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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4개국 여행기
1. 프롤로그 (Prologue, 서막)
열린 창문으로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게 느껴지는 가을바람이 스미어 든다
그 바람결 따라 실려 온 것일까?
맑은 밤하늘에 무리지어 반짝이던 수많은 별들이
마치 하얀 안개꽃처럼 내 가슴으로 안겨드는 것 같다
문득 몇 해 전의 기억이 난다
뒤늦게 결혼한 아들이 귀염둥이 손녀 지유가 태어나던 날,
얼마나 기쁨이 컸었던지 분당의 산후조리원 새 애기가 누워있는 침상머리에서
조용조용 불렀던‘별’노래가 나의 가슴을 잔잔하게 울렸었는데...
그 순간,
아들과 새 애기가 마주보는 눈길이 너무도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별은 뉘별이며...
내별 또 어느게뇨...
잠자코 홀로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
지금쯤 프라하의 밤하늘 별들도 반짝이겠지?
딸아이와 준민 준형 손자들이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기다란 창문 달린 작은방
침대에 나란히 누워 그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면서
여름 한 달간 함께 여행했던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하고 있을런지...
저 별은 할머니 별...
그 옆은 할아버지 별...
우리들 별은 또 어느게뇨?...
잠자코 누워서 가을밤의 별들을 헤아려 보려는지?...
지구의 지붕이라는 히말라야(8,848m) 산은 과연 얼마나 높을까?
지구상의 가장 깊은 바다 필리핀의 마리아나 해구(10,850m)나
태평양의 챌린저 해연(11,034m)은 도대체 얼마나 깊은 곳일까?
세계 3대 폭포라는 나이아가라, 이구아수, 빅토리아는 얼마나 웅장할까?
인간의 호기심은 한이 없어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더욱 대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법,
옛 선비들의 여행과 관련된 문자로 와유지자(臥遊之資)라는 글이 있다
사랑방 양반님이
힘든 산행이나 먼 길 여행을 쉽사리 못하기에 환쟁이(화가) 글쟁이(작가)들을 불러다가
우리나라 백두산, 금강산,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동해바다, 황해바다...
중국 5대 명산이라는 동악 태산, 서악 화산, 남악 형산, 북악 항산, 중악 숭산,
자금성, 만리장성, 양자강...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의 풍광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내게 하여
“와유지자”(臥遊之資)
즉, 누워서 보고 즐긴다는 뜻이니 마음은 콩밭에 있건만
그 당시 현실이 따르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며 대리만족한 것이리라...
70세 노년에 들어선 나의 지나온 날들을 회상해보면
재물은 넉넉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항상 풍요로운 사람이었다고 생각 한다
처처산산(處處山山)이 모두가 내 것이라 느낀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나의 유년시절에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여행을 다녔고
학창시절에는 웅변대회 보이스카웃 봉사활동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하느라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목포, 장성, 서산, 상주...
완행열차가 중요 대중교통수단이었던 1960년대
그 당시로는 주변의 친구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사시사철 전국을 두루 여행 다녔다
성년이 되어서도 나의 생활에 여행의 즐거움은 계속되었다
나는 일생동안 직장생활을 기업체 30년, 교사생활 10년, 도합 40년간 재직했는데
포항, 서울, 광양, 영암, 고흥, 목포, 등지에서 근무를 하였다
그러한 연휴로 가족을 이끌고 이곳저곳 많은 이사 다녀야만 했다
자녀교육에 대한 나의 평소 지론은 요즈음 표현을 빌리자면 현장체험학습,
여행을 통해 대자연과 역사와 지리와 산물을 배우고, 전통과 관습을 터득하고,
사람 사는 세상에 이런저런 사람들과 사귀게 하는 것이다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
그래서 가능한 주말과 휴가철이면 취미활동 겸 여가선용을 가족들과 함께 즐겼다
사계절 1,000m 이상 등산은 기본이요,
야구동호인, 산악동호인, 배구심판원, 사찰탐방, 국악행사 등 수시로 여행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몇 가지 간추려보자면
민족의 얼이 깃든 백두대간의 명산들을 두루두루 등정한 것을 자랑할 수 있는데
백두산(2.744m) 천지와, 천하제일 금강산(1,638m),
설악산(1,708m), 오대산(1,563m), 태백산(1,567m) 소백산(1,421m),
속리산(1,508m), 덕유산(1,614m), 지리산(1,915m)
바다 건너 한라산(1.950m)
원주 치악산(1.288m), 제천 월악산(1.092m), 광주 무등산(1.187m),
광양 백운산(1.218m), 강화도 마니산(468m), 진안 마이산(678m),
영암 월출산(809m), 해남 두륜산(703m), 진도의 첨찰산(485m),
울릉도 성인봉(984m), 남해 금산(錦山 681m),
합천 가야산(1.430m), 밀양 가지산(1,240m)과 영남 알프스 영봉들...
그 외 나의 발길을 허락한 높고 낮은 수많은 산 산 산 ~!!!
