒自疲로다
(종타방임타비) (파화소천도자피)
저 사람이 비방하면 비난하는 대로 놔둬라,
불로 하늘을 태우려 하는 것같이 한갓 스스로 피로할 뿐이다.
我聞恰似飮甘露하야 銷融頓入不思議로다
(아문흡사음감로) (소융돈입불사의)
내 들을 땐 마치 감로수를 마심과 같이하여,
녹여서 몰록 불사의에 들리로다.
觀惡言是功德하면 此卽成吾善知識이라
(관악언시공덕) (차즉성오선지식)
악언이 이 공덕이 됨을 관하면,
이것이 곧 나의 선지식을 이루리라.
不因 謗起寃親이여 何表無生慈忍力가
(불인산방기원친) (하표무생자인력)
산방으로 인하여 원친을 일으키지 않음이여,
무엇으로 무생의 자인력을 표하리요.
*산방( 謗);꾸짖고 비방함
*무생(無生);無生 無涎의 心體.
*자인력(慈忍力);자비인욕의 힘.
宗亦通說亦通이여 定慧圓明不滯空이로다
(종역통설역통) (정혜원명불체공)
종지도 통달하고 설법 또한 통하니,
정혜가 두렷이 밝아서 공에 걸리지 않는도다.
非但我今獨達了요 恒沙諸佛體皆同이로다
(비단아금독달요) (항사제불체개동)
다못 이제 나만 통달한 것이 아니요,
수많은 모든 부처님 본체는 다 같도다.
獅子吼無畏說이여 百獸聞之皆惱裂이라
(사자후무외설) (백수문지개뇌열)
사자의 부르짖음 겁 없는 그 소리에,
일백 짐승 듣고 모두 뇌가 찢어짐이라.
*사자후(獅子吼);부처님 설법을 말함. 사자가 한 번 크게 부르짖으면 뭇 짐승이 놀라 자빠지는 것처럼, 부처님이 한 번 설법하면 뭇 악마가 굴복하게 된다는 뜻에서 이렇게 말한다.
香象奔波失却威하고 天龍寂聽生欣悅이로다
(향상분파실각위) (천룡적청생흔열)
코끼리도 위엄 잃고 정신없이 달리는데,
천룡은 고요히 듣고 기쁨을 내는구나.
*천룡팔부(天龍八部);佛法을 수호하는 神들.
遊江海涉山川하야 尋師訪道爲參禪이라
(유강해섭산천) (심사방도위참선)
강과 바다 건너 산천을 넘어,
스승 찾아 도를 묻고 참선을 하였도다.
自從認得曹谿路로는 了知生死不相關이로다
(자종인득조계로) (요지생사불상관)
조계 길을 스스로 인득함으로부터는
생사와는 상관없음을 깨달아 알았도다.
*인득(認得);완전히 체험적으로 인득한 것.
行亦禪坐亦禪이니 語默動靜體安然이라
(행역선좌역선) (어묵동정체안연)
가는 것도 선이요 앉아도 선이니,
어묵 동정에 체가 안연하도다.
縱遇鋒刀常坦坦하고 假饒毒藥也閑閑이로다
(종우봉도상탄탄) (가요독약야한한)
비록 날랜 칼을 만날지라도 항상 탄탄하고,
가령 독약을 먹을지라도 한가하고 한가롭도다.
*四大元無主요 五陰本來空이라
將頭臨白刃하니 猶似斬春風이로다.(僧肇)
我師得見燃燈佛하고 多劫曾爲忍辱仙이로다
(아사득견연등불) (다겁증위인욕선)
우리 스승 부처님은 연등불을 뵙고,
다겁에 일찍 인욕선인이 되셨도다.
幾廻生幾廻死오 生死悠悠無定止로다
(기회생기회사) (생사유유무정지)
몇 번을 났다가 몇 번이나 죽었던가,
생사가 아득하여 그침이 없었도다.
自從頓悟了無生으로 於諸榮辱何憂喜아
(자종돈오요무생) (어제영욕하우희)
몰록 무생의 이치를 완전하게 깨닫고 부터는
모든 영욕에 무슨 근심과 기쁨 있으랴.
