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광교산 → 백운산 → 바라산 → 우담산 → 청계산'의 23.4km, 10시간, 5산 종주를 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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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光橋山]
높이: 582m
위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광교동
광교산은 수원시와 용인시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수원의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을 막아주며 시가지를 안고 있는 수원의 주산으로 원래 이름은 광악산이었으나 고려 태조 왕건에 의해 광교산으로 명명되었다고 전해진다. 광교산은 산의 높이에 비해서는 인근의 백운산과 함께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덩치가 큰 산이다.
백운산
높이: 567m
위치: 경기도 의왕시
백운산은 바라산, 광교산과 능선으로 연결되는 이웃한 산으로 능선은 매우 한적한 편이다.
산행 들머리는 고천리 버스 종점에서 백운사를 거쳐 오르거나 상광교동 버스 종점에서 개울을 끼고 올라가다 오솔길로 들어선다.
바라산
높이: 428m
위치: 경기도 의왕시
바라산은 백운산, 광교산과 능선으로 연결되는 이웃한 산으로 능선은 매우 한적한 편이다. 산행은 바라산만 등산하는 코스와 백운산과 바라산을 연결하는 코스가 있다.
바라산을 등산하는 코스는 고기리의 관음사에서 시작한다. 관음사에서 오른쪽 위로 고분재로 올라서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관음사 뒤편 음식점을 왼편으로 하는 산길을 따라서 올라가다 바라산 능선의 3갈래 길에서 왼편으로 바라산 정상을 오르는 것이 수월하다.
우담산
이곳은 보통 425봉 또는 석운봉 혹은 산 아래 지명인 발화산리를 따서 발화산이라고 하는데 요즘은 바라산과 연관하여 우담산이라고 부른다. 이 산은 청계산과 연계하여 하오고개(학현)를 통해 백운산과 광교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청계산[淸溪山]
높이: 615m
위치: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원동
서울 주변에서 숲과 계곡, 절, 공원 등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청계산, 청룡이 승천했던 곳이라 과거에는 청룡산으로도 불렸던 곳. 청계산(618m)은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과 경기도 과천, 의왕, 성남시에 걸치고 있다. 남북으로 흐르는 능선을 중심으로 펼쳐진 산세가 수려하며 숲 또한 울창하고 계곡이 깊고 아늑하다.
과천의 서울대공원에서 바라보면 대공원 뒤에 병풍처럼 둘러있으며 바위로 되어 있는 정상인 망경대가 우뚝 솟아 보인다. 정상에 서면 북서쪽으로 펼쳐진 계곡 아래 과천시와 동물원, 식물원이 있는 서울대공원, 각종 놀이기구가 있는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경마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 한국의 산하
4월 11일 토요산행은 애초 자차를 이용해 문경 운달산을 갈 예정이었지만, 같이 참여할 산꾼의 모집이 여의치 않아 단독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녀올 생각까지 했다. 내가 2019년에 여러 정보를 참고해 세워둔 계획에 의하면 동서울 터미널에서 점촌행 7시 50분 차를 타면 힘들이지 않고 운달산을 다녀올 수 있었다. 해서 예약하기 위해 사이트에 들어가 정보를 입력하고 예약을 클릭하는 순간 놀랐다. 그 시간대의 버스가 없었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승객이 줄어 차량 대수를 줄인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내가 그 영향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금요일 오전에 확인한 사항이라 그 시점에서 다른 산을 찾기도 힘든 상황이라 내키지는 않지만, 근교 산으로 변경하고 적당한 산을 찾아보다가 2018년 12월 그해 마지막 정기산행으로 다녀온 광청종주가 1년이 지난 만큼 이번에 시도하는 것도 괜찮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산행기](사실 정기 산행을 위해 남겨둔 산행이기도 하다). 해서 금요일 저녁 번개 자리에서 내 생각을 얘기했고, 세 친구가 동의해 나를 포함 네 명이 일요일 광청종주에 도전하기로 했다[산행 안내]. 참여자 면면을 보면 종주는 불가능하고 대략 하오고개 정도에서 하산하는 것도 성공이라는 생각이지만.
네 친구가 모두 간다면, 종주는 포기하는 게 맞는 상황이라 삼겹과 라면으로 점심 먹을 생각으로 주행에게 라면 3개를 가져오라고 연락했다. 나머지는 내가 들고 가면 되고. 그런데 집에서 노닥거리고 있는 토요일에 한 친구로부터 체력상 산행이 힘들다고 다음 기회에 가자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산행 당일 아침 다른 친구는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에 이제야 집에 들어왔다는 문자를 보냈다. 결국 4명이 아니라 주행과 나, 이렇게 둘이 가는 산행으로 변경됐다. 그럼 광청종주다. 그리고 주행이 도전하는 만큼 제대로 된 광청종주를 하기로 했다. 그동안 광청 종주는 반딧불이에서 시작해 이수봉에서 하산하는 걸 당연히 여겼지만, 이번에는 반딧불이에서 화물터미널까지!
