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너무 자주 사무실에 들어가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도 좋다. 나는 사무실에 들어가도 되고, 안들어 가도 되는 자유를 얻었다. 사무장님이 한 말이 나에게 깨우침을 주었다. 내가 원래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고 살았음을 알았다.
내가 일을 내려놓으려 할 때마다 남편과 갈등이 생겼다. 내가 작은 규모의 경제활동이라도 하지 않으면 남편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 같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완벽한 자유가 없기 때문이고, 본인이 항상 가정의 경제적 문제에 책임과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부담과 책임으로 본인이 자신을 위한 시간과 돈이 늘 부족하기 때문에 느끼는 불안감과 피해의식 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내가 먹고 쓰는 만큼의 돈을 내가 벌지 않은 적이 있었는가? 나는 남편의 피와 땀을 착취하고 사는 사람인가? 나는 여태껏 크게 아파본 적도 없고 크게 사치를 부리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도박을 하거나 하며 재산을 탕진한 적이 없다. 차비도 아끼려고 자전거를 선호하는 사람이다. 나는 사실 세상 그 누구와 잘 지내는 것보다 남편과 잘 지내고 싶다. 남편만이 나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남편이 평소에 나에게 하는 만큼만 지속한다면 내 삶은 완벽한 삶이다. 그러나 가끔 내가 일을 놓아버리겠다고 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때 내가 전혀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않은 사람임을 알게된다. 내가 경제활동을 그만두겠다고 해도 남편이 불안해 하지 않을 만큼 나는 스스로 부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남편에게 경제적 부담이 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 항상 너무 큰 기대는 상처를 남긴다. 내가 모든 사람들에게 하는 기대는 나의 욕심이기도 하다. 나의 욕심으로 내가 다치는 것이다.
이담농악보전회에 휘둘리는 것처럼 느끼는가? 그들이 너를 얽어 매어 기어이 회원이 되어야 한다고 협박하는 것 같은가? 그들이 너를 이용하고, 너의 자유를 빼앗으며, 너에게 자꾸 돈을 내놓으라며 부담을 주는 것 같은가? 천만에 말씀이다. 나는 농악이라는 이 즐거운 놀이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어떤 일이든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일은 없다. 월, 수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 평생교육원에 매달 (수강료 15,000원+ 차비 1,500×8=12,000원+간식비 5,000원/ 총 32,000원)이 든다. 이제 매주 목요일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매달 10,000원을 쓸 예정이다. 다 합치면 나는 이담농악이라는 즐거움을 위해 총 매달 42,000원을 쓰는 것이며 캠프 때는 추가로 비용이 더 들 것이다. 그래도 나는 나의 열정과 희열을 쏟아낼 수 있는 있는 이 놀이를 포기할 생각이 없으며, 어느 시점에 가면 오히려 농악이 나에게 더 이상 돈이 드는 일이 아니라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인자, 유금덕 어르신댁을 경험 함. 박기숙, 김기숙 두 기숙 요양보호사를 만남.
사무실에 갔더니 그들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나를 맞이함. 점심으로 금방 한 뜨신 밥을 콩비지찌개에 맛있게 먹음. 나는 곧 자유를 얻기위해 이런 따끈한 점심을 포기할 예정임. 나는 그럴 용기가 있음. 나는 내일부터 도시락을 쌀 예정임.
두 사람이 산책을 나가고 나는 집에 일찍 돌아 옴. 딸의 집에서 가져온 이불 두 개와 쌓인 빨래를 다 손빨래로 해치움. 나는 어릴 때부터 빨래 하는 것을 좋아함. 빨래하는 시간은 마음 정리가 잘 되는 시간임. 빨래명상임. 저녁 먹고 사물놀이에 다녀옴. 점점 신나는 합주가 벌어짐.
딸은 당직근무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