入深山住蘭若하니 岑幽邃長松下로다
(입신산주난야) (잠음유수장송하)
깊은 산에 들어가 고요한 곳에 머무니,
높은 산봉우리 깊은 골짝 긴 소나무 아래로다
*난야(蘭若);한가롭고 편안하여 수행에 적당한 곳, 寺.
優遊靜坐野僧家하니 寂安居實蕭灑로다
(우유정좌야승가) (격적안거실소쇄)
한가로이 절 집에서 고요히 앉았으니,
고요히 안거함이 실로 소쇄하도다.
*소쇄(蕭灑);맑고 깨끗함.
覺卽了不施功이니 一切有爲法不同이로다
(각즉요불시공) (일체유위법부동)
깨친즉 요달한 지라 공 베풀 것 없나니,
일체 유위법과는 같은 것이 아니로다.
住相布施生天福이나 猶如仰箭射虛空이라
(주상포시생천복) (유여앙전사허공)
상에 주하여 보시함은 하늘에 나는 복이 있으나,
하늘을 우러러 화살을 쏘는 것과 같도다.
*생천(生天);인도의 종교에 공통되는 이상적 해탈의 경지.
그러나 생천하더라도 그 복이 다하면 다시 떨어지므로 허공에 대고 쏘는 것 같다고 한다.
勢力盡箭還墜하니 招得來生不如意로다
(세력진전환추) (초득내생불여의)
세력이 다하면 화살은 다시 떨어지나니,
내생은 뜻과 같음을 초래하리로다.
爭似無爲實相門하면 一超直入如來地아
(쟁사무위실상문) (일초직입여래지)
어찌 하염없는 실상문과 같으며,
여래지에 일초직입하는 것과 같으랴.
但得本莫愁末이니 如淨瑠璃含寶月이로다
(단득본막수말) (여정유리함보월)
다만 근본 얻을지언정 끝을 근심치 말지니,
깨끗한 유리가 보배 달을 머금음과 같도다.
旣能解此如意珠니 自利利他終不竭이로다
(기능해차여의주) (자리이타종불갈)
이미 능히 여의주를 알았으니,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로움이 마침내 다함이 없도다.
江月照松風吹하니 永夜淸霄何所爲아
(강월조송풍취) (영야청소하소위)
강물에 달 비치고 솔바람 부니
긴 밤 맑은 하늘에 무엇을 하랴.
佛性戒珠心地印이요 霧露雲霞體上衣로다
(불성계주심지인) (무로운하체상의)
불성의 계구슬은 심지에 인친 바요,
안개, 이슬, 구름, 노을은 몸 위의 옷이로다.
*불성계주(佛性戒珠);법망경에 금강계는 모든 부처의 본원이요 일체 보살의 본원이며 불성의 종자라 했다.
降龍鉢解虎錫이여 兩金環鳴歷歷하니
(항용발해호석) (양고금환명역력)
용을 항복 받은 바릿대와 범의 싸움 말린 석장이여,
두개의 금환이 역력히 우니
*항용발(降龍鉢);부처님께서 가섭이 섬기던 화룡의 굴에 들어가 그용을 바릿대 안에 담아 가지고 나오신 옛 일.
*해호석(解虎錫);제나라 승조(僧稠)선사가 석장으로 두 범의 싸움을 말린 옛 일.
不是標形虛事持요 如來寶杖親 跡이로다
(불시표형허사지) (여래보장친종적)
이 표형은 헛일로 가진 것이 아니요,
부처님 보배 지팡이를 몸소 본 받음이로다.
不求眞不斷妄이여 了知二法空無相이로다
(불구진부단망) (요지이법공무상)
참을 구할 것도 없고 망을 끊을 것도 없음이여,
두 법이 공하여 상없음을 요달해 알았도다.
*이법(二法);보리와 번뇌, 진실과 허망, 범부와 성인, 시비, 선악 따위의 상대적인 것.
