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지금 열풍이다. 여기저기 우영우 신드롬이 나타나는 중이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고래의 ‘브리칭(breaching)’을 떠올리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까. 나는 TV로 실제 드라마를 아직 한 번도 못 봤다. 유투브에서 소개하는 장면들만 봤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젊은 날 10여년 동안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끝내 포기한 아픈 기억이 있는 내게, 이 변호사 드라마는 조금 각별하게 다가온다.
이 드라마에서 고래가 자주 등장한다. 변론을 준비하는 우영우 변호사에게 결정적인 해결책이나 단서 등이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떠오를 때, 물 위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고래 장면이 등장하는 것이다. ‘고래가 물 밖으로 힘차게 솟구쳤다가 다시 수면으로 떨어지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 있다. 이를 브리칭(breaching)이라 한다. 모르긴 해도 이 드라마를 쓴 작가도 이 용어는 모를지 싶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도 이 단어는 쉽게 노출이 안 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검색하면 수많은 포스팅과 기사들이 노출되지만 그 어디에도 ’브리칭‘이라는 낱말은 없다. 그만큼 희귀한 용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 시청자들도 이 단어는 낯설 것이다.
수년 전, 50세의 다나 알렌(Dana Allen)이라는 사진 작가가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앞바다의 False Bay에서 3일을 기다렸다가 백상아리의 멋진 브리칭(breaching) 동작을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브리칭(breaching)이라는 낱말과 비슷한 우리말이 ‘우꾼하다’이다. ‘우꾼하다’는 ‘어떤 기운이 일시에 세게 일어나다.’는 뜻이다. 고래가 물 밖으로 우꾼하게 솟구쳐 오르는 모습을 떠올리면 될 듯하다. 이 브리칭이라는 말과 우꾼하다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힘이 솟는 거 같아 나는 이 낱말들을 좋아했다. 그래서 몇 년 전, 가수 단야의 노래 ‘다시 시작처럼’이라는 가사를 써줄 때 이 낱말을 사용하였다. ‘다시 시작처럼’ 2절 가사 중 ‘… 푸르른 바다, 힘찬 브리칭, 그들처럼 우꾼하게…’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고래들 중에서도 혹등고래는 특히 놀이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래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고래의 다양한 놀이 행동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의미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고래가 보이는 행동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는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찾은 내용들이다.
브리칭(Breaching): 혹등고래가 몸 전체를 물 밖으로 솟구쳤다가 큰 소리를 내며 수면으로 떨어지는 행동이다. 가까이서 보면 벼락 치는 소리와 물보라가 솟구치는 등 엄청난 장관으로 이유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히트런(Heat Runs): 수컷 고래가 암컷을 놓고 경쟁할 때 보이는, 밀어붙이거나 달려드는 등의 매우 공격적인 행동을 말한다. 보통 우두머리 수컷이 새끼들을 보호하려 할 때에도 이런 행동을 한다. 히트런을 할 때는 고래가 매우 빠르게 이동하고, 거품이 일어나서 시야가 제한되기 때문에 다이버들의 입수가 제한된다.
펙토랄 슬랩(Pectoral Slap): 고래가 측면으로 누워서 가슴지느러미로 수면을 내려치는 행동이다. 혹등고래의 가슴지느러미는 5m 정도로 포유동물 중에서 가장 긴 부속물이다. 그래서 이때 대포알이 날아가는 듯한 소리가 난다.
로깅(Logging): 고래가 30분 정도 통나무처럼 수면에 드러누워 있는 것으로 잠을 자는 것이다. 이때가 다이버들이 관광객들이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이다.
테일 슬래핑(Tail Slapping): 고래가 수중에서 머리를 아래로 하고 수직으로 서서 꼬리로 수면을 치는 행동이다. 15분 정도 계속하는 것이 관찰된 적도 있다.
스파이홉(Spyhop): 고래가 머리를 수직으로 3m 정도까지 물 밖으로 들어올리는 행동이다. 보통 눈이 물 밖으로 나오지 않기에 이름처럼 그렇게 밖을 관찰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볼 때 고래가 등장하면 이 브리칭(Breaching)이라는 낱말을 기억하자.
https://youtu.be/4bNSadoUnhs
다시 시작처럼
노래: 단야
가사: 이재욱(필명 이승훈)
1.
땅거미가 밀려오면 하루 깃을 접고
숲속 같은 은행나무 푸른 보금자리
참새들도 지쳤는지 몸을 뒤척이네
해매 낀 듯 흔들리는 우리 티끌세상
마음 잃고 길을 잃어 어디로 가나
꿈을 잃고 풀기 없이 어디로 가나
다시 시작처럼
꿈을 일으켜요
윤슬 같은 당신 영혼 눈이 부시도록.
2.
웃음살은 간 데 없고 거친 바람소리
꿈마저도 앵돌아진 메마른 세상
마음 잃고 길을 잃어 어디로 가나
나를 잃고 풀기 없이 어디로 가나
다시 시작처럼
나를 일으켜요
하늘 닮은 내 몸엔 빛이 담겨 있어
푸르른 바다, 힘찬 브리칭, 그들처럼 우꾼하게
.
다시 시작처럼
꿈을 일으켜요
어둑새벽 일어나 여명을 보며
다시 시작처럼
나를 일으켜요
동살 퍼지는 아침, 맑은 기운 받아
다시 시작처럼
나를 일으켜요
휘진 어깨를 펴고, 다시 추슬러요 나를!
.
해매: 요사하고 간악한 기운.
티끌세상: 정신에 고통을 주는 복잡하고 어수선한 세상.
풀기: 드러나 보이는 활발한 기운.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웃음살: 웃음으로 얼굴에 번지는 환한 기운.
앵돌아지다: 노여워서 토라지다. 홱 틀려 돌아가다.
브리칭(breaching): 고래가 물 위로 힘차게 뛰어 오르는 일
우꾼하다: 어떤 기운이 일시에 세게 일어나다
동살: 새벽에 동이 틀 때 비치는 햇살
휘지다: 무엇에 시달려 기운이 빠지고 쇠하여지다.
세상을 향해 브리칭 하고 싶은 수필집들!
그만큼 독자들 앞에 자신 있다는 이야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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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지 수필집 [육십, 뜨거워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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