광교산, 백운산, 바라산, 우담산, 청계산 5 산에 덤으로 굴바위산까지 25km를 해가 지기 전에 마치기 위해서는 최소 3km/h로 달려야 한다. 고로 늘 하듯이 배낭을 쌀 수는 없다. 해서 이번 산행에서는 삼겹은 포기하는 거로. 술도 간단하게 위스키 정도만. 그렇게 배낭을 싸서 다음날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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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에 경기대 정문 옆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아, 6시에 기상해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7시에 준비해둔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서울역에서 수원행 광역버스로 갈아타야 함으로 서울역행 버스를 기다리며 오가는 차량을 구경했는데, 토요일에 비해 도로가 오가는 차량이 적었다. 주 5일제라고 하지만, 진정한 휴일은 일요일 하루인 국민이 많다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텅 빈 버스를 타고 서울역 환승센터에 도착한 시각이 7시 22분경이다. 그런데 타고 가야 할 버스 시간을 보니 환승센터에 도착까지 남은 시각이 34분 정도. 바람은 찬데 허허벌판에서 마냥 기다리는 것도 아니라, 곰곰이 생각하다가 떠오른 게 서울역 멤버십 라운지다. 따뜻한 실내에서 편히 쉬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서울역으로 갔다.
멤버십 라운지에 자리를 잡고 앉아 패드로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낸 후 버스 도착 7분 전에 라운지를 떠나 환승센터로 향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2분 정도 기다린 7시 55분에 수원 경기대 후문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했다. 승객이라곤 나를 포함 4명에 불과한 버스를 타고 신나게 달려 8시 32분경 목적지인 경기대 후문에 도착했다. 서울역에서 수원 경기대 후문까지 대략 35분 정도. 내가 아는 한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다.
후문에서 버스를 내려 봄꽃이 화려함을 자랑하는 캠퍼스를 가로질러 정문을 향해 갔다. 사실 이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과정이 산을 하나 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결국 후문에서 버스를 내리면 봉우리 하나를 더 올라야 한다. 그렇게 정문 옆 반딧불이 화장실을 향해 가고 있는데, 주행에게서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반딧불이 화장실 주위는 등산객과 산책객 그들을 유혹하러 몰려든 국회의원 후보들로 정신이 없었다. 바로 주행을 만나기는 했지만, 정신이 없어 인증을 남기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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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과 인사를 나눈 후 등산 앱을 가동하는 거로 이번 광청종주를 시작했다. 그 시각이 8시 56분경이다. 등산로에는 따뜻한 봄기운을 느끼기 위한 등산객 또는 산책객으로 붐볐다. 물론 다른 해보다는 적었지만,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나, 다른 장소보다는 많이 붐비고 있었다. 인파를 뚫고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 9시 59분에 광청종주의 첫 번째 봉우리인 형제봉에 도착했다. 정상이 붐벼 삼각대를 설치하고 같이 인증을 남기고 하는 게 번거러워 주행만 인증을 찍어 주고 바로 다음 봉우리를 향해 출발했다.
그리고 10시 27분에 비로봉 aka 종루봉에 도착했다. 형제봉에서 정상인 시루봉을 향해 갈 때 왼쪽으로 툭 삐져나와 있는 봉우리라 대부분 등산객이 지나치지만, 나는 이 코스 산행할 때면 무조건 들리는 봉우리다. 공식 명칭은 비로봉이지만, 정상에 종루가 있어 종루봉이라 불리기도 한다. 비로봉에는 예닐곱 명의 등산객이 자리 잡고 스트레칭을 하거나 간식을 먹고 있었다. 이번에도 주행만 인증을 찍어 주고 다음을 향해 바로 출발했다.
비로봉을 떠나 10시 55분에 광교산 정상 시루봉에 도착했다. 나보다 먼저 도착한 주행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어 자세히 보니 선현이었다. 카페의 산행 안내를 보고 출발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이번 산행에서 수원이나 근교의 친구들을 시루봉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 2018년 12월 광청종주 때는 선현이 지원팀을 맡아 아주 호화로운 종주를 했었다. 선현이 가져온 사과를 나눠 먹고 삼각대를 설치한 후 인증을 남기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셋이 같이 출발했다. 선현은 바라산 즈음에서 점심을 먹는다면 동행하겠다고 해서 같이 가게 된 거였다.