無相無空無不空이여 卽是如來眞實相이로다
(무상무공무불공) (즉시여래진실상)
상도 없고 공도 없고 공 아님도 없음이여,
이것이 곧 여래의 참 실상이니라.
心鏡明鑑無 하니 廓然瑩徹周沙界로다
(심경명감무애) (확연형철주사계)
마음 거울 밝게 비쳐 걸림 없으니,
확연히 사무쳐서 진사계에 두루 했네
萬像森羅影現中에 一顆圓光非內外로다
(만상삼라영현중) (일과원광비내외)
만상 삼라가 그림자로 나타난 중에,
한 덩어리 둥근 광명 내외가 없도다.
豁達空撥因果하면 茫茫蕩蕩招殃禍로다
(활달공발인과) (망망탕탕초앙화)
활달이 비었다고 인과를 없다 하면,
아득하고 끝없이 앙화를 부르리로다.
棄有着空病亦然이니 還如避溺而投火로다
(기유착공병역연) (환여피익이투화)
있음을 버리고 공에 집착함도 병은 또한 마찬가지니
도리어 물에 빠짐을 피해 불에 뛰어드는 것과 같도다.
捨妄心取眞理여 取捨之心成巧僞로다
(사망심취진리) (취사지심성교위)
망심을 버리고 진리를 취함이여,
취사의 마음이 공교한 거짓을 이룸이로다.
學人不了用修行하니 眞成認賊將爲子로다
(학인불요용수행) (진성인적장위자)
학인이 깨닫지 못하고 수행한다 하는 것은
참으로 도적을 자식인 줄 앎이로다.
損法財滅功德은 莫不由斯心意識이라
(손법재멸공덕) (막불유사심의식)
법의 재물을 덜고 공덕을 멸함은,
이 심의식에 말미암지 않은 바가 없나니
是以禪門了却心하고 頓入無生知見力이니라
(시이선문요각심) (돈입무생지견력)
이로써 선문에 심의식을 떨쳐 버림은,
몰록 무생의 지견력에 드는 것이니라.
*선문(禪門);선종. 선정의 문에 들어간다는 뜻. 불문에 들어 간 이를 말함.
大丈夫秉慧劒하니 般若鋒兮金剛 이로다
(대장부병혜검) (반야봉혜금강염)
대장부 지혜 검을 잡으니,
반야의 칼끝이여 금강의 불꽃이로다.
非但能 外道心이요 早曾落却天魔膽이로다
(비단능최외도심) (조증낙각천마담)
다만 외도의 마음 꺾을 뿐 아니라,
일찍이 천마의 간담을 떨어지게 하도다.
*천마(天魔);수행을 방해하는 마군들.
震法雷擊法鼓여 布慈雲兮灑甘露로다
(진법뇌격법고) (포자운혜쇄감로)
법의 우뢰 진동하고 법고를 침이여,
자비의 구름 펴고 감로수를 뿌림이로다.
龍象蹴 潤無邊하니 三乘五性皆惺悟로다
(용상축답윤무변) (삼승오성개성오)
용과 코끼리 뛰고 노는 것이 윤택함이 갓이 없으니,
삼승 오성이 다 성성하게 깨었도다.
*삼승(三乘);성문 연각 보살에 대한 세가지 교법. (성문-四諦, 연각-十二因緣, 보살-八正道)
*오성각별(五性各別);유식종에서 중생의 성품에는 선천적으로 菩薩定性, 緣覺定性, 聲聞定性, 三乘不定性, 無性有定의 5종이 구별이 있다는 것.
雪山肥 更無雜하야 純出醍 我常納이로다
(설산비니갱무잡) (순출제호아상납)
설산의 비니초 다시 섞임 없으니,
순일한 제호를 내니 내 항상 받아 들였도다.
*비니초(肥 草);설산에 나는 풀. 소가 이 풀을 먹으면 제호가 난다고 한다.
*제호(醍 );우유를 가장 잘 정제하여 만든 음식. 우리의 자성을 여기에 비유하여 제호라 하고, 염정미추를 초월한 자성 극락의 묘미를 말함.
