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은 해마다 여름이 다가오면 방송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곡입니다. 이 곡의 창작 배경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은 화진포 해수욕장에서 보냈던 옛 추억을 더듬어 만든 곡인줄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이 1965년 히트하자 그 여세를 몰아 8년 뒤인 1973년 화진포 해수욕장이 개장했습니다. 즉 노래가 히트하자 해수욕장이 만들어진 것이지요. 마치 명곡 <섬마을 선생님>이 빅히트하자 <섬마을 선생>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진 것과 비슷한 경우이지요.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이 창작된 배경에 대해 여러 곳을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 곡을 작사, 작곡한 황우루 님이 실제로 화진포를 방문하고 지은 것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곳은 본래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이 있었던 곳이었지요. 그러나 오랜동안 군사지역으로 묶여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어려웠습니다. 만일 작사가가 이 곳을 방문했다면 1960년대 전반 어느 여름날이었겠지요.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황금물결 찰랑대는 정다운 바닷가
아름다운 화진포에 맺은 사랑아
꽃구름이 흘러가는 수평선 저 넘어
푸른 꿈이 뭉게 뭉게 가슴 적시면
조개껍질 주어모아 마음을 수놓고
영원토록 변치말자 맹세한 사랑
라 라 라 라 라 라
2. 은물결이 반짝이는 그리운 화진포
모래 위에 새겨놓은 사랑의 언약
흰돗단배 흘러가는 수평선 저멀리
오색 꿈이 곱게 곱게 물결처오면
모래성을 쌓아놓고 손가락 걸며
영원토록 변치말자 맹세한 사랑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의 스토리는 강원도 북단의 화진포 해변에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두 연인의 이야기입니다. 파란 수평선을 바라보며 청운의 푸른 꿈을 꾸는 장면이 인상적이지요. 그리고 조개 껍질, 돛단 배, 모래 성 등을 등장시켜 해변의 모습을 생동감넘치게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지요.
그러나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의 가사는 굳이 화진포를 방문하지 않았더라도 쓸 수 있지요. 가사의 내용은 화진포말고 다른 해변을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기 때문이지요. 제목을 화진포 대신에 다른 해변, 예를 들어 <경포에서 맺은 사랑>, <송지호에서 맺은 사랑> 등으로 바꾸어도 손색이 없지요. 명곡 <흑산도 아가씨>도 흑산도를 방문한 적이 없는 작사가가 가사를 지은 곡이지요.
하지만 그림같은 해변 묘사와 경쾌한 멜로디, 이시스터즈의 시원한 목소리에 실린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은 대중의 낭만적 여름 판타지를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 여름철이 돌아오면 이 곡은 어김없이 방송을 타지요.
화진포는 강원도 최북단에 소재한 해수욕장이지요. 긴 모래사장과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천혜의 해변입니다. 특히 해수욕장과 연결된 호수는 그윽한 정취로 유명하지요. 요즈음은 해파랑길이 만들어져 트래킹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지요. 실제 화진포는 너무 아름다워 자주 방문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호수가에 도열하듯 피어있는 해당화가 인상적이지요. 화진포의 어원이 해당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포구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해변에서 긴 숲을 지나 만난 푸근한 민박집의 인정도 잊혀지지 않는군요. 2013년도에 세워진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 노래비는 화진포의 정취를 높여주지요.
https://youtu.be/jij5oy9T5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