11시 7분에 노루목 대피소를 지나 11시 29분에 통신대 갈림길에 도착했다. 통신대를 끼고 돌아 11시 37분에 백운산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기존에는 보지 못했던 입간판이 있어 자세히 보니 한남정맥에 대한 소개 글과 지도였다. 한남정맥이라! 백운산에는 이미 수십 명의 등산객이 몰려 있어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특히 정상석 주변에는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친구들이 장악하고 있어 인증 찍기도 쉽지 않았다. 어쨌든 삼각대를 세우고 인증을 찍은 후 바로 다음 봉우리를 향해 출발했다.
11시 41분 고분재를 지나 12시 22분에 바라산 정상인 데크에 도착했다. 그런데, 매번 데크에서 막걸리를 팔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없었다. 예상외다. 데크에서 시원하게 막걸리 한잔하겠다는 희망을 품고 달려왔는데, 없다니! 막걸리가 없어 아쉬웠지만, 데크에서 인증을 찍고 점심 먹을 만한 곳을 찾아 내려가 발견한 곳이 등산로에서 2m가량 떨어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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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자리를 잡고 주행과 나는 우리가 준비한 버너와 코펠을 꺼내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고, 선현은 '가열팩'이라는 걸 사용해 라면을 끓였다. 라면이 끓는 동안 오렌지와 김치 등을 안주로 위스키를 마시며 정치 얘기부터 산 얘기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라면이 다 끓은 후 라면을 먹고 주행과 나는 늘 그렇듯이 햇반까지 하나 비웠다. 점심을 다 먹고 우리가 있었다는 모든 흔적을 인멸 후 1시 15분경 그 자리를 떠났으니, 대략 45분가량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점심을 먹었다.
그 자리를 떠나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가다가 놀라운 장면에 입이 떡 벌어졌다. 10여 명이 자전거를 타고 우리 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들의 취미라 뭐라고는 못하겠지만, 등산로에 자전거라니 대단히 위험했다. 그들을 영상으로 남기고 그 유명한 '바라 365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밑에서 자전거를 둘러맨 사람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주행에게 "야, 취미생활도 쉽지 않구먼!"이라고 한마디하고 마저 365계단을 내려갔다.
1시 30분 바라재를 통과해 1시 56분에 네 번째 산인 우담산 aka 발화산에 도착했다. 우담산 정상에는 정상석이랄 게 없고 이정표에 정상임을 알리는 명패가 붙어 있을 뿐이다. 정상 주변 의자에는 예닐곱의 등산객이 쉬거나 점심을 먹고 있었다. 주행이만 이정표 옆에 세워 인증을 찍은 후 바로 다음 목적지인 하오고개를 향해갔다.
그 과정에서 우리 친구 서기의 전설적인 알바를 초래했던 갈림길도 지났다. 서기가 알바를 할 당시만 해도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갈림길을 지나칠 수 있어 많은 등산객이 알바했었을 거라고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순간부터 그 갈림길에 리본과 이정표를 설치해 알바를 막고 있었다. 갈림길을 지나 2시 17분에 영심봉에 도착했다. 영심봉도 이정표에 어느 산악회가 달아놓은 명패가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었다.
건너편 청계산을 구경하며 진달래 터널을 지나 2시 25분에 통신사의 중계기가 있는 하오고개 정상에 도착했다. 과거와는 달리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고개를 향해 내려가 2시 38분에 하오고개를 가로지르는 도로 위에 놓인 육교에 도착했다. 육교를 건너는 중 강한 바람에 흔들려 약간 겁이 나기도.
내가 생각하기에 광청종주에서 가장 힘든 코스인 하오고개, 국사봉, 이수봉 코스의 시작점이다. 도로를 놓기 위해 고개를 더 깎아 해발이 낮아졌고, 올라야 할 봉우리는 광청종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 쉽지 않다. 더욱이 반딧불이에서 하오고개까지 14.7km 네 개의 산을 3km/h로 달리느라 체력소모가 심해 더 힘든 구간이다. 해서 오죽했으면 2015년 11월 광청종주 때는 하오고개에서 포기하고 판교 쪽으로 내려가 주변 친구들 불러 술 한잔하는 거로 마감한 적도 있다. 이번에도 선현이 유혹했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고 국사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 시각이 2시 41분경이다.
거의 기다시피 국사봉에 도착한 시각이 3시 28분이니, 하오고개에서 국사봉까지 1.7km를 오르는 데 47분이 걸렸다. 국사봉에는 부부로 보이는 등산객 한 쌍만 있었다. 오늘 우리가 봉우리에서 본 가장 적은 수의 등산객이다. 국사봉에서 인증을 찍고 이수봉을 향해 바로 출발했다. 애초 목표가 6시까지 화물 터미널에 도착하는 건데, 이 페이스라면 조금 늦어질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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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59분에 이수봉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인증을 찍어주고 막걸리 파는 곳으로 가 한잔 달라고 요청했다. 심하게 달려 입이 바짝바짝 타는 중에 시원한 막걸리와 마늘종, 마른 멸치는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막걸리를 비우고 다음 봉우리인 매봉을 향했다. 대부분 광청종주 시 이수봉에서 옛골로 하산하지만, 진정한 종주를 하기로 한 이상 매봉을 지나 옥녀봉까지 가야 한다.