一性圓通一切性하고 一法 含一切法이로다
(일성원통일체성) (일법편함일체법)
한 성품이 일체 성품 두루 통하고,
한 법이 모든 법을 두루 머금었도다.
一月普現一切水하고 一切水月一月攝이라
(일월보현일체수) (일체수월일월섭)
한 달이 일체의 물에 널리 나타나니
일체 물의 달을 한 달이 거두었도다.
諸佛法身入我性이요 我性還共如來合이로다
(제불법신입아성) (아성환공여래합)
모든 부처님의 법신이 내 성품에 들었고,
내 성품 다시 한 가지로 여래에 합하도다.
一地具足一切地하니 非色非心非行業이로다
(일지구족일체지) (비색비심비행업)
한 자리에 일체 자리가 구족하니,
색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고 행업도 아니로다.
*일지(一地);如來地
彈指圓成八萬門하고 刹那滅却三祗劫이로다
(탄지원성팔만문) (찰나멸각삼지겁겁)
손가락 튀기는 사이 팔만문을 두렷이 이루고,
찰나에 삼지겁을 없애 버리도다.
*탄지(彈指);손가락을 튀기는 것은 아주 짧은 시간이니 그사이에 팔만 사천 법문을 원만히 갖춘다는 것. 인간의 팔만 사천 번뇌에 응하는 법문이라고 하며 팔만문 이라고도 한다.
*삼지겁(三祗劫<三僧祗百代劫>);엄청나게 오랜 시간 1)五十位의 階位中 十信, 十住, 十行, 十回向의 사십 위에 오 르는 동안에 제1대 아승지겁을 지내며 칠만 오천불께 공양함. 2)10지 중 초지로부터 제7지에 이르기까지 제2대 아승지겁을 지내며 칠만 육천불께 공양함. 3)제8지로부터 10지에 이르기까 지 제3대 아승지겁을 지내며 칠만 칠천불께 공양. 4)보살이 중 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3아승지의 수행을 마치고 성불하는 몸에 불의 32상호를 갖추기 위해 다시 백대겁을 수행한다.
一切數句非數句니 與吾靈覺何交涉가
(일체수구비수구) (여오영각하교섭)
일체의 여러 말 구절이 여러 말 구절 아니거니,
내 신령한 깨침과 더불어 무슨 상관 있을 건가.
*일체구(一切句);분별하는 글귀들, 일체의 교법.
*영각(靈覺);일체 중생의 淸淨本覺, 佛性.
不可毁不可讚이니 體若虛空勿涯岸이로다
(불가훼불가찬) (체약허공물애안)
훼방도 할 수 없고 칭찬도 할 수 없으니,
그 체가 허공과 같아서 끝이 없도다.
*애안(涯岸);물가, 물의 끝
不離當處常湛然하니 覓則知君不可見이로다
(불리당처상담연) (견즉지군불가견)
당처를 떠나지 않고 항상 담연하니,
찾은 즉 그대가 보지 못함을 알리로다.
取不得捨不得하니 不可得中只麽得이니라
(취부득사부득) (불가득중지마득)
취해도 얻지 못하고 놓아도 얻지 못하니,
가히 얻는 바 없는 가운데 다못 얻나니라.
默時說說時默이여 大施門開無壅塞이로다
(묵시설설시묵) (대시문개무옹색)
묵묵할 때 말하고 말할 때 묵묵함이여,
크게 베푸는 문을 열음에 옹색함이 없도다.
有人問我解何宗하면 報道摩訶般若力이라
(유인문아해하종) (보도마가반야력)
누가 나에게 무슨 종지 아느냐고 묻는다면,
마하반야력이라고 말하리라.
或是或非人不識하고 逆行順行天莫測이로다
(혹제혹비인불식) (역행순행천막측)
혹은 옳고 혹은 그름을 사람이 알지 못하고,
역행 순행을 하늘이 측량치 못하리라.