이마와 등줄기에 비지땀을 흘리며 거친 숨을 헉헉 거리며 동서남북 산 정상에 오를 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 뿌듯한 보람과 자긍심, 포만감이 가득 채워졌다
지자요수 인자요산과 호연지기 ~!
-.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仁者樂山)
논어 옹야(論語 雍也) 편에 나오는 말로서
지혜로운 사람은(知者)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仁者)는 산을 좋아 한다
지자는 움직이며 찾는 것을 즐기고, 인자는 가만히 성찰하는 것을 즐겨한다
-. 호연지기(浩然之氣)
하늘과 땅 사이에 넘치게 가득 찬 넓고도 큰 원기(元氣),
자유롭고 유쾌한 마음,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러운 바 없는 용기...
동호회 친구들을 따라서 민통선 넘어 휴전선이 발아래로 펼쳐진
강원도 최전방 고사포 부대를 방문 송이버섯 파티를 했는가 하면,
이순신장군의 숭고한 애국애민 얼이 깃든 전라우수영 울둘목과 우리나라 땅 끝이라는
해남 송지마을에도 몇 차례나 다녀왔다
명산에 대찰이라 ~ 산을 오를 때마다 ~
인근의 전통사찰을 찾아가 부처님 전에 오체투지(五體投地) 참회와 감사와 발원을 드렸다
50대 장년이 되어서는 나의 여행복(旅行福) 보폭이 세계무대로 확대되었다
1995 일본
1997 중국 (2회)
1999 미국 (2회)
2007 동남아 4개국 투어 (회갑기념)
그리고 이번에 칠순기념으로
SKY TV 세계기행 프로그램을 통해 간절한 마음으로‘와유지자’대리만족 했던
동유럽 4개국(체코, 폴란드, 독일, 오스트리아)여행을 한 달 동안 다녀왔으니
이쯤 되면 가히 황 아무개 사주팔자에 여행복은 타고난 것이 아닐까 생각 한다
『일생에 한 번은, 프라하를 만나라』
자...
서론은 이쯤 마치고 이제부터 두서없는 동유럽 여행기를 쓰기 시작 하겠다
2. 인천 출발 ~ 프라하 도착
2016년 7월16일(토) 새벽 5시 설레는 마음으로 꿈속을 비몽사몽 하는데
‘젖은 손이 애처러워 살며시 잡아본 순간 ~’
스마트폰의 새벽을 알리는 하수영의 노래가 요란하게 들리자 곧바로 기상 시간이 넉넉한데도 부지런히 머리감고 양치하고 간단한 아침식사...
몇날 며칠 동안 아내가 착실히 준비한 갖가지 체코 행 선물들,
밤늦게 까지 재포장한 큰 가방 작은 가방 배낭 등 여섯 개를 승용차에 챙겨 싣고
아들, 며느리, 손녀와 함께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으로 나갔다
학생들의 여름방학과 직장인들 하기휴가가 겹치는 관계로 인천국제공항 터미널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승객들로 아침부터 시끌벅적 ~
참, 우리나라 대한민국 경제적으로 살기 좋아졌나 보다...
20년 전 일본, 중국, 미국을 다녀 올 때만해도 이처럼 해외여행객이 붐비지 않았건만
나이어린 초등학생들의 방학 중 체험학습을 위한 가족단위,
젊은 대학생들의 견문 넓히기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다니는 게 눈에 띄었다
오랜 외국기업체 근무로 해외여행이라면 빠삭한 새 애기가 순발력과 임기응변을 발휘해서
보잉747(330석?) 대형여객기의 A30, A31, 앞쪽 창가 자리를 배정받고
중량(23kg)이 다소 초과한 가방 두 개와 골프가방을 대형화물로 발송한 뒤
여행자보험 가입, SKT 스마트폰 로밍 등 출국 수속완료,
터미널 4층의 한정식 식당에 들려
이것저것 음식을 골고루 시켜 다섯 가족이 아점을 먹었는데
지금부터 11시간 비행기 타고 한 달간의 유럽여행을 떠난다는 흥분에 들 떠
대화내용도, 음식 맛도, 그저 그런 듯 했다
여권과 항공권을 손에 쥐고 출국수속 장으로 들어서는데
“안녕히 다녀오세요” 귀여운 손녀 지유의 작별인사 ~
“건강관리 잘 하세요” 아들, 며느리의 여행 중 당부 말 ~
언제 준비했는지 유럽여행에 쓰시라고 유로화로 환전한 효도비 봉투까지 호주머니에 전달 ~
부모에게 진심으로 효도하는 사랑스럽고 고마운 아들 가족...
비둘기처럼 알뜰살뜰 다정한 세 가족의 모습이 너무도 보기 좋다
출국심사, 보안검색, 면세점 아이쇼핑 후,
비행기에 탑승 장소에 도착하니 300여명이 넘는 만석 승객들이
휴게실 세 군데 벤치에 나누어 앉아 웅성웅성 여행을 앞둔 들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승객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내국인 90%, 외국인 10%, 정도?
