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 진악산
발아래 인삼 기운 받고 … 눈을 들면 파노라마 조망 ‘눈호강’
이창우 산행대장 lcw1124@kookje.co.kr |
국제신문 기사 입력일: : 2022-01-05
- 약 1500년 전 인삼 시배지 전설
- 개삼터공원 기점 원점회귀 코스
- 건강 기원하고픈 산꾼들에 인기
- 쌀 빻는 도구통 닮은 길쭉한 바위
- 깎아지른 절벽에 난 관음굴 이채
- 서대산·천태산 등 정상 풍경 장관
코로나19로 유난히 힘들었던 2021년이 저물고 이제 2022년 ‘임인년’ 흑범의 해가 시작됐다. 근교산 애독자는 올해도 지혜롭고 용감한 호랑이를 닮아 어려운 모든 난관을 헤쳐 나갔으면 한다. 그러려면 건강이 우선이다.
■불노장생 영약 산행지 진악산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에서는 임인년 첫 산행으로 건강을 기원하는 ‘불로장생의 영약 ’산행지인 충남 금산군의 진악산(進樂山·732.3m)을 소개한다.
금산은 인삼과 떼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우리나라 최초 인삼 시배지인 ‘개삼(開蔘)터’가 진악산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홀어머니를 봉양하던 강 처사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약 1500년 전 강 처사는 진악산 관음굴에서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달라며 기도를 올리다 깜빡 잠이 들었다.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빨간 열매 세 개가 달린 풀을 찾아 그 뿌리를 달여 드려라” 했다. 그 말을 듣고 깨어난 강 처사는 관음봉 절벽에서 풀을 찾아 뿌리를 달여 드시게 했더니 어머니의 병이 나았다. 그리고 열매 세 개를 땅에 심었는데 그곳이 개안마을의 개삼터로, 씨앗을 처음 심은 데서 유래한다. 그 뿌리가 사람을 닮아 인삼이라 해 개삼터라 불렀다.
진악산은 수리넘어재 광장·보석사·원효암·선공암 코스와 개삼터 테마공원에서 정상을 오르는 세 곳의 산길이 뚫려 이제 원점회귀 등 다양한 산행을 하게 됐다. 그러나 10년 전만 해도 원점회귀 하는 산길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안내 산행은 수리넘어재 광장에서 보석사로 횡단 산행을 하면 되었지만, 승용차를 이용한 개인 산행은 정상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야만 해 그만큼 불편했다. 2012년 개삼터 테마공원에서 시·종점으로 하는 원점회귀 코스가 새로 개설됐다. 근교산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코스인데, 금산 인삼의 기 받는 코스로 알려지면서 진악산의 인기 코스로 자리 잡았다.
이번 산행은 개삼터 테마공원 주차장에서 출발해 개삼봉~성곡리·도구통바위 갈림길~도구통고개~보석사 갈림길~도구통바위~개삼터·진악산 정상 갈림길~물굴봉~진악산 정상~관음굴~진악산정상~비조봉 능선~덧매기재~물굴봉 갈림길~개삼저수지~개삼터 테마공원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산행거리는 약 7㎞이며, 3시간 30분 안팎이 걸린다. 능선의 조망이 워낙 빼어나 산행시간은 무의미하다.
금산군 남이면 성곡리 인삼 시배지인 개삼터 테마공원주차장 출구 쪽 ‘등산로 입구’ 이정표에서 출발한다. 콘크리트 길을 오른쪽으로 간 뒤 다시 나오는 갈림길에서 왼쪽 정상(3.8㎞)·개삼봉(1.5㎞)으로 꺾는다. 120m 즈음 가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직진해도 되지만 취재팀은 오른쪽 야자매트 길을 따라 개삼봉 산비탈의 지그재그 길을 올라간다. 앞서 갈림길에서 직진하는 길과 만나 된비알의 통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두 개의 벤치가 놓인 개삼봉이다. 오른쪽에 개삼터 테마공원과 금산읍 전망이 펼쳐진다. 왼쪽 정상(3.5㎞)으로 간다.
도구통바위(1.2㎞)·정상(2.9㎞) 이정표를 지나 나오는 골 안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정상(2.5㎞)·도구통바위(1.0㎞)로 간다. 왼쪽은 성곡리에서 올라오는 길인데 도구통고개를 거쳐 보석사로 가던 옛길로 주민들의 통행이 잦았던지 길이 완만하고 넓다. 잘룩이를 넘어 산사면을 돌아 난 길은 지능선의 무덤 2기를 지난다. 다시 산비탈 길은 큰 느티나무가 있는 샘터를 지나 개삼터 테마공원에서 약 1시간 5분이면 능선의 도구통고개에 올라선다. 취재팀은 오른쪽 정상(1.8㎞)·도구통바위(62m)로 능선을 탄다. 직진하면 보석사 방향.
■진악산 정상의 일망무제 조망
50m 뒤 나오는 보석사 갈림길에서 오른쪽 도구통 바위로 간다. 쌀을 빻는 도구통과 물굴봉 능선에 곡식을 쌓아 둔 노적가리를 닮았다는 노적봉이 있어 금산읍이 아주 풍요롭게 산다고 한다.