吾早曾經多劫修라 不是等閑相誑惑이니라
(오조증경다겁수) (불시등한상광혹)
내 일찍이 여러 겁을 닦아 지냈는지라,
이 부질없이 서로 속여 흐리게 않나니라.
建法幢立宗旨하니 明明佛勅曹溪是라
(건법당립종지) (명명불칙조계시)
법의 깃발을 세우고 종지를 밝히니,
밝고 밝은 부처님 법, 조계의 이음이라.
*종지(宗旨);佛祖의 본 뜻.
第一迦葉首傳燈하사 二十八代西天記로다
(재일가섭수전등) (이십팔대서천기)
첫째로 가섭이 법의 등불 전하시니
이십팔대는 서천의 기록이로다.
法東流入此土하여 菩提達磨爲初祖로다
(법동류입차토) (보리달마위초조)
법이 동으로 흘러 이 땅에 들어와서,
보리달마가 첫 조사가 되었도다.
六代傳衣天下聞이라 後人得道何窮數아
(육대전의천하문) (후인득도하궁수)
6대의 조사 옷 전한 일 천하에 알려졌고,
후인이 도 얻음을 어찌 다 헤아리랴.
眞不立妄本空이여 有無俱遣不空空이로다
(진불립망본공) (유무구견불공공)
참을 세울 것 없음이여 망념이 본래 공함이라,
유와 무 다 보내니 공하지 아니한 공이로다.
*진불립망본공(眞不立妄本空);화엄경에 眞法은 相을 떠난대서 無生이라 하고 妄法은 본래부터 空함을 無生이라 하였다.
二十空門元不着하니 一性如來體自同이로다
(이십공문원불착) (일성여래체자동)
이십 공문에 원래 집착 않으니,
한 성품 여래 체가 스스로 같도다.
*이십공문(二十空門);內空, 外空, 內外空, 空空, 大空, 小空, 勝義空, 有爲空, 無爲空, 畢竟空, 無際空, 散空, 無變異空, 本性空, 自相空, 共相空, 一切法空, 不可得空, 無性空, 自性空.
心是根法是塵이니 兩種猶如鏡上痕이로다
(심시근법시진) (양종유여경상흔)
마음은 이 뿌리요 법은 이 티끌이니,
두 가지는 오히려 거울에 흔적과 같음이로다.
痕垢盡除光始現이요 心法雙亡性卽眞이로다
(흔구진제광시현) (심법쌍망성즉진)
흔적과 때를 다 제거하면 빛이 비로소 나타나고,
마음과 법이 둘 다 없어지면 성품이 바로 참이로다.
嗟末法惡時世여 衆生薄福難調制라
(차말법악시세) (중생박복난조제)
슬프다. 말법 악한 때의 세상이여,
중생이 박복하여 고르게 제재하기 어렵더라.
去聖遠兮邪見深하고 魔强法弱多怨害로다
(거성원혜사견심) (마강법약다원해)
성인이 가신지 오래됨이여 사견은 깊고,
마는 강하고 법은 약해 원망과 해 끼침이 많도다.
聞說如來頓敎門하고도 恨不滅除令瓦碎로다
(문설여래돈교문) (한불멸제령와쇄)
여래가 설하신 돈교 법문 듣고도,
부수어 없애 버리지 아니함을 한탄하노라.
作在心殃在身이니 不須寃訴更尤人이니라
(작재심앙재신) (불수원소갱우인)
짓는 것은 마음에 있고 재앙은 몸으로 받나니,
모름지기 남을 원망하고 허물 하지 말지니라.
欲得不招無間業인댄 莫謗如來正法輪하라
(욕득불초무간업) (막방여래정법륜)
무간업을 부르지 않고자 할진대,
여래의 정법륜을 비방하지 말지니라.
檀林無雜樹하니 鬱密深沈獅子住로다
(전단리무잡수) (울밀심침사자주)
전단향 나무숲에는 잡목이 없으니,
울창하고 깊숙하여 사자가 살도다.
*전단( 檀);與藥이라 번역. 향나무 이름, 상록수이다.