오늘 항공편은 KE-935 대한항공 국적기 ~
체코항공과 업무협력 하는 시스템이라는데 승무원들이 모두 한국인이라
선입견이 우선 편안하게 느껴졌다
잠시 후,
비행기에 올라 손가방 두 개를 선반에 넣고 지정석을 찾아 앉으니 12시45분이 조금 지나
대한항공 KE-935편 비행기는 굉음을 울리며 드넓은 인천공항 활주로를 이륙했다
창가 좌석(30A ~30B)에 앉은 덕분에 옅은 구름 사이로 멀어져가는 영종도, 월미도,
인천 앞바다가 창 아래로 점점이 내려다보이고 황토 빛 파도 넘실거리는 황해바다,
하얀 포말의 굽이굽이 리아스식 서해안이 희뿌연 안개구름 속으로 아스라이 사라졌다
앞좌석 등받이의 11인치 터치스크린에 항공기 영상지도가 수시로 바뀌는데
중국의 장춘과 베이징 하얼빈 ~ 몽고의 울란바타르 ~ 러시아 모스크바 ~
독일 베를린 ~ 덴마크의 코펜하겐 ~ 그리고 마지막 도착지 체코의 프라하,...
학창시절 세계지리 시간에 가끔씩 들었던,
장년이 되어 신문과 방송으로 귀에 익숙한 도시들이다
이륙 후, 불과 20~30분 정도 지났을까?
날렵한 제복차림 미모의 대한항공 스튜어디스로 부터 음료(오렌지 쥬스) 서비스를 건너 받는데
항공기의 고도 10,360m, 속도 920km/시속,
외부온도 영하42도, 남은 거리 8,000km,
잔여시간 10:25분으로 스크린 영상이 깜박거렸다
중국의 심각한 공기오염이 비행기 창문 아래로 민낯처럼 흐릿하게 내려다보였다
칭다오(靑島) 다렌(大連) 선양(沈陽)등
황해바다 인접 공업도시의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커먼 굴뚝 연기가
하늘을 회색빛으로 도색해 놓은 듯했다
흰 구름이 잿빛구름으로 반사될 정도로 산업공해와 공기오염도가 심각했다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는 36만5천km ~ 41만5천km인데, 대략 37만~38만km로 부른다
이처럼 까마득한 달에서도 보인다는 유일한 건축물 만리장성...(중국인들의 뻥?)
미국 NASA의 과학자나 우주비행사들의 일설에 따르면 지구 상공 350km 괘도를
맴도는 우주정거장,(스카이랩, 미르, 국제우주정거장 등)
250km 상공에 체류하는 인공위성 등에서 우주비행사 눈으로 직접 관측할 수 있는
지구상에 인간의 힘으로 만든 건축물은 중국의 만리장성이 유일하다 했는데...
지상으로 부터 불과 10km 상공을 날으는 항공기 창문으로 그 모습을 살펴볼 수가 없었다
노안에 원시인 나의 시력이 부족 한 탓이 아니고
무더운 여름철 수증기 구름과 희뿌연 산업공해 미세먼지 탓이리라 ~~~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새삼 심각하게 느꼈다
중국 국경을 벗어나자 몽고의 수도 올란바타르 상공이 나타났는데
중국과 달리 몽고의 하늘은 해맑다 못해 새파란 호수 물처럼 보였다
드넓은 몽고초원과 노란 물 웅덩이 같은 고비사막, 검푸른 홉스골 호수,
대자연의 웅대함이 비행기의 좁은 창문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종편방송 TV 건강프로에서 어느 안과의사가 재미있는 말을 했다
몽고초원에 사는 사람들은 항상 먼 하늘과 아득한 지평선을 바라보기 때문에
시력이 4.0 원시안이라던가 ?
우리나라는 칼라TV와 컴퓨터, 스마트폰 덕분에
남녀노소 전 국민이 근시안이 되어 안경과 렌즈는 생활의 필수 도구가 되지 않았는지 ?
11시간 장거리 여행에 기내식으로 깔끔한 도시락이 2회 제공되고,
간식으로 5천만이 즐겨하는 매콤한 컵라면과 음료수, 땅콩과자, 초코렛 사탕, 등이
수시로 제공되었다
국적기를 이용하면 편리한 점이 나와 같은 토종 입맛에 맞는 식사가 제공되기 때문인데
도시락 메뉴가 그럴 듯하고 입맛에 맞아 아내도 나도 맛있게 먹었다
이번 유럽여행의 대한항공 2인 왕복 항공료만 350만원 거금을 지불했는데
돈이 아까워서라도 스튜어디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무조건 다 받았다
“여보 ~!
여행은 즐겁게, 식사는 맛있게, 잠은 달콤하게, 구경은 최대한 많이...”
