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현재까지도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을
지속시키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따라서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담은 조선화를 세계 최초로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전시된 작품은 모두 22점으로
주제화 14점,
산수화 4점,
문인화 3점,
동물화1점 등이다.
북한미술전 작품 중에는 주제화가 14점으로 가장 많다.
제화는 어떤 ‘주제’를 나타내는 작품으로,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의 정수에 해당되는 장르다.
주로 당의 정책과 이념을 표방하는 작품을 말하지만 일반적인 인민의 생활상을
표현한 작품도 주제화 영역에 포함된다.
주제화의 핵심적 표현은 ‘집체작’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난다.
집체작은 기관에서 결정을 내리거나 작가들 스스로가 집체작의 의욕이 생겼을 경우
여러 작가들이 하나의 대형 작품을 창작하는 데 비교적 짧은 기간에 걸쳐 완성하게 된다.
지도자나 리더의 서거나 국가적 대토목 사업을 기리기 위해 제작되는 경우가 많아
창작성과 동시에 역사성을 지니게 된다.
북한미술전 작품 중 청년돌격대 (윤건 왕광국 남성일 정별 김현욱 백일광 림주성)와
출강(고영근 로유당 김성호 리진명 한광남), 평양성 싸움(홍명철 서광철 김혁철 김일경),
자력갱생(김남훈 강유성 강윤혁), 새물결이 뻗어간다
(김수동 남성일 김원식 정광혁 계찬혁) 등 5작품이 집체화다.
집체화의 경우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4m와 2m 안팎의 대작들로
청년돌격대는 세로 212㎝, 가로 523㎝나 된다.
참고3. 금강산도
정영만 화가는 1938년생으로 1999년에 작고한다.
생존시 화가는 1995년과 1996년에 이어 1998년에 일본에서 열린 평화미술전람회에 참가하였고,
80여점에 달하는 작품을 가지고 1998년에 4월 6일부터 12일까지 일본에서
개인전람회를 진행하였다.
일본에서는 원래 채색주의 회화를 지향하고 선호하였기 때문에 정영만의 완전 수묵화 스타일보다는
채색이 가미된 채묵화를 좋아하여 정영만은 이런 일본의 수요를 전시회에서 반영하였다.
정영만은 이런 류의 채색이 겸비된 추상 채묵화를 만년에 즐겨 그렸다.
이 그림도 그의 만년에 일본 전람회에서 전시된 작품으로서 만수대창작사에서 판매된 작품이다.
2002년에도 일본에서 개최된 그의 개인 전시회 화보집이 있는데,
그 전후로도 종종 일본에서 그의 전시회가 열려 각광받았을 것으로 추측해본다.
일본에서 위의 1998년 전람회를 주최하면서 집행위원회는
“이번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봉의 화가로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인
정영만 선생의 개인전을 일본에서 개최하개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중략)
이번 일본에서 처음 열리게 되는 개인전이기에 선생이 중책을 맡아 다망하신데도 불구하고
많은 역작을 창작해 주시었습니다.
기백이 넘치는 독창적인 화풍은 고대와 현대를 초월하고 국가를 넘어 보는 사람에게
고귀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이 개인전 화보집에서는 “억세고 활달한 필치와 강한 색조, 약동감 넘치는 구성과
독창적인 형상을 특징으로 한 화풍에는 조국에 대한 열렬한 사랑의 감정이 흘러 넘치고 있다.
오랜 민족적 전통을 자랑하는 조선화를 현대적 미감에 맞게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조선화의 거장으로, 유능한 창작지도로서 인민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받고
활약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출처]
정형렬의 북한미술 감상기
정영만-금강산(1998년 72x64)
풍경화 새 지평 연 금강범 정영만 화단에서 중요한 획을 그은 인물답게 이력도 화려하다.
정 화백은 1938년 함경남도 원산 (현재는 강원도 원산)에서 출생했고,
1999년 평양에서 6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1955년 평양미술대학에 입학, 1962년에 졸업한 후 조선미술가 동맹 현역 미술가로 활동했다.
1966년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고 1978년 만수대창작사 조선화창작 단장,
1990년 조선미술가동맹 위원장 등 굵직굵직한 자리를 두루 역임했다.
금강산의 절경을 즐겨 그렸던 정 화백은 조선화 부문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공훈예술가·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경제와 문화, 건설 부문에서 특별한 업적을 쌓은 인물에게 주어지는 '노력영웅' 칭호도
1991년과 1997년 두차례나 받았다.
정영만 화백의 작품은 우선 구도의 특이함이 눈에 띈다.
1965년 출품해 제8차 국가미술전람회에서 입상한 작품 <금강산>에서
이 같은 특색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 그림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점을 높게 설정해 해금강과 내금강, 외금강을 한번에 펼쳐놓음으로써
금강산의 부분이 아닌 전체적인 모양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법 측면에서도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명암을 고려해 대상을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한때 북한의 5원짜리 화폐에 등장했던 이 작품은 현재는 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또 다른 대표작인 <강선의 저녁노을>은 조선화의 정통성을 기반으로 색채와 명암 등을
현대적인 감각적로 표현한 수작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