境靜林閑獨自遊하니 走獸飛禽皆遠去로다
(경정림한독자유) (주수비금개원거)
경계 고요한 숲 사이 한가히 홀로 놀으니,
길짐승 날짐승 다 멀리 가는 도다.
獅子兒衆隨後여 三歲便能大哮吼로다
(사자아중수후) (삼세변능대효후)
사자 새끼 무리 뒤따라서,
세 살에 이미 큰 소리를 내는 도다.
若是野干逐法王이면 百年妖怪虛開口로다
(먁시야간축법왕) (백년요괴허개구)
만약에 여우가 법왕을 좇으면,
백년을 요괴스럽게 헛되이 입만 열리로다.
*야간(野干);여우
圓頓敎沒人情이니 有疑不決直須爭하라
(원돈교몰인정) (유의불결직수쟁)
원돈의 가르침에는 인정이 없나니,
의심을 해결 못할 것 있으면 바로 물어 봐라.
*원교(圓敎);대표적 경전-화엄경.
*돈교(頓敎);한 뜀에 부처 되는 도리를 가르친 법문(유마경, 원각경) 원교와 돈교가 교문에 있어서는 가장 높고 깊은 이치를 가르친다.
不是山僧逞人我오 修行恐落斷常坑이로다
(불시산승령인아) (수행공락단상갱)
이 산승이 인아상을 내는 게 아니요,
수행하다 단상갱에 떨어질까 염려함이로다.
*인아(人我);남보다 낫다는 독단.
*단상갱(斷常坑);斷見과 常見. 두 가지 소견에 집착된 깊은 함정. 1)단견;만유는 무상하여 실재하지 않음과 같이 사람도 죽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없어져 버린다고 집착된 것. 2)상견; 모든 것이 영원히 변치 않음과 같이 이 몸도 죽었다가 다시 태 어나 끝없이 지금의 상태를 계속한다고 주장하는 집착.
非不非是不是여 差之毫釐失千里니라
(비불비시불시) (차지호리실천리)
그름과 그르지 않음과 옳음과 옳지 않음이여,
어긋남이 털끝만치라도 있으면 천리를 잃나니라.
是卽龍女頓成佛이요 非則善星生陷墜니라
(시즉용녀돈성불) (비즉선성생함추)
옳은 것인 즉 용녀가 몰록 성불한 것이요,
그름인즉 선성비구 생함지옥에 떨어짐이니라.
*용녀(龍女);법화경 제바달다품에 있는 말. {여성은 여섯 가지 장애가 있어 성불 못한다고 하였으나 8세의 용녀가 여의보주를 부처님께 바친 공덕으로 즉시에 몸을 바꿔 성불 한 일.
*선성비구(善星比丘);부처님이 태자로 있을 때부터 언제나 따라 다녔고 나중에는 부처님의 경전인 12분교를 다 외웠으나 {교만한 마음 때문에 산채로 지옥에 떨어지고 말았다.} 한다.
吾早年來積學問하야 亦曾討疏尋經論이로다
(오조년래적학문) (역증토소심경론)
내 어려서부터 학문을 쌓아,
일찍이 소를 구하고 경론을 찾았도다.
分別名相不知休하니 入海算沙徒自困이로다
(분별명상불지휴) (입해산사도자곤)
명상을 분별하여 쉴 줄 알지 못하였으니
바다에 들어 모래알 헤아리기 피곤만 하였도다.
却被如來苦訶責하니 數他珍寶有何益이리요
(각피여래고가책) (수타진보유하익)
문득 여래의 호된 꾸지람들을 만하니,
남의 보배 셈을 하여 무슨 이익 있으리요.
從來蹭蹬覺虛行하니 多年枉作風塵客이로다
(종래층등각허행)(다년왕작풍진객)
여태까지 헤맨 헛된 고생 깨닫고 보니,
여러 해를 풍진객으로 그릇 살았도다.
*풍진객(風塵客);정처 없는 나그네.
種性邪錯知解여 不達如來
(종성사착지해) (부달여래원돈제)
됨됨이 삿되고 알음알이가 그릇되어,
여래의 원돈 법을 통달하지 못했도다.