빙그레 웃음으로 대답하는 아내의 표정은 벌써부터 유럽여행에 들떠 있는 듯,
비행시간 7~8시간이 조금 지나자
비좁은 일반석에서 속칭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 생겨난 듯 가슴이 답답해지고, 머리가 띵~! 어지러운 두통 증세가 생겨났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항공기 일반석에서 움직이지 않고 오랫동안 앉아 있을 경우,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 돼 심한 경우 다리 정맥에 혈전이 생겨 이 혈전이 다리나 폐에서 혈구의 흐름을 막아 호흡곤란 등이 일어나는 현상)
비행 11시간 동안 화장실에 딱 한 번 다녀왔다
심부정맥, 만성 알레르기 천식, 그리고 전립선이 망가진 나 같은 중환자(?)가
11시간 장거리 비행을 거뜬하게 견딘다는 것은 체력이 아닌 정신력이 앞선 탓이다
항공기가 아시아대륙을 횡단하고 동유럽 상공에 접어들자 영혼이 통하는 건가 ?
딸, 손자들의 텔레파시가 서서히 느껴졌다
첫 째 준민이는 열 살 황금 돼지띠로 나하고는 60년 띠 동갑이다
태어나면서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랐는데 방학기간에 내가 서울 올라가면
어린애가 밤 12시가 넘도록 잠들지 않고 할머니 할아버지 배위를 뜀틀 하 듯 굴러다니며
아장아장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했다
삼성동 스튜디오에 돌 기념사진을 촬영하러갔을 때는
생소한 장소, 밝은 불빛, 사진 기사들이 낯선 듯 자꾸 울먹였다
그렇게 우는 도중에도 할아버지 목마를 타고 빙그레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V 표시를 하였다 순진한 어린애의 참 모습이었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돌쟁이 어린애가 손으로 V표시를 하면서 어색하게 웃는 그 모습이
나중에 액자에 끼운 명품(?) 사진이 되었다
호랑이띠 둘 째 준형이는 여섯 살인데 유아시절 귀여운 모습이 생각났다
“떳다 떳다 비행기 ~ 날아라 날아라 ~ 멀리 멀리 날아라 ~ 우리 준형이 ~!”
준형이는 기어 다니기 위한 기초체력(?) 단련을 혼자서 즐겼는데
다른 애들과 달리 독특한 습관이 있었다
준형이를 방안이나 거실 가운데 유아용 매트에 눕혀두면
스스로 발딱 뒤집어 배 깔고 엎드린 낮은포복 자세를 취하고는
마치 풀장 안에서 두 팔과 두 다리로 헤엄을 치는 모습을 장시간 지칠 줄 모르고 연출하곤 했다
준형이는 갓난이 시절부터 방글방글 미소와
‘까르륵 ~ 까르륵’ 파안대소 환한 웃음을 짓는 오버 액션이 많았다
모태로부터 타고난 성품이 명랑한데다 동작 하나하나 움직 임은 역동적이었다
그 귀염둥이 손자 둘이 지척의 프라하공항 대합실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학수고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둘 째 손자 준형이가 방바닥에 엎드려 허우적거리던 몸짓을 흉내 내어
비좁은 자리에서 몸을 이리 저리 슬슬 비틀었다
좌우로 흔드는 목운동,
우쭉우쭉 어깨운동...
허벅지와 종아리 흔들어 부딪치기, 가슴 활짝 펴기, 배 앞으로 쭉 내밀기...
조금 있으면 손자들과 만난다는 생각에 금방 기분이 좋아졌고 짧은 시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뻣뻣하게 경직되었던 근육과 사지혈관에 피가 흐르고 산소가 공급 되었나 ?
딱딱하게 굳었던 몸이 훨씬 가쁜 해졌다
손목시계를 풀어 시차를 조절했다
한국과 체코(동유럽 전체?)는 7시간의 시차가 생긴다 체코의 오후 5시는 한국의 밤 12시...
잠시 후,
체코 상공에 접어든 듯 비행기의 속도가 서서히 느려지고,
고도가 점점 낮아지면서 윙 윙 거리던 귀속이 뻥~ 뚫리는 듯하더니
스크린 상에 잔여거리 98km, 고도 5638m, 속도 713km/h,
외부온도 영하 15도, 잔여시간 18분이라는 안내표시가 나타났다
차창 밖으로 옅은 흰 구름이 무리지어 떠다니고 잔
잔한 새털구름은 여름 홑이불처럼 넓게 펼쳐져 오후 햇빛을 눈부시게 반사했다
티없이 파란하늘...
새하얀 솜털구름...
즐거운 우리부부 마음...
기내의 모든 승객들이 장거리여행과 수면부족에 지친 몸으로 부스럭 부스럭
도착준비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인천 ~ 프라하 직항로는 공식적으로 약 8,300km 11시간 쯤 소요 되는데 편서풍의 영향 탓인지?
갈 때는 11시간, 올 때는 9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항공사의 출발지연 문제였는지?