4시 16분에 만경대 갈림길에 도착했지만, 애초 만경대 코스는 비법정에 폐쇄된 구간이라 굳이 만경대로 오르지 않았다. 등산로는 군사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매봉쪽으로 향하지만, 그러기 싫어 군부대 철책을 따라 전진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철책을 넘어 등산로에 들어서는 순간 잠깐 방향을 잃어 매봉 반대편으로 100여 미터를 가다가 등산로에 설치된 지도를 보고 우리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방향을 틀었다.
5시 정각에 매봉에 도착해 인증을 찍었다. 매봉과 우담산(발화산) 사이에서는 등산객 보기가 어려웠지만, 매봉에 도착하는 순간 많은 등산객으로 인증 찍기도 쉽지 않았다. 매봉을 떠나 매바위에서도 인증을 찍은 후 강 건너로 보이는 삼각산도 사진으로 남기고 도로 건너로 보이는 관악산도 사진으로 남겼다. 그리고 가기 싫어하는 주행을 달래 옥녀봉을 향해 달렸다.
매봉에서 옥녀봉까지의 등산로는 산책로에 가까워서 길 상태가 좋았다. 하지만, 반딧불이에서 20여 킬로미터를 3km/h로 달려온 상태라 아주 낮은 오르막도 오르기 쉽지 않았다. 힘겹게 계단을 올라 5시 41분에 옥녀봉에 도착했다. 옥녀봉에서 날머리인 화물터미널까지는 2.6km 그 시각이 5시 42분 양재에서 흥수를 6시경에 만나기로 했는데 불가다! 해서 목표를 수정해 6시 30분까지 양재로 가는 거로 변경했다.
등산객의 흔적이 별로 없는 등산로를 따라 화물터미널을 향해 가다 마지막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자 등산 앱이 뱃지를 획득했다고 알려주었다. 뭔, 뱃지? 폰을 꺼내 확인해 보니 "굴바위산"이었다. 과거 화물터미널에서 시작해 반딧불이로 하산한 적이 있지만, 굴바위산은 처음 듣는다. 어쨌든 광청종주는 5 산이 아니라 6 산 종주다.
6시 15분 주행의 회사가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그 건물을 보자 주행이 안심하는 듯 했다. 그리고 6시 19분에 화물터미널에 도착하는 거로 이번 산행을 마쳤지만, 내 기준 산행 마감은 차를 타는 곳까지라 계속 길을 가 버스 정류장에서 등산 앱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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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수는 백두대간 함양 백운산, 영취산 산행을 마치고 6시경에 양재에 도착해 문을 연 식당이 많지 않아 적당한 식당을 물색하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와중에 주행이 추천한 영동 족발집에 자리가 있는 걸 확인하고 우리에게 연락했다. 주행과 나는 버스를 타고 흥수가 기다리고 있던 족발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족발집에 도착한 시각이 대략 6시 45분경이다. 목표한 시각, 6시 30분보다 15분 늦었다. 도착하자마자 미리 흥수가 주문해 놓은 족발을 안주로 주행의 광청종주를 축하하는 소맥을 마셨다. 그리고 각 1병의 빨갱이를 마시고 식당을 떠나 집으로 향하는 거로 흥수의 백두대간 산행과 주행과 나의 광청종주를 마감했다.
처음 계획대로 '반딧불이 화장실 → 형제봉 → 비로봉 → 광교산(시루봉) → 노루목 → 통신대 → 백운산 → 고분재 → 바라산 → 바라재 → 우담산(발화산) → 영심봉 → 하오고개 → 국사봉 → 이수봉 → 석기봉 → 혈읍재 → 매봉 → 옥녀봉 → 굴바위산 → 양재 화물터미널'의 25.5km(트랭글 기준), 9시간 34분의 광청종주를 했다. 이동 8시간 25분, 휴식 1시간 9분! 아름답게 거의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코스!
대략 13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광청종주에서 오르는 최고 높이라고 해봐야 300m 정도지만, 13번이 정도를 오르내리다 보니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았다.
주행은 경기대 정문에서 본인 회사까지 능선을 걸어서 가는 위업을 달성했다.
광청이나 청광이나 자주 할 산행은 아니고 2년 단위로 한 번씩 하는 게 좋다. 다음 종주는 2022년!
첫댓글 우리가 어쩌다 저 맛난 족발을 다 못먹고 남겼을까?
지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