*지혜(知解); 생각으로 이리저리 따져서 아는 알음알이.
二乘精進勿道心이요 外道聰明無智慧로다
(이승전진물도심) (외도총명무지혜)
이승은 정진하나 도심이 없고,
외도는 총명하나 지혜가 없도다.
*이승(二乘);聲聞, 緣覺
亦愚癡亦小駭하니 空拳指上生實解로다
(역우치역소해) (공권지상생실해)
우치하고 또한 경망하니,
빈주먹 손가락에 실로 앎을 내는 도다.
執指爲月枉施功하고 根境塵中虛捏怪로다
(집지위월왕시공) (근경진중허날괴)
손가락 잡고 달이라 하여 그릇 공부를 하니, 육근 육경 티끌 속에 헛되이 괴이한 짓을 하는 도다.
*육근 ; 마음이 난타나는 여섯 가지 기관. 眼耳鼻舌身意
*육경 ; 육근에 부딪치는 모든 현상. 色聲香味觸法
不見一法卽如來니 方得名爲觀自在로다
(불견일법즉여래) (방득명위관자재)
한 법도 보지 않음이 곧 여래니,
바야흐로 관자재라 이름하는 도다.
了卽業障本來空이어니와 未了還須償宿債니라
(요즉업장본래공) (미요환수상숙채)
요달한 즉 업장이란 본래 공한 것이요,
요달치 못하여도 도리어 묵은 빚을 갚나니라.
飢逢王饍不能飡이니 病遇醫王爭得瘥아
(기봉왕선불능손) (병우의왕쟁득)채
주릴 때 왕선 만나 먹지 못하니,
병들어 의왕 본들 어찌 병이 나을 것인가
*왕선(王饍) ; 맛난 음식.
在欲行禪知見力이니 火裏生蓮終不壞니라
(재욕행선지견력) (화리생련종불괴)
오욕 속에 있으면서 선을 행함은 지견의 힘이니, 불 속에 핀 연꽃이라 시들지 않으리라.
勇施犯重悟無生이여 早時成佛于今在로다
(용시범중오무생) (조시성불우금재)
용시비구 중죄 지은 뒤 무생을 깨달음이여,
벌써 일찍이 성불하고 지금까지 이르도다.
*용시비구(勇施比丘) ; 용시라는 비구가 부호의 아내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그녀의 남편을 독살한 사실을 계기로 무생법인을 깨친 이야기.(불설정업경)
獅子吼無畏設이여 深嗟矇瞳頑皮靼이로다
(사자후무외설) (심차몽동완피단)
사자의 부르짖음 두려움 없는 말씀이여
어리석음이 쇠가죽 같음을 몹시 슬퍼하노라.
*사자후(獅子吼) ; 부처님 법설. 사자가 한 번 크게 부르짖으면 뭇 짐승이 놀라 자빠지는 것처럼, 부처님이 한 번 설법하면 뭇 악마가 굴복하게 된다는 뜻에서 이렇게 말한다.
*완피단(頑皮靼) ; 송곳 하나 들어가지 않을 만큼 딱딱한 가죽. 매우 근기가 둔하여 심오한 법을 들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비유한 것.
只知犯重障菩提하고 不見如來開秘訣이로다
(지지범중장보리) (불견여래개비결)
다못 중죄 범함이 보리 막는 줄만 알고,
여래의 비결 열어 주심은 보지 못하는 도다.
有二比丘犯淫殺에 波離螢光增罪結하고
(유이비구범음살) (파리형광증죄결)
두 비구가 음행 살생 범하였을 때,
우바리는 반딧불 같은 지혜로 죄 맺음을 더해 주고
*유이비구(有二比丘) ; 유마경 제자품에 있는 옛 일. 우바리 존자가 계율을 범한 두 비구를 다스릴 때 유마가 그를 비판하되 [두 비구의 죄를 중첩해서 키우지 말고 바로 없애 주라. 그리고 그의 마음을 요란하지 말라. 왜 그런가 죄의 본성은 안에도 밖에도 중간에도 있지 않고 부처님 말씀과 같이 마음에 때가 끼어 중생도 때가 끼고 마음이 깨끗하여 중생도 깨끗하다. 마음 역시 내외 중간에 있지 않나니 죄의 때도 그와 같고 모든 법도 그와 같아 여여 함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 말
8형광(螢光) ; 반딧불. 보잘 것 없는 견식에 비유한 말.