예정보다 30분이 늦은 17시 20분 연두색의 잔디가 파리하도록 선명한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에 사뿐하게 착륙했다
International Vaclav Havel Airport Prague, IATA : PRG, ICAO : LKPR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 = 약칭 프라하 공항은
체코 프라하에 있는 국제공항으로 시내 도심에서 17km 거리에 있다.
체코 항공의 허브 공항에 속한다.
체코의 민주화를 이끌었던 극작가 출신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의 이름을 본떠서
2012년 10월 5일에 개칭하였다. 이전 명칭은 프라하 루지네 국제공항,
국제선, 국내선, 정규 및 비정규 비행 서비스를 하며 체코는 물론 중동, 유럽에서
가장 큰 공항 중 하나임 (안내판이 한글로 써있음 ~ 자부심 듬뿍!)
인천국제공항에 비교하면 조금 비좁고 조명이 어두운 프라하 공항,
입국심사를 마치고 화물로 부친 큰 가방 두 개를 찾아 카트에 실었는데
아뿔싸 ~! 골프가방이 보이지 않는다
함께 온 승객들은 모두들 짐 가방을 챙겨 떠나고
화물 찾는 장소에는 나와 아내 두 사람만 덩그러니 남아
혹시 짐이 분실되거나 파손 된 것은 아닐까? 라는 걱정으로
화물이 나오는 14번 벨트라인 안쪽을 뚫어져라 들여다보았지만
빈 컨베아 벨트만 소리 없이 공회전할 뿐 ~
궁금하고 불안해하던 차에 외모가 동양계 공항여직원이 다가오기에
‘꽃보다 할배’프로에서 본대로 백일섭의 막가파 무대포식 영어로 말을 걸었다.
“Excuse me, Im Korean, ~ Are you Korean ?”
“Oh yes”
“아이구 반갑습니다 ~ 이젠 살았네요 ~ 허허허
사실은 저의 골프백이 보이지 않아서 마지막 까지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아 그러시군요 ~ 호호호
그것은 대용량화물 찾는 곳으로 가야하는데 저를 따라 오세요 ~“
초면인데도 친절한 여직원의 안내로
대형화물 찾는 곳에서 골프백을 무난하게 수령한 뒤에 공항대합실로 빠져 나오니
무슨 일로 이렇게 늦을까?
지각생(?) 할아버지 할머니를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던 보름이 준민 준형이가
“와 ~!!! 할아버지”
“와 ~!!! 할머니”
함박꽃 같이 환한 웃음과 큰소리 환호성을 지르면서 뛰어와
우리 내외의 품안에 번갈아 안겨들었다.
어린 두 손자들을 끌어안은 아내의 눈에는 금방 눈물이 일렁거렸다
보름이, 준민이, 준형이도 모두가 반가움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깊은 법인데 ...’
2만리 타국 땅에서,
무려 11개월 만에 딸과 손자들을 만나니 정말 반가웠다.
070 인터넷 무선전화로(매일 밤12시 넘어) 일상생활상을 낫낫이 전해 들었지만
그래도 날이면 날마다 손가락 꼽으며 그리워했던 가족만남이다.
“체코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 ~!”
준민 준형 형제가 정성 것 종이에 그린 체코 국기를 펴들고 기념사진 찰칵 ~!
잠간 둘러본 프라하 공항 내부는
넓지는 않았지만 이국적인 느낌과 함께 아주 간결하고 깨끗해 보였다.
대합실 규모는 우리나라 김포공항, 김해공항 정도?
유럽의 심장인 프라하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1억 명 수준이라고 한다.
프라하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 수는 얼마이며 ~?
유로열차와 버스, 승용차를 이용한 관광객들은 몇 명이나 될까 ~?
(2016년 인천국제공항의 실적 ? 이용객 5천만 명/년간 추산됨
55개국, 185개 도시, 취항 항공사 84개, 하루 운항횟수 1,000회 내외)
손자들과 함께 가방을 실은 카트 두 대를 끌고 공항 밖 주차장으로 나왔다.
현지시각 오후 6시가 훨씬 넘었는데...
석양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프라하 공항의 관제탑 끝에 걸린 기울어가는 태양은 눈이 부시고
한국의 초가을 같이 맑은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반팔 티셔츠 위에 긴팔 바람막이 점퍼를 입었는데도 섭씨 25도의 건조한 바람이 옷깃 사이로 시원하게 스며들었다 한국의 여름날씨보다도 훨씬 서늘한 느낌,
장장 11시간 동안 비행기에서 고생하며 도착한 체코의 수도 프라하!
위도 탓일까 ?
우리나라 보다 어둠이 늦게 찾아오는 듯 했다.