능선의 양지 바른 무덤을 지나 정면에 보이는 물굴봉으로 향한다. 잇따라 나오는 현위치 표지판과 침목 계단을 지나면 갈림길인데 왼쪽 진악산 정상으로 간다. 오른쪽은 개삼터 방향. 데크 계단을 올라가면 진악산 최고봉인 물굴봉인데 작은 돌탑이 있다. 진악산 정상(1.8㎞)은 직진한다. 물굴봉은 봉우리 아래 굴에서 유래되었으며 용이 산다고 믿어 용굴이라 부르기도 한다.
곧 너덜 전망대를 지난다. 진악산 정상까지 능선이 활처럼 휘어진다. 능선 좌우는 가파른 산비탈과 바위절벽이며, 전망대 역할을 하는 바위능선도 지난다.
물굴봉에서 50분이면 정상석과 산불초소, 전망 데크가 세워진 정상에 도착하는데 ‘일망무제’의 경관이 펼쳐진다. 발아래 개삼저수지와 출발했던 개삼터 테마공원, 검정색 인삼밭과 금산읍 전경이 펼쳐지며 멀리 보이는 붕긋한 봉우리가 충남 최고봉인 서대산이다. 시계방향으로 천태산 월영봉 갈기산 성주산 갈선산 덕유산 성치산 구봉산 운장산 선야봉 천등산 대둔산 계룡산 만인산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광장(2.0㎞) 방향으로 직진해 관음굴을 갔다 온다. 3분이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관음굴(170m)은 오른쪽 덱 계단을 내려간다. 선공암 갈림길에서 직진해 바위를 돌아가면 깎아지른 암벽 중간에 관음굴이 뚫였다. 폭 3m, 길이 4m 즈음 되는 자연 석굴인데 강 처사가 기도했다는 곳이다.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가 동쪽 개삼터(3.4㎞) 방향 덱 계단을 내려간다. 비조봉 능선인데 가파른데다 바윗길도 나와 주의한다. 두 사람이 누울 수 있는 비박굴을 지나 정상에서 40분이면 나오는 안부 갈림길에서 오른쪽 개삼터로 간다. 5분이면 개삼저수지 위 물굴봉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저수지를 돌아 20분이면 개삼터 테마공원 주차장에 도착한다.
◆교통편
- 거리 멀어 당일산행 힘들어…들머리까지 승용차 이용을
이번 산행은 거리가 멀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한 당일 산행은 힘들어 승용차 이용을 권한다.
부산역에서 기차로 대전역에 내려 대전복합터미널에서 금산행 시외버스를 탄다. 부산역에서 대전역은 기차가 수시로 있다. 대전역에서 대전복합터미널은 택시를 이용한다. 대전복합터미널에서 금산행은 오전 6시30부터 약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금산터미널에서 남이면 방향 버스를 탄 뒤 성곡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6시, 6시20분, 8시10분, 8시35분, 10시10분, 11시40분 등에 출발한다. 산행 뒤 성곡정류장에서 금산터미널로 가는 버스(한일교통·041-754-2830)는 종점이 각각 다른데다 중간 경유지라 도착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금산에서 대전복합터미널은 밤 11시30분까지 약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승용차 이용 때에는 충남 금산군 남이면 개삼로 101 개삼터 테마공원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주차비는 무료.
문의=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창우 산행대장 lcw1124@kookje.co.kr
진악산
높이 : 737m
위치 : 충남 금산군 남이면
진악산(737m)의 우람한 모습은 위대함과 굳건함의 표상으로 금산 고을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다. 금산의 역사 속에서 진악산은 크고 작은 싸움을 여러차례 지켜보았다. 옛날부터 나라의 안위를 봉화로 알리는 봉화대가 있었으며, 조선시대 임진년 8월(1592)의 금산벌 싸움에서 중 봉조헌 선생과 함께 싸우다 순국하신 기허당 영규대사는 진악산 남쪽 기슭에 있는 보석사에서 수도를 했고 그 인연으로 보석사 내의 의선각에 영규대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으며 보석사 들머리에 영규대사의 충혼을 기리는 위병승장비가 세워져 있다.
진악산은 해발 737m의 높이로, 충남에서 4번째 높은 산이다. 주릉에 펼쳐지는 기암괴봉의 경관이 아름다우며 금산 쪽으로 깎아지른 낭떠러지는 장엄하기까지 하다. 진악산을 감싸고 있는 숲도 무성하며 영천암과 원효암 골짜기의 개울도 좋다. 특히 진악산 북편 관음봉 일대의 암애와 암봉들, 원효암 일대의 기암괴봉과 폭포는 일품이다. 명물 명소로는 보석사 입구에 전나무숲과 천연기념물인 1,1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있고, 천년사찰 보석사와 영천암, 원효암이 있으며 이밖에 영천암의 영천약수, 도구통바위, 봉화대, 관음암과 관음굴, 원효폭포, 물골의 바위굴은 명소로써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진악산 정상에서는 속리산과 서대산 천태산, 민주지산, 덕유산의 장쾌한 산줄기를 모두 볼 수 있으며, 운장산의 특이한 모습도 보이고 계룡산도 눈에 띈다.
진악산 산행지도