維摩大士頓除疑하니 還同赫日銷霜雪이로다
(유마대사돈제의) (환동혁일소상설)
유마대사는 몰록 의심을 덜게 했으니,
마치 밝은 태양에 서리와 눈이 녹음과 같도다.
*유마대사(維摩大士) ; 인도 毘舍利城에서 거사로 지내면서 보살행업을 닦아 크게 교화함. 不二法門이 유명하다.
不思議解脫力은 妙用恒沙也無極이니라
(불사의해탈력) (묘용항사야무극)
사의치 못할 해탈의 힘은 묘한 작용 항하사 모래같이 다함이 없다.
四事供養敢辭勞아 萬兩黃金亦銷得이로다
(사사공양감사로) (만량황금역소득)
네 가지 공양을 수고롭다 사양하랴
만량 황금이라도 또한 녹여 쓸 것이로다.
*사사공양(四事供養) ; 의복, 음식, 탕약, 臥具
粉骨碎身未足酬니 一句了然超百億이로다
(분골쇄신미족수) (일구요연초백억)
분골쇄신으로도 족히 갚지 못할지니,
한 마디가 명확히 백억 법문을 초월하도다.
*분골쇄신(粉骨碎身) ; 반야경의 설법을 듣고 常啼 보살은 골수를 내어 공양했고, 설산동자는 열반경의 사구게를 듣고 스스로 몸을 던져 나찰에게 바쳤다.
法中王最高勝이여 恒沙如來同共證이로다
(법중왕최고승) (항사여래동공증)
법 중에 왕 가장 높고 수승함이여,
수많은 여래 한 가지로 증명함이 같도다.
*법중왕(法中王) ; 六祖의 법
我今解此如意珠하니 信受之者皆相應하리라
(아금해차여의주) (신수지자개상응)
내 이제 이 여의주를 알았으니,
믿어 받는 자 다 서로 응하리라.
了了見無一物이여 亦無人兮亦無佛이로다
(요요견무일물) (역무인혜역무불)
요요히 한 물건도 없음을 봄에
사람도 없고 또한 부처도 없도다.
大天世界海中漚요 一切聖賢如電拂이로다
(대천세계해중구) (일체성현여전불)
대천 세계는 바다 가운데 물거품이요,
일체 성현은 번갯불 스쳐 감과 같도다.
假使鐵輪頂上旋이라도 定慧圓明終不失이니라
(가사철륜정상선) (정혜원명종불실)
설령 쇠바퀴가 이마 위에 돈다 해도
정과 혜는 두렷이 밝아 끝까지 읽지 않는 도다.
日可冷月可熱이언정 衆魔不能壞眞說이로다
(일가냉월가열) (중마불능괴진설)
해는 차가워지고 달은 뜨거워질 지언정
모든 마군이가 능히 진실된 말씀 부수지 못하리라.
象駕崢嶸漫進途에 誰見螗踉能拒轍가
(상가쟁영만진도) (수견당랑능거철)
코끼리수레 끌고 널리 당당히 나가는 길에
버마재비(사마귀)가 수레를 막는 것 어느 누가 보았던가.
大象不遊於兎徑이요 大悟不拘於小節이니라
(대상불유어토경) (대오불구어소절)
큰 코끼리는 토끼 길에 놀지 아니하고,
큰 깨달음은 작은 절개에 구애되지 않나니라.
莫將管見謗蒼蒼하라 未了吾今爲君決하노라
(막장관견방창창) (미료오금위군결)
대통 같은 소견으로 푸른 하늘을 비방 마라,
완전치 못하나 내 이제 그대를 위해 결단해 말해 주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