동구의 나라...지구의 북반부에 많이 올라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광양시 위도 ~ 북위 35도, 동경 127.7도)
(판문점 위도 ~ 북위 38도, 동경 126.4도)
(백두산 위도 ~ 북위 42도, 동경 128.5도)
(프라하 위도 ~ 북위 50도, 동경 14.2도)
기다란 공항 주차장 건너편 건물에 파란 삼각형, 백색과 빨강의 가로줄이 있는
대형 체코 국기가 바람결에 휘날렸다. 체코의 국기는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이었던
1920년 3월 30일에 제정되었으며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 두 나라로 분리된 후에도 계속 이 국기를 사용하고 있다
국기의 하얀색은 보헤미아(Bohemia), 빨간색은 모라비아(Moravia)의 상징이다
파란색 삼각형 디자인은 폴란드 국기, 오스트리아 국기와 구별하기 위해
1920년 제정 당시 추가된 것으로, 파란색은 슬로바키아의 문장 색에서 따왔으며
삼각형의 꼭짓점은 아름다운 카르파티아 산맥을 가리킨다 가로와 세로의 비율은 1대1,
보름이가 운전하는 현대자동차 i30 파란하늘색 웨건 승용차는
훤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20여분 정도 달려 금방 집에 도착했다
초록잔디가 곱게 깔린 아담한 신흥주택 ~!
진초록 담쟁이 넝쿨, 수국 비슷한 하얀꽃, 측백나무, 단풍나무...
집 앞 도로와 이웃집 경계 담장을 초록빛으로 조화롭게 꾸미고 있었다
커다란 현관문 열쇠를 따고 집안으로 들어서자 ~ 실내가 무척 밝았다
우선 먼저 대리석 깔린 넓은 현관, 1층 화장실, 창고와 신발장,
천정이 높은 거실은 마루가 반질반질 윤기가 나서 마치 학교 교실 같았고,
자연 채광과 환기를 위해 시원하게 설치한 2.5m 높이의 여닫이 대형 창문들,
사용하기 편리한 구조의 주방은 흰 대리석 조리대, 전자렌지, 두꺼운 유리탁자,
흰 가죽의자로 배치,
넓은 거실 한 가운데서 딸, 손자들이 나란히 서서 큰절 인사를 했는데
11개월 만에 만나는 정겨움으로 새삼 가슴이 북받쳐 올랐다
준민이가 종이에 크레파스로 써 붙인 안내판의 화살표를 따라 견고한 마루계단을
이용 2층으로 올라가니 1층과 똑같은 크기 면적을 큰방, 작은방, 공부방, 욕실, 화장실로 구분 ~ 모든 창문은 전동 커튼이 설치 되었고,
내부설계, 건축재료, 시공기술력... 정말로 꼼꼼하게 잘 지어진 주택이었다
손발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8인용 넓은 유리 식탁에 둘러앉는데 우리 모두에게 폭소를 자아낸‘할아버지 명랑자리’메모가 붙은 상석에 앉았다 (나중에‘머리조심’추가)
우리 준민이가 언제 이렇게 집안 구석구석에 용의주도한 환영준비를 해두었을까?
대견하고 장하다 ~!
프라하의 첫 식사는 말 그대로 산해진미 환영만찬이었다
입안에 살살 녹는 소고기 육전, 살이 꽉 찬 새우튀김, 잡채, 콩자반, 물김치, 깍두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두부된장국...과일 디저트 ~ 사과, 복숭아, 블루베리, 포도...
보름이, 준민, 준형, 삼모자가 정성으로 만든 풍성한 요리가 한상 가득 ~!
식탁의 전면 대형유리창 넘어 목재로 된 야외 테라스와 식탁과 의자가 보이고 초록 잔디,
담쟁이, 수국, 그리고 이름 모를 허연 소나무(나중에 눈 내린 소나무라고 부름)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초록빛이 눈에 가득 들어오니 11시간 비행으로 흔들렸던
머릿속과 지쳤던 몸과 마음에 아늑한 평온이 찾아왔다
11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인 혈연가족이 좋고,
식탁에 차려진 정성스런 음식들이 좋고,
뜨락의 초록잔디와 석양노을의 황금빛이 어우러진 은은한 파스텔 칼라에 취해,
저녁식사 시간 내내 우리 모두는 사랑과 행복감을 느꼈다
(자고로 행복이란 자신의 그림자 속에 숨어있다고 했던가?
자기 발아래 있는 행복을 놔두고 자꾸만 멀리 내다보는 인간의 욕심,
체코 프라하에서 가족들의 만찬, 그게 바로 한여름 밤의 행복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과일 디저트를 먹으며 환담을 나누는데 밤 9시가 되자 유리창 넘어 잔디밭에서 쏴아아 ~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정원 구석구석에 설치된 스프링
클러가 소방훈련 하듯이 분수를 내뿜었다
준민이 설명으로는 비 내리는 날만 빼고 매일 밤 9시에 정원에 물을 뿌려주고 한 달에 두 차례씩 잔디를 깎아준다고 ~ 그래서 정원이 예쁘고 깔끔했구나...
가져간 가방 여섯 개를 풀어 선물 보따리를 정리하고 이런 저런 정겨운 이야기로 밤12시가 가까워졌다 준민 준형이는 밤이 늦었건만 눈망울을 또랑또랑 빛내며 할머니의 양팔에 안겨
그동안 못다 한 어릿광 재롱을 떨며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2층 작은방 침대에 홀로 누워 쉬는데 기다란 창문 넘어 맑은 밤하늘에
수많은 별무리 들이 반짝였다
음력 13일 토실토실 살 오른 달은 동양에서 찾아온 낯선 나그네가 부끄러웠을까?
이상하게도 처마 끝에 매달릴 정도 낮게 떠올라 주춤주춤 서쪽으로 움직였는데
북위 50도에 위치한 프라하는 위도 탓으로 달이 중천으로 떠오르지 않고,
남쪽하늘에 약 30~40도 정도? 낮게 떠서 그 상태로 비스듬히 서쪽으로 이동했다
3. 유럽의 심장 ~ 프라하 블타바 강변을 거닐다
말굽자석처럼 엉겨 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두 손자에게 아내를 빼앗기고
작은방 침대에 홀로 누워 기다란 창문 사이로 비추이는 별무리를 쳐다보며 서
울의 귀여운 손녀 지유와 아들, 새 애기의 얼굴을 그려보았다
‘이번에 전 가족이 함께 여행 왔더라면 얼마나 화기애애(和氣靄靄) 했을까 ?...’
아쉬운 마음 한편으로 머나먼 동유럽의 하늘아래 첫 날 밤을 잔다는 설레는 마음 반반으로
깊은 숙면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 5시경 잠에서 깨어났다 (한국시간 낮 12시)
신기한 게 11시간 비행기에서 한숨도 잠들지 않았는데...
저녁식사와 정담으로 늦게 잠들어 불과 5시간 정도 잔 것 같은데...
머릿속은 비 개인 하늘처럼 개운하고 몸이 금방 날아갈 것처럼 가볍다
엔도르핀(endorphin)이 퐁 퐁 솟아나 온 몸이 마치 깃털처럼 느껴졌다
1층 거실에 내려와 시원한 생수(mineral water) 한 컵을 들이킨 후,
기다란 소파 중앙에 양반다리로 편히 앉아 두 손을 앞에 모은 후,
무념무상 빈 마음으로 좌선? 호홉을 시작했다
오대산 상원사 무여(無如)스님의 가르침을
다솔사 봉사활동 3년 동안 내 나름대로 체득하고 실천한 것인데...
앞가슴이 쩍~ 벌어지도록 코로 숨을 천천히 길게 들이쉬었다가 그대로 잠시 멈춘 후,
다시 천천히 입으로 길게 내뱉기를 수차례 반복하면 어느 순간부터 머리가 맑아지고
육신의 피로가 말끔히 해소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콧속을 통해 폐부에 담겨지는 프라하의 새벽공기는 건조하면서 차겁고 상큼했다
우리나라의 희뿌연 안개가 끈적거리는 여름날의 무더운 공기가 아니라
깊은 숲속 산사에서 느껴지는 무공해의 상큼한 음이온 바로 그 맛이다
30여분 동안 조용히 눈을 감고 좌선호홉 하였더니 눈이 맑아지고 입안에 단 침이 고이면서
마음속에 평안은 물론, 옴 몸에 봄기운이 도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마음은 더없이 아늑해지고,
몸은 깃털이 되어 허공중에 두둥실 떠오르는 공중부양의 초능력자가 된 것 같다
미국 LA에 사는 누님이 즐겨하는 천상병의 '귀천(歸天)' 싯귀가 생각났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 (중략)
좌선호홉으로 짧지만 무아의 경지를 경험하는 이 순간은...
꿈인가? 생시인가? 이승인가? 저승인가?
불교에서는 사람의 수명이 다하면 반야용선이라는 배를 타고
이 언덕에서(이승)
저 언덕으로(저승) 건너간다고 한다
즉 사바세계에서 깨달음의 세계로, 열반의 세계로, 아미타불의 세계인 극락세계로 건너간다고...
웰빙(Well-bing)이란
영어의 Well과 bing을 합친 합성어로 건강한 삶, 안락한 인생을 뜻하며 우리말로는
참 삶 = 행복, 안녕이라고 할 수도 있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운 상태를 안락(安樂) = 웰빙이라 할 수 있는데
안락의 상태가 극치가 되면 바로 극락(極樂)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단전호홉(丹田呼吸)은
도교에서 유연체조의 일종인 수련법으로 행하여 왔는데 호흡방법은 앉고, 눕고,
서고, 걸으면서 태아가 모태 내에서 입과 코가 아닌 탯줄을 통하여 원기를 받아
들이 듯이 단전으로 (배꼽아래 2촌4푼의 위치) 호흡하는 것이다
좌선호홉(坐禪呼吸)은
불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수행정진의 방법으로 참선자세로 정좌, 무념무상 빈마음,
숨을 코로 천천히 길게 들이 쉬고, 잠시 멈춘 상태에서 천천히 입으로 내 뿜는다
(부처님의 가슴이 유난히 넓고 두터운데 아마도 좌선호홉의 영향이지 않았을까? ㅎ)
살며시 현관문을 열고 뜨락에 나섰다
부드러운 아침 햇살을 머금은 초록잔디는 더욱 푸르게 광채가 빛나고,
수국은 아침잠에서 덜 깬 듯 무거운 꽃송이를 인체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른 아침이라서 정갈한 신흥주택가 마을 전체가 인적이 없고 사방이 고즈넉하다
발에 밟히는 보도의 작은 자갈이“빠드득~”소리를 내며 상냥한 아침인사를 했다
도착 다음날,
여러 가지 미사여구로 표현되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 관광에 나섰다
유럽의 심장,
동유럽의 파리,
아름다운 올드 도시,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예술의 도시,
일생에 한 번은 프라하를 만나라 ~!
집을 나서기 전,
체코 현지의 왕가이드(Mrs 황 가이드) 보름이가 첫날의 관광일정을 설명했다
종이에 그림까지 그려가며 자세한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었는데...
프라하(Praha)는 체코공화국의 수도로 면적은 496㎢ 인구는 130만 명
(광주광역시 = 501㎢, 147만 명과 비슷함)
시내를 남북으로 흐르는 블타바(Vltava) 강을 따라서 보헤미아 분지 중심에 위치한
정치, 경제, 교통,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동차, 직물, 화학공업, 인쇄업,
특히 보헤미아 유리공예품이 유명함
천년의 역사를 지닌 프라하는 프라그(Prague 프랑스어), 프라크(Prag 독일어)라고도 불리며 동유럽의 철도 및 항공의 중심도시 ~!
날씨는 비교적 따뜻하며, 습도가 낮고, 연간 강수량은 508mm (한국의 절반 이하?)
총길이 430km의 블타바 강은 너비가 100~300m로 몇 개의 지류가 있다
프라하의 고대 역사를 살펴보면 BC 4,000년경부터 사람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슬라브인이 들어온 것은 5~6세기로 9세기 말에는 성이 축조되었다
11세기에 구(舊)시가지 광장에서 상업적인 교역이 시작되었고
12세기에 이미 중부유럽 최대의 도시의 하나로 발전하였으며
14세기에 카렐 4세가 왕위에 오르면서 시는 더욱 발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로 독립한 이래 프라하가 수도로 정해졌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948년의 이른바 2월사건,
1968년 1월의 ‘프라하의 봄’으로 부르는 자유화운동이 소련 등 바르샤바 조약군의
침입으로 짓밟힌 비극적인 사건의 무대가 되었다
1993년 1월1일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두 개의 나라로 분리되면서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로 계속 유지되었다
프라하는 1,2,3..... 총 10개의 지역구(區)로 나누어져 있고,
수도권 교외지역은 신흥도시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
프라하 시 중심지역에는
대통령관저, 정부, 의회 등의 정부기관 및 국제적인 기관 등을 비롯해서
과학아카데미, 프라하대학교(카렐대학교 1348년 개교), 음악대학, 박물관, 도서관,
스트라호프 민족자료관(옛 수도원), 극장, 천문대, 스포츠시설 등이 집중해 있다
프라하의 중심가는 역사적인 옛 모습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아르누보, 바로크, 르네상스, 큐비즘, 고딕, 신고전주의부터 초현대 건축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블타바 강변주차장에 애마를 파킹시키고 숲이 우거진 공원을 지나
프라하 관광의 중심이라는 구시가지(Old Town) 관광을 시작했다
잔뜩 흐린 우중충한 구름사이로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졌지만 우산을 쓰기도
어정쩡해서 바람막이 점퍼를 껴입고 몇 발자국 옮기자
전면이 환하게 ~ 밝아지면서 멋진 정경이 눈앞에 나타났다
-. 천 년 만 년 유유히 흐르고 있는 블타바 강과 유람선들
-. 강변의 유람선 선상 카페
-. 블타바 강 건너 언덕에 웅장하게 솟아있는 있는 프라하 성
-. 성을 떠받들고 있는 듯 역사소지구의 수많은 옛 주택과 다홍색 지붕들
-. 연간 1억 명 이상이 건넌다는 600년 된 돌다리 카를교
-. 거미줄처럼 어지럽게 뒤엉킨 트램(경전철) 전깃줄과 기차선로
-. 이슬비가 내리는데도 삼삼오오 거리를 거니는 수많은 동서양의 관광객들
1억 명 ~!
어느 나라 국민 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연간 체코의 수도 프라하(Praha)를 다녀간 관광객 수다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1년에 두 번씩 체코 프라하를 다녀간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사랑의 도시’
‘연인의 도시’
‘음악의 도시’
프라하라는 도시 명 앞에 수많은 수식어가 매달리고 있다
프라하의 블타바 강변과 구 시가지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은 중세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천년 세월이 비켜간 도시로 비춰졌다
유유히 흐르는 강 물결,
장중하고 화려한 건축물,
비록 말 한마디 없지만 수천 년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나에게 전해졌다
한마디로 요약해서 표현하자면 경이로움 = 경외심이 일어났